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프린스 1호전 7회
씬 1. 커피프린스 휴게실, 밤.
한결, 은찬의 팔 잡고 성난 기세로 들어와 은찬 내팽개치는,
은찬, 한결의 기에 눌려 약간 쫄아 있는.
한결, 은찬의 앞을 가로막는, 은찬, 허걱! 놀라 보면,
한결, 무섭게 보고 있는,
한결 : (작심한) 고은찬.
은찬 : (불안한, 떨리는) 에?
한결 : (대뜸) 한번 안아보자.
은찬 : (에? 뭔 소린지 모르겠는)
한결 : (긴장되는, 누르고) 너 때문에 정신 산란해 죽겠단 말야.
그니까 딱 한 번만 안아 보자. 그러면 좀 해결이 날 것 같으니까.
은찬 : (놀라, 어처구니없이 보면)
한결, 다가와 은찬 와락 안는,
은찬, 충격에 놀라 굳은,
한결, 안은 채 가만있는, 잘 모르겠는,
은찬, 한결의 체취 느껴지고 가슴 쿵쾅대기 시작하는,
놀라서 포옹 풀려는데, 꽉 안기는, 헉! 놀란 은찬,
한결, 힘줘서 꽈악 안아보는, 점점 표정 굳어지는,
은찬, 점점 기분 좋아져 자신도 모르게 한결의 어깨에 뺨 기대려는
은찬 한결에서 떨어지면
한결: 아.. 별것도 아닌것 같고.. 수고했다! 가자 (은찬의 머리 쓰다듬는)
은찬 다리에 힘이 풀려 가슴을 쓸어 내리고
씬 2. 커피프린스
한결 안으로 들어와 뭔 감정인가 해서 가슴을 쓸어 내리고
씬 3. 커피프린스 휴게실, 밤.
은찬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데
씬 4. 전시장 일각.
유주 전화 받으며, 편하게 웃고 있는,
디케이 : (E) 다시 돌아간 남잔 어때? 별루? 아님 꽝?
유주 : (웃으며) 서울 퀸스에서 전시회한다면서요?
디케이 : (F) 내가 보고 싶다고 말해. 그립다고 해주면 더 좋고.
유주 : (웃으며) 언제 와요?
디케이 : (F) 안 가르쳐 줄래, 속 타게.
유주 : (웃는) 나 서울오고 잘살고 있나 걱정 했는데,
농담이 여전한 거 보니, 잘사는 거 같아 좋다..정말, 언제 와요?
씬 5. 커피프린스 안, 낮.
한결, 바에서 커피 만들고 있는,
은찬 (한결의 주변에서, 커피와 그 외것들을 쟁반에 담고 있는)을 힐끔 보고
다시 보고 힐끔 보다, 은찬과 눈 마주치는,
한결, 바로 눈 피하고 할 일하는, 은찬, 이상한,
은찬 : (얼굴 홱 들이대며) 나한테 뭐 할 얘기 있어요?
한결 : (짐짓 차갑게) 없어.
은찬 : (한결 빤히 살펴보며, 이상한) 근데 왜 자꾸 날 힐끔거려요?
한결 : (아보고, 일하며) 그런 적 없어.
은찬 : 그런 적 없긴 뭐가 없어요, 쫌 아까 분명히..힐끔힐끔
한결 : (낯간지러운, 참다못해 홱 고개 들며) 내가 언제 널 힐끔힐끔거 (렸다 그래!)
은찬, 이미 돌아서 가고 있는, 한결, 얼굴 벌게져 은찬 보는,
한결 : 후후...(하고, 숨고르다가, 서빙하는 오는 민엽에게)
야, 쥐방울한테 어디 가볼 데가 있으니까, 옷 갈아입고 나오라 그래.
민엽 : 어디 가는데요?
한결 : (가는)
민엽 : 다들 내가 너무 만만하지..(은찬에게 가며) 은찬 형!
씬 6. 서점(커피전문서적들이 많은 코너), 오후.
한결, 골몰히 이 책 저 책을 보다가 은찬에게 툭툭 넘기는,
은찬, 책 점점 쌓여 무거운, 책들고 한결 따라가는, 같이 있어 좋았다 가 점점 답답한,
은찬 : (좀 머쓱한, 눈치 보며) 일하다 말고 웬 서점? 완전 파쇼야.
자기 책살검 자기혼자오지, 왜 열심히 일하는 나를 덱고 오고,
말도 안 걸거면서..벌써 한 시간째...이게 뭐야? ..
한결 : (책을 서너 권, 골라, 은찬에게 주고, 가는)
은찬 : (책 높게 쌓이는, 무거운) 내가 뭐 짐꾼이에요?
가게도 바쁜데 괜히, 나한테..같이 오자그러고,
뭐 특별히 따로 할말이 있음 또 몰라..그것도 아님서 괜히 오자고..
한결 : (책을 몇권 더 올리며) 말 많다, 참. (하고, 가는)
은찬, 쳇하고 하고 한결따라가며, 말없이 가는 한결이 조금 서운하기도한,
그러다, 한쪽에 진열된 책 한권이 눈에 들어오는,
멈춰서서, 책을 보다가, 옆에서 다른 책을 보고있는 한결을 보며, 말을 거는,
은찬 : (책보며) 어, 이거뭐야.. (한결 들으란듯) 동인식품..사장의 성공..노하우..
이거 우리한테 필요한 책 같은데 하나 사요
한결 : (보는) 필요 없는것 같은데...
은찬 : (생각난듯) 참, 근데, 할머니가 사장님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한결 : (책보며) 할머닌 회장.
은찬 : 그럼 이분은?
한결 : (안보고) 아버지. (다른 책을 보는)
은찬 : 아..(책보고, 한결 보며) 근데 아버지랑 하나도 안닮았네. 사장님이 (강조) 훨씬,
한결 : (보면)
은찬 : (놀리듯, 고개 갸웃하며, 가는) 별로네.
한결 : (서운한) 에우..(하고, 책으로 머리 한대 툭치고)
은찬 : (재밌는, 웃으며 따라가며, 계속 말걸고 싶어, 궁시렁대는)
와씨, 근데 집안 정말 넘 빵빵하다...기죽어, 정말...근데 족벌은 좀 그렇지 않나?
말해봐요, 나의 이런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 헤이!
씬 7. 서점입구.
은찬(책 들고), 한결, (책 들고) 계단 오르는,
은찬 : (서운한, 힘든) 이렇게 많이 살거면 인터넷으로 사지.
차 막힌다고 차도 안가져오고, 음료수라도 하나 사주든가 뭐 그런 맛이 있어야지. .
한결 : (멈춰서서, 보는)
은찬 : (움찔해, 눈치보며) 사실이 그렇잖아요..이 더운날..인터넷으로도 책 다 파는데...
책이 너무 두껍..또 성질나셨어요?
한결 : (은찬의 책을 다 뺏듯이 들고) 이거 다 니책이거든. (하고, 가는)
은찬 : (의아한, 의심스런) 무슨? 왠.. 내책?
한결 : (멈춰서서, 보며) 바리스타 되고 싶으시다며요? 그럼 공부하셔야지.
은찬 : (미안하고 감동스런, 의아한) 우와, 감동이네, 울사장님.
야, 정말..(괜히 주변보고, 좋아, 웃음) 야, 정말..
한결 : (슬며시 웃음 도는, 참고, 가며, 덤덤히) 미운놈 떡하나 더 주는거야.
은찬 : (쳇, 흘기며) 내가 왜 미워요?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때, 은찬의 전화벨 울리면
은찬, 전화기 꺼내 보고 밝은 표정으로 전화 받는,
은찬 : (좋은) 네, 아저씨.
한결 : (가다, 밝은 은찬의 목소리가 신경 쓰여 보는) ?
은찬, 전화기 꺼내 보고 밝은 표정으로 전화 받는,
은찬 : (좋은) 네, 아저씨.
한결 : (가다, 밝은 은찬의 목소리가 신경 쓰여 보는) ?
씬 8. 한성의 스튜디오, 오후.
한성, 음악 작업 중에 전화하고 있는,
한성 : (좋은) 내가 편곡을 했는데, 긴가민가 판단이 안서서... 어느 게 난지 들어봐 줄래?
은찬 : (F) 네!
한성 : 일단 원곡이야. (하며, 키 움직이는)
씬 9. 서점, 오후.
은찬 : (감탄스런) 야... 나, 이거 들어봤는데, 이거 아저씨 거였어요?
한결 : (책 보다, 궁금한) 누구?
은찬 : (보며, 약 올리듯) 글쎄요?
한성 : (F) 지금 옆에 누구 있어?
은찬 : (한결 보며) 그게..제가 쫌 어디 와가지고...
한결 : (궁금한, 신경 쓰이는)
씬 10. 한성의 스튜디오.
한성 : (서운한) 이런 그럼..전화 받기 불편하겠,
씬 11. 서점, 오후.
은찬 : 아니에요, 불편할 거 없어요.
한결 : 야, 대체 누구야?
은찬 : (전화기 막고, 한결 보며) 한성아저씨요..
한결 : ?! (화나는, 말을 못하겠는)
은찬 : (하고, 전화하며) 괜찮아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그리고 제가 지금 밖엔 시간이 별로 없어서....
한결 : (궁시렁, 답답한) 지가 무슨 시간이 없, 남아도는 게 시간밖에 없는,
은찬 : (말꼬리 자르며, 아랑곳없이) 음악 들려주세요, 아저씨.
한결 : (자기에게 화나는) ?
씬 12. 한성의 스튜디오, 오후.
한성 : 좋아, 그럼 들어봐. (하고, 이내 키를 움직이는)
은찬 : (E) 야, 정말 좋다...(사이) 죽이죠?
한성 : ?
한결 : (짜증나고, 샘나는, 어깨로 전화기 탁치며, E) 너나 들어.
은찬 : (E) 싫음 말고.
한성 : (조심스런) 지금, 한결이랑.. 있어?
은찬 : (E) 네..
한성 : (서운한)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전화하자, (사이) 아냐, 지금 식사가 와서...
그래, 나중에 하자. (하고, 전화 끊는데, 뭔가 답답하고, 서운한)
씬 13. 지하철.
은찬, 한결 지하철 기다리며, 말하는,
은찬 : 예술하는 사람들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어떻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그것도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는 정말 예술하는 사람들 보면,
내가 절대 다가설 수 없는 어떤 신비함 같은 걸 느껴요, 아저씨도 그렇,
한결 : (궁시렁, 자기 감정에 혼란스런) 신비, 신비 좋아하네,
목구녕이 포도청이라고 다 먹고 살라 그럼 되는 거거덩.
