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다시 읽기
카메라-권여선
깜장보석
2015. 8. 12. 13:06
***보석의 독서일기
권여선 작가의 카메라를 읽었다.
권여선 작가의 작품을 처음 대한 것은
의식하기로 그의 단편 봄밤이었던 것같다.
그때 소재가 특이하고 서술이 따뜻해서 기억에 깊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처럼 베일이 벗겨지는 것같은 놀라움은 없었다.
그래서 권여선의 이름은 잊혀졌다.
카메라는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미스터리처럼 감추어진 것들이 하나 둘 벗겨지면서
사실을 드러내는 것은 차가운 추리물과 비슷했지만
폭발할 것같은 감정을 단단히 쥐고 마지막까지 끌고가는 힘이 대단했다.
끝까지 A는 B고 B는 C고 그래서 A와 C는 같다라고
까발기지 않고 그저 분위기만 은은하게 풍겨주는 것이
삼류 추리물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안에 담긴 따뜻함과 공감을 자아내는 감정 등등
대사 하나하나까지도 품위가 있었다.
절제된 감정이 오히려 더욱 깊은 슬픔을 안겨주는 것같았다.
이 작가는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것같다.
다른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것을 공감하고 어떻게 말해야할지 아는 작가.
그가 시대의 아픔과 이 사회 안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슬픔을 대변할 수 있다면.
그의 시선이 광주와 인혁당까지 미치는 것을 보고
더욱 관심과 기대를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