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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프14

깜장보석 2011. 3. 4. 18:56

커피 프린스 1호점 14회 | 2007-08-14

씬 1. 커피프린스 마당, 아침. 

은찬,  정리하는데 민엽 부르는 테이블

민엽 : 형님 형님 제가 재밌는거 보여드릴까요?
 
은찬, 의아한, 하림에 테이블의 여대생에게 작업걸고 있는..

하림   : 또 오셨네. 요거 제가 서비스로 드리는 토마토 와플
여대생 : 안먹어요
하림   : 싫으신가? 그럼 이것도 제가 준비했습니다
여대생 : 안먹는다니깐요
하림   : 이것도 싫으세요? 그럼 색깔별로 골라 드세요.
         이것도 있고 이것도 있고 이것도 있는데..
여대생 : 안먹어요
하림   : 어 땀나는것 봐. 제가 부채질 해드릴께요.
         강으로? 약으로? 얼마든지 주문하세요 제가 다 해드릴께요.
여대생 : 가세요.
하림   : 아니예요. 더운것 같은데..
여대생 : 가시라니깐요..

하림 부채를 다시 허리에 꽂고 돌아오며 

하림 : (가판대에 내려놓으며, 짐짓 어이없는) 이상해! 사람 호의를 쌩까고!
은찬 : (치우며, 의아한 듯) 왜 그래? 
민엽 : (실실 웃으며) 형이 저 여자 며칠째 작업하고 있는데, 안 넘어오는 거지.
은찬 : (힐끔 보는, 놀리듯) 모든 여자가 형한테 넘어갈 거란 생각을 버리란 말이지.
       맘에 들어, 개념 찬 여성이야. 
하림 : (머쓱한, 민엽 흘기며, 얄미운) 너 요즘 잘나간다고 너무 나댄다?
       (와플 먹으며, 시큰둥한)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 키스? 아님 더?
민엽 : 쉿! (은찬 눈치 보며, 조용히) 누님 듣는데...
       (하다 고민되는, 하림 한쪽으로 끌어내 속닥이는)
       근데..형, 미영인 좀 이상해. 자꾸자꾸 뭘 사달래?
하림 : (아무 생각 없이) 뭘 사달래는데?
민엽 : 그저껜 운동화에다 뭐 거기에 어울리는 발찌래나 뭐래나..
       어제는 또 핸드폰하고 향수하고 사달라고,
       우리 은새는, 내가 세 가지 사줌 한가진 지가 사주는데,
       걘 얄짤없어. 무조건 사달래.
하림 : (어이없는, 큰소리로) 야, 그 기집애 너 호구로 아는 거 아냐!
민엽 : (기분 안 좋은) 몰라, 씨이,
       미영인 나만 보면 살림장만 할라 그러는거 같애.. (하는데)
은찬 : (뒤통수 후려치는, 차갑게) 미영이! 너 미영이가 누구야?
 
민엽, 하림, 놀라서 보는, 은찬, 무섭게 민엽을 노려보는,

은찬 : (화난, 입바람 부는, 어이없는, 노려보는) 아우..내가 진짜!
       은새가 ..너 이상하다 그래도 내가 설마설마하며 안 믿었는데,
       야, 황민엽! 니가 우리 은새를 두고 .. 바람을.. 너 미쳤지, 자식아! 
민엽 : (움찔, 기죽기 싫은, 짐짓 덤덤히) 엔젤이 나한테 하도 함부로 하니까...
       버릇 고쳐 놓을라구... (버럭) 내가 얼마나 당했는데요!
은찬 : (O.L, 버럭, 손을 오르락내리락 칠듯이하며) 버릇 고칠려고 바람을 피냐!
       이 자식이 착한 줄 알았더니 이거이거 순 날라리 생양아치 아냐!
       두말할 필요 없어, 딴 기집애 사귈 거면 너 당장 우리 은새랑 끝내!
       어영부영 양다리나 걸치구! 너 우리 은새 눈에 눈물 나게만 해 봐!
       (열 받는, 한 대 칠 기세로) 그땐 그냥 확!
민엽 : (기분 상하는) 씨이! 내가 진짜, 여자라고 봐줬더니!
       내가 은새한테 얼마나 당했는데! 지 동생 잘못한건 생각도 안하고!
은찬 : (어이없는) 뭐!
하림 : (놀라 말리는) 야, 야, 왜이래, 손님들 있는데,
은찬 : (화나는, 참고) 어, 이제야 본색 나온다, 너.
       너 앞으로 우리 은새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
       얼쩡거리다 내 눈에 띄면 너 죽는다! 
민엽 : (기죽기 싫은, 더 소리치며) 은새 아니면 여자가 없는 줄 알아!
       안 얼쩡거려! 됐냐! (하림에게) 형, 나 잘했지!
하림 : (굳어서 은찬을 보는, 두려운) 아니, 너 아무래도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

은찬, 화나 “이 자식이!” 하며 민엽을 잡아 둘러 매치는,
민엽, 한 번에 나가떨어지는,
하림, 화들짝 놀라서 은찬을 보는, 황당하고 놀란, 

하림 : (놀란, 민엽에게) 괜찮냐? (당황한, 은찬에게) 너는 애를 패댕이 치고, 
은찬 : (하림 노려보며) 형도 순진한 애한테 그러는 거 아니거든!
       자꾸 그래 봐, 나 진짜 가만 안 있어! 

하림, 무안하고 놀라서 멍하게 서있는,  
은찬, 씩씩거리며 안으로 들어가는,

하림 : 저 저 저! 걸음걸이 봐라!  누가 쟬 여자로 봐!  


씬 2. 동인식품 회장실, 오전. 

할머니, 책상 앞에 앉아 보고자료 보는, 
한결, 그 앞에 서서 할머니를 담담히 보는, 맘 짠한,

할머니 : (기특한, 짐짓 덤덤히) 쓸데없이 이런 건 뭐 하러 가지고 와,
         키는 전봇대만 해가지고 사내통이 그렇게 작어,
         꼴랑 3배 벌었다고 자랑질이나 하고,
한결   : (웃는) 아, 진짜, 내가 우리 할머니한테는 못 당해. 
할머니 : (서류 덮고 일어서며) 공항엔 잘 다녀왔어?
한결   : (짐짓 가볍게) 길이 좀 막히던데요,
할머니 : (기특한, 피식 웃으며 소파로 가는)

한결, 할머니를 뒤에서 안는, 가슴 먹먹한,

할머니 : (맘 짠한) 이눔이 왜이래...
한결   : (더 끌어안으며) 웬 앙탈이야, 가만있어.
할머니 : 놔.
한결   : (애써 가볍게) 할머니, 내가...속 너무 많이 썩여드렸지? 
할머니 : (애틋한, 짐짓 퉁명스레) 자식 키우면서 그 정도 속 안 썩는 부모가 어딨어?
         니 애빈 너보다 더 했다. 니 엄마는 봤어?
한결   : (포옹 풀고, 가볍게 한숨 쉬며) 아니. 엄만 좀 있다..(애써 웃으며)
         눈물 날 것 같아서.. 나중에 찾아뵐게요.

할머니, 안쓰럽게 한결 보다가 손잡아 토닥이는,
한결, 애써 웃으며 보는, 가슴 먹먹한,

할머니 : (안쓰런, 소파로 가며 짐짓 가볍게) 애비는 회의실에 있을 게다.
         (못마땅한) 프랜차이즈 진행 보고횐가 뭔가 한다는데, 영 시원찮아.
         가다 한 번 들러보든가,
한결   : (소파에 앉으며) 회의하는데 뭐하러요, 그냥 여기서 할머니랑 좀 놀다 갈래요.
할머니 : (떠보는) 이젠 어쩔 거야? 매출도 다 맞춰놨겠다, 3개월 좀이 쑤셨을텐데,
         끝나면 바로 보따리 싸고 나를 거냐?  
한결   : (웃는, 짐짓 덤덤히) 왜요, 왕자커피집 같은데 또 맡기시게? (하다 장난스레)
         할머니, 나, 미국 가지 말까?  
할머니 : (웃는) 이놈이 재미 들렸나 보네.
         (보며) 진짜로 안 갈 생각이 있는거야 어쩐 거야?
한결   : (가볍게) 아이고, 금세 얼굴에 꽃이 피시네. 내가 그렇게 좋으셔?

한결, 애써 웃는 표정에서, 맘 짠한,


씬 3. 동인식품 복도/엘리베이터 앞, 낮.

한결, 한결부 걸어 나오는,

한결   : (짐짓 가볍게) 저도 며칠 전에 프랜차이즈 사업 제안이 들어와서
         조사를 해봤는데...신규로 뚫기엔 시장이 포화상태인 것 같아요.
         시장점유율도 너무 높고,
한결부 : (멈춰서며, 기특한, 담담히) 너 우리 쪽 조사자료 한 번 검토해 볼래?
한결   : (서서, 뜻밖인, 한결부 보고 가볍게) 제가요? 본다고 제가 뭘 알겠어요? 
한결부 : (슬며시 미소 짓는, 기특한, 담담히) 미국은 언제 들어갈 생각이냐?
한결   : (진지한) 아직 모르겠어요. 미국본사에서 같이 일해 보자고 하는데 고민 중이에요.  
한결, 한결부, 엘리베이터 앞에 선,

한결   : (담담히) 욕심나긴 하는데...할머니도 걱정되고..
         가게 일도 재밌구요.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는)
한결부 : (진지한)기회란 게 여러 번 오는 게 아니다.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니가 하고 싶은 게 뭔지만 생각해. (피곤한 듯 마른세수 하는)
한결   : (안쓰러운, 보는)  일이 많이 피곤하신가봐요.
한결부 : (엘리베이터 보며, 담담히) 아버진...잘 배웅했냐?
한결   : (애써 가볍게) 진작 말씀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한결부 : (애써 덤덤히)... 주말에 밤낚시 갈까 하는데, (조심스런) 바쁘냐?
한결   : (보는, 덤덤히) 예.    
한결부 : (조금 뻘쭘한)
한결   : (안보고) 이번 주 말고, 언제 편할 때 한번 가요.
한결부 : (보는)

한결, 한결부,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 표정 많이 편해진,
 

씬 4. 커피프린스 안, 오후.
 
홍사장, 볶은 원두 향기 맡아 보고 색깔을 보는,
은찬, 노트 들고 옆에서 같이 향기 맡아보고 있는,

은찬   : (외우듯)킬리만자로 탄자냐, 단맛 4, 신맛 2,쓴맛 1에서 2, 바디감 3,
         (쓰며 킁킁거리는, 진지한) 고구마 냄새나는데..
홍사장 : (고개 끄덕이는, 웃는) 이건 약 배전으로.
은찬   : (쓰며, 신난) 약 배전! 오케이! 
한결   : (e) 어떻게 제자가 잘 따라와요? 