은찬 : 말을 해도 어떻게, 예술을 어떻게 먹는 거,(랑)
그때, 지하철 오고, 사람들에 밀려, 두 사람 안으로 ‘어,어,어’하며 들어가는,
씬 14. 지하철 안.
은찬(벽 쪽), 한결(은찬 앞쪽)벽에 붙어선, 땀이 흐르는,
한결, 책을 의자위의 짐칸에 간신히 올려놓는,
그바람에 은찬의 얼굴이 한결의 몸에 닿는, 한결, 간신히 책을 올려놓고,
‘야, 사람 죽이게 많다’하는데, 그때 사람들 더 밀고 들어오고
은찬과 한결의 몸 찰싹 붙어 벽으로 눌리는,
한결, 놀라 은찬의 몸에 안 닿게 재빨리 팔에 힘주지만 은찬과 몸이 닿은,
두 사람 흠칫 놀라는, 것과 동시에 비명 지르는,
한결 : (가까스로 몸 떼며, 골반 쪽 아픈) 야, 이거 뭐야?
은찬, 아파하며 주머니에서 레고 꺼내는,
한결 : (순간, 반갑고, 좋은) ..야, 그걸 잃어버릴라고...
(하고, 감정 들킬까, 딴데 보려는데) 아!
하며, 은찬의 몸에 더욱 밀착되는,
사람들에 밀려 한결, 은찬의 양 옆으로 팔 짚고 선,
은찬, 조심스런, 설레는,
은찬 : 팔을 좀..구부리지..힘들게..뒷사람도 좀 편하게 하고..(하며, 다른데 보는)
한결 : 그, 그런가? 뒤, 뒷사람이 힘든가..(하고, 마지못한 듯, 팔을 구부리는)
그의 은찬이 한결의 품에 안긴 듯한,
은찬, 떨리고 설레고 부끄러운, 한결 힐끔 보는,
한결, 내심 좋지만, 부러 ‘고만 좀밀지’하며, 은찬 외면하고 다른 곳
보며, 좋기도 하고 이래선 안 되겠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인,
씬 15. 한결 오피스텔, 밤.
한결 컴을 보는, 바탕화면에 커피프린스의 사진 보이고,
그 안에 은찬의 웃는 환한 모습만이 부각되어 눈에 들어오는,
한결, 이마를 만지며 심난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한결 : (맘 복잡한, 가라앉은, 자조적인) 미친 놈....남자 놈한테...
한성 형한테 질투두 아니고...내가 지금 무슨....
(한숨 내쉬고 모니터 보는 내심 좋은, 퉁명스레, e)
수퍼맨은 뭐 하러 주머니에 넣어 갖구,
한결, 모니터 뚫어지게 보는, 심난한,
한결 : (맘 접으려 결심하고, 스스로에게 답답하고, 화나) 그래, 나는 사장..
너는 직원..거기까지, .그래, 그래, 좀 이쁜 직원..진짜 거기까지, 끝!
(하고, 모니터에 손 뻗는)
컴퓨터 화면 퍽 꺼지는, (F.O)
씬 16. 커피프린스 탈의실, 아침.(f.i)
은찬, ‘지각랩’ 하며 들어오는, 기분 좋은,
(지각랩 : 꿈을 꿨Z, 근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Z, 늦잠 잤Z,
또 지각이Z, 그래도 열라 기분 좋Z, ZZZ, 예~)
선기(유니폼 입은), 캐비닛에서 레고 피규어를 꺼내보다 돌아보는,
은찬 : (싱글벙글) 굿모닝! (시계 흔들어 보고, 좋은) 사장 아직 안 왔Z?
선기 : (피규어 보고 은찬 보고, 일본어로) 이 사람들 참 재미있네.
은찬 : (선기 돌아보는, 피규어 보고 멈칫하는) 어, 그거,
선기 : (피규어 다시 넣으며) 캐비닛에 찾아 봐. 1달 기념 선물이래.
은찬, 뭔가 싶은, 나도 있나 싶어, 캐비닛 안 보는,
씬 17. 커피프린스 안+밖, 아침.
은찬, 팔짱 끼고 째려보고 서 있는,
휙 째려보면 민엽, 바에 앉아 피규어 호호 불며 닦고 있는,
그런 민엽 앞을 하림, 피규어를 던져 받으며 걸어가는,
은찬, 하림과 피규어를 째려보는,
그때 한결, 문으로 들어서는,
은찬, 씩씩거리며 한결 앞 턱 막는,
한결, 왜 이래? 하는 눈으로 보면,
은찬 : (분하고, 실망스런) 나, 나는 왜 저거, 쪼그만 인형 안 줘요?
한결 : 전에 줬잖아. (하고, 가는)
은찬 : (따라 가며 씩씩대는) 그래도 줘요! 1달 기념이라면서요!
전에 준건 준거고..... (하다, 기대감으로) 내 껀 뭔가 다르죠? 그죠, 사장님?
한결 : (무표정으로 힐끔 은찬 보고는 멈춰 서서) 뭐가 달라? 왜 달라?
은찬 : (당황한, 맘 들킬까 불안한) 그게 그러니까, 그래도 ..뭔가 내 꺼는 의미가
있다든가, 더 귀한 거라든가, 하다못해 비싸다든가, 암튼 뭐 그런,
한결 : (어이없는, 웃음 짓고) 니 께 제일 작다. 됐냐?
(하고 가다 고개 절레절레 흔드는, 한심한) 뭐 하냐, 나도..(한숨)
은찬 : (실망해서 한결 흘겨보는, 그러나 그래도 여전히 한결이 좋은)
(e) 은찬 심장 뛰는 소리
은찬 : (밖으로 나가며, 어이없는) 성질나는데 심장은 떨리고 난리야, 씨이..
(하며, 쿵쾅대는 가슴 쥐어박으며 나가는, 궁시렁대며,)
줄꺼면 한꺼번에 같이 주지 왜 먼저 줘 가지고 씨이.. 사람 착각하게 만들고
(혼란스러운) 아 진짜 이랬다 저랬다 아주 정신없어 죽겠네
민엽 : ( 은찬 보고) 왜요. 형님 누가 형님 괴롭혀요?
은찬 :그런 사람..사람 정신없게 만들어놓고 간신히 정신 차릴라 그럼
다시 뺨치는 아주 못된..인간.
하림 : 그런 놈하곤 놀지마. (하고, 홍사장보며) 아이그..
민엽 : 아. 도대체 누구야 이거...
씬 18. 커피프린스 화장실
홍사장 볼일 보고 있고 민엽 노크하고 문열며
홍사장 : 깜짝이야.. 왜!!
민엽 : (슬쩍 주위 눈치 보며, 홍사장에게) 아저씨도 아신다면서요?
홍사장 : (눈만 들어 민엽 보면)
민엽 : (씨익 웃으며, 슬쩍) 고은찬, 은새 언니..(하고는 손으로 여자 몸매 그리는)
홍사장 : (어이없어 보며) 너 어떻게.. 찬이도 알아?
민엽 : (히죽) 걱정 마세요. 제가 의리로다.. (선서하듯 손 올리고 입술 무는 표정하고는)
홍사장, 커피 올려주면 민엽 의리! 하면서 들고 가는,
씬 19. 커피프린스
은찬 : (두리번하며) 사장은요?
홍사장 : 원두배달. (커피 만들며) 엄마한테 파전 좀 넉넉히 부치라고 했냐?
은찬 : (웃으며) 네! (하고, 손님나간 자리 정리하는)
하림 : (빈 쟁반 내려놓고 앉는) 찬, 뭐야? 오늘 무슨 날이야?
은찬 : (웃으며, 담담히) 어, 울 아버지 제사.
하림 : 아버지 제사?
그때, 한결 문 열고 들어오는,
하림 : 형 왔네,
은찬 : (주문 받다, 보는)
하림 : (은찬에게) 야, 그럼 오늘은 니네 집 가서 제삿밥 먹어야겠다,
쓸쓸한날 여럿이 함께함 좋잖아.
은찬 : (웃으며, 농담처럼) 인간성 좋다, 진짜...
하림 : (카운터 가서 앉는, 한결에게) 형두 같이 가자. (하며, 주방 쪽으로 가며)
선기야, 민엽아, 오늘 저녁 약속 잡지마라.(하며, 주방으로 가는)
홍사장 : (한결 보며, 코 파며) 같이 가서, 대충 한 끼 때우지.
한결 : (홍사장 보며, 못마땅)
홍사장 : 얘 또 내가 맘에 안 드나보네. (하고, 가는)
씬 20. 커피프린스 일각
한결 : (장부보다, 테이블 닦고 있는 은찬 맘 짠하게 보고, 장부 보며) 일찍들어가라.
은찬 : (보며) 왜요?
한결 : (장부만 보며) ...
은찬 : (웃으며, 떠보듯) 울 아버지 제사라, 생각해주는 거예요?
한결 : (일만 하는)
은찬 : 비싸다, 정말. 얼굴 함 보여줌 어디 덧나 (나),
한결 : (보며, 불쑥) 나..좋아해?
은찬 : (보면, 긴장한) ?!
한결 : (뜨끔한, 후회되는, 짐짓 가볍게) 나한테 너무 빠지지 마라.
자칫 못 헤어남 너만 괴롭다. (자리 뜨는)
은찬 : (한결 보며 어이없다는 듯 소리치는)
저놈의 자뻑은 어디서 불법시술을 받나, 끝이 없어요! (가며 후...하고 안도하는)
한결 : (은찬쪽 보는, 답답한 한숨) 아..
씬 21. 은찬집, 밤.
선기, 밤 치며, 바구니에 담긴 모양 없는 전을 보고,
전부치는 은새 보며 고개 저으며 맘에 안 드는,
은새, 선기가 좋은, 파전을 뒤집는데, 파전 찢어지는, 선기 눈치 보는.
민엽, 그런 은새의 모습 예뻐서 헤벌쭉 웃으며 앉아있는,
민엽 : (좋은, 감격스러운 듯) 엔젤은 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
은새 : (어이없는, 찢어진 파전 보다가 민엽 다시 보는) 너 떨궈 내는 거!
민엽 : (베시시 웃는) 엔젤, 그건 평생 못해도 돼. (파전 집어 먹는)
하림 : (제기를 닦으며) 고만 좀 먹어, 너는.
