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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자유롭게

깜장보석 2006. 9. 8. 16:20
  "Butterflis Are Free A Play in Two Acts by Leonard Gershe"
 
  [막] 제 1막
  [장] 제 1장
  무대장면  -  맨하탄  이스트  사이드 남쪽에  자리잡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아파트의  맨 꼭대기층  "돈 베이커"의  방이다.   왼쪽에는  6피트 반  높이의
사다리로 오르내려야  하는 침대가  있다. 그  침대 밑으로는  세면실로 통하는
문이 나  있다. 침대에서  무대 앞쪽으로 들창이  한개, 몇권의  책이 꽂혀있는
자그마한 서가가 있고 침대 왼쪽에는  세월로 찌든 지저분한 채광창이 나 있다.
침대에서 무대 뒤쪽으로 이어지는  벽에는 몇장의 포스터와 사진들이 걸려있다.
중앙에서 좀  왼쪽으로 출입문이  보이고 그  오른쪽이 개수대와  곤로, 캐비넷
구식  냉장고가  있는  부엌이다.  그 앞에는  노루발이  달린  낡은  목욕통이
놓여있다. 이  목욕통은 나무 널판을  올려놓아 식탁으로 쓰여지는  것이다. 그
목욕통 식탁 주위에는 몇개의  싸구려 스툴이 놓여있다. 오른쪽에는 옆집방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낡은창이 그  앞을 막고 있다. 거기에는 유리잔 포도주병들이
놓여있다.  목욕탕 식탁  바로 앞에는  낡고 빛이  바랜 소파가  한개 자리잡고
있다. 소파앞에는  차탁으로 쓰여지는  나무상자가 놓여있다.  소파와 침대사이
앞쪽에는 캠퍼스로  만든 야외용  의자가 있고 그  앞에는 낮은  등나무 스툴이
있다. 석유리로된 전등이  식탁위에 매달려 있고 무대  오른쪽 앞에는 대들보를
받치고있는 가느다란 기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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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이 오르기 전 녹음기에서 나오는 돈 베이커의 노래소리가 들려 온다.
  [돈] (녹음기의 노래소리)
  "나는 알고 있었지
  내 너를 만났던 날부터
  너 나를 받아준다면
  내 사랑 바칠 수 있다는 것을
  허지만 너는 말했지
  잊어버리는건 쉬운 일이라고
  너는 말했지---"
  (그 다음은 가사가 없이 곡조만 나온다. 다 다 다 다 하는 식으로)
  (막이 오르면 -  6월의 어느 무더운 날 햇빛이  채광창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돈은  침대기둥에  기대서서  물을  마시며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재노래를
듣고있다. 나이는 20세가 조금 지났고  체격은 날씬하고 잘생긴 얼굴이다. 앞에
단추가 달린 갈색셔츠가 카키색 바지를  입고 있다. 머리는 말쑥하게 빗질이 돼
있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그는 전화쪽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마치 수백번
연습이라도 해둔듯 아주 간단하게 말한다.)
  [돈] (전화벨이 계속 울리는데- 두번째 벨소리가 날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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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을 연다.) 전  잘있어요, 네. 엄마도 별고 없으세요---  (의자 뒤로 돌아서
소파 쪽으로 가서 녹음기를 끄고) 여긴 더워요 스카스데일은 어때요? (개수대로
가서  물잔을  내려놓고)  그래요 여기도  마찬가집니다.  (다가가서  수화기를
집어들고)  네,  어머니세요?  ---   금방  알았죠,  엄마  전화는  벨소리부터
틀리거든요  네.  엄마도  별고   없으세요?  (소파에  앉으며)  여긴  더워요.
스카스데일은 어때요? 그래요 여기도 마찬가집니다. 아파트는 근사해요. 마음에
들어요. 어제밤요? 뭐 별로 한게  없는데요. 제말은요 나가질 않았다는 말예요.