홍사장, 은찬, 고개 들고 보면, 한결, 들어와 다가오는, 표정 밝은,

은찬   : (안심 돼 웃는)
한결   : (보는, 좋은) 
홍사장 : (덤덤히) 컨설팅인가 뭔가 자꾸 전화 와. 최사장이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면서?
은찬   : (원두 냄새 맡는 데 몰입해 있는)
한결   : (가볍게) 커피프린스 2호점 낼까요? 
홍사장 : (성가시단 듯) 있는 것도 버거워. 난 못해.
한결   : (웃는, 시계 보며) 고은찬, 원두 배달 가자. (대답 없어 보면)
은찬   : (원두 보며 열심히 필기하고 있는)
한결   : (어이없는, 홍사장에게) 쟤 뭐하는 거예요?
홍사장 : (은찬보고 웃으며) 열공 중이시다.
한결   : (은찬 보고) 야, 고은찬! 원두 배달 안 가!
은찬   : (놀라, 노트적다 고개 드는) 예? 아...근데 나 이거 해야 되는데. 
한결   : ! (서운한, 짐짓 엄하게)그건 니 공부고, 일이 우선이지. 빨리 준비해. 
홍사장 : 애 공부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혼자 다녀 와.
         (은찬에게) 탄자니아 더블 A 스노우탑.  
은찬   : (노트에 쓰며, 킁킁거리며 냄새 맡아보는)
홍사장 : 이 건 혀끝에 느껴지는 맛이 꼭 광천수 같아. 

한결, 어이없어 은찬과 홍사장 보는,
은찬, 원두 냄새를 맡아보고 열중인,

한결 :(소심하게) 가자
은찬 : 탄자니아 더블 A 스노우탑.

한결 은찬이 필기하던 것 뺏어서 도망가는 


씬 5. 한성집 앞, 저녁. 
  
한결과 은찬 차에서 내리는, 은찬, 쓸자를 보고 반가워 뛰어가는,
 
은찬 : 쓸자야, 오랜만에 목 한번 풀자. 어우~ 어우~
한결 : (어이없는, 귀여운 듯 보며 뒷좌석에서 와인 꺼내며) 얼마나 자주 왔으면,
       테리가 다 알아보,(하다 기분 상하는, 진지한) 야, 너 한성형 집에 몇 번이나 왔어! 
은찬 : (놀리는, 짐짓 진지하게) 어..그게..한... 백..이십 번?
한결 : ?!
은찬 : 아니다, 백삼십 번쯤 되겠다? 
한결 : (기분상하는, 째려보는) 뭐? 너 뭐야. 진짜야?
은찬 : 네.
한결 : (어이없는, 기분상하는) 뭐, 네?
은찬 : (흘겨보며) 으이그, 여기가 내 구역이었다구요. 우유배달!
       (좋은, 가볍게) 질투를 너무 하는 거지? (들어가는)
한결 : (멋쩍은) 야, 질투는 누가..(쓸자 보며) 너 이 자식, 왜 우리 은찬이한테 꼬리쳐.
       너 수컷이지! 자식이 말이야...(하고, 들어가는)
 

씬 6. 한성집 주방, 저녁.

마당에서 한성과 은찬, 고기 굽고 있는, 
한결, 유주, 주방에서 그릇, 야채 등 챙기는, 

한결 : (은찬 보며, 웃는) 어휴, 저 자식, 벌써 고기에 눈독 들이는 거 봐,
유주 : (한결 보며 웃는, 놀리는) 그렇게 좋아? 아주 입이 귀에 걸렸네,
한결 : (짐짓 질린다는 듯) 한유주, 내 여자가 당신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유주 : (피식 웃는) 
한결 : 당신은 어디 갔다 온 거야? 형 속 고만 썩이고, 짐 싸는 거 이제 그만 좀 해라.
       내가 다 아주 지겹다.
유주 : (어이없단 듯 흘기며) 지겨워? 야, 너 변했다?
한결 : 좀 변했지.
유주 : (웃으며) 너무 좋다, 너 밝은 거.
한결 : (머쓱한, 웃으며) 나 떨어져 나가니까 후련하지?
유주 : (웃으며 가볍게) 시원섭섭해. 근데 사실 오래 전부터 너, 나 아니었어.
       넌 난 줄 아는 것 같았지만.
한결 : (무슨 소린가 보는)
유주 : (한결 보며, 가볍게) 니가 진짜 나 사랑했으면,
       한성 씨 상관없이 나한테 무지 대시했을 걸.
       근데 너, 한 번도 나한테 진심으로 대시한 적 없었어.
       은찬 씬, 남잔 줄 알았으면서도 사랑했잖아. 안 그래?
한결 : (그런가 싶은, 피식 웃는)
유주 : 너한테 내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한결 : (맘 가벼운, 담담히) 습관.
유주 : (웃으며 담담히) 어, 알맹이 없는 습관, 알맹이 감정은 오래 전에 사라진 말
       그대로 습관, 그런 면에서 너 디게 우직해. 한 쪽만 보고 서있는 허수아비 같이...
       너 은찬씨한테 정말 고마워해야 돼. 허수아비에 생명을 불어넣어 줬으니까,
한결 : (웃으며 담담히) 당신 참 좋은 여자야.
유주 : (가볍게) 솔직히 내가 봐도 내가 좋은 여잔 아냐. 이쁘긴 해도,
한결 : (어이없는) 어우, 저 자뻑! 이젠 그래도 안 이쁘거든? 
유주 : (짐짓 서운한) 최한결, 심하다?   
한결 : (피식 웃는)


씬 7. 한성집  저녁.


은찬 : (한성에게, 한결 유주 보며) 아저씨, 저 사람들 사이 너무 좋은 거 아니에요?
한성 : (한결 유주 보고는, 짐짓 진지하게) 어, 저것들이! 찬물을 확 끼얹어버릴까?
은찬 : (웃는, 한성 보며, 좋은) 아저씨 웃는 얼굴 보니까 너무 좋다.
한성 : (웃으며 담담히) 너도 좋아 보인다. 한결이가 잘해주지?
은찬 : (좋은, 짐짓 말 안 된다는 듯) 잘해주긴요, 맨날 놀리구,
       하지 말라고 하는 짓은 더하구..미국 갈 때까지 얼마나 싸울라나 몰라요.
한성 : (은찬 보며) 미국 간대? 언제?
은찬 : (쓸쓸한, 애써 가볍게) 이제 한 20일 남았나? 가게 석 달만 한다 그랬거든요,
한성 : (맘 알겠는, 딱한, 가볍게) 한결이 발 안 떨어지겠는데? 너 두고 쉽게 갈 수 있을까?
       딴 놈이 채가면 어쩔라구,
은찬 : (쓸쓸한, 맘 감추고 웃는) 안 그래도 고무신 확 거꾸로 신어버릴까, 생각 중이에요,
       음악 뭐 틀을 까요?

그때 한결, 유주, 야채 접시 들고 다가오는,

한결 :  이것좀 도와줘 . 분위기 좋네?
한성 : 너희도 만만치 않네.
한결 : (짐짓 장난스럽게, 은찬 들으라는 듯)뭐했어? 뭐하고 있었어!

>>시간경과

한성   : (건배 제의하며) 잘살자! 싸우지 말고!
다같이 : 싸우지 말고!

은찬, 와인 벌컥이며 마시고,

한결 : 막걸리먹듯...벌컥벌컥(고개 저으며, 유주 한성 보며)
       얘가, 내 여자 친구야, 나 불쌍하지?

유주 한성, 테이블에서 두 사람 모습 웃으며 보는,
 
<시간경과>
한결, 은찬, 한성, 유주,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중인,

유주 : (짐짓 장난스럽게, 한결에게) 귀엽다. 귀여워~근데 어떻게 알게 된 거야?
한결 : (무안한, 짐짓 화난 듯) 묻지 마. 나 빼고 당신들 다 한패잖아.
       고은찬 사기사건은 앞으로 내 앞에서 절대 절대 꺼내지마.
은찬 : (먹으며, 머쓱한) 뭘, 사기사건이라고까지 
한성 : (짐짓 진지하게, 유주 들으란 듯) 사기사건은 약과지. 배신사건 보단.
       사기냐, 배신이냐? (유주 보며) 난 배신이 무섭든데, 넌 어때?
유주 : (보는, 짐짓 진지한) 배신은 나만 했어? 
한성 : (잘 걸렸다 싶은, 짐짓 진지한) 너 참 뻔뻔하다? 처음부터 따져 봐?
 
은찬, 놀라 한결에게 어떻게 해보라고 눈짓하는,
한결, 당황해 한성과 유주 보며,
 
유주 : (지기 싫은, 말꼬리자르며) 또 또 나온다, 저, 저 눈빛. 나는 너를 배려해.
       나는 피해자야,  나는 착해 하는 저 오만한 눈빛.
       은찬씨, 한성씨 저 눈빛 너무 싫지 않아요?
       자기만 착한듯, 남은 죄인인 듯, 2%는 찔리는 기분 들게 하는 저 눈빛,
은찬 : (당혹스런) 저는...잘 모르겠,
한성 : (어이없다는 듯 보는) 야, 
유주 : 또 디케이 얘기 하려고. 지겹지도 않아? 맘을 좀 넓게 쓰지? 
한성 : (어이없는) 너는 넓어서 딴 사람 눈길 한번 주는 것도 못 참았어?
       그리고 너는 디케이가 무슨 훈장이야? 툭하면 디케이 디케이.
       내가 그 이름만 들어도 하루 종일 속이 뒤집어져.
유주 : (빤히 보는, 차분히) 자격지심이야? 
한성 : 뭐!

유주 한성, 어떻게 한방 먹이나 싶은 듯 노려보고 있는, 웃음 참는,
은찬, 싸우는지 장난치는지 구분을 못하겠는, 눈치 살피는,

한결 : (장난하는걸 알겠는, 웃는) 그런 얘길 농담이라고들 하고.. 진짜 당황 스럽다.
       (은찬 보며) 애 놀랬다. 쥐방울, 쫄지 말고 먹어.
       이 사람들이 오래 돼 갖고 맛들이 좀 갔다.
은찬 : (그런가 싶은, 어색하게 웃으며) 아..네..
한성 : (짐짓 나무라듯) 너도 조심해. 한유주, 당신 이딴 호칭 쓰지 마. 기분 나빠.
유주 : (받아치듯) 자기도 은찬씨한테 꼬맹이 호칭 쓰지 마. 나도 기분 나빠. 

한성, 유주, 가만히 노려보다가 웃으며 건배하는,
은찬, 얼떨떨하게 두 사람 보는,
 
한결 : (보기 좋은, 은찬 보며, 안심시키는) 야! 넌 아저씨 아저씨 하지마.
       기분 나쁘거든~ (와인 따라주는)
은찬 : (얼떨떨한) 싸우지 말고!

한성 : (웃는, 와인 마시다 생각 나)싸우지 말고! 참, 낮에 어머니한테서 전화 왔었어.
유주 : (한성 보며, 담담히) 우리 엄마?
한성 : (짐짓 가볍게) 어. 니가 전화 안 받는다고 나한테 하셨더라고.
       조만간 올라 오신다는데, 담 주에 시간 내서 우리가 다녀오자.  

한성이 유주 머리를 쓸어주면 은찬 부러워서 입으로 머리를 후후 부는
한결 알면서도 장난으로 왜왜? 물어보고 은찬 계속 한결 의식하며 머릴 부는

한결 : 왜왜 어디어디

한결 일부러 얼굴에 바람을 후 부는
그런 은찬과 한결이 귀여운 한성과 유주
한성 은찬에게 와인 더 따라주면 한결 애한테 술먹인다며 말리고
한성 괜찮다며 따라주는
은찬 와인 벌컥 벌컥 마시고 한결 그런 은찬이 귀여워 머리 쓰다 듬으며
입모양으로 귀엽지? 물으면 한성 귀엽다고 하는
한결 기분이 너무 좋은.. 즐겁게 식사하는 네사람 모습
 

씬 8. 홍사장집. 밤.
   