은찬 : (아버지사진을 수건으로 닦으며) 쟤가 말 들어.
선기, 보다가 안 되겠는 ‘나와 봐’하며 은새 옆으로 가는,
선기, 현란한 솜씨로 파전을 공중 5회전으로 뒤집는,
은새, ‘와’하는, 선기가 좋은 ‘오빠, 전화번호 알 수 있어요?’
민엽, 싫고, ‘뭘 그걸 그렇게 요란하게 뒤집어’하며
자기가 가서 뒤집고 프린스들 ‘와’ 하는
씬 22. 구씨의 집 앞.
평상에 구씨와 홍사장(이로 밤을 까먹는) 나란히 앉아있는,
구씨 : (못마땅한, 궁시렁) 밥 먹을라고 밤 열시가 다된 시간에 집에도 안가고..
(홍사장보며) 불알친구는 팬티 내리고 다닐 때 얘긴데,
언제까지 내 곁에 들러붙을까 모르것네.
홍사장 : (귀찮은) 모르면 말구.
구씨 : (화나는) 이것 보시오, 홍사장님. 나는 현재진행이에요.
나는 정식으로다 지향씨한테 프러포즈도 했고 말이죠,
두 줄기의 시냇물이 만나 강물을 이루듯이, 바야흐로 우리는 하나로 흐르는 강물!
말인 즉슨, 허심탄회한 사이가 되었다 이겁니다.
홍사장 : (어이없이 보는, 놀리는) 허심탄회한 사이? 우리는 굴다리 밑에서 뽀뽀한 사인데,
지향이가 나랑 야반도주 할라고 가방도 쌌었지 아마.
구씨 : ?!
그때, 은찬모 보자기 들고 오며, 한쪽에 앉으며,
은찬모 : 지랄도 가지가지..별 쓸데없는...
홍사장 : 얼추 다 지냈냐?
은찬모 : (보자기 푸는, 심난한) 어. 제삿밥 한 술씩 떠.
사람들 북적이니까 덜 적적하고, 고맙네 다들.
(e) 택배요~
씬 23. 은찬방, 밤.
뚜껑을 열어보면, 레고랜드에 떠다니는 슈퍼맨과 온갖 무적의 로봇들 모습 보이는,
은찬, ‘야! 이게 다 뭐야?’하며 로봇들 만져보는,
은새, 샘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한 표정으로 은찬을 보는,
은찬 : (레고 보며, 좋아서) 야야, 어떻게 이걸 만들었을까?
이거 진짜 힘들었겠지? 어떻게 이렇게 조각조각 붙일 수가 있을까?
진짜 정성이 보통 아니잖냐?
은새 : (심술 난) 그깟 게 뭐 어렵다고 뚝딱하면 나올 거 같은데..내가 한 번 해볼,
은새, 손 뻗어 레고 만지려는데,
은찬, “야, 안 돼!”하고 말리려다 레고 일부 부서지는,
은새 : (히뜩 놀라 몸 사리며) 으이그... 싸구려네.. 싸구려야!
은찬 : 씨이..(하며, 은새 째려보다가 울상으로 레고 보는)
그때 문득, 무너진 레고 틈에서 작은 쪽지 보이는,
은찬, 뭔가 싶어 쪽지 조심스레 꺼내보는,
c.u. - 쪽지 (위로)
한결 : (e) 힘내라, 무쇠팔 무쇠다리, 천하무적 쥐방울!
은찬 : (감동해서) 이 아저씨 나한테 관심 있나? 왜 이렇게 잘해 주는 거야?
은새 : (어이없는) 여자가 무쇠팔 무쇠다리란 말 듣고, 좋아서 입 찢어지는 건
아마 세상에 너밖에 없을 거다. 글고, 사장 아저씨는 너 여잔 거 모르거든.
우정과 사랑을 착각하지 마라.
은찬 : (무시하고, 좋아서) 아, 진짜 내가 가만있을 수가 없네. (휴대폰 집어들고 나가는)
은새 : 문 닫고 나가, 모기 들어와!
씬 24. 한결 오피스텔 침실, 밤.
한결, 잠결에 통화하고 있는,
한결 : (눈은 감은 채, 후회되는, 짜증스럽게) 얘 또또 사람 귀찮게 하네..
뭐가? 뭐가 궁금해?
씬 25. 은찬의 마당, 밤.
은찬 : (쪼그려 앉아, 짜증스런 한결이 서운한) 아니, 다른 건 아니고,
나한테 저런 큰 선물을 준 의미가 대체..뭔가?
..나도 뭐 의미 같은 거 따지는 거 식상하긴 한데, (혹시하는 기대감에 차서)
워낙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거라..그냥 냉큼 받음 안 될 거 같기도 하고,
씬 26. 한결 오피스텔 침실, 밤.
한결 : (앗차싶은, 짐짓 덤덤히) 그냥 받으셔도 되거든요. 별 의미 없거든요.
그냥 사시던 대로 열심히 사시라고..근데 그거 물어 볼라고 이 밤에 전활한 거냐?
씬 27. 은찬의 집 마당, 밤.
은찬 : (전화기 떼고 보며, 작게 궁시렁) 짜증은.. (전화대고, 서운한) 알았어요. 주무..
(뚝 끊기는, 부저음, 들리는, 전화기 접으며, 서운한)
좋아줬다, 깔끔하게 말함 얼마나 좋아. (하고, 일어나는)
씬 28. 한결 오피스텔 침실 안.
한결 : (괜히 줬다싶은, 돌아누우며) 미쳤지, 미쳤어. 그런 건 왜 줘갖구, 정신 못 차리고..
최한결 너 진짜, 아우...(휙 이불 덮어쓰는)
씬 29. 은찬방, 밤.
은찬, 은새, 이부자리를 펴고 있는,
은찬 : (한편 좋고, 한편 실망스러운) 내가 그럼 열심히 살지,
언젠 게으르게 살았나. 선물 줘놓구 승질은,
사람이 하루에도 수십 번 좋았다 말았다, 종잡을 수가 없어요.
은새 : (한심한, 은찬 보며) 종잡을 수없게 변덕부리는 건 니가 더하지.
은찬 : (은새 보며) 내가 뭘?
은새 : 전에 너 시계 받았을 때,
플래시 컷>> 2부 50 씬
은찬, 유유를 뜯으려다가 차고 있는 시계 보는,
가만히 귀로 가져가면 짹깍 짹깍 하는 소리...설레는 표정 위로,
은새 : (e) 진퉁도 아닌 짝퉁 시계를 줬다 뺐고, 뺐다 줬다 한다고 치사한 놈이라 그랬지,
플래시컷>> 5부 32씬
한결, 개 잡으러 가는 은찬에게 몸을 나려가 구르는 위로,
은새 : (e) 저번에 포장마차에서 다쳤을 때는, 운동신경도 없으면서
괜히 굴러서 너만 더 다쳤다고 승질냈구,
플래시컷>> 6부 41씬.
한결, 은찬을 꽉 안은 모습
한결, 힘줘서 꽈악 안아보는, 점점 표정 굳어지는,
은찬, 점점 기분 좋아져 자신도 모르게 한결의 어깨에 뺨 기대려는 모습 위로,
은새 : (e) 너 안았을 때, 남잔 줄 알면서도 암치도 않게 막 안는다고
변태 배추벌레라고 욕했지,
다시 은찬방>>
은새, 비난하듯 은찬을 보고 있는,
은찬 : (멍한 표정으로 은새 보다가, 낭창히) 그땐 그때고..
(하고 누우며, 이불 뒤집어쓰며, 한손에 레고 들고)
지금은 너무 좋다고, 좋은 게 좋은 거지.
은새 : 인생 그렇게 살지 말지.. (이불을 거둬내려 하며)
더운데 이불은 왜 뒤집어쓰고 난리야?
*이불속안>>
은찬, 이불 속에서 슈퍼맨에 뽀뽀하면서 히죽히죽 웃는,
은새 하며, 벗기려하며 ‘야! 나도 배는 덮어얄 거 아냐! 이씨, 안 놔!’
하는, 은찬과 실랑이 하는 모습에서,(f.o)
씬 30. 한결 오피스텔 앞
은찬 오피스텔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씬 31. 공원조깅 길, 오전.
한결, 달리면서 이어폰으로 통화하고 있는,
은찬 : (E) 일어나셨어요?
한결 : (뛰며, 조금 불편한, 그러면서도 반갑고, 모든 게 어색한) 어....왜?
씬 32. 한결오피스텔 가는길.
은찬, 걸어가며,
은찬 : 일어나셨어요? ...언제? (혹시나 밥먹음 어떡하나싶어, 실망한)
일찍 일어나셨네..그럼 아침밥은..먹었나?
화면분할되는,
한결 : (뛰던 것 멈춰서며) 아침밥은 왜?
은찬 : 저, 그냥 식사때가 됐으니까..안드셨음..저랑 같이..실은, 제가..밥을..밥 안드셨죠?
한결 : (은찬이 주저 하는게, 재밌는)
은찬 : 드셨어요? ...사장님?..사장님?
한결 : ...
은찬 : 사장님? (전화기 보고, 다시 전화기에 대고) 전화끊었,
한결 : (짐짓 담담히) 전화안끊었어. 그리고 밥도 안먹었고.
은찬 : (좋은, 짐짓 애써 숨기고, 집으로 들어가려하며) 아, 잘됐다..
그럼 제가 지금 집앞인데, 바로 들어,
한결 : 나 지금 조깅 중인데...(자꾸, 전화를 못끊고, 말을 하고 싶은,
오라고도 하고 싶은, 복잡한 맘이다)
은찬 : (멈추고, 실망스런) ..왠조깅..(떠보듯) 어디서?
한결 : 어디면? (하며, 온단말을 기대하는)
은찬 : (떠보듯) 팔각정? (어색한) 이 동넨 팔각정아랫길이 젤 뛰기는 좋은데..
한결 : (머리 긁적이며, 갈등되는) 알기도 잘 알아요.. 근데 오지 마라.
은찬 : (맘 상하는) 왜요?
한결 : (에라 모르겠다 싶은) 그럼 오든가...(하고, 전화 끊는)
은찬 : (끊고 전화기 보는데 슬슬 웃음 번지는)
한결, 은찬, 좋아서 달리는,
씬 33. 공원조깅 길, 오전.
