[스크랩] 장영희 시 산책 / 담장 수선
MENDING WALL
(Robert Frost(1874~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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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sends the frozen-ground-swell under it,
An
He is all pine and I am apple orchard.
My apple trees will never get across
And eat the cones under his pines, I tell
him.
d spills the upper boulders in the sun(…)
I let my neighbour know beyond the hill;
And on a day we meet to walk the line
And set the wall between us once again.
He only says,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urs”
담장 수선
(로버트 프로스트)
무언가 담장을 좋아하지 않는 게 있다.
그것은 담장 밑 얼어붙은 땅을 부풀게 하여
햇볕 속에 위쪽 둥근 돌들을 떨어뜨린다(…)
나는 언덕 위에 사는 이웃에게 알리고
날 잡아 하루 만나 경계 따라 걸으며
우리 사이에 담장을 다시 세운다(…)
그는 모두 솔밭이고 내 쪽은 사과 과수원이니
내 사과나무들이 그쪽으로 건너가
소나무 밑 솔방울들을 먹어치울 리 없다고 말해보지만,
그는 “담장이 튼튼해야 좋은 이웃이지요”라고만 말한다.(부분)
▲ 이제 긴 담을 허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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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사진>의 대표시 중 하나입니다.
봄이 되면 얼어붙었던 땅이 녹아 흙이 부드러워지면서 돌로 쌓은 담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웃들이 만나 ‘담장 수선’을 합니다.
담장을 다시 손봐야 여기는 내 땅, 저기는 남의 땅이라는 경계를 확실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무언가 담장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즉 자연은 담장을 자꾸 허물고, 인간은 자꾸 담장을 새로 쌓는다는 말입니다.
하물며 ‘좋은 이웃’의 조건은 네 것과 내 것의 소유의 경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경계가 필요 없는 데에도 우리는 습관처럼 담 쌓기를 좋아하고, 마음속에도 열심히 보이지 않는 담을 쌓습니다.
긴 겨울이 가고 어김없이 봄은 찾아와 햇볕이 따뜻하고 바람이 향기롭습니다.
봄은 가난한 집, 부잣집, 기쁜 사람 슬픈 사람 할 것 없이 골고루 찾아옵니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담장 수선하기에 바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