선기, 하림, 홍사장 둘러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하림   : 정말 애 딸린 유부녀 때문에 부모형제 버리고 현해탄을 건너 왔단 말이야?
         기껏 여자 하나 때문에? (의외인)와우! 이 자식 의외로 사고치는 스타일이네.
홍사장 : (가만히 보는)
선기   : (서글픈 웃음짓고) 아버지가 하시는 와플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여자였어.
         서툰 일본어로 입술이 부르트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
         꼬박 삼년을 지켜보다, 어느 날 사랑한다고 고백을 했지...
하림   : 근데 한국엔 왜 왔냐?
선기   : (회상하는, 덤덤히) 어느 날 눈이 펑펑 오는 밤에 누가 가게 문을 쾅쾅 두드리길래
         나가 봤더니, 그 여자가 얼굴이며 온몸에 피투성이가 돼서
         맨발로 가게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더라구.
하림, 홍사장 : (놀라 보는)
선기   : (새삼 맘 아픈, 담담히) 술 취한 남편한테 맞아서, 울지도 못하고 덜덜 떨면서...
         눈이 뒤집히드라. 그때 바로 남편이 가게로 찾아왔어.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더라고. (헛웃음 나오는)
하림   : (걱정 되는) 너 혹시 그 사람 어떻게 만들고 도, 도망 온 건 아니지?
         찌, 찔렀어? 아님, 돌멩이로 콱?
선기   : (덤덤히) 갈비뼈 3대에 이가 여섯 개나 나갔지?
         태어나 첨 그렇게 맞아본 거 같애..
하림   : 넌? 안 때렸어?
선기   : (고개 젓고, 술 마시는)
홍사장 : (맘에 드는, 덤덤히) 자식..그냥 맞아줬구만.
선기   : (담담히) 예.. 내가 패면, 나중에 그 여자가 더 당할 것 같아서...
하림   : (감동해 보는) 야..
홍사장 : (눈가 붉어진, 짐짓 덤덤히) 그 여잔 남편 피해 도망오구,
         넌 그 여자 찾아서 여기로 오고.. 3년 만나는 동안 진짜 연애라곤 2달하고
         다시 3년을 그 여잘 찾아헤매...너도 참 어지간한 놈이다.  
선기   : (웃는) 
하림   : (안타까운, 답답한) 그 여자, 너 싫다 그런다면서. 어쩔려구.
선기   : (엷게 웃는)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
하림   : (진심이 느껴지는, 짐짓 가볍게) 야~, 내 인생엔 여자랑 사건이라곤... 없는데,
         헤어지자 그럼 바로 네..하고 헤어지고...만나자 그럼 또 바로 네하고 만나고....
         진짜 순정파네, 짜식. (부러운 듯 보는)
홍사장 : (일어서며) 부러울 거다. 원래 바람둥이가 제일 부러워하는 게 오래된 연인이거든.
하림   : (맘 상하는) 제가 오래된, 올드한, 고풍스런, 삭은, 낡은
         이딴 단어를 무지 싫어라 하거든요?
 
선기, 피식 웃는, 하림, 기분상한 듯 홍사장 째려보다 선기 힐끔 보는, 부러운, 
   

씬 9. 달리는 한결 차안 밤. 

 
은찬 : (웃는)아깐 아저씨랑 언니 진짜루 싸우는 줄 알았어요.
       그래놓고 아무치도 않게 금방 웃고...(부러운, 짐짓 담담히)
       우리한테도 9년이란 세월이 올까요?
한결 : (가볍게)왜, 1,2년 사귀다 헤어지게? 그럴 거면 지금 헤어지는 게 낫다.
은찬 : (멈춰서, 놀라 보는, 신기한) 어, 그거 내가 우리 은새한테 한 말이랑 똑같다!
한결 : (사랑스러운, 보는)
은찬 : (생각난 듯) 근데요, 할머니는 어디서 살아요?
       저번에 원두배달 갔을때, 근처라고 했던 것 같은데. 
한결 : 그건 왜?
은찬 : (짐짓 밝게) 아니, 평창동쪽에 원두 배달 자주 가잖아요.
       그럼 거기 지날 때마다 사장님 집 보면서...
       아, 우리 사장님댁이 여기구나...하고 그리워할라고.  
한결 : (맘 쓰이는, 애써 가볍게) 우리 집 가볼래? 
은찬 : (놀라 보는)
한결 : (가볍게) 뭘 그렇게 놀래.
은찬 : (망설여지는, 호기심도 생기는) 그래도 돼요?
한결 : (웃으며 가볍게) 안 될 거 뭐 있어. 그냥 친구 집에 놀러간다고 편하게,
       (하다 멈칫) 아니다, 괜히 번거롭고(하는데)
은찬 : (O.L, 급하게) 안 번거로워요.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언제 갈까요? 
한결 : (어이없는 듯 보다가) 가긴 뭘 가. 

한결, 웃으며 앞서 걸어가는,
은찬, 무안한 듯 보다가 옆에 가서 ‘가자 그래놓고 말 바꾸고,
남자 왜 그렇게 맘이 후딱후딱..’ 하며 툴툴거리는,
한결, 웃으면서 은찬 손잡고 걸어가며 ‘내가 좀 그렇지’하며 가는 모습에서 F. O.


씬 10. 유주집 욕실, 아침.  F. I. 

유주, 욕조 한 쪽에 걸터앉아 있는, 망연자실한, 다시 임신테스트기 보는,
c.u. - 양성 반응의 임신테스트기,

한성 : (e) 유주야, 뭐해? 나 먼저 가?

순간 유주, 놀라서 숨 들이켜는,

유주 : (이내 침착하게) 잠시만, 금방 나갈게.

유주, 정신 차리고 임신테스트기 수납장에 감추는,
거울 보며 깊이 심호흡하고 표정 추스르고 나가는,


씬 11. 유주집 거실, 아침.

유주, 욕실에서 나오는, 긴장된, 감추고 태연하게 웃는,
한성, 거실에 서서 통화를 하고 있는,

한성 : (전화기에 대고, 다소 짜증 난) 야, 그걸 아직까지 안 보냈단 말이야?  
       내가 그거 보내라고 지시한 지가 언젠데, 자식이..진짜..(한숨) 놔둬 임마,
       내가 나가서 할 테니까..야, 근데 너..일 그렇게 하지 마, 벌써 인마몇 번째야,
       정신 차려라, 어? ..알았어. 넌 녹음실에나 가 봐.
       (하고 끊는, 혼잣말) 아, 자식정말 무슨 일을 이렇게
유주 : (짐짓 진지하게 화내는)누가 우리 한성 씰 화나게 한 거야?
한성 : ?
유주 : 웃기는 사람아냐, 그사람! 우리 한성씰 화나게 하고....집이 어디야! 누구야! 걔?
한성 : (웃으며) 뭐해?
유주 : (웃으며 가볍게) 나 방금 은찬 씨 같았지?
한성 : (웃으며) 뭐? 은찬이가 부러워?
유주 : (핸드백 챙기며) 부럽기도 하고,
       한결이랑 티격태격하는 거 보니까 피곤할 것 같기도 하구,
한성 : 처음 시작하는 연인들이라 풋풋하지? 우린 그 시절을 어떻게 보냈나 몰라?
유주 : (한성 팔짱 끼며) 난 그 시절 지난 게 다행이다 싶어.
       누가 먼저 전화할까 재고, 기다리구, 말 한마디에 삐치고 토라지고,
       울고불고, 사랑확인에 목메고,
한성 : (웃으며 가볍게) 그래도 난 그 커플 부럽던데? 신선하잖아,
유주 : (짐짓 흘기며) 뭐야, 우린 안 신선하단 거야?
       난 요즘 새로 연애 시작하는 거 같애서 설레는데, 자기는 안 그런가 봐?
한성 : 차빼놀게, 나와. (하고, 가는)

유주, ‘으이’하며 가는 한성보며, 웃음 잦아들며 표정 굳어지는, 맘 복잡한,


씬 12. 은찬집 앞, 아침.     

은새, 어이없는 표정으로 은찬을 보는, 은찬, 곤혹스러운 듯 은새를 보는,

은새 : (어이없는) 뭐, 양다리를 걸쳐? 황무식이! 
은찬 : 그 놈도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을 거야. 그니까, 오늘은 만나지마. 
은새 : (황당한, 분한) 아, 진짜! 웃기는 놈 다 보겠네! 지가 양다리, 하!
은찬 : (달래듯) 민엽이가 워낙 순진하니까,
은새 : (이내 돌변해, 핸드폰 꺼내며, 차갑게) 황무식 한테 전해.
       오늘부로 내 인생에서 아웃이라고.

C. U. -  전화번호 삭제 ‘황무식’ 

은찬 : (걱정되는) 야,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단박에 자르냐?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보지, (하는데)
은새 : 생각은 무슨..(하고, 씩씩거리며 집으로 들어가는)

은찬모, 냄비(죽 끓인) 들고 나오는,

은찬모 : 잰 또 아침부터 왜 입이 댓발이야?
은찬   : (짐짓 밝게) 아니야, 암것두. 그건 뭐야? (뚜껑 열어 보는) 죽이네?
은찬모 : (버버대는) 어, 그게 구씨가 며칠째 가게 문도 닿고, 몸이 많이 아픈데.. 
         한동네 사는 이웃으로서 그냥 두고 보기가...좀 그래가지고 엄마가..
은찬   : (은찬모맘을 알겠는) 아...맞는 말이네...
         근데 아픈 사람한테 이건 너무 약소하다, 엄마.
         내가 어제 사온 과일도 좀 챙겨가지.
         아저씨 돈 아낀다고 과일같은 거 안 사드시잖아.
         잠시만, 내가 챙겨올게 (하고 들어가는)
은찬모 : (어색한) 괜찮은데..이것도..
 

씬 13. 구씨 정육점 앞, 낮.

임시휴업 붙어있는, 

은찬모 : (속 타는, 버럭 e) 먹어! 왜 안 먹어!


씬 14. 구씨 정육점 쪽방, 낮.
 
구씨, 머리 벌집지고, 초췌하게 죽을 먹고 있는,
은찬모, 안쓰럽고, 답답해 보는,

구씨   : (먹으며) 부처님이 수자타 여인이 준 우유죽을 먹고 열반의 경지에 오르시고,
         또 뭐냐 예수님은 포도주와 빵을,  
은찬모 : 시끄러! 얼른 먹기나 해. 남자가 왜그렇게 말이 많어.
         (눈흘기며) 대체 돈은 뭐하러 벌어? 배고프면 밥 먹고 아플 때 병원가고,
         쓸데 써야지. 죽어 싸가지고 갈 거야?
구씨   : (힘없이 죽 먹는)
은찬모 : (안 된, 짐짓 퉁명스레) 좀 팍팍 떠먹어. 기운이 그렇게 없어?
구씨   : (맘 아픈, 애써 담담히) 기운을 차려야 되는데.. 괜히 누님 힘드시게..
         (그러다 진지하게) 누님, 제가..아파 누워있는 동안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은찬모 : 뭘?
구씨   : (맘아픈) 누님, 이제 맘 놓으세요. 제가 누님을 향한 제 맘 다 정리를 하겠습니다.
은찬모 : (놀라보는)
구씨   : (기운 없이 죽 먹으며, 덤덤히)생각해보니까 저 때문에 누님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가슴 사무치는 깨달음이 오데요. 말 많은 남자 싫어라 하시는데 만났다하면
         주구장창 뻐꾸기 날려대지, 쪼잔하게 돈 몇 푼에 덜덜 떨며 차사떨지...
         사내답지 못하게 징징대며 만나달라고 만나 달라고 누님 괴롭히고, (한숨)
         제가 여자래도 진짜 저같은 남잔 재수바가지 다 싶대요...그간 정말 죄송했습니다.
은찬모 : (서운한, 애써 가볍게) 죄송은 무슨, 뭐 이제라도 맘 잡았다니 다행이네.
구씨   : (맘 아파 눈물이 나는, 죽을 벌컥 들이키는)
은찬모 : (맘 짠한) 아유, 죽 먹고 체하겠네. 천천히 먹어.
         (짐짓 덤덤히) 그리고, 나 말없는 남자도 별루야. 
구씨   : (죽 그릇 내려놓으며) 예?...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은찬모 : (딴청하며) 말 그대로야...말없는 남잔 별로라고..
구씨   : 아...그렇구나... (기대감으로 은찬모 힐끔 보는) 


씬 15. 도로변, 여행사 앞, 오후.