한결, 뛰다가, 멈춰서며, 마른세수하며, 이래선 안 되겠지 싶은,
한결 : 또또...(하다, 다시 맘 잡고, 유주에게 전화하는, 잠시 후, 답답한)
어, 한유주..나, 한결이..
씬 34. 공원일각, 오전.
한결과 은찬 조깅하고 있다.
한결 : 이게 까불지 말고, 운동이나,
유주 : (e) 한결아~
한결, 은찬, 돌아보면,
유주, 멀리 손 흔들며 웃다가,
은찬보고, 더욱 환하게 웃으며 ‘은찬씨 두 있네’하며 손 흔드는,
한결 : 잼없게. (하고 유주에게 가서 짐 받으며, 생색내듯) 뭘 싸온 거야, 무겁게,
유주 : (웃으며 가볍게) 운동하면 배고프잖아,
은찬 : (그렇게 편안한 두 사람 부럽고, 한결과 단둘이 같이 있지 못하는 게
실망스러 고개 돌리며, 답답한, 입바람 후하고 날리는)
씬 35. 조깅길 있는 공원의 야외테이블, 오전.
유주 : (은찬에게) 은찬씨, 먹어봐요.
은찬 : 아니예요. 아침밥을 많이 (하며, 한결이 유주가 빼놓은 오이를 먹는걸 보는,
기분상하는) 먹어서..
한결 : (보지도 않고) 빼긴, 먹는거라면 앞뒤안가리면서..맛있는데 하나 먹어봐.
(하며, 김밥을 유주에게 먹이고, 유주 입가 닦아주며) 뭐야..
유주 : 왜 뭐, 묻었어? (하고, 자기가 하려하면)
한결 : 가만있어. (하고, 입가에 묻은 티끌을 거둬내는)
유주 : 왜 안하던..
한결 : (티끌만 거둬내며) 가만.
은찬, 유주 보는, 웨이브 머리며, 귀걸이가 예쁜, 부러운,
한결, 김밥 먹으며, 유주보고, 따뜻하게 웃으며,
한결 : 칠칠이..
은찬 : (싫은, 짐짓 가볍게) 아우, 정말.. 느끼.
한결, 유주 : (보면)
은찬 : (안보고, 딴데 보며, 질투심감추고, 짐짓어이없는 웃음짓고) 따뜻한 척은...
가소롭다 진짜, 우리들 앞에서 맨날 침 퉈가며 이새끼 저새끼 하면서..야..정말..
한결 : (꼬나보는, 서운한) ?
유주 : 내가 맛있는 허브차 가져왔는데, (하며, 웃으며, 테이블 아래 둔 보온병을
집으려 하다가 보자기보고) 뭐지, 이 보자긴....
은찬 : (창피한, 얼른 보자기집어서, 제 의자아래 넣고)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냥, 어제 제사 지내고 남은 거, 조금,
유주 : (새삼스럽게 은찬 보는, 호기심 이는) 와, 맛있겠다. 나 제삿밥 좋아하는데,
한결 : (김밥 먹으며, 짐짓 웃으며, 가볍게) 나 줄라고 싸온 거야?
자식이, 사장님 챙길 줄도 알고 철들었다. (유주에게)
봐봐, 당신만 빼고 다 나 좋아한다니까.
유주 : (보온병 열며, 웃으며) 그러네?
은찬 : 오바하지 말아요, 동네 개주기 아까워서 남은거 싸온거니깐...
한결 : (유주에게, 은찬들으란듯, 그러나 지금의 은찬에 대한 감정을 다잡는)
내가 첨에 이 자식정말 싫어했던 거 알어? 완전 쌩양아친 줄 알고...
은찬 : (한결 보며, 화나는, 받아치는) 누군 맘에 들었나요?
웬 다 늙어빠진 오렌진가 했네요.
한결 : (무시하고, 유주보고, 웃으며)근데 알고 봤더니 소년가장이더라고.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몰라. 지 방에다 스케줄표를 붙여놨는데,
내가 깜짝 놀랐잖아. 우유배달에, 야식 배달, 태권도 사범, 밤까기,
어, 인형 눈알. 그게 진짜 압권이었다. (생각나 키킥 웃는)
은찬 : (맘 상하는, 애써 웃으며, 말하지만, 안좋은)
사람의 생계를 갖구 그렇게 놀리면 못 쓰는 거거든요.
한결 : 놀리긴 임마, 칭찬하는 거지. 야, 근데 너 그 인형가게 사장 너무 한거 아니냐?
아무리 단순노동이래도 개당 50원은 너무 한 거 아냐?
은찬 : (기분 안좋 은, 맘 아픈 웃음) 진짜 (혀로 유주 살짝 가르치며) 습관, 못 됐다.
한결 : (뭐가 싶은) ?
유주 : (분위기 무마하려, 미소 지으며) 은찬씨, 이 허브차좀,
은찬 : (아랑곳없이, 화나는 참으며) 어떻게 그렇게 인간이 하지 말래는 짓은
꼭 하는 못된 (강조) 습관이 들었을까? 그딴 (강조) 나쁜 습관은 좀 고치지, 좀.
힘든가? 오--래 된거라?
한결 : (화나는, 은찬 보는, 진심을 가지고 장난친단 생각이 드는) 장난이 ..심하다.
유주 : (당황스러운, 애써 웃으며) 그러지 말구, 우리 빨리 밥먹고 산책,
은찬 : (속상해, 빈정대며) 잘하는 것도 없으면서 할머니가 차려준 카페나하며
사람 무시하고, 어쩌다 자기성질 좀만 건드림..난리가 나고...참 인생 쉽게 살지.
한결 : (화나는 맘 참고, 받아치는) 너보다 쉽게 살까.
은찬 : (보면)
한결 : 그 어떤 상황도 불쌍한 척, 귀여운 척하며 남자고 여자고 안가리고 알랑방귀 뀌며,
대충 넘어가는..아냐?
유주, 두사람이 너무 팽팽해, 뒤로 조금 물러나는,
은찬 : (화나지만, 안들키려, 짐짓 어이없단 듯 웃으며)
제가요, 알랑방귀같은 건 안뀌는 성격이거든요. 긍정적인 성격이기는 해도.
한결 : 그지, 너무 긍정적이지, 사람이 쪽을 줘도 쪽준 줄도 모르고, 히죽이죽...
지금 이 자리에서 지가 낄자리가 아니라고 내가 계속 눈칠 주는 것도 모르고..
그저 들이대고..너무 긍정적인 거지. (은찬의 이마에 손가락을 튕겨,
딱하고 세게, 굴밤 먹으는) 너무.
은찬 : (눈가붉어져, 열이 바짝 올라 한결을 쏘아보다, 외면하며,
앞머리 훅 날리는 데, 기분 안좋은) 참내..
한결 : (화나는) 참내? 참내?
은찬 : (한결보며, 기분 안좋은) 김밥이나 하나 먹고 갈랍니다.
(하며, 김밥먹는, 화나는, 외면하며) 맛있네...
유주, 나름 심각한 두사람이 제 보기엔 사랑싸움인,
두사람 모르게 머리 쓸어 올리며, 괜히 꼈다싶어 작게 서글프게 웃는,
씬 36. 커피프린스 주방, 낮.
선기, 와플을 만들어 접시에 담고 있는,
민엽, 바에서 구멍으로 주방에 있는 선기를 째려보며 따지고 있는,
민엽 : (선기 노려보며, 의심스러운) 그니까 전화번호를 줬는지 안 줬는지,
그것만 딱 말하라니까.
선기 : (묵묵히 일하는)
민엽 : (답답한, 속 타는) 저게 생까는 게 생활이네!
야, 너 우리 은새한테 껄떡대기만 해, 내가 아주 작살을,
그때 선기, 와플 담은 접시를 구멍으로 내미는,
선기 : (매섭게 민엽 보며, 성가신) 말조심해, 찐따야.
민엽 : (화난, 열 받는) 뭐 찐따! 이게 씨이! (하며, 주방안으로 들어가는데)
전화벨 울리고, 선기 전화받는,
선기 : (전화 받는) 네, 이선기. (사이, 놀란) 지금 가겠습니다. (하고, 끊고, 앞치마 벗는)
민엽 : 너 어디가?
선기 : (벗어던지고, 나가는)
민엽 : 야!
씬 37. 커피집 안, 낮
선기, 30대 중반의 그녀친구와 마주 앉아 있는,
선기, 가슴 먹먹한 눈빛으로 상자를 열어보는,
상자 안의 편지들과 사진, 그녀가 찍은 선기의 웃는 얼굴,
선기의 손가락, 둘이 마셨던 와인코르크(날짜를 적어둔), 껌 종이 등이 나오는,
선기 : (맘아픈, 참으며) 정말 어디 사는지.. 모르세요?
친구 : (안타까운, 덤덤히) 네. 이것만 주고 갔어요. 제가 이런 말드리기 뭐 하지만,
희선이한테 선기씨랑 지낸 3년은 그냥 꿈같은 거예요. 그 이상은 아무 의미도,
선기 : (북받치는 감정 참으며 얘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사람이랑 부딪치면서 살아야 된다고 유꼬가 그랬거든요.
친구 : (걱정스런, 애써 담담히) 희선이 아이까지 책임지겠다지만,
젊은 사람한텐 너무 큰 짐이예요. 그만 맘 접고,
선기 : (고개 들어 보는, 가슴 아픈) 제가 보살필 수 있습니다.
싫으면 그냥 옆에 있기만 한다고... 그것도 안 되면...
가끔 만나만 달라고... 전해주세요.
선기, 눈물에 젖어 고개 숙이는, 가슴 아픈,
카메라, 선기의 뒤로 돌아가면,
민엽, 선기의 뒤쪽 소파에 숨어서 주먹으로 입 틀어막고 울고 있는,
씬 38. 커피프린스 앞 거리, 오후.
선기, 냉랭한 표정으로 걸어가는데,
민엽, 옆에서 감동해서 따라가는,
민엽 : (감동한, 눈물 그렁해서) 그니까, 그여잘 찾아서 3년을 헤맨거구나!
(선기 앞에 서며, 진심으로) 형, 너무 감동적이야!
선기 : (날카롭게 째려보는)
민엽 : (움찔) 이제 형이라 할께, 글고 엿들을라고 들은 게 아니라,
혹시 우리 은새를 만나나 싶어 갖고..
선기, 차갑게 걸어가면,
민엽, 다시 따라붙으며 얘기하는,
민엽 : (흥분해서) 사실 나도 고은새한테 일생의 열정을 다 바쳤거든. 일편단심!