친구들이   찾아와서요  파티   비슷한게  있었어요---   글쎄  몇명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몇명이었는지 그  숫자가  꼭  필요하세요? 그럼  12명반이란건
어때요?---  아뇨,  그애들  별로  늦지  않았어요---  언제라구요?  (일어나서
전화기를 들고 식탁 끝쪽으로 걸어가며) 않돼요! 오늘 오후라니 말도 않돼요---
글쎄 시내에 나오셔서 색크스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신다는거야 제가 상관할바가
아니죠.   허지만   여긴   오시면   않돼요.   엄마랑   나랑   약속했잖아요.
두달동안이라고  않그래요?   (이때  갑자기  옆방에서   텔레비죤  방송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뭐라구요?  ---  아녜요 내가  라듸오를  튼게  아녜요.
옆집에서 들리는거예요--- 누군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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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잔거 같애요. 이, 삼일전쯤에 새로 이사왔나봐요. 글쎄 그여자 이름이 뭔진
모르겠다니까요--- 걱정마세요 매일 저러는건 아니니까--- 네 제가 말할께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그런 말까지  대신 않헤주셔도 된다구요. 여길 오시드래도
쇼핑이나 해가지고  바로 집으로 가세  잘 안들리는데요. 내일  얘기해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돈은  전화를 끊고 옆방으로 통하는  문을 두드린다. 화가나서)
이봐요 미안하지만---  (더 크게 두드리며 소리친다.)  라듸오소리좀 작게 해줄
수 없어요? (TV 소리가 아주 꺼진다.)
  [질 타너의 목소리] 미안해요. 지금 뭐라고 그랬죠?
  [돈] 라듸오소리좀  줄이라고 그랬어요.  아주 꺼달라는게 아니라  소리만 좀
작게 해달란 말예요.
  [질의 목소리] 이건 라듸오가 아니라 텔레비죤이에요.
  [돈]  (소파에 와  앉으며)  글쎄 뭐든지간에  소리가 너무커요.  벽이라는게
종이조각이니까
  [질의 목소리] 나도 알아요- 클리넥스 한겹 정도라니까요. 거피한잔 어때요?
  [돈] 뭐 괜찮읍니다. 방금 마셨는걸요.
  [질의목소리] 그게 아니라 나한테 한잔 권해보는게 어떠시냐 그말씀예요
  [돈] (일어나서 부엌쪽으로 가서 커피포트를 곤로에 올려놓는다. 그가 카운터
위의 찬장에서 찻잔을 꺼낼때 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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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크소리가 들린다.) 문은 열려있어요.
  (질  터너가  들어온다.  이  여자는 19살이다.  어딘지  어린애같은  모습의
여자다.  긴머리가 어깨와  등뒤에 늘어져  있다. 블루진에  요란한 블라우스를
입고있다. 블라우스는 뒤에 지퍼가 달린것이다.)
  [질] 안녕하세요! 난 질 터너라고 해요.
  [돈] (그 여자에게 몸을 돌리며 손을 내민다.) 난 돈 베이커입니다.
  [질] (그의  손을잡고 악수를  하고 무대앞쪽을  지나 돈의  오른쪽에 선다.)
이렇게  강제로  커피초청을 시켜  드려서  죄송해요.  나쁘게 생각지  마세요.
(그에게  등을 돌려대며)  블라우스에 지퍼좀  올려주시겠어요?  손이 안닿아서
그래요  (돈은 약간  당황한듯 멈칫거리다가  지퍼를 잡고  올려준다. 찻탁으로
가서  커피주전자와  찻숟갈과 잔을  내놓는다.)  여긴  거실이 내  방보다  좀
넓군요. 여기 사신지 오래됐나요?
  [돈] 한달 됐어요. 거실이랄껏까지야 없죠. 그저 통틀어 이게 다니까요. 이방
말고는 큼직한 목욕실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만
  [질]  (냉장고  앞으로  가면서)  나있는덴 방이  세개예요.  부엌까지  쳐서
말예요.  이사온지   이틀밖에  안됐어요.  아직  정식으로   계약같은건  안한
상태예요. 한달씩이나 있게될진 의문이거든요. (차탁으로 오면서) 어머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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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깨끗한데요, 아주 말끔하군요.
  [돈] 별로 할일도 없는데 까짓껏쯤이야  누워서 떡먹기죠. (잔에 물을 따르고
커피포트를 다시 곤로에 올려놓는다.)