은찬(유니폼차림), 원두 봉투를 가득 들고, 여행사 앞을 지나가다가,
다시 여행사 앞으로 가면,
자유의 여신상 뉴욕 맨하튼 사진 찍힌 포스터 보이는,
 
은찬 : (땀 닦으며, 시무룩한) 조랑말은 제주도로, 최한결은 뉴욕으로.
       (바짝 붙어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며, 짐짓 씩씩하게)
       내 애인 잘 보관했다가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한결, 차 주차시키고 둘러보다가 은찬 보는,
은찬, 시무룩하게 서 있는,
한결, 맘 쓰이는, 가만히 보는, 이내 클락션 울리는,
은찬, 클락션 소리에 돌아보는, 한결 보고 밝게 웃으며 뛰어오는, 
 
은찬 : (원두 뒷좌석에 싣고, 타며) 아, 더워, 더워. 에어컨 삼단이요! 
한결 : (더운, 땀범벅인) 차를 주차장에 잠시 세웠는데,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완전 사우나통이다. 이제 서초동만 돌면 되지?
은찬 : 옙! (보는, 휴지로 땀 닦아주는) 와, 이 땀 봐..옷까지 홀라당 다 졌었다. 
한결 : (옷보는, 안되겠는) 안 되겠다. 집에 가서 좀 씻고 가야지. (은찬 보는) 괜찮지? 
은찬 : (의아한) 괜찮긴 한데..어느 집이요?
한결 : 할머니댁이 근처야. 
은찬 : ?
한결 : (웃는) 가보고 싶다면서, (가볍게) 5분도 안 걸려. 
은찬 : (걱정되는) 나 보고 놀라시면 어떡해요? 남자로 아시잖아요, 나..
한결 : 니가 언제 남자라고 얘기했냐? 괜찮아.
은찬 : (벨트 매며 긴장되는) 그건 아니지만, 아.... 옷이라도 좀 챙겨 입고
한결 : (웃으며, 짐짓 놀리듯) 오늘 입은 옷? 그거나 유니폼이나,
은찬 : (얄미운 듯 째리는) 꼭 말을 해도, 거 참 입에 칼 물었어요?
       입만 열었다면 사람을 콱콱 찌르고, 그냥.. 미워죽겠어.
한결 : 죽지 마. (웃으며 차 출발시키는) 


씬 16. 거리, 낮.

한성, 공터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고 있는,
유주, 그런 한성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작심하고 다가가는,

한성 : (시계 보며) 20분 지각이야. 금방 온다더니.
유주 : 나 배 안 고픈데. 조금만 걷자. (끌고 가는)
한성 : (웃으며 따라가는) 나는 배고파. 밥부터 먹고..
유주 : (대답 없이 한성을 끌고 가는, 긴장된)
한성 : (뭔가 이상해 유주를 보는)


씬 17. 아기용품점 앞/안, 낮.
 
한성 유주, 손잡고 걷고 있는,

한성 : (시계 보며) 언제까지 걸을 건가? 나 빨리 점심 먹고 작업실 들어가 봐야 되는데,
       (유주 표정 살펴보며) 나한테 뭐 할 얘기 있어?  
유주 : (아기용품점 빤히 보며, 담담히) 저거 너무 예쁘다. 같이 들어갈래?
한성 : (웃는) 됐어 별걸 다 구경해. (핸드폰 울리는) 보고 와.
       (전화 받는) 응. 30분쯤 걸릴 것 같은데.  

유주, 아무 말 없이 혼자 상점 안으로 들어가는,
한성, 무슨 일인가 보며 통화하는,

한성 : 알았어. 영화사에 직접 통화해볼게. (전화 끊는)
 
유주, 가만히 이것저것 둘러보는, 초조한, 한성에게서 등 돌리고 핸드폰을 꺼내 만지작거리는,
한성, 이상해 유주 보고 있는데 문자 들어오고, 문자를 보는,

인서트-초음파 사진. 
문자 메시지: 우리, 아기 생겼어. 

한성, 멍하니 문자 보다가 놀라서 유주를 보는,
다시 핸드폰 사진을 보는, 멍한, 이내 고개 들고 유주를 보는, 
유주, 한성에게 등 돌린 채 휴대폰 가만히 들고 있는, 긴장된,
한성, 먹먹한 기분으로 유주를 보는,
이내 웃음 터지고 눈가 붉어지는, 감동 받은, 
 

씬 18. 한결 본가 할머니 방, 낮.
 
은찬, 할머니 방에 놓여있는 오래된 커피 도구들 신기하게 보는,

은찬   : (아슬아슬하게 만지며) 할머니! 이게 사이폰 추출기죠? 디게 멋지다..
할머니 : 너는 뭘 그렇게 만지작거려? 정신 사나워. 가만 좀 앉아있어,
         (이쁜, 피식 웃는) 그게 추출긴 줄은 어떻게 알고..
은찬   : (앉으며, 괜히 말 더 거는) 할머니, 저 많이 알죠?
         제가 커피프린스에서 홍사장님 다음으로 커피 제일 잘 만들어요. 
할머니 : (피식 웃는) 니가 제일 잘하면 나머지 놈들 형편이야 알 만허다.
         고만고만한 놈들이 모였으니 오죽하것냐?
은찬   : (짐짓 뻐기듯) 아이, 할머니도 참, 너무 무시하시네.
         제가 요즘 바리스타 시험 볼라고 공부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요, 
         아, 백문이불여일견! 제가 커피 한 잔 만들어드릴까요? 잠깐만요, (하고 가려는데)
할머니 : 됐다, 이눔아. 나 커피 안 마셔,
은찬   : (할머니 아픈 게 생각난, 짐짓 밝게) 할머니, 혹시 그거 아세요?
         커피에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우면요, 영양도 보충 되고, 위 보호도 되고 좋대요.
         한 번 드셔 보실래요?

할머니, 은찬, “그걸 무슨 맛으로 먹냐” “일단, 드셔보세요”하며 티격태격하는,


씬 19. 한결 본가 주방, 낮.

한결, 샤워하고 옷 갈아입은, 들어오는,
한결모, 차랑 과일 준비하다가 돌아보는, 환하게 웃는

한결모 : (좋은) 여튼, 사면서 이건 딱 내 아들 옷이다 싶었어. 
한결   : (애써 밝게) 내가 옷 발은 끝내주잖아. 
한결모 : (보는, 애틋한, 다시 준비하며, 가볍게) 들어가 있어, 엄마가 가져갈게.

한결, 한결모 옆에가 서는, 찻잔 꺼내며,

한결   : (고마운, 애써 가볍게) 제사는 뭐 하러 지내셨어? 힘들게..
한결모 : (담담히) 너 낳아주신 분인데 어떻게 그냥 넘어가.
한결   : (맘 짠한, 애써 담담히) 이모가 제사 때 말씀하시는 거 들었었어.
         그전까진 뭣 모르고 절하다가, 알고 나니까 할 수가 없었어.
         엄마 보는 데서 그 분한테 절하는 게 죄송해서,
한결모 : (뭉클한, 눈가 붉어져 한결 보며)그랬구나... 우리 아들, 착하기도 하지.
한결   : (가만히 한결모를 안는, 눈시울 붉어지는)
한결모 : (한결 안고, 눈물 그렁해) 담부턴 절해. 엄마 괜찮아.
         너 훌륭하게 잘 키웠습니다. 자랑하는 거니까,
한결   : (맘 짠해 한결모 꼭 안는)


씬 20. 한결 본가 한결 방, 낮.

은찬, 한결의 방을 둘러보고 있는, 좋은, 방에 걸려있는 야구 모자집어 쓰는,
책상에 꽃혀있는 노트 보는, 하나 펼쳐보는, 

은찬 : (좋은, 조용히) 에게... 글씨가 이게 뭐야. 

노트  책상에 끼워 놓고, 책상 위 놓인 한결의 어릴 때 사진, 고등학교 졸업사진 등 보는, 

은찬 : (집어 드는, 좋은) 그 녀석 참 똘똘하게 생겼네. 
       (사진 가지고 싶은, 잠시 고민하다가 슬금슬금 사진을 꺼내는데) 

한결 : (e) 야, 너 뭐하냐?
은찬 : (힉! 놀라서 돌아보는)
한결 : (의아한) 뭘 그렇게 놀라..(하며, 은찬의 손에 든 사진을 뺏으며) 줘봐 봐.
은찬 : (머쓱한, 짐짓 태연히) 공부 디게 못했나 봐요? 어떻게 상장이 하나도 안 걸려있냐? 
한결 : (사진 뺏어서 액자에 다시 끼우는) 촌스런 놈, 내려가서 과일 먹어.
은찬 : (힐끔 째리는, 못마땅한) 그냥 주면 안 돼요? 사진도 많구만.
한결 : (다른 액자 집어 들며, 사진 빼는) 이게 더 잘나왔어. 이거 가져가.
       (사진 내미는, 피식 웃는)
은찬 : (좋은, 받아드는)뭐, 실물보단 좀 못해도 봐줄만 하네.
한결 : (사랑스러운, 은찬이 쓴 모자를 푹 눌러 씌우는)  
은찬 : 아, 왜 그래요! (모자 바로 쓰고 힐끔 보는, 킁킁거리는) 좋은 냄새난다. 사장님한테. 
한결 : (보는, 사랑스러운)
은찬 : (머쓱한, 피하는) 사장님 어릴 때 사진 보니까 좋다....
       할머니 심심하시겠다. (걸으며) 내려가요. 
한결 : (짐짓 장난스럽게 손으로 막는)
은찬 : (멈칫, 놀라서 보는)
한결 : (웃는, 짐짓 느끼하게) 집안에 어른들은 계시고 여자친구와 단 둘이 방에 있는 기분...
       이거 디게 자극적이다.
은찬 : (보는, 주춤하는) 그..그래서요? 
한결 : (더 바짝 붙으며, 짐짓 장난스럽게 ) 뭘 빼고 그래. 이리와 봐! 
은찬 : (빤히 보는, 장난인걸 알겠는, 이내 와락 끌어안는)
한결 : ! (당혹스런, 굳어서 있는) 야, 야, 너..너 지금 뭐하냐? 야, 떨어져!
은찬 : (더 끌어안는) 나도 단둘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
       그니까 우리 이러고 1시간만 있어요! 
한결 : (당혹스런,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은찬을 끌어 안으려는데)
은찬 : (올려다보는, 사악한 표정으로) 이거 디게 스릴있구나.
한결 : !
은찬 : (떨어지며) 겁 먹지 마요. 안 잡아먹으니까. (모자 한결에게 주고 나가는)
한결 : (어이없는, 심호흡하며) 저걸 그냥!  (털썩 침대에 걸터앉는, 피식 웃는, 조용히)
       니가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건지 알고나 있냐?
       아우... 샤월 했는데도, 왜 이렇게 더워.   


