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복음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잃었던 아들의 비유를
그냥 넘어가면 안될 것같아 오래도록 묵상해 본다.
너무 익숙하기에 너무 식상한 애기만 나올 것같아
몇번을 망설이다가 말문을 연다.
잡다한 여러가지 화두가 나올 수 있겠는데
길어지면 안되겠기에 한가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다.
사랑을 믿는다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을
작은 아들은 믿었고 큰아들은 몰랐다.
작은 아들은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지만
아버지의 자비와 선하심, 그리고 사랑에 의지했다.
물론 더이상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었기에
아버지 말고는 어떤 해결책도 없었기에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복된 죄라고 하는 지도 모른다.
큰아들은 자신의 성실함 때문에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본성 자체가 사랑이라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에 종처럼 일했고 그에 대한 댓가로
아버지 밑에서 아버지의 것을 누리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비참한 마인드다.
물론 충분히 누리지도 않은 채 아버지에게 주지 않았다고 항의한다.
사랑을 믿는 것은 어쩌면 전혀 나올 것 없는 곳에서도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기적같은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체험한다.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보물같은 체험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