어떤 고난과 역경이 와도 사나이 뚝심으로 쟁취한다!
근데 형은 나이 초월, 애도 초월, 어디 사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3년을 한 여잘 찾아,
선기 : (분노 폭발해 민엽의 멱살을 홱 잡아채는, 일본어로) 이 바보 같은 자식아!
저리 꺼져! 그리고 너 같은 동생둔 적 없으니까 형이라고 부르지 마!
다시 따라오면 주욱어! (민엽 밀치고, 씩씩거리며 가는)
민엽 : (그런 선기 보며, 아쉬운) 에이...일본말만 안 하면..(걸어가며)
진짜 멋있는 형인데, (부르는) 형!
씬 39. 커피프린스 안, 오후.
한결, 카운터에 앉아, 은찬과 손님의 실랑이를 맘에 안들게 보고있는,
여자손님 : (앙칼진) 그래서 안 된다는 거예요?
은찬 : (손님앞에서, 당황해, 애써 차분히) 그게 아니라요, 손님.
여자손님 : 다 필요 없구, 되는지 안 되는지만 말해요.
은찬 : (한숨) 해드릴게요. (하고, 손님앞에 내려놓은 커피잔 다시 들고 돌아서는데)
여자손님 : (기분 나쁜, e) 커피 한 잔도 제대로 못 내와가지구,
은찬 : (멈칫서다가, 기분 팍 상해서 그냥 걸어가는)
하림 : (다가와) 이번엔 또 뭐야?
은찬 : (화나는) 카페라떼에 생크림을 올려 달래. 오늘만 네 번야.
첨엔 물에 레몬을 띄워 달라더니, 커피잔 맘에 안 든다고 바꿔달라질 않나.
라뗀 리필 안 되는데도 해달라고 난리고,
하림 : (열 받는) 아으, 아으, 진짜! 여기가 뭐 자기 안방인 줄 아나,
한결 : 고은찬!
은찬 : (돌아보면)
한결 : (걸어오며, 엄하게, 조용히) 너 손님한테 대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손님이 원하시면 원하는대로 친절하게 웃으며 서비슬 해야지,
입이 댓발 나와서, 뭐하는 짓이냐, 너?
은찬 : (마음 상한, 누르고) 휴...
한결 : (은찬 쏘아보는, 사무적으로) 잘해라, 내가 두고 본다, 너. (하고, 가려하면)
은찬 : 자기가 한번 당해보지.
한결 : (돌아보며, 화나, 가라앉은) 따라와, 너. (하고, 가는)
은찬 : (화나는 맘 참고, 보고, 따라가는)
하림 : 찬아, 대충해라, 대충, 어...
홍사장 : (화장실서 나오며) 쟤들 왜저래.
민엽 : (서빙하다, 은찬과 한결가는 것보는)
씬 40. 커피담장, 일각, 오후.
은찬, 뒷짐지고, 기분안좋은, 한결, 화나 은찬보고 있는,
한결 : 내가 손님한테 서비스하란게 제대로 하란게 그렇게 화가나?
손님이 메뉴바꾸면 아, 네 해드리겠습니다, 좋게 말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어려워?
은찬 : (열 받은, 상처 입은, 비참한) 말이야 쉽죠. 사장님은 안 당해봐서 모르는거예요.
당하는 나는 정말 다 어렵거든요. 말도 안되는 손님 주문받는것도 어렵고,
우유 배달도 어렵고, 야식 배달, 인형 눈알 붙이는 것도 진짜 어렵거든요.
한결 : (화나고, 혼란스러운) 너 지금..말이 왜 글로 튀어?
은찬 : (점점 더 울분이 치미는, 서러운) 저는 가난한 게 자랑스러운 줄 알아요!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남한테.. 내가 다른 사람한테 내 얘기해도 된다고
내가 언제 그랬어요?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왜 함부로 내얘길 딴사람한테 하냐구요, 왜?!
한결 : (화나는) 그러는 넌! 나쁜 습관이 뭐 어째!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그렇지,
할 소리 못할 소리 구분도 못하고 거기서 그렇게 막 지껄여!
뭐, 기껏 할머니가 차려준 카페하면서 잘난척이나 해대?
은찬 : (눈가 붉어져, 어이없는) 불쌍한 척, 귀연 척 한다고 한건 누군데요?
그리고요, 저도 쪽주면 쪽 팔리거든요. 그래도 왜 참냐? 먹고 살라..
(외면하며, 울것같은) 치사하고 더러워서, 진짜 내가..
한결 : (꼭지 도는, 서운하고, 화나는) 뭐, 치사?..더러워?! 누가? 내가?! 너한테?!
은찬 : (억울한, 울것같은 화나는) 사는게 그렇 (다구요?!)
한결 : (버럭, 서운한) 이, 자식이 정말..!
이때, 하림 민엽, 나타나 한결과 은찬 말리는,
민엽, 은찬의 팔 잡고는 “왜그래요, 아무일도 아닌걸 갖고, 참아요, 참아” 하고 끌어내는,
하림, 한결 돌려세우려 하며 “형, 왜 그래..손님들 듣겠네” 하며 말리는,
한결 : (분노 솟는) 놔! (하고, 은찬보며, 서운한) 이 자식이, 내딴엔 불쌍해서
데리고 있어줬더니 이게 아주 끝까지 기어,
은찬 : (눈물나는, 서운한) 불쌍해서, 델꾸 ..(민엽 홱 밀쳐내며, 맘아픈, 소리치는)
...그럼 델꾸있지마요, 그럼 되잖,
한결 : 기억상실증 걸렸냐! 니가 매달렸어? 취직시켜 달라고?
은찬 : (눈물 나는, 참고, 어이없는) 그래요?! 그럼 내가 나가면 되겠다!
한결 : (화나고, 서운한) 겁나냐? (버럭) 나가 자식아!
하림 : (놀라, 걱정스런) 형! 진짜 왜 이래!
한결 : (흥분해) 너 같은 새끼 필요 없어! 사람맘을 어떻게 그렇게.. 나쁜 자식..
은찬 : (맘아픈, 화나는 참고) 저도 아저씨 같은 사람 필요 없거든요!
순 자기 멋대로에.. 질린다, 진짜. (하고, 나가는)
민엽 : 형, 은찬형! (하고 따라나가는)
하림 : 은찬아! (하고, 한결에게) 아참...(하고, 가고)
한결 : (가는 두사람보며) 니들 그자식 잡음 죽는다, 잡지마!
씬 41. 커피프린스 탈의실 안, 저녁.
은찬, 캐비닛열고 격하게 짐을 싸고 있는,
그때 벌컥 문 열고 하림, 민엽 들어오는,
하림 : (은찬 말리는, 짐짓 화난 목소리로) 너 왜 그래? 형이 화나서 한 말 가지고,
정말 이럴 거야! 빨리 가방 풀어. 빨리!
은찬 : (눈물 참으며) 형이 상관할 일 아냐. (가방 들고 가는)
민엽 : (어리둥절한, 은찬 막으며) 가긴 어딜 가는데요, 이 만한 직장이 어딨다고,
은찬 : (화 나서 무섭게) 다 나가! 나가!!
은찬, 민엽과 하림 쫓아내는
씬 42. 커피프린스 안, 저녁.
은찬, 가방 들고 눈가 붉어 나오는데,
은찬 : 갈께요
홍사장 : 어딜가?
은찬 : (가며) 아저씨 죄송해요. 전화 드릴게요.
홍사장 : (보는)
하림 : (뒤쫓아와 은찬 잡는) 너 진짜 이럴래! 그렇게 충동적으로 나가는 게 어딨어!
(달래려는) 이리 와서 나랑 얘기부터 좀 해.
은찬 : (하림 보며, 맘 아픈) 나중에요, 나중에..
하림 : 이 자식이 너 형 말 안 들어! (하고 은찬 잡아끄는데)
한결 : (버럭, E) 진하림! 일 안 해!
은찬, 돌아보지 않고 하림의 손 홱 뿌리치고 나가는, 눈물 나는,
하림, 속상해, ‘은찬아!’ 한결, 테이블만 닦는,
씬 43. 달리는 한결 차안
한결 착찹하게 운전하고 있는
씬 44. 포장마차, 밤.
한성, 반은 웃고 반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은찬을 보는,
은찬, 괴로움 감추고 밝은 표정으로 술을 마시는,
은찬 : (술 마시고, 가볍게) 아, 맛있다. 근데 왜 취하질 않냐.
아저씨, 나 얼마나 마셨어요? (하고 잔 내미는)
한성 : (잔 채워주며, 담담히) 취하면 내가 업어갈랬더니, 눈치 챘구나?
은찬 : (맘 쓰라린, 가볍게) 저 업어가서 어따 쓰시게요? 아, 맞다. 제가 힘은 좀 써요.
장작 패는 건 할 수 있을 거예요.(마시는)
한성 : (안쓰러운) 한결이가 심하게 했어?
은찬 : (서러운, 담담히) 아뇨.
은찬, 소주병 잡으면, 한성, 은찬의 그 손 잡는,
한성 : (웃으며 가볍게) 우리 드라이브 갈까?
씬 45. 도로, 달리는 차 안, 밤.
한성, 문득 은찬 돌아보면,
은찬, 추억에 잠겨 엷은 미소를 띠며 창밖으로 손 내밀며 기운없이 웃으며,
‘바람이 좋으네’하고 있는, 한성, 쓸쓸한 미소로 은찬 바라보는, (F.O)
은찬 : (밝게) 와, 좋다. 머릿속까지 다 시원해지는 거 같다. (하고, 한성보는데)
한성, 차문 모두 열고 달리고 있는,
은찬, 한성의 옆에서 애써 웃음 짓고 있는,
씬 46. 한결의 오피스텔 안
한결 김치 볶음밥을 먹으며 은찬 생각 나는
(e) 은찬: 와.. 맛있다... 김치랑 밥 더 있어요?
한결 맛 없다는 듯 김치 볶음 밥을 꾹꾹 누르는데
씬 47. 커피프린스 안, 오전.(F.I)
한결, 바에 서서 생과일 쥬스를 만들고 있는
하림, 쟁반 들고 와 앞에 놓으며 한결을 비난하듯 보는,
한결 : (커피 만들며, 하림 안 보고) 또 왜?
하림 : (불만스런) 찬이 어쩔 거야? 어떻게 좀 해보지?
한결 : (화나는, 서늘하게) 나간 놈을 뭐하러.