씬 21. 한결 본가 거실, 밤.

은찬, 할머니 옆에 앉아서 과일을 깎고 있는,
한결, 은찬만 봐도 좋은, 차 마시며 웃는,
 
할머니 : 미쳤냐, 내가 니놈이 또 화툴 치게,
         돈 몇 푼 잃음 하루진종일 개평 달라고 징징거리는 소릴 또 들으라고.
은찬   : (깎으며 낭창하게) 그땐, 사장님이랑 할머니랑 짜고 치셨잖아요.
할머니 : (어이없는) 그래도 이놈이 어디서 바락바락,

한결, 은찬이 깎은 껍질 들어보는, 반은 도려낸,
 
한결 : (어이없는, 웃는) 어느게 알맹이냐? (사과 집어 들고, 놀리듯)
       첨부터 깎는다고 나서질 말지, 반은 날라갔네.
은찬 : (얄미운, 짐짓 밝게) 반은 무슨..쫌 그런 거지.

은찬, 어른들 눈치 살피며 껍질 한결에게 내미는,
한결, ‘안먹어’하고 은찬 ‘먹어요’하며 서로 티격태격하는,
할머니, 한결모, 두 사람 티격거리는 모습 의외인 듯 보는,

할머니 : 지랄, 누가 보면 애인 사인 줄 알겠다 이눔들아, (피식 웃으며)
         너는,사내새끼가 뭔 칼질을 한다고,
은찬   : (당혹스런, 한결을 보는) 
한결모 : (웃으며) 나둬요. 내가 할게. 장가가면 와이프한테 사랑받겠네?
한결   : (짐짓 가볍게) 엄마, 얘 여자예요,
한결모 : (무슨 소리가 보는)  
할머니 : (흘려 듯는) 지랄 농담을 해도...너는 꼭 왜 그런 얼빠진 농담을 쳐해.  
         어디 농담할게 없어서, 사내자식보고 여자라고..,
은찬   : (짐짓 가볍게 웃으며) 저 여자 맞아요. 할머니. 

한결모, 할머니, 놀라서 한결을 보는,
한결, 머쓱하게 웃는, 과일 집어 먹는,
 
은찬 : (머쓱한, 포크로 사과 집어주며) 할머니, 좀 드세요. 어머니도..
       (억지로 손에 쥐어주고 사과껍질 집어먹는) 
한결 : (어이없는, 은찬 보며) 야, 넌 왜 껍질을 씹, (사과 껍질 뺏으려 하며) 먹지 마.
은찬 : (손 피하며) 아니, 왜 먹는 걸 뺏을라구, (얼른 껍질 우겨 넣는)
한결 : (어이없는) 야! (은찬 턱 밑에 손 받치며) 퉤, 해. 쓰으, 빨리 안 뱉어? 퉤!
은찬 : (어이없는, 머리 저으며) 싫어요, 아깝게..
한결 : (고개저으며) 뱉으라면 뱉지, 꼭 말을 두 번 시키구, 진짜..(웃으며) 어이없어..
은찬 : 내가 뭘..
한결 : (은찬의 입에 과일 넣주며, 좋은) 이거나 드셔.

할머니, 한결모, 어이없어 한결과 은찬 보는,

할머니 : (어이없는) 니들 지금 뭐하냐?
한결모 : (놀라고 당혹스런, 한결 보며) 세상에...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정말 여자야? 가게엔 남자들만 뽑았다더니,
할머니 : (어이없는, 은찬 보며) 기집애면 첨부터 기집애라고 할 것이지,
         (생각하니 화나는) 사내랬다 기집애랬다, 너 사람 갖고 노냐?
은찬   : (당황스런, 죄송한) 아, 그게 아니라.. 제가 속이려고 그랬던 건 아닌데..
         놀라셨어요? (할머니, 한결모 보며) 죄송해요, 할머니.
         놀라시게 했으면 정말 죄송합,
한결모 : (어이없는) 우린 다 니가 남잔 줄 알고 있었는데..
         (한결보며) 넌 첨부터 알고 있었니?
한결   : (좀 당황한, 웃으며 가볍게) 그럼, 당연하지. 내가 고용한 직원인데..
         (할머니 보며) 에이 할머니 왜 정색을 하고, 긴장 푸셔, 할머니.
         (은찬 사랑스럽게 보며, 이쁜) 사실 첨엔 나도 헛갈렸는데..
         (은찬 보며, 좋은) 자꾸 보면 이뻐. 성격도 좋고, 귀엽구, 은근히 잘 울고 잘 삐치고,
은찬   : (좋은, 짐짓 흘기며) 내가 언제, 자기가 더 잘 삐치면서..
할머니 : (e, 놀란) 니들 사귀냐?

은찬, 한결, 돌아보면, 할머니, 한결모, 놀라고 어이없어 보고 있는,

할머니 : (어이없는, 한결보며) 니들 눈빛이 이상하다, 끈적끈적한 게..사겨?
한결모 : 어머니, 설마...
한결   : (쑥스런, 능청스레) 울할머니 진짜 눈치 빠르셔..
         (하다 은찬 (당황하고 있는) 손잡고 진지하게) 맞아요. 할머니, 어머니,
         우리 사겨. 나, 고은찬 좋아해요.
은찬   : (당황스럽고 쑥스러워 얼굴 빨개진, 손 빼려는)
한결모 : ?!
할머니 : (어이없고 화나는, 한결 노려보며) 이놈아, 니가 정신이 있어, 없어!
         어디 저런 사내도 기집애도 아닌 물건한테, 이눔이 눈이 삐어도 단단히 뼜어.
         기껏 선 보라고 붙여놓은 처자들은 다 마다하고,
         데려온단 기집애 저런, 말도 안 되는,
한결   : (화나는, 애써 참고) 할머니..
할머니 :  (은찬에게) 너 바른 대로 말해봐라.
          너 우리 한결이한테 접근할라고 첨부터 작정하고 형동생하자며 덤볐지?
한결   : (황당한) 하, 할머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누가 작정하고 접근을 했다고,
         (화나는) 70년대 신파도 아니고, 내가 좋다는데 왜 괜한 애를 잡고 난리,  
한결모 : (놀라, 나무라는) 너 할머니한테 무슨 말버릇,
할머니 : (OL, 화나고 서운한, 버럭) 너, 내 눈앞에서 저 물 건 당장 치워!
한결   : (화나는) 물건이라니, 할머니! 아무리 화나셔도 그렇지,
         사람한테 물건이라니, 말씀이 지나치시잖아요!
할머니 : (서운한, 화나는) 뭐가 지나쳐 이눔아! 어디 여자가 없어서!
         너 이런 애랑 어울려 다닐 거면 당장 짐 싸서 미국 가!
은찬   : (어쩔 줄 모르겠는)
한결   : (화나는, 애써 차분히) 저 미국 안 갈지도 몰라요.

할머니, 한결모, 은찬, 놀라서 한결 보는,

한결   : 담에 또 올게요. (하고, 일어나며, 은찬 손잡고) 가자.
은찬   : (속상해 어쩔 줄 모르겠는) 그럼 저도 이만. (하고 나가는)
할머니 : (가는 한결 등에 대고)아니, 저놈이 저놈이..
         내가 가지 말라고 할 때는 기어이 간다고 하더니,
         기집애 하나 때문에 미국을 안 가! 에라이, 이눔아.
         너 당장 그 기집애랑 헤어져!
한결모 : (놀라 할머니 말리는) 어머니, 고정하세요.


씬 22. 도로가, 차안, 저녁.

한결과 은찬이 탄 한결차, 도로 달리는
은찬, 생각에 잠겨 있다 한결 보는, 씁쓸한,
 
한결 : (맘 상한, 벨트 홱 풀며) 어으 진짜, 오늘 노친네 진짜 맘에 안 든다.
       꼰대처럼 왜 그러냐, 정말! 어으...
은찬 : (속상한, 애써 밝게) 내가 이렇게 생긴 게 죄죠, 뭐.

은찬, 속상하고 걱정되는, 한결 보며 내리는,


씬 23. 거리, 밤.

한결과 은찬 나란히 걸으며 대화하는,
한결, 미안하고 맘 쓰이는, 속상한 듯 인상 굳어있는,
 
한결 : (화나는, 투덜대는) 기집애 같은 게 뭐야, 도대체.
은찬 : (좀 속상한, 가볍게 받아치는) 긴 머리, 하늘하늘 블라우스, 나폴나폴 치마 같은 거,
한결 : 이런 여자도 있고, 저런 여자도 있는 거지, 애가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쩌냐고,
은찬 : (흘겨보는)
한결 : 그래도 내가 좋다는데, 뭐가 그렇게 못마땅하셔 갖고, 기분 개떡 같네 정말.
은찬 : (걸으며, 맘 무거운, 애써 밝게) 나도 개~~~떡 같네. 이게 뭐야,
       괜히 따라 들어가서 혼만 나구. (한결 흘겨보며) 누구누구 성질 진짜 안 좋드라.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닌데, 펄쩍 뛰고 할머니한테 막 소리 지르구.
한결 : (멈춰서, 화난, 버럭) 소리 안 지르게 생겼어! 물건 취급 받고 넌 기분이 좋아!
       내가 니 어머니 앞에서 물건 취급당하면, 넌 아무렇지도 않냐! 헤헤, 웃음이 나!
은찬 : (고마운, 짐짓 화내는) 그렇다고 소리를 질러요?
       원래 엄마, 할머니들은 다 그런단 말이에요. 왜냐! 내 아들이 최고니까!
       고부간 갈등이 왜 생기는데! 몰라도 한참을 몰라요, 진짜!
한결 : (어이없는) 어유, 똑똑하시네. 그렇게 잘 아시면 하나도 안 서운하시겠네,
       근데 왜 기분이 개떡 같으실까?
은찬 : (좀 속상한, 짐짓 가볍게) 좀 너무하신 건 있잖아요.
       어머니는 덜하신데, 할머니가 심하시더라. 사업하셔서 그런가 좀 못됐어.
한결 : (어이없어 웃는) 야, 아무리 그래도 못됐다가 뭐야,
은찬 : (기분 좀 나아진, 가볍게) 근데 아무리 화가 나도 미국 안 갈지도 모른단 소리는
       뭐예요? 왜, 그런 말은 왜 해갖구, 갈 거면서 괜히 할머니 맘만 상하시게,
한결 : (화 안 풀린, 걸으며 퉁명스레) 화나 한 말 아냐. 고민하고 있어.
은찬 : (혹시 하는 기대감 드는, 한결 보며 애써 가볍게) 무슨 고민?
한결 : (덤덤히) 갈지 말지,
은찬 : (한결 보며 뒤로 걷는, 웃으며 떠보는) 그거 결정된 거 아녔어요?
       혹시 나 때문에 가기 싫어졌나?
한결 : (고민 되는, 짐짓 까칠하게) 내가 여자 땜에 꿈 포기할 놈으로 보이냐?
은찬 : (흘기며) 치. (쓸쓸한, 분위기 바꾸려고 가볍게) 고민하면서 나 업어주면 안 되나?
한결 : 뭐?
은찬 : (쑥스러운) 나는 전에 업고 집 갔다가 도장 갔다가,
       안 그래도 무거운데 술 취해 갖구 축 늘어져서,
       (허리 두드리며) 아우, 허리야, 그때 삐끗한 게 아직까지 쑤시네.
       그것뿐인가, 수시로 머리 쥐어박구, 뒤통수 갈기구, 헤드락 걸어서 목 막 꺾구,
       (흘기며) 내가 진짜 일일이 나열하자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네,
한결 : (어이없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인마,
은찬 : (쓸쓸한, 애써 밝게) 한 번만 업어주면 안 잡아먹지,
한결 : (귀여운, 어이없단 듯) 업긴 뭘 업어, 됐다고 본다, (하고 차로 가려는데)
 
은찬, “으라차차!”하며 달려들어 한결의 등에 매달리는,
한결, “너, 안 내려!, 내려 인마!”하고 뿌리치려는데,

은찬 : (악착같이 매달리며) 자꾸 인마 인마 그러면 듣는 인마 기분 나쁘거든요, 인마!
한결 : (웃는, 짐짓 화난 듯) 이 자식이!  
은찬 : 이 자식이는 더 기분 나쁘거든, 이 자식아.