  [질] (주위를 둘러보고  소파에가서 앉는다.) 난 가진것도  별로 없는데 방안
가득히  잔뜩  늘어놓고 살아요.  사람이  좀  지저분한가봐요. 허긴  남자들이
여자들 보다 더 깨끗한 법이란 소릴 듣긴 들었지만 말예요. (소파와 차탁사이를
걸으며  천정을 쳐다본다.)  이방은  채광창이 있어서  좋군요. 내방엔  저런게
없거든요. (사다리쪽으로 가며) 이건뭐죠?
  [돈] 뭐가요?
  [질] (의자와 차탁중간에 서서) 이 기둥달린거 말예요.
  [돈] 아 그거요 침대죠.
  [질] (사다리 짚고 침대로 올라가며) 침대라구요! 어유 멋져!         
  [돈] 쓸만하죠?
  [질]  (침대 위에서)  이렇게  멋진 침댄  처음  봤어요. 이래뵈도  침대라면
상당히 많이 구경한 셈인데 이거 혼자 만든 거예요?
  [돈]  내가  만든게 아녜요.  여기  먼저  살던 녀석이  만든거예요.  녀석은
히피였거든요. 공중에서 잠자기를 좋아하셨다 그말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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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침대에서 내려와 의자와 차탁  사이를 거쳐 무대 왼쪽 앞으로 나온다.)
거기서 굴러 떨어질때를 생각해 보셨어요? 어디 한군데쯤 부러질거예요.
  [돈]  어떤 침대에서도  굴러 떨어져서  어디 한군데쯤  부러질  수는 있는거
아닙니까? (커피를 잔에 따른다.) 크림하고 설탕탈까요?
  [질] 그냥 블랙으로 주세요.
  [돈]  (차탁앞에서 잔을  내놓는다.) 지금  사시는 옆방을  얻을수도 있었죠.
헌데 저 침대가 맘에들어서 여길 택한 겁니다.
  [질] (커피잔을 들면서) 그걸 나무랄수는 없겠는데요. (소파에 가서 앉는다.)
있잖아요.  난 꽃도  사구요. 행  주나  종이 나프킨  같은 허접스레기는  곧잘
사면서 말예요. 커피 사오는건 꼭 잊어버리거예요.
  (커피를 마신다.)          
  [돈] (의자에 앉으며 차탁위에서 담배를 집는다.) 커피 식지 않았어요?
  [질] 아주 알맞아요. 이젠 살것 같네요. 언젠간 이신세 갚을께요.
  [돈] 뭘 그까짓걸 가지고---
  [질] 행주나 종이 내프킨 필요없어요?
  [돈] 별로
  [질] (일어서서 무대  중앙 뒷쪽으로가 오른쪽 벽에  붙은 그림을 쳐다본다.)
난 또 전구도 꽤 많이 모아다 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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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요--- 아무튼  커피만 없고 뭐든지  다 있거든요. (오른쪽  뒤 기둥앞에서)
사적인 질문좀 해도 돼?
  [돈] (담배에 불을 붙이고 성냥개피를 재털이에 버린다.) 하세요.
  [질]  (돈의   왼쪽  뒤로   돌아서)  왜   어머니가  여기   오는걸  그렇게
싫어하는거죠?
  [돈] 그건 또 어떻게 알았죠?
  [질]  아  여기서도 내방소리가  들렸는데  내방에서  여기 소리가  들리는건
당연하잖아요?  저 때문에  아주 직통으로  들리나봐요.  (옆방문앞으로 간다.)
헌데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문이죠?
  [돈] 그방하고 이방하고는 원래  한집이였거든요. 근데 두집으로 나눠서 세를
주는거예요.  나중에 다시터서  쓰게 될  때를 생각해서  아주 막질  않고 그냥
잠그기만 한것 같아요.
  [질] (소파 왼쪽으로 돌면서) 내질문에 대답 아직 않하셨어요.
  [돈] 질문이 뭐였더라? 그만 잊어버렸네-
  [질] (소파 끝에 앉는다.) 왜 어머니가 여기 오시는걸 원치 않느냔 말씀예요.