하림 : 형이 나가랬잖아. 그리구 애가 아직 어려서,
한결 : 놔둬. 지 기분에 따라서 나가고 들어오고, 막하는 놈 필요 없어.
하림 : (답답한) 민엽이 무단결근할 때는 잘만 봐줬잖아.
찬이한테는 왜 그렇게 빡빡하게 그래?
한결 : (성가신, 맘 괴로운) 됐다. 그만하자.
그때, 민엽 휴대폰 붙들고 문자 넣으며 걸어오는,
하림 : (민엽에게) 야, 찬이 뭐래? 답 왔어?
민엽 : (시무룩한) 20통 넘게 보냈는데 한 통도 안 와. 다 씹었어.
하림 : (한숨 쉬며) 아, 진짜.. 마이찬이 그립다. 마이 찬.
(하며 한결 보며) 마이찬, 마이찬.
한결 : (무표정한)
하림 : 아우, 나도 모르겠다. (하고 가는)
한결, 주전자 놓고 한숨 쉬며 과일쥬스 마시고 내려다보는, 심난한 표정에서,
씬 48. 은찬집 거실, 오전.
은찬, 이불 몸에 둘둘 감고 김밥놀이하고 있는, 지루하고 답답한,
은찬모, 싱크대 앞에 서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은찬 : (이불 둘둘 말아 은찬모 쪽으로 굴러가며) 엄마, 점심 언제 먹어?
은찬모 : (설거지 하며, 덤덤히) 금방 아침 먹었잖아.
책상에 커피 책 잔뜩 사놓은 건 다 어쩔 거야? 다 팔아버릴까?
(하고 뒷발로 밀어서 은찬 굴리는)
은찬 : (데굴데굴 굴러가며, 시무룩히) 내가 알아서 할게.
그때, 은새 방에서 나와 서서 은찬 내려다보는,
은새 : (한심한) 고만 뒹굴고 가게로 들어가지?
은찬 : (심난한) 내 발로 나왔는데 어떻게 들어가. 쪽 팔리게.
은새 : 한두 번이냐? 사장 아저씨랑 싸웠다 좋았다, 수십 번을 했잖어.
새삼스럽게 뭘 쪽팔려. 그냥 얼렁뚱땅 들어가면 되지. (하고 은찬 굴리는)
은찬, 데굴데굴 굴러 은찬모 쪽으로 가는 위로,
은새 : (E) 재수 없어? 사장 아저씨 아냐?
은찬, 놀라서 보면,
은새(핸드폰의 수신목록들 움직이며, 은찬을 골려줄 맘으로 한결의 발신목록을 찾은,
재밌단 표정), 은찬의 전화기를 들고 있는,
은찬, 벌떡 일어나려는데, 몸 이불에 말려 애벌레가 돼 있는,
은찬, 급한 맘에 애벌레처럼 꿈틀꿈틀 기어가는,
씬 49. 한결오피스텔 욕실, 오전.
한결, 은찬에게 할 말을 연습하고 있는,
변기 커퍼 위에 올려져 있는 전화기 위로,
한결 : (이 벅벅 닦으며, E) 어, 고은찬. 잘못했지? 그럼 출근해.
한결, 중얼거리며 이 벅벅 닦고 있는,
한결 : (고민되는, 다시 새로운 버전으로, 연습해 보는) 너 안나오면 죽는다.
(그러다, 거울보며) 야, 최..너 지금 뭔,
한결, 자신이 맘에 안 들어 한숨 쉬는데, 전화벨 울리는,
한결, 전화기 들어 보는, 발신자 : 근로청년.
한결, 가슴이 쿵, 잠시 머뭇대다 목소리 가다듬고 전화 받는,
한결 : (긴장되는, 짐짓 차갑게) 어, 왜? (이내, 아니다 싶은)
은찬 : (F) 왜라뇨?
씬 50. 은찬방, 오전.
은찬, 이불 두른 채 방에 웅크리고 앉아 통화하는,
은찬 : 사장님이 먼저 전화 거셨잖아요. (날카롭게 말한 거 같아 머리 쥐어박는 위로)
한결 : (어이없다는 듯, F) 이 자식이 또 사람 잡네. 니가 걸었잖아, 인마.
은찬 : (어이없는, 딱딱하게) 제 전화에 부재중 수신이 와있거든요.
사장님 번호루요. 몇 시에 걸었나 보세요.
씬 51. 한결의 오피스텔.
화장실에서 나오며,
한결 : 너 아니면 죽어. 기다려.
한결,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전화기로 통화기록 살펴보는,
C.U. - 발신 목록에 뜨는 이름 ‘근로청년’
한결 : (어이없는, 다시보면, 어이없단듯) 삼일전꺼거든.
은찬 : (F) 무슨 그런?
씬 52. 은찬방, 오전.
은찬 : 말도 안되..(하고, 핸드폰보고, 난감해 한쪽 은새보면) ?
은새 : (하드먹으며, 은찬보고, 혀내미는)
한결 : (F) 또 할말있,
은찬 : 죄송해요. (하고, 끊고, 옆의 베개 은새에게 던지고)
씬 53. 한결오피스텔, 오전.
한결 : (화나는, 후후 한숨쉬고) 이게..아우..정말...(하고, 핸드폰 누르려다가, 다시 접고,
머리 헝클이며 심난해 하는) 아...
씬 54. 한성 스튜디오, 저녁.
한성, 녹음 기계 앞에서 이것저것 만지고 있는,
은찬 건반을 눌러보는
한성: 꼬맹아 내말 들려?
은찬: 네
한성: 내가 음악을 틀어줄테니깐 그 음악이 나오는 악기별로 잘 들어봐
은찬: 네
한성: 준비됐지? 간다!
그때 경쾌한 드럼 소리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은찬 보면,
한성 : 쿵쿵따 쿵쿵따 드럼
은찬 :(드럼쪽으로 가 드럼을 치며) 드럼!
한성 : 어때?
은찬 : 희한한게요 심장 소리 같아요 쿵쿵따 쿵쿵따
한성 : 니 심장이 이렇게 뛰는구나!
하면 드럼 소리 둥둥둥 울리는,
한성 : (환하게 웃으며)
은찬 : 잠깐만요!(건반 쪽으로 가 헤드폰 끼며)
한성 ; 아아~ 자 집중해봐. 뭐 딴거 들리지 않어?
은찬 : 이거이거.. 건반!
한성 : 건반!
은찬 건반을 치는데
한성 : 야 건반은 어떤것 같어? 좀 재수없지 않어? 깍쟁이 같고?
은찬 : 맞아요. 되게 삐쩍 말랐을것 같아요. 야채만 먹고 예민하고~
한성 : 야 지금 뭐 나온다!
은찬, 웃으며 점점 표정 밝아지는,
은찬 : 징!
한성 기타 치는 흉내 내는
은찬 : 기타! (기타를 집으며)
한성 : 오케이 기타!
은찬 기타 치는
한성 : 오호호호호호
은찬 : 제 생각에는 이거 치는 사람은 귀가 안들리나봐요
한성 : 왜?
은찬 : 귀 되게 아파요
한성 : 아하하하하
은찬 걸어다니며 흥얼 거리는
은찬 : 보컬!
한성 : (재밌다는듯) 보컬!
은찬 : 랄라라라라
한성 : 나나나나
은찬 : 랄라라라라라라라라.. 근데요.. 되게 신기하고 이상한게 예전에는 이렇게
따로 들은적이 없잖아요 설명을 잘 못하겠는데 다 살아있는것 같아요.
두근두근 거리고 막 여기가 두근두근 찌릿찌릿하고 설레고 와. 되게 좋다...
한성 그런 은찬을 예쁘게 바라보며
한쪽에 보면, 한성의 핸드폰에 유주의 전화온, 부저음울리지만, 아무 도 못듣는,
씬 55. 한성집, 저녁.
유주, 전화기 어깨에 걸치고, 빨래를 개는, 그러다 전화안받자, 끊고, 일만 하는, 편안한,
* 점프컷 욕실
유주, 진열장에 놓인 면도기, 면도크림, 정성스럽게 줄을 맞춰 정리하 다가,
면도크림을 손에 담아서, 제얼굴에 묻혀보고, 면도기들어, 면도하는 시늉하는,
그러다, 피식 웃으며, 얼굴에 묻은 거품을 손으로 거둬서 거울에 묻히는,
* 점프컷 주방
유주, 설거질 마치고, 커피를 준비하려다가, 문득 시계를 보는,
작게 한숨을 쉬는, 기다림이 지루해지는,
씬 56. 한결 오피스텔 레고방, 밤.
한결, 엎드려서 은행강도 레고피규어를 보고 있는,
노려보다가 손가락 총 만들어 “방! 방!” 하고 쏘는,
은행강도, 흔들리는가 싶더니 정말로 툭 쓰러지는,
한결, 어이없어서 픽 웃는, 몸 굴려 바닥에 눕다가 “아!” 하는,
아파서 주머니에 손 넣어 끄집어내서 보면 수퍼맨 레고피규어인,
한결, 레고피규어 이마에 올려 놓고 누워, 입바람 후 부는, 그리운,
씬 57. 한성 스튜디오, 밤.
한성, 은찬, 스튜디오에서 나와 건물 입구로 걸어가고 있는,
한성 : (시계를 보며, 걱정스러운) 어떡하니? 벌써 새벽 2시다. 집에서 걱정하시겠다.
은찬 : (가볍게) 아까 늦는다고 전화했으니까 먼저 주무실 거예요.
아저씨, 작업 하셔야는데..내가 시간 너무 뺐었다...
한성 : (은찬 보고, 걱정되는) 카페프린스 다시 들어가지.
은찬 : ?
한성 : 커피 재미있어 했잖아. 내가 한결이한테 말해볼까? 한결이도 니 사정 아니까,
은찬 : (비참한, 멈춰 서서 한성 보며, 단호하게) 싫어요.
한성 : ?!
은찬 : (갑자기 확 서러운, 누르고) 누구랑도 제 얘기하지 마세요.
그거 되게 기분 드럽구, 비참하구, 화나는 거예요. (눈물날것같은, 참고)
열여섯 살 때 아빠 돌아가시구, 공부도 제대로 못했구, 가난하구,
변변한 재주도 없는데, 그거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눈물 그렁그렁해서, 애써 삼키며 또박또박)
그래도 딴 사람한테는 얘기하지 마세요. 아저씨만 알고 계세요. 알았죠?
한성 : (맘 아픈, 은찬 지긋이 응시하다가, 가볍게) ..어.