한결 은찬에게 등 보이며 앉는

<점프컷>
한결, 은찬을 업고 걷고 있는,

한결 : (미안한, 가볍게) 업혀 이자식아. 할머니한테 서운한 맘 풀라고 업어주는 거다.
은찬 : (고마운, 가볍게) 버얼써 풀렸는데,
한결 : (내릴 듯 하며) 그럼 내려.
은찬 : (매달리며) 아니, 아니다. 쫌 남았다. 요쪽 맘에 쬐끔..(서운한, 짐짓밝게)
       할머니가요, 첨엔 나 좋아하셨으니까, 쫌 지나면 다시 좋아해주시겠죠? 아닌가?  
 
한결, 피식 웃으며 은찬 업고 걷는,
은찬, 좋으면서 한 켠 쓸쓸해 한결 꼭 안는,


씬 24. 한결 본가 거실, 밤.

한결부, 한결모, 소파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는,
한결부, 신문 보면서 어이없는 듯 실실 웃고 있는,

한결모 : (어이없는) 어어, 웃을 일이 아니라니깐요. 괜히 걔만 보면 실실 대고,
         그냥 말만 해도 웃고, 걔한테 말할 땐 정신 나간 애처럼 눈이 반짝반짝 거린다니까,
         어디 여자가 없어서 그런 앨, 당신이 안 봐서 그렇지 보면
         당신도 사낸지 기집앤지 깜박 속아.
한결부 : (모른 척 신문만 보는)
한결모 : (한결부 야속하게 보다, 고민스런, 중얼거리는) 뉴욕 안 갈지도 모른단 소리는 뭐까?
         (심난한) 그 애랑 무슨 일 있어 안 간다는 거면 어떡해, (한결부 보고) 여보!
한결부 : (덤덤히) 기다려 봐, 여자  하나 땜에 가볍게 결정 할 놈 아니잖아.
할머니 : (e) 애비애민 한결일 그렇게 몰라! 

한결부, 한결모 돌아보는,

할머니 : (걸어 나오며, 심각한) 그놈이 여자 허투루 데려 올 놈이야?
         학교 다닐 때도 친구 한명 안 데려 온 놈이야, (앉으며, 결심한듯)
         에미, 결이한테 전화 넣어라.
한결모 : ?


씬 25. 한결 오피스텔, 안, 밤.

한결, 현관에서 걸어오며 통화중인,

할머니 : (F) 재산 보고 덤비는 거 아닌지, 니놈이 어찌할어?
         내, 그놈 보니 사람 후리는 수작이 보통이 아니드라.
한결   : (답답한, 짐짓 능청스레) 아유, 할머니, 이제 스물네 살짜리 여자가
         수작을 부리면 얼마나 부리겠어, 그리고,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인가,
         (주방으로 가 물 마시며) 나는 기집애들 눈만 깜박여도 다 아네,
         나 꼬시려고 그러는 건지 어쩐 건지, 걔는 그런 걸 할 줄도 몰라요,
         쫌 했으면 좋겠네 진짜, 


씬 26. 한결본가 거실, 밤.

할머니, 화나 통화를 하고 있고,
한결모, 한결부, 신경 곤두세우고 할머니 통화를 듣고 있는,

할머니 : (화나는, 삿대질하며) 어유 이 얼 빠진 놈! 여우같은 기집한테 홀려..
         이게 이게..앞뒤분간을 못하고..
한결모 : (속 타는) 어머니, 걔 때문에 뉴욕 안 간다는 건지,
할머니 : (물 마시고 전화기에 대고) 너 뉴욕 안 간단 소리 뭐야?
         그 은찬인가, 금찬인가 너 걔 땜에 그런 소리 하는 거지?


씬 27. 한결 오피스텔 침실, 밤.

한결, 침대에 걸터앉아 통화를 하고 있는,

한결   : (고민되는, 짐짓 천연덕스레) 내가 언제 안 간다 그랬어,
         안 갈지도 모른다, (순간 한결 전화기 귀에서 떼는)
할머니 : (버럭, f) 그게 그거지 이눔아! 이놈이 어디서 말장난을 할라고 들어!
한결   : (전화기 귀에 대고, 능청스레) 알았어요, 알았어. 그럼 나 뉴욕 가. 가면 되지?
         그게 할머니 소원이시지? 갈게요, 갈게. 걱정 마시고 주무셔. 굿나잇~
         (하고 얼른 끊는,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아유, 노친네..

한결, 생각이 많은,


씬 28. 은찬방, 밤.

은찬, 거울 앞에서 전시회 때 입었던 원피스를 대 보고 있는,
 
은찬 : (시무룩한, 중얼거리며) 이런 걸 입고 갔어야 됐는데, (한숨) 옷이 문제가 아니지...

은찬, 원피스 다시 걸어두고 불 끄고 침대에 눕는,
이내 다시 일어나서 불 켜고 거울 앞에 앉는, 

은찬 : (입으로 손 가리고) 호호호, (최대한 여성스럽게 소리 내며)
       할머니, 할, 음음...할머니, 차드세용. (어색하게 웃어보는)

은찬, 인상 찌푸리다가 화장대에 놓인 어릴 때 은찬 사진 보는,

은찬 : (짐짓 위로하듯) 귀엽기만 하네. 똘똘하고, 씩씩하고...그게 고은찬인데..
       (복잡한) 아... 몰라몰라! 

은찬, 침대에 벌러덩 눕는, 심난한


씬 29.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밤.

한결,  생각에 잠겨 있는,
한결, 옆에 있던 블록프로젝트 레터 집어 들어 보다가 천천히 접는,
한결, 종이비행기 만들어 날리는, 맘 가벼워진, (f.o)


씬 30. 커피프린스 마당, 낮. (F. I)
 
은찬 하림, 얼음통, 컵 등을 들고 가판대로 오며 대화 주고받는,

하림 : (어이없는) 화상채팅 하면 된다고? 야.. 고은찬양, 쿨하다 못해 서늘해질라 그런다.
       어쩜 그렇게 정리가 빠르냐?
은찬 : (맘 다진, 컵 내려놓으며, 씩씩하게) 정리 안함, 주구장창 울고 있냐?
       (하다 하림 살짝 흘겨보며) 언젠 발목 잡는다고 뭐라 그러더니,
       겨우 맘 정리하니까 이젠 정리가 빠르다고 난리냐? 왜 그래 진짜, 짜증나게,
하림 : (일하며, 가볍게 떠보는) 야, 난 걱정 돼서 하는 소리지,
       (은찬 눈치 힐끔 보며) 혹시나 그러다가 형이 바람이라도 피면,
       야 너 뉴욕 가면 여자들, 진짜, 쭉쭉빵빵,
       어으~ (아래위로 은찬 보며, 짐짓 안 됐다는 듯) 요즘 보정 속옷 잘나오던데,
       안되면 도움 좀 받아라. 누가 보면 목 돌아간 줄 알아.
       가슴이 등판인줄 안다고. 그리고, 머리모양은 그게 뭐냐,
       홍사장님이랑 같은 이발소 다니냐? 얼굴에도 뭣 좀 찍어 바르구. 
은찬 : (짐짓 화난 듯, 손 관절 으득 꺾으며 하림 째리는)
       어라라, 요즘 몸이 좀 근질근질하신가 봐.
       (목 관절 꺾으며) 간만에 몸 좀 풀어볼까,
하림 : (슬슬 도망가며 웃는) 야야, 왜 이래, 마이찬, 참아~
은찬 : 뭘 참아, 죽었어, 형은.
할머니 : (e) 기집애가 잘 하는 짓이다!

은찬, 하림, 돌아보는데, 할머니, 한결모, 은찬을 맘에 안들게 보고 서있는,

하림 : (반갑게) 할머니, 어머니, 오셨어요!
 
은찬, 긴장된, 앞치마에 손 닦으며 인사하며 걸어가는,
할머니, 한결모 입구로 들어서는,

한결모 : (하림에게 눈인사 하는, 걱정되는, 할머니에게 조용히) 그냥 가요, 어머니.
         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거 같애요.
         한결이 알면 안 좋아할 텐데,
할머니 : (한결모 보며 혀 차는) 잘한다, 에미가 돼서 아들 눈치나 보구,
은찬   : (긴장되는, )
할머니 : (O.L, 빤히 보는, 못마땅한) 너 나 좀 보자.  
하림   : (무슨 일인가 싶은, 의아해서 보는) 
은찬   : (당혹스러운, 긴장해서 보는)
 

씬 31. 동인식품 회의실, 낮.

한결부, 그옆에 한결 앉아있는,
많은 관련 임원진들 앉아 브리핑을 받고 있는,
커피점 A사, B사, C사, 등 대표브랜드들의 국내 점포 현황과 매출 분석표,
마케팅 전략에 대한 브리핑, 한결부, 든든한 듯 한결을 보는,
한결, 집중해서 브리핑을 집중해 들으며 필기하다, 한결부에게 작게 말하는,

한결   : 컨셉만 잘 잡으면 승산은 있겠는데요.  
한결부 : (웃는, 든든한, 자기 앞의 자료 들어 보이며) 니가 준자료가 나은데.
한결   : 저, 여기 남을까해요, 아버지.
한결부 : (보면)
한결   : (보는) 솔직히 요즘은 혼자하는 블록보다,
         사람들하고 어울려서하는 커피가 더 재밌어요.
         (웃는) 할머니, 엄마 두 분 다 저 안 갔음 하시는데, 이참에 효도도 할겸. 
한결부 : (기특한 웃고, 덤덤히) 어제 집에 여자애 데려왔다며?
한결   : (쑥스러운) 좋은 애예요. (하고, 브리핑 듣는)
한결부 : (한결, 든든한)


씬 32. 유주집, 밤.
 
