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묵상
죽임
깜장보석
2013. 1. 28. 20:20
드디어 예수의 수난사화가 나온다.
정말 길고 읽기에도 힘이 든 고통의 연속인 장면들.
여기서 특별히 눈에 뜨이게 반복되는 단어들.
업신여기다, 조롱하다, 모독하다, 빈정거리다...
이것은 예수가 받은 것들이다.
그런데 예수가 보인 반응은 단 한가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참 이럴 때
예수는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구나 싶다.
가능한가?
이렇게 온갖 부정적인 것들을 당하기만 하다가
결국은 마침내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리라는 것을 예상하면서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어떤 마음이면 무저항의 상태로 죽을 수 있을까?
살려는 마음은 생명체가 가진 지극한 본능인데.
자신의 모든 것
그 모든 것을 대표하는 생명까지도
결국 자신의 것이 아니고
주인이 따로 있다고 느낀다면?
그래도 죽임을 당하면서 저항하지 않기는 어렵다.
초인적인 믿음을 가졌다 해도.
그래서 겟세마니에서 피땀을 흘리며
순명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던 것일까?
예수의 지극한 봉헌과 투신이 두렵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