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생활 맛들이기

호암마을 명상센터 개관식

깜장보석 2016. 9. 30. 16:14

개관식을 준비하는 동안과 식이 진행되는 오전까지 날씨는 우리편이었다.

가을바람이 시원했고 햇살도 없이 구름이 잔뜩 낀 날씨가 활동하기 좋았다.

우리의 컨셉 바람개비도 잘 돌아가고...


하지만 넓은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비가 뿌리기 시작.

-점심 준비를 해주신 식도락 관계자 추산 260여명-

200여명이 우왕좌왕 갈팡질팡. 식사만 마치고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

난 맨 마지막 식사를 했는데 비빕밥 재료가 다 떨어져 계란후라이도 김치도 국도 없이 비빕밥을 먹었다.


무튼 오후 공연은 더욱 눈물 날 지경.

뽀대 안나게 천막 안에서 짱짱한 예술가들이 공연을 했고

어르신들도 좁은 천막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공연을 봤는데

그나마도 대부분이 떠난 횡한 분위기.


동분서주하며 마음을 졸였을 공연단 섭외자 김봉술 신부님이 안쓰러웠다는.

날씨 탓이겠지만 생각보다 일찍 공연을 파했다.

공연 중에도 끊임없이 부스가 비워지고 어수선한 매너없는 모습.

공연이 다 끝났을 땐 삼삼오오 앉아서 술자리를 마련한 식도락 관계자와 이장님 그리고 몇몇 분들.

  

개관식 중에도 계속 들어오던 화분들.

이 아이들의 운명은?

죽지 말고 오래오래 잘 살아주길.


짱짱한 음향 시설.

기타 들고 공연 한번 해보고 싶은 맘이 스물스물.

당집같이 알록달록한 바람개비는 바람이 부는데도 왜 돌지 않았을까?

저걸 이장님 맘에 쏙 들게 꽂느라 몇번을 뺏다 꽂았다 손가락에 피멍이 들었건만.

이 좌석이 모자랐을 정도로 손님이 왔지만 비가 오니 점심만 먹고 썰물 빠지듯 쫙 빠져버리는 사람들.


우리 마을 할머니들.

아직 다 오시지 않았지만 언제나처럼 자리를 빛내주셨다.

어딜가나 대접받는 자의 위엄을 갖추고 당당한 한센인 정착 마을 사람들의 자존심.ㅋㅋ

 




군 관계자들의 긴장된 모습.

높으신 분들이 많이 오시니 요모조모 잘 살피시는 것이 딱 공무원이다.

이분들의 양복이 있어 이것이 관급의 큰 행사라는 걸 인식시켜준다.

도자기 쌤이 오셔야 전시가 제대로 자리잡는다.

새벽같이 올라가 배치하고 사진 붙이고 했건만 역시 프로의 손길이 필요해.

도자기쌤이 수고했다고 당신이 손수 만드신 손잡이 없는 물컵을 선물로 주셨다.

이제 도자기 수업에 쉽게 빠질 수 없을 것같은 부담감^^;;

얼추 잔치집같은 분위기 완성.

첨엔 이 곳이 다 채워질까 궁금했는데 음식 냄새가 풍기고 상품들이 전시되고 나니 북적한 느낌.

다들 어찌나 느긋하신지.

많이 경험해보신지라 개관식 전에 완벽하게 세팅하고 싶은 내 맘과는 달리

놀멍쉬멍? 맞나? 제주 사투리?ㅋㅋ

하지만 위치 선정이 잘못된 탓인지 경기불황 탓인지 먹거리도 상품도 그닥 판매가 많이 되지는 않았던 듯.

발품도 안나오는 행사 자리라 미안한 맘.

점심 시간이 되자 분주한 모습.

의자를 치우고 돗자리를 깔아 소풍 온 느낌의 점심시간 연출.

줄이 길게 늘어서 비빔밥을 받는 모습이 인상적.

식도락에 맡겨 점심을 대접했는데 그쪽 추산으로 260인분이 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많이 다녀가셨나?


천막 아래 쪼로록 앉은 노란 잠바의 어르신들은 모두 이장님들.

역시 잔디밭보다는 의자가 품위유지를 위해 맞는 듯?


울 할머니들도 안내석 가까이 자리잡고 앉아 점심을 드시려 한다.

군수님 자리에 식사는 안 챙겨도 울 할머니들은 점심은 내가 챙겨야지.

김치도 날라 드리고 국도 챙겨 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