한성, 소파에 앉아 사진을 보고 있는,
c.u - 초음파 사진,
유주, 책장 정리하는, 짐짓 덤덤한, 
 
한성 : (좋은, 혼잣말처럼 짐짓 무심히, 사진 보며) 이게 콘가, 아니면 눈인가? 입인가?
       유주야, 이게 팔인가 다린가 좀 봐주라.
유주 : (어이없는 웃음 지으며) 0.5cm 안에서 눈, 코, 입이 찾아져? 
한성 : (머쓱한, 피식 웃는) 맘으로 보니까 다 보이는 거야, 이게..
       (사진 보며, 들떠) 그러니까 우리가 있잖아, 이제 엄마, 아빠가 되는 거지?
       (유주 보며 좋아서) 내가 정말 아빠가, (설레는, 사진보며)
       요놈이 최한성 2세라 이말이지...(벅찬) 휴...
유주 : (한성 옆에 와 앉으며 가볍게) 그렇게 좋아?
한성 : (웃다가 담담히) 솔직히 말하면 마냥 좋진 않다.
유주 : (긴장돼 한성 보는)
한성 : (담담히) 신이 주신 선물이니까 너무 감사한데,
       책임감같은게 가슴을 콱...누르는게..기분이 참 묘하다.
       (걱정되는, 유주 보며 짐짓 가볍게) 넌?
유주 : (설레고 혼란스런) 내안에 생명이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구, 이상하기도 하구.
       내가 뭐라고 한 생명을 품고 있나 겁나기도 하고,
한성 : (유주 손 가만히 잡는, 담담히) 떨리지?
유주 : (끄덕이며 미소 짓는)
한성 : (걱정되는, 짐짓 담담히) 그렇다는 건 너도....좋단 거지?
유주 : (한성 맘 알겠는데, 담담히) 사실은 고민을 했었어.
한성 : (긴장해 보는)
유주 : 아이가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 일 맘껏 못할 수도 있겠다,
       좋아하는 여행도 예전처럼 가진 못하겠고...  
한성 : (불안한, 짐짓 덤덤히 보는)
유주 : (담담히) 한 생명을 낳아서, 한 인생을 내가 책임질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하고,
       (한성 보며 담담히)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생명을 포기할 수 있나 생각하니까
       그건 아니래. 그러긴 싫, (하는 순간)

한성, 좋아서 “야호!”하며 유주 번쩍 안아들고 빙빙 도는,
유주, 놀라서 비명 지르다가 좋아서 웃는, 
 
유주 : (웃으며) 아, 어지러, 그만해.
한성 : (좋은, 멈추며) 아, 맞다. 조심해야지, 조심, 조심,

한성, 조심스럽게 유주 소파에 앉혀놓고, 그 앞에 쪼그리고 앉는,

한성 : (유주 손잡고, 좋은) 고마워, 나 아빠 만들어 줘서. 
유주 : (행복한, 한성 머리 만지며) 나도 고마워.
한성 : (들떠서 불쑥) 우리 결혼할까? (하다 유주 표정 살피고는)
       아, 뭐 결혼 안 해도 애는 키울 수 있지만,  
유주 : (고민되는, 대답 않고 한성 가만히 보는) 

한성, 유주 볼 가볍게 톡 치고는 일어나 주방으로 가는,

한성 : (유주 안 보고 떠보는, 짐짓 가볍게) 나중에 우리 애가, 엄마 아빠는 왜 따로 살아?
       그럼 뭐라 그럴래?
유주 : (무슨 말인지 알겠는, 가만 한성 보는)
한성 : 엄마집 3일, 아빠집 3일, 이게 뭐야, 그럼....
유주 : (담담히) 한성 씬 뭐라고 할 건데?
한성 : (주스 가지고 오며, 가볍게) 내 대답은 하나다. 엄마한테 물어봐.
유주 : (살짝 흘겨보는) 와, 어떻게 그렇게 패스를 하냐? 
한성: 맞는 말이잖아.

유주 한성을 밀어버리는


씬 33. 커피프린스 안, 낮.

프린스들 창문에 붙어 바깥 보며 얘기하는,

하림 : (걱정스런) 분위기가 심상찮은데....할머님이 왜 은찬일 보자시지? 벌써 인사드렸나?
선기 : (남일 같지 않은, 답답한) 일본이나 여기나 부모님들은 뭐 그렇게 따지는 게 많냐?
       아우, 지겨워. (하고 가는)
민엽 : (의아한, 바깥 보며) 은찬 누님, 표정이 별루 안 좋다. 혼나는 분위긴가?
       (하림 보며) 근데 왜 혼나?
하림 : 그래 너 같이 느무 맑은 영혼은 모를 것이다.
       (민엽 어깨동무하고 데리고 가며) 근데 아그야,
       이 세상에는 니가 모르는 복잡한 일들이 아주 아주 많단다,


씬 34. 커피프린스 마당, 낮.

할머니, 한결모, 은찬의 얼굴을 요리조리 뜯어보는,
은찬, 민망해 눈치 보는, 

할머니 : (못마땅한, 누르듯 보는) 단도직입적으로다 물으마. 둘이 어디까지 간 사이냐?
은찬   : (얼떨떨한) 어디까지..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잘,
할머니 : (답답한) 얘가 왜 말귀를..결혼 약속까지 했냔 말이야.
은찬   : ! (당혹스런) 겨, 결혼요? 여기서 왜 결혼이...(하다 긴장 좀 풀리는, 애써 가볍게)
         아, 그것 때문에 걱정하신 거예요? (안심시키듯, 밝게)
         할머니,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결혼할 생각 꿈에도 없거든요.
한결모 : (어이없어 보는)
할머니 : (황당한) 뭐, 꿈에도 없어? 결혼할 생각도 없는데 뭐 하러 만나!
은찬   : (당황한, 애써 밝게) 그냥 사귀는 건데, 할머니 저희 사귄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저 아직 스물넷인데 결혼은 좀, 저는 한 서른쯤 할까,
할머니 : (어처구니없는, 버럭!) 뭐 서른! 이놈이 누구 앞길을 망칠라구!
         지금 한결이 나이가 몇인 줄이나 알어!
한결모 : (자기도 모르게 계산하는) 스물넷에 서른이면...한결이가, 서른다섯...
         (은찬 보며, 못마땅한) 아우, 설상가상이라더니,
은찬   : (당혹스런, 실수했나 싶은) 어머니 그게,
할머니 : (화나) 어머닌 누가 니 어머니야! (하다 화 애써 누르고) 돈 때문이냐?
         너 집이 어려워서 남자 잘 만나 어찌 해보겠단 심산이야?
은찬   : (심장 쿵 떨어지는, 당혹스럽고 서운한)
할머니 : (타이르듯 차분히) 한결이가, 그놈이 보기보다 여리고 정이 깊어서,
         너 불쌍한 거 보고 거뒀을 수 있다.
         정에 끌려서 그렇게 가고 싶다던 미국도 안 갈라 그러고,
         일찌감치 정 떼야지 더 끌면 둘 다 힘들다. 얼마면 되겠냐?
한결모 : (당황스런, 할머니 보며 속닥거리는) 어머니 그건 좀 너무...
은찬   :(서운한, 멍해 보다가, 애써 가볍게) 할머니 드라마 많이 보셨나 보다. 
할머니 : (어이없는, 빤히 보는)
은찬   : (짐짓 밝게, 할머니 보며) 돈은 많으면 좋지만요,
         돈 때문에 결혼할 만큼 저 바보 아니에요. (진지한) 사장님 좋아하지만,
         이렇게 만나다가 또 맘 바뀌어서 헤어질 수도 있는 거구,   
한결모 : (기가 찬) 뭐? 헤어질 수도 있어?!
할머니 : (한숨 쉬는, 어이없는) 이 자식은 어디서 이런 물건을, 아이구, 머리야,
한결모 : (걱정되는) 어머니, 괜찮으세요?
할머니 : (맘에 안 드는, 차게) 어디 말 좀 들어보자. 요즘애들은 너처럼 다 그러냐?
         만나고 헤어지는 게 그렇게 쉬워? (고개 흔들며 혀 차는)
은찬   : (속상한, 애써 차분히) 쉽단 얘기가 아니구요,
         사장님 미국가면 오랫동안 못 보잖아요.
         그럼 어떻게 될지 모른단 말씀드린 거예요.
         (슬픈, 애써 덤덤히) 지금은 지금은 헤어지는 건 생각하기도 싫어요.
         근데 할머니 어머니 말씀은 저희 헤어지길 바라신다는 거죠?
         (슬픈, 호소하듯) 근데 맘이 안 바뀌었는데 어떻게 그래요..
         그건 진짜 안 되요, 그렇게는 못하는데..
한결 : (e, 못마땅한) 그건 저도 못해요.

일제히 돌아보는, 한결, 손에는 동인식품 서류봉투 들려있는, 화난 듯 걸어오는, 
 
한결   : (은찬 보고 더 속상한, 차분히) 넌 들어가.   
할머니 : (화내며) 어딜 가! 얘기 안 끝났는데! 
은찬   : (할머니, 한결을 번갈아보는, 속상한)
한결   : (화난, 차분히) 할머니가 얘한테 할 얘기 나도 들어야하는 거잖아요.
         은찬이 통해서 듣게 하지 말고 나한테 직접 해요. 
할머니 : (못마땅한) 이것 봐라, 벌써부터 싸고도는 거,
한결   : (단호한) 할머니, 여기 나 일하는 곳이에요. 올라오세요. (하고, 가는)
할머니, 한결모 : (기세에 움찔하는)
은찬   : (속상한, 어쩔 줄 모르겠는, 당혹스러운, 한결 보는)


씬 35. 커피프린스 안, 낮.

홍사장, 바 안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는, 은찬, 기운없이 오는,

홍사장 : 왜와?
은찬   : (쓸쓸한, 애써 가볍게) 할머니가 꼴도 보기 싫다고 가래요.
홍사장 : (피식 웃는) 손주 뺐기나싶어, 서운해 그래. 며느리 볼때도 그러더만, 에고..참내..
은찬   : (의외인) 진짜 어머니도 맘에 안드셔했어요? 어머니 디게 좋아 보이시던데,
         (하다 한숨, 씁쓸한) 난 죽었다..난 아직 결혼할 생각 없는데도 헤어지라 그러시고,
         돈 준다 그러시고. (한숨) 결혼 한다 그럼 나 진짜 싫어하시겠다.   
홍사장 : (어이없는) 돈 준다 그러셔? 참나, 회장님도 늙으시나..

은찬, 무슨 얘길 할까 궁금한 표정으로 2층 쪽 보는, 심난한,


씬 36. 커피프린스 2층 테라스, 낮.
 
