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봐서인지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주인공으로 나온 프레디머큐리를 분한 라미 말랙이 눈에 많이 거슬렸다.
연기는 잘 하는데 보철을 했는지 너무 과하게 앞니를 돌출시켜 보는 내내 부자연스러웠다.
사실 프레디 머큐리가 그 정도로 심하게 돌출된 것은 아닌데
게다가 키도 라미말랙보다 크고 시원시원하게 생겼다.
또 실황을 보면 공연 중에 가수로서 카리스마가 작렬한다.
확실히 한 시기를 풍미한 아티스트의 명성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무튼 영화 내내 퀸의 익숙히 들어온 곡들이 깔리고 있어
영상보다는 음향이 귀에 꼿히는 부분이 많았다.
퀸의 음악이 영화를 살렸다고 봐야할 정도.
마지막 20여분은 라이브에이드 공연 실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유투브로 85년 공연실황을 다시 봤다.
실재가 훨씬 더 역동적이고 빨려들어가는 면이 있었다.
사이사이 프레드의 개인사, 메리와의 만남,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동성애와 약물남용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치우치지 않고 음악적인 부분을 더 부각시키는 연출이 맘에 들었다.
눈여겨 본 부분은 멤버들과 음반을 녹음하고 곡을 창작할 때
기발하고 창의적인 모습을 보면서 전율이 일었다.
그 명곡들이 저렇게 만들어졌구나 하면서 놀랐다.
퀸이 대중음악사에서 반드시 언급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평범하지 않은 생각과 행동과 말과 그걸 해내고 마는 결과물까지.
피아노를 치면서 머릿속에 흘러가는 멜로디를 잡아내고
착상을 위해 일상의 모든 부분을 유심히 보고 잡아내는 예술적인 감수성
멤버들과 교감, 자유로운 발상 등등이 부러웠다.
실험적인 멜로디면서도 그 아름다움이 훼손되지 않는 퀸의 곡도 좋지만
작사 또한 은유와 상징을 사용한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대중적이면서도 깊이가 있는 그리고 감동까지 있는 노랫말이
그 시대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사람들을 퀸에 열광하게 하는 부분인 듯하다.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프레디 머큐리가 그 시대의 관습 속에서
편견과 선입견으로 억압받았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아픔이 있었기에 그런 가슴 저리는 곡들이 나왔던 거겠지.
프레디 머큐리의 실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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