은찬 : (코끝닦고, 다시 걷는)
한성, 뒤에서 그런 은찬을 애틋하게 보는, 유난히 가냘파 보이는,
씬 58. 한성집, 새벽.
유주, 소파에 앉아 씁쓸한, 유주, 조용히 가방을 들고 나가는,
유주가 앉아있던 탁자 위에 펼쳐져 있는 책,
c.u.- <당신이 오시지 않기에> 붉은 밑줄이 그어져 있는(F.O)
씬 59. 한결침실/은찬방/아침. (F.I)
화면 분할: 좌 - 은찬방, 우 - 한결침실.
은찬(엎어져자는), 웃옷 목부근에 레고피규어를 꽂고 자고있는,
한결, 레고피규어를 팔베개해서 자고 있는,
씬 60. 커피프린스 안, 오전.
한결, 카운터에서 장부를 보고 서 있는, 그 앞을 시간을 두고 하림 지나가는,
하림 : (사과 바구니 들고 가며, 한숨 쉬는) 우쒸! 어라라?
(은찬처럼, 입바람 날리며) 후.....
한결 : (하림을 빤히 맘에 안들게 보는, 그러다 한쪽보면)
민엽 : (의장 앉아, 휴대폰 문자 찍으며, 거칠게) 아, 이 형님이 진짜 날 버렸나!
은찬 형님, 제발 잘있다, 세 글자만 찍어!
셋만에 안 보내면 내가 확 쳐들어가 버릴라니까!
한결 : (어이없는, 다시 장부 보는)
선기 : (E) 사장님.
한결 : (선기 보며, 애써 밝게) 어, 왜?
선기 : (무표정한) 고은찬 언제 나옵니까?
새 메뉴 시식해 봐야 되는데, 좀 나오라고 해주십시오. (가는)
한결 : (선기의 뒤에 대고, 슬슬 화나는) 야, 일루 갖구 와! 내가 맛볼 거니까!
어후, 자식들이 진짜...(하는데)
홍사장, 다가오는,
한결 : (홍사장 보고, 화가 나 발끈하는) 왜요? 은찬이 안 데려오면 나간다 그러실라구요?
나가세요, 나가. 안 말립니다.
홍사장 : (한심하다는 듯) 참 못났다. (하고)
홍사장, 아래위로 한결 쳐다보다 입맛 쩟쩟 다시고 가는,
한결 : (화나, 펜 홱 집어던지며) 옘병!
그때 입구로 유주 들어서는,
씬 61. 커피프린스 마당, 오전.
한결과 유주, 파라솔 테이블에 앉아 커피와 와플 먹는,
유주 : (맛집 책자 내밀며) 읽어보구 연락 주면 취재하러 오겠대.
한결 : (책자 들어 보며) 고마워. 당신까지 나서니까 내가 정말 대단한 일 하는 거 같다.
유주 : (가볍게) 한성씨 요즘 여자친구생겼다?
한결 : 누구? 전시회장에 온 여자?
유주 : (가볍게, 주변보고) 은찬씨 안보이네.
한결 : 어제 짤랐어, 내가.
유주 : ?!
한결 : 하두 공사구분 못하고 기어올라서 어쩌다 그러긴했는데..
(한숨, 고민스런) 있어야 ..될 것 같기도 하구, 없어야 될 것.. 같기도,
유주 : (한결 표정 가만히 보는, 한결의 맘을 알겠는, 차마시며, 짐짓 가볍게)
만나고 싶기도 하고, 헤어지고 싶기도 하고...난 그런 적 있었는데,
한결 : (보면) ?
유주 : (작게 웃으며) 그렇게 복잡한 감정안다구. 근데 없어도 될것같음 고민할 필요없잖아.
고민한단 건, 필요하단 얘기 아닌가?
한결 : (답답한, 다른데 보며) 그래도 한번 짤라놓고, 다시 어떻게,
유주 : (웃으며) 뉴욕에 있을 때, 갤러리스트랑 크게 싸운 적이 있어,
첨엔 화나서 다신 안 볼라 그랬거든?
한결 : (관심 없는 척 딴 데 보는, 하지만 솔깃한)
유주 : (속으로 웃으며) 한 달 쯤인가, 갑자기 갤러리스트한테서 전화가 온 거야.
그러더니 불쑥 이러더라? 4시가 좋아요, 7시가 좋아요? 그게 뭔데요? 그랬더니,
연극, 이러는 거야. 그래서 그냥, 7시요, 했지.
한결 : (가만있다가 피식 웃는)
유주 : (가만히 한결 보며, 미소로) 난 니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
한결 : (좋은, 다정히 유주 보며) 당신두.
한결, 유주, 서로 피식 웃는,
씬 62. 은찬집, 낮.
은찬, 은새(신벗고 들어서려는)와 말다툼 하고 서있는,
은찬 : 야, 넌 보충수업 끝난 지가 언젠데 이제 들어와!
은새 : (아무렇지 않게, 냉장고로 가서, 물을 먹는)
은찬 : 이게 언니가 말씀하시는데, 개무시하고..(은새, 홱 돌려세우며)
너, 어디갔다 왔어? 너 또 피씨방 갔지? 너 내가 그런 공기 나쁜데
들락거리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 어, 몇 번을?!
은새 : (물마시며, 은찬 빤히 보며, 차분히) 너 그러다 머리에 꽃 꼽겠다.
은찬 : (물뺐어, 마시며) 이 엄만, 또 왜 이렇게 안 와?
파마를 도대체 몇시간이나 하는 거야? 쯧!
은새 : 심심하면 빨래나 해. (하고, 가는)
은찬 : (얼음물 만들며) 벌써 했지. (하다) 다 말랐나? (하고 나가보려는데)
은찬모, 빨래 한 아름 안고 들어오는,
은찬모 : (기분 좋은) 아우, 날이 좋으니까 빨래가 바싹바싹 잘도 마르네.
은찬 : (버럭) 엄만 왜 그걸 갖구 들와! 내가 걷을라 그랬는데!
은찬모 : (은찬에게, 성가신) 아우, 너는 고만 가게 나가.
집에 너 있으니까 내가 아주 귀가 따가워 못 살겠어.
잔소리두, 잔소리두, 내가 시어머니한테도 그렇게 안 들었는데,
아우, 머리 울려. (하고, 앉아, 빨래개는)
그때, 은찬의 휴대폰 울리는,
은찬, 화들짝 놀라 전화기 보다가 조마조마해 천천히 들어 보는,
발신자 : 재수 없어.
은찬, 헉! 놀라서 전화기 보다가 떨리는 가슴으로 받는,
은찬 : (꿀꺽 침 삼키고, 간신히) 여보세,
한결 : (F) 밥먹자?
은찬 : 에?
한결 : (F) 자장면? 선지국?
은찬 : 무슨...
한결 : (F, 버럭) 빨리말해, 자장면이야, 선지국이야?
은찬 : (얼결에) 자장면.
한결 : (F) 전에 갔던 중국집으로 와. (하고, 끊는)
은찬 : ??
씬 63. 커피프린스 일각.
한결, 주머니에 핸드폰 넣고, ‘휴..’하고 기분좋게, 조금은 설레서 나가는,
씬 64. 중국 레스토랑, 낮.
은찬, 한결, 마주 앉아 탕수육을 먹고 있는,
은찬, 깨작거리며 한결 눈치 보다가 한결이 시선 들면 우적우적 먹는,
한결, 그런 은찬을 피식 웃으며 보는,
한결 : 너 탕수육도 곱빼기로 먹냐?
은찬 : (한결이 웃는 걸 보고 설레는, 퉁명히)
탕수육 한 접시로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 마세요.
한결 : (보면) ?
은찬 : (움찔하다, 무뚝뚝하게) 카페라떼에 생크림 얹어주는 건 안 되거든요.
한결 : (귀여워 웃음나는걸, 안들키려 물마시는)
은찬 : 그러려면 차라리 카페모카를 시켜야지. 카페모카가 500원 비싸단 말이에요.
한결 : (웃음 안 들키려하고, 짐짓 까칠하게) 니가 사장이야? 내가 된다는데 니가 ...왜,
은찬 : (탕수육 입에 가득 든)
한결 : (그 모습이 귀여워, 못참고, 툭 웃는)
은찬 : 왜 웃어요?
한결 : (안들키고 싶은) 어이가 없어서...니입이 하두..커..
(대놓고, 못참고 어이없이 웃으며) 넌 근데 입에 탕수육 몇 개까지 들어가냐?
(계속 웃음 못참고, 어우..하며 탕수육 먹는)
은찬 : (괜히 자기도 모르게 따라웃으며) 뭐가 그렇게 웃기다고. 자꾸...
한결 : (웃음기 있는) 너는 뭐가 웃겨 웃는데?
은찬 :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나야, 사장님이 웃은까..
(쳇, 흘기며, 좋은, 손 들며, 박력 있게) 아저씨, 여기 고량주 한 병이요!
한결 : (걱정스런) 야, 인마, 대낮에!
은찬 : (기분 좋은, 낭창히) 이런 날 안 마시면 언제 마셔요. (히죽 웃는)
한결, 어이없는 냅킨으로 입가 닦으며, 은찬 보며, 좋은,
은찬, 그런 한결 못 보고, 기분 좋아 탕수육 먹고, 물먹고,
씬 65. 거리, 밤.
은찬, 한결, 알딸딸해서 어깨동무하며 노래 부르는,
(노래: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으싸라으싸! 으싸라으싸!)
은찬, 한결, 낄낄거리며 발 맞춰 뛰기도 하고 기분 좋은,
은찬과 한결 분수에서 신나게 노는
한결, 웃다가 멈춰서 은찬을 앞에 두고 서는,
은찬, 의문으로 한결 보면,
한결 : (웃으며, 진지한) 야, 나 한 대만 쳐.
은찬 : (얼떨떨한) 왜요?
한결 : 그냥 니 있는 힘껏 한 대만 쳐.
은찬 : 난 함부로 사람 안 패요. 태권도사범의 명예와, 긍지가있지, 어떻게,
한결 : 아, 오케이, 오케이. (한숨, 진지하게 은찬보며) 나, 너 비웃은 적 정말 한번도 없다.
은찬 : ?
한결 : 야식배달, 우유배달, 밤깍기, 인형눈달기하는 거 말한건,
욕이 아니라 진심으로 열심히 사는 니가 멋있어서..
나는 죽었다깨나도 그렇게..말할수록 구질구질.. 그냥, 때려.