할머니, 한결을 노려보고 마주 앉은,
한결모, 할머니와 한결의 눈치를 번갈아 보는,
 
한결   : (맘 상하는, 누르고 가볍게) 저 뉴욕 안가요.
할머니 : (놀라서 보는)
한결모 : (놀란, 기쁘면서도 걱정되는) 왜, 걔 때문이니?
한결   : 아니라곤 말 못해요. 
할머니 : 거봐라, 내가 뭐랬냐! 전석이 집엘 괜히 데려 왔겠어!
         기집애 하나 때문에 지 꿈을 접어! 못난 놈!
한결   : (맘 상하는, 짐짓 능청스레) 그렇게 말하면 맘 편해, 할머니.
         손주 새끼 하나 병신을 만들어, 손주새끼가 기집애 하나 때문에
         미국을 가고 말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할머니,
         손줄 그렇게 모르셔?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상관 않고 가는 건 보기 좋아?
         고은찬도 이유는 되지, 이뻐 죽겠는데 두고 가는 게 맘 좋겠어,
할머니, 한결모 : (서운하고 어이없어 보는)
한결   : (차분히) 하지만, 은찬이가 이유의 전부는 아니란 말이에요.
         할머니 편찮으신 것도 걸리고, 엄마, 나 가는 거 싫어하시는 것도 걸리고.   
할머니 : (누르듯 보며) 이눔이 핑계가 좋다! 내가 아파서 하루이틀 안에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니 에미 싫어하는 것도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이제 와서 뭐가 걸려!
한결   : (답답한, 천연덕스레) 아이고 참, 있는대도 싫어요?
         아버지 옆에서 일 좀 배워볼라고 그래, 그래도 싫어? 좋아, 그럼 가까?
         나 가는 게 진짜 두분 소원이면 나 갈수있어, 진짜 간다고. 가요, 할머니? 가, 엄마?
한결모 : (좋으면서도 얼떨떨한) 아유, 얘가 진짜 어디서 건들건들,
할머니 : (단호히) 그래도 쟨 안 돼. 맘에 눈곱만치라도 드는 구석이 있어야지,
한결   : 할머닌 내가 누굴 데려와도 맘에 안 들어 하실 거잖아요,
한결모 : (조용히) 얘, 나도 맘에 안 들어. 앞으로 니 안사람이,
         우리 살림 다 맡아서 해야 되는데, (고개 흔드는) 아우, 쟤한테 어떻게 맡겨,
한결   : (어이없는, 능청스레) 왜 이렇게들 앞서 가셔,
         엄마가 그러니까 하기 싫던 결혼이 막 하고 싶어지네,
한결모 : (놀라) 얘!
한결   : (웃으며 가볍게) 엄마 내 성격 몰라요? 나, 엄마 말 안 들어.
         하지 말라면 더 하잖아. 가만히 내버려 두시는 게 나을 건데, 예?

할머니, 한결모, 어이없어 보는,
한결, 능청스레 웃으며 할머니와 한결모 보는,
 

씬 37. 한성 작업실, 낮   
 
한성, 헤드폰 끼고 아기음악을 녹음하고 있는, 편안한,
c.u.- 음악 시디 케이스 <최한성의 태교음악>라고 쓰여져있고,
그림에 아기 동영상사진이 있는,
한성, 시디의 그 사진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설레는,
 

씬 38. 유주 작업실, 낮

유주, 유화 작업을 하다가 찡그리는, 냄새가 역한,
참다가 견디지 못하고 욕실로 뛰어가는, (e) 헛구역질 하는,
그때 전화벨 울리는, 전화 엔서링으로 넘어가는,
 
유주모 : (F) 엄마다. 통화 한 번 하기 참 힘들다. 엄마 지금 서울 왔어.
         아유, 얘가 집에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유주, 욕실에서 나와 천천히 전화기 쪽으로 가는, 맘 복잡한,  


씬 39. 커피프린스 안, 낮.

할머니, 한결모 2층에서 내려오는,
은찬, 쭈삣거리며 인사하는,
할머니, 한결모, 못마땅하게 은찬 보다가 나가는,
한결, 속상한, 짐짓 덤덤히 웃으며 은찬 머리 한번 쓰다듬고
‘들어가’ 하고 어른들 따라나가는, 은찬, 속상한, 시무룩하게 보다, 들어가는, 


씬 40. 커피프린스 화장실, 오전.
 
민엽, 문자보고 있는,
C.U.- 엔젤(E) ‘보고 싶은데... 10분만 만날 수 있니?’

민엽 : (고민하다가) 떠난 여자는 돌아보는 게 아니지, (하고 문자 지우려다 멈칫)
       아, 맞다! 진정한 선수는 지나간 여자도 키핑해둔다! 역시 하림 형은,
       (하고, 핸폰넣고, 나가는)


씬 41. 커피프린스 앞, 오전.
 
민엽, 은새(사복차림), 마주 서서 얘기하고 있는,
민엽, 괜히 뻐기듯 거만한 자세로,
은새, 모든 일에 초연한 듯 담담히,

은새 : (쓸쓸한) 헤어지고 나니까 알겠더라. 니가 얼마나 좋은 애였는지. 
       (보고 싶었다는 듯 찬찬히 뜯어보며 담담히) 잘 지내지? 만나는 애..있다며?
민엽 : (기분 좋은, 은새 보며) 너 질투하냐?
은새 : (씁쓸한, 웃으며 담담히) 질투, 했지.
민엽 : (갸웃) 근데 별로 기분 안 나빠 보인다?
은새 : (민엽 보며 담담히) 첨엔 좀 그랬는데 이젠 괜찮아.
민엽 : !(거만하게) 나, 걔랑 헤어졌어. 기집애가 너무 달라붙잖아. 귀찮아서 확 차버렸다,
은새 : (담담히) 그랬구나. 넌 멋있으니까 여자친구 또 생길 거야.  
민엽 : (뭔가 좀 답답한, 은새 힐끔 보는) 근데 왜 보자고 했어?
은새 : (담담히) 그냥, 보고 싶어서.. 너 안 만나고 좀 힘들었거든.
       마지막으로 너 보구 맘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민엽 : (가슴 쿵 떨어지는, 이건 아닌데 싶은)
은새 : (가볍게) 보니까 한결 맘이 편해진다.
       바쁜데 나와 줘서 고마워. 그럼 나 갈게. (하고 가려는)

민엽, 이게 아닌데 싶어 은새 보다가 은새 앞을 막아서는,
 
민엽 : (당황스런, 가볍게) 이, 이왕 왔는데 커피라도 마시구 가지,
은새 : (담담히 미소 지으며) 됐어. 담에..잘 지내. 건강하구. (가는) 
민엽 : (서운해 은새 보는, 이게 아닌데 싶은, 고개 떨구는)

그때 은새, 가다가 멈춰서더니 돌아오는,
민엽, 기대해 은새 보는, 긴장한,

은새 : (가볍게) 정식으로 작별인사는 해야 될 거 같아서,
민엽 : (실망스런) 어. 그래, 잘 가라(하는데)

은새, 발뒤꿈치 들고 민엽의 입술에 쪽! 뽀뽀하는,
 
은새 : (담담히) 안녕. (하고 돌아서 가는)
민엽 : (멍해 보는, 전율이 온)
은새 : (걸어가며 사악한 미소 짓는, 통쾌한) 까불구 있어, 뽀뽀 한방이면 끝나는 게.

은새, 웃으며 걸어오는 뒤로, 얼빠져 있는 민엽 모습 보이는,
 

씬 42. 커피프린스 주방, 낮.

선기, 한쪽에 앉아 인테리어 책자를 보고 있는,
c.u. - 책의 벽지 그림.
은찬, 시무룩한, 빈잔들 들고 들어오는,

선기 : (책 보며) 좀 생동감 있는 걸로 하고 싶은데..
은찬 : (다가가 책 들여다보며) 내 생각엔 그냥 이런 게 나을 거 같은데?
       애가 조용하다면서, (책자 가리키며) 요런 거, 자연 느낌 나는 게 어때?
       그리고 주방 색깔도 좀 밝은 걸루...(보며)
       여자는 주방에서 활력을 얻거든. 아, 이거 좋다.
선기 : (고마운, 은찬 보고 새삼스럽다는 듯) 너도 여자구나. 
은찬 : (짐짓 날카롭게) 지금 나 놀리는 거야?
선기 : 어른들 가셨니?

한결, 불쑥 들어서는, 은찬, 선기, 돌아보면,
한결, 머쓱해 괜히 이것저것 만지는,
 
선기 : (책 들고 일어나며) 5분만 쉬겠습니다. (하고 나가는)
한결 : (선기 보며, 피식 웃는) 저 자식도 변했네. 남 배려할 줄도 알고,
은찬 : (한결 보며, 걱정되는) 할머니 화 많이 나셨어요?
한결 : (속상한, 가볍게) 아유.. 내가 이제 뭐라그런다고 들을 나도 아닌데,  
       무슨 말씀들이 그리 많으신지..(미안한, 은찬 살펴보며 가볍게)
       너 어째 입이 툭 나왔다?
은찬 : (속상한, 퉁명스레) 그럼 막 웃어요? 나도 인간인데, 기분 별루예요. 
한결 : (맘 쓰이는) 뭐라 그러시데?
은찬 : (짐짓 가볍게) 맘에 안 든다 그러시죠 뭐.
한결 : 그래서 넌 뭐라 그랬어?
은찬 : (속상한, 애써 덤덤히) 너무 걱정 마시라구,
       사람이 사귀다 보면 헤어질 수도 있고 그러니까,
한결 : (어이없는, 서운한) 너는 나랑 헤어지기 작정한 사람 같다?
은찬 : (속상한, 짐짓 담담히) 그럼, 걱정하시는데 거기에 대고, 죽어도 안 헤어져요,
       결혼까지 할 거에요, 그래요? 그런 애들 보면 나는 진짜 이상하게 보이더라,
       그게 뭐야? 어른 쓰러지게 할 작정도 아니구,
한결 : (귀여운, 어이없는 웃음 짓는)
은찬 : 오늘 드라마 한편 제대로 찍었어요. (속상한) 아.. 진짜 왜 그러시냐,
       나도 우리 집에선 귀한 자식이구만, (빤히 보며) 최한결이 그렇게 대단한가?
       (짐짓 덤덤히) 하긴 이번이 마지막이겠다, 곧 사장님 뉴욕 가면 안 그러실 지도,
한결 : (O.L, 짐짓 덤덤히) 나 뉴욕 안 가. (좋아할 것 같은, 기대감으로 은찬을 보는) 
은찬 : ! (놀란, 뭐가 잘못 됐나 싶은) 진짜요? 왜? 왜 안 가요?
한결 : (뜨아해 보며) 왜라니? (어이없는, 서운한) 야, 너 어째 말이 이상하다?
       내가 갔음 좋겠냐?
은찬 : (어리둥절한) 아니, 그게 아니라, (하다 뭔가 생각난, 차분히)
       나 때문이면 그러지 마요. 난 괜찮으니까 가서 열심히 일해요.
       (가볍게) 난 꿈도 야망도 없는 남자 별루거든요.
한결 : (어이없어 보는, 화나는) 내가 안 간다 그럼 너 나한테 실망하겠다?
은찬 : (무심코) 당근. (당황해) 아, 아니, 실망은 아니지만,
       (한결 살펴보고는, 놀라) 진짜 안 가요? 나 때문에요?
한결 :(담담히, 진지한)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다, 너 사랑하는 나 때문에,
은찬 : (너무 감격해, 멍한)
한결 : 미국에서 너 그립다고 혼자 질질 짜기 싫어서, 그러고 있음 쪽팔리잖아,
       안 가는게, 났지. (멋쩍어, 웃으며 돌아나가는)
은찬 : (너무 좋은, 감격한, 한결을 돌려세워, 두 손으로 한결의 얼굴 감싸고)
       정말 나땜에 안가요?
한결 : 그래.
은찬 : 정말이죠, 정말정말정말 나땜에 안가죠? 나 사랑해서, 안가죠? 진짜 안가죠?

그때, 하림, 들어오며, 무심히,

하림 : 한결형, 주말쯤 송별회할까 하는데,
한결 : (하림 안 돌아보고, 덤덤히) 나 미국 안 간다.
하림 : (놀라) 둘이 뭐해?
은찬 : 나가. (하고, 입맞추는)
하림 : (어이없는, 놀리는) 야아~ 이거 관람료 드려야 되는 거 아냐?
한결 : (은찬의 손을 잡아떼고, 하림보며) 나가, 임마. (하고, 다시 은찬과 입맞추는)
하림 : 틈만나면 쪽쪽 거리고 무슨 참새야?

하림, 어이없이 돌아서는,
은찬, 입술떼고, 한결안고, 눈가붉어, 좋은,
그런 두사람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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