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묵상

실수를 허락하라

깜장보석 2013. 1. 28. 20:13

베드로의 장담을 읽었다.

아마도 그렇게 큰소리 칠 때는 그것 또한 진심이었으리라.

아마도 결코 배반하는 일 없이 목숨을 걸고 따르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몽둥이를 들고 예수를 잡으로 오는 무리들과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힘없이 끌려가는 예수를 보면서

인간적인 두려움이 느껴지고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세번이나

예수를 모른다고 했으리라.

 

이 귀절을 읽으면서

예수는 늘 우리가 인간이라는 걸 인식하고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고 계시는 것같다.

유다도 베드로도 인간이기에

상황이 극박하면 본능적으로 그럴 수 있다 하고 인정해주신 것같다.

 

보통은 이런 상황이 오면 배반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인데도

타인을 단죄하고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은 결코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이런 판단도 사실은 조심스럽지만^^;;-

그리고 어쩌면 자신이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때

자기 스스로도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유다처럼!!

 

하지만 자신도 타인도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잘못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잘못을 허락하고 또 곧바로 용서를 청할 수 있는

겸손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는 일에 관대해서는 안되겠지만,

모범생으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모든 상황에 유연한 것이 모든 것에 잣대를 들이대는 것보다

어쩌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지식인, 인텔리, 양심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이런 함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본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즉시 인정하고 용서를 청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성인이라고 말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보다 더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인정했고

그로인해 자신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인식했고

더욱 굳세게 하느님께 의탁하는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