은찬 : (한결 보는, 뭉클한) 알았어요. 그까짓 걸루 안 패도 돼요. 풀렸어요.
한결 : 아냐. 그래도 때려. 안맞음 내가 안편해.
은찬 : (한결 보다가, 야무지게) 진짜죠?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
한결 : (호쾌히) 오케이! (하는 순간)
은찬, 주먹 꽉 쥐고 한결의 얼굴을 퍽! 때리는,
한결, 뒤로 휙 나자빠지는,
은찬, 주먹 아파 쥐었다폈다하며 한결 보는,
은찬 : (좀 걱정되는, 한결 일으키며) 괜찮아요? 힘 다 안 실었는데,
은찬, 주머니 뒤져 쓰던 휴지 꺼내 코피 닦아주는,
한결 : (아, 아, 하다가, 은찬 힐끔 보는)
은찬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코피 닦아주는)
한결 : (조용히, 진심으로) 불쌍해서 데리고 있었단 말은 내가 정말 심했다.
미안하다. 사과할게.
은찬 : (가볍게) 쌤쌤이에요. 사장님 코피 터트렸잖아요.
한결 : 쥐방울만 한 게 주먹은 쓸 만하네. 너 내 보디가드해라.
은찬 : (좋은, 어이없다는 듯) 커피집에서 보는 것만도 지겹거든요.
은찬, 한결의 콧구멍에 휴지 말아 넣는,
씬 66. 커피프린스 앞, 아침 (F.I)
테이크아웃 가판대에 사람들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한결 , 주문 받고 계산하고 바쁜,
하림과 민엽 테이크아웃 손님들에게 바쁘게 커피와 사과를 팔고 있는,
민엽, 민망한 듯 쭈삣거리고 있는,
민엽 : (민망한)빨대 꼽아 달란 건 줄 알았다구!
하림 : (못마땅한, 조용히) 스트롱! 강하게! 스트로우, 빨대가 아니라!
민엽 : (민망한, 이내 째리며) 이씨! 왜 한국말 놔두고 영어 써, 그니까!
한결 : (피식 웃는)
하림 : (한결보고, 일부러, 더하는) 아, 찬아...마이 찬...!
은찬 : (E) 내가 그렇게 좋은가?
일제히 돌아보면 은찬, 수줍게 웃으며 입구에 서있는,
한결, 반갑고 좋은,
민엽과 하림 일제히 날아서 은찬 앞에 가는,
하림 : (뛰어가며) 마이찬, 마이찬, 마이찬! 오 마이찬!
(손 덥썩 잡고, 얼굴에 부비부비 해보며, 다시 고개 들어 은찬보는)
느끼고 싶었다, 진짜.. 화 풀린 거지?
민엽 : (반가운, 눈물 그렁해서) 잘 있다 세 글자만 넣어 달랬는데!
(서운해서 고개 숙이며) 그렇게 문자를 씹어요.
은찬 : (반가운, 고마운) 너 은근히 스토커더라. (하다 하림이 제 어깨 주무르는 손을 빼며)
너무 주물러 주시는 거지. (하고, 한결보는)
한결 : (얼굴에 미소 퍼진, 손님에게 잔 돈 건네는)
선기 : (좋은, 미소 감추고 덤덤히, 은찬에게) 너, 빨랑 들어가서 사과 씻어!
은찬 : (웃는, 씩씩하게) 넵!
은찬, 피식 웃으며 들어가는, 한결, 웃으며 은찬 힐끔 보는,
씬 67. 커피프린스, 오후 .
홍사장은 바에서 커피를 만들고,
민엽은, 홀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주문받고 서빙하는,
바쁜 프린스들의 모습, 활기차 보이는 커피프린스,
한결, 빈 바구니 들고 들어와 주방을 향해 가는,
그때 은찬, 와플 쟁반 들고 나오는,
한결과 은찬, 주방 입구에서 부딪치는,
둘이 어색해서 이리저리 피하는데 계속 부딪치는,
한결 : 얀마, 니가 안으로 들어가.
은찬 : 사장님이 뒤로 물러나세요. 와플은 식으면 안 된단 말이에요.
한결 : (웃긴, 참고 어이없다는 듯) 이게 위아래도 없이, 빨리 뒤로 안 가.
은찬 : (좋은, 감추고 어이없다는 듯) 지금 위아래가 문제예요?
와플 다 식는구만. 빨랑 뒤로 가요.
한결 : 이 자식이 진짜..(하는데)
민엽 : (E) 사장님, 너무하십니다!
은찬, 한결, 움찔해 동시에 뒤로 물러나 보면,
민엽, 못마땅한 듯 한결을 힐끔 째리며 고개 숙이고 있는,
민엽 : (씩씩거리며, 진지하게) 아까부터 지켜봤는데, 왜 자꾸 형 감시하세요
한결 : (어이없는, 당혹스러운) ?!
민엽 : 다 봤습니다. 계속 은찬이 형 따라 다니면서 몰래 감시하고,
틈만 나면 별일도 아닌데 시비 걸구...
형도 그니까, 불편해서 계속 힐끔거리고 사장님 눈치보고...
은찬 : ! (무안한, 발끈) 내가 언제 이 자식아!
민엽 : (진심으로, 진지한) 걱정마, 형 나가면 우리도 다 같이 나가기로 했어.
한결, 민망하고, 할말없는 그냥 가고,
은찬 : ! (어이없는) 아.. 단무지.., (하고, 가는)
민엽: 사장님 저 하림이형이랑 얘기 다 끝났어요. 조만간 선기형이랑도 얘기해가지고...
홍사장, 민엽의 궁뎅이를 걷어차는,
홍사장 : (귀 잡아 끌며) 이 무식한 놈아, 그게 괴롭히는거냐! 노는 거지,
사랑싸움 하는 거 아냐!
민엽 : (아픈) 아아아..그게, 무슨..아,아,
씬 68. 커피프린스 앞, 밤.
은찬, 커피프린스 쪽을 힐끔 보면서 스쿠터에 앉아 있는,
은찬 : (연습하는) 사장님, 저기 길 밑에 우동 맛나게 하는데 있는데 제가 살께요!
(맘에 안 드는, 고민하다가 급방긋) 스쿠터가 고장 나가지구..
저기 사거리까지만 태워주세요...(하다 스쿠터 째리는, 시동 걸면 부릉 바로 걸리는)
오늘따라 시동도 한번에 걸려 주시는 거지!
그때 한결, 급하게 걸어 나오는,
은찬, 반가운, 후다닥 시동 끄고 한결 쪽으로 걸어가는,
하림, 표정 굳어서 뒤따라오는,
은찬 : (밝게) 제가 저 밑에 (우동 잘하는 집 알거든요. 하는데)
한결 : (차에 타며) 나중에.
하림 : 형, 그냥 택시 타고 가. 운전하지말구.
한결 : 괜찮아.
한결, 급하게 차 출발시키는,
은찬 : (무안한, 서운한, 째리며) 왜 저런데?
하림 : (걱정으로) 할머니가 쓰러지셨대.
은찬, 놀라는, 가는 한결의 차보는,
씬 69. 병실안.
작은 스탠드만 켜진,
한결, 문 살짝 열어, 안을 보는, 할머니(산소호흡기), 누워있고,
한쪽에 한결모, 누워자고 있는, 한결, 눈가가 붉은, 못들어 가겠는, 문닫는,
씬 70. 병실복도.
한결, 문닫고, 벽에 기대 맘아파, 눈가 붉어진 채, 후후...한숨만 내쉬고,
고개숙이고, 가만있는,
씬 71. 한결 오피스텔 앞, 밤.
은찬, 주차된 한결의 차를 맴돌고 있는,
은찬, 전화기 꺼내 망설이며 보다가 전화 거는, 안 받는,
점점 더 걱정이 되는, 은찬, 작심하고, 안으로 들어가보는,
씬 72. 한결 오피스텔 앞, 밤.
문이 열리고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한결.
은찬 : (당황한, 걱정되는) 아, 아니 전화가 안 돼서...할머니는 좀 어떠신지..
한결 : (담담히) 들어와.
한결, 돌아서 가면, 은찬,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들어가는,
씬 73. 한결 오피스텔 테라스, 밤.
은찬, 어색하고 긴장된 자세로 소파에 앉아 한결을 보는, 걱정되는,
한결, 힘없이 소파에 앉아 건성으로 dvd 콜렉션 살피고 있는,
은찬 : (걱정 누르며, 떠보듯) 많이 아프시데요?
한결 : (애써 덤덤히) 위암..말기.
은찬 : (맘아픈, 침착히) ..수, 술은..?
한결 : (덤덤히) 연세가 많아서..진행도 많이 됐고... 할머니가 약물치료만 하쟀대.
은찬 : (안쓰러운, 가만히 보는)
한결 : (괜히 잡지 뒤적이는)
은찬 : 힘들죠?
한결 : (잡지만보며) 내가 뭐..아픈 할머니가 힘들지..휴...(맘아픈, 쓴웃음 지으며)
내가 참 생각이 없다...생전가도 나하는 일이라면 뭐든 오냐오냐 받아주던
할머니가 억지로 나를 미국에서 불러들일때, 굳이 싫다는 선보라 하실때,
커피프린스맡아 하라실때.. 눈치챘어야 하는건데...
은찬 : (맘 아픈, 가만 보는, 조용히) 울고 싶음.. 울지.
한결 : 괜찮아.
은찬 : 안괜찮아 보여요..
한결 : (은찬안보고, 눈가 붉은, 애써 담담히) 내가 내가 싫다. 낼모레 서른이나 먹은 놈이,
할머니 걱정이나 사면서...대체 뭐하고 산건지...
한번도 내가 사는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오늘은 내가 너무 이기적..(말 못잇는) 가라. 늦었다.
은찬 : (안쓰런 가만보는) ..
한결 : ...
은찬 : (한결 빤히 보며, 두근거리는, 애써 웃으며, 덤덤히)
제가 기운나는 응원가 불러줄까요?
한결 : (어이없이, 작게 웃으며) 또 쓸데없는 짓할라그런다. 가. (하고, 고개 돌리는데)
은찬 : (한결의 턱을 손으로 잡아, 한결을 보는)
한결 : ?
은찬 : (순간 눈을 질끈감고, 입을 맞추는)
한결, 흠칫, 멍하니 굳어 있는,
한결, 자기도 모르게 눈을 살짝 감는,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기분으로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는 두 사람에 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