  [돈] 그건  좀 긴 얘기예요.  아니 짧게 얘기할  수도 있죠. 단지  좀 오래된
얘기라서 어머닌 내가 혼자 나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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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 좋아하지  않으시거든요. 내가  혼자 살주제가  못된다는거예요. 그러다가
마침내 한번 시험을 해보기로 서로  양해가 된거예요. 꼭 두달간만 나혼자 살수
있는지  시험을  해보라는  거였죠.  이제  한달  됐거든요.  아직  한달이  더
남은건데-
  [질] 어제밤 파티를 했다는건 또 무슨 말이였죠?                
  [돈] 이거 원 한마디 안빼놓고 다 들었군요? 그렇죠?           
  [질] 그럼요 듣지못하고 빠뜨린건 별로 없을꺼예요.
  [돈]  난  어머니한테  늘  파티를 열었다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아니면
참석했다는  소리를  하거나 그양반  한테  내가  엄마 치마자락을  떨쳐버리고
뛰쳐나와 혼자사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그길밖에 없을것 같아서 말예요. 여길 와
보시면  아마 야단  나실꺼예요.  아직 와보시지도  않고 벌써부터  몹쓸곳으로
단정을 내리시는  판이니까 이방안에 들어서시자마자 아마  이렇게 말할꺼예요.
"얘 난 울음이 터질것만 같구나" 이렇게 말예요.
  [질] 잘 우시는 분예요?
  [돈] 아뇨. 그저 으름장을 놔보는거죠.
  [질] (일어서서 앞으로 나오며) 만약 그 양반이 여기 오셔서 진짜로 우실려고
들면  말예요 내방으로  보내세요.  나사는 꼴을  보시면  아마 적어도  이방을
깨끗하니까. (침대 앞을 지나 서가있는데로 간다.) 혼자 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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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될만한 나이는 된거뇨? 아녜요? 난 열아홉이예요. 지금 몇살이죠?
  [돈] 어머니한텐 말예요 난 아직도 열한살 짜리라구요. 그리고 내년엔 열살이
되구요.
  [질]  그건 우리엄마랑  아주  똑같군요. (서가를  쳐다보며) 우리엄만  내가
언제까지나 자라지않고  어린애도 머물러  있기를 바라셨죠. 아무튼  당신 나이
먹는건  질색이셨다니까. 나이드는걸  용납하지 않는거예요.  (목욕실 문쪽으로
가면서)  엄만 사람들이  우릴보고  형제같다는 말을  해주는걸 무척  좋아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말예요.  엄마가 먼저 힌트를
줘서 그말을 시키는거예요.  (목욕실 문을 열고 안을 드려다  보고 무대 오른쪽
앞으로 간다.) 직장에 나가세요?
  [돈] 아직은 무직이예요--- 허지만 기타를  좀 칠줄 알거든요. 그리고 노래도
몇개 만들어 봤구요.
  [질] 어제밤 그소리 들었어요.
  [돈] 시끄러웠겠군요.
  [질] (돈의 뒤를 지나 그의  왼쪽으로 가며) 아뇨 좋던데요. 첨엔 레코드에서
나오는 소린줄 알았드랬어요. 나중에 자꾸 되풀이하는걸 듣고서야 알았죠.
  [돈]  난  악보를 읽을수가  없거든요.  난  귀로 배우는  거죠.  그래가지고  
기타를 치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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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그래 그걸로 뭘 할꺼예요?
  [돈] 내가 만든 작품으로 돈을 좀 만들어 볼까해요.
  (질은 부엌을 거쳐 찬장있는데로 가서 포도주를 본다.)
  한가지 확실한건 다시는 스카스데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거죠.
  [질] 스카스데일이 뭐죠?
  [돈] 스카스데일을 모르세요?
  [질] (왼쪽 앞기둥에 기댄다.) 난 동부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게 없어요. 로스
엔젤스에서 왔으니까요.
  [돈] 스카스데일은 뉴욕에서 얼마 멀지 않아요. 한20마일 쯤 될까...
  [질] 거기 살아요?
  [돈] 아니죠. 나사는덴 여기죠 그전에 거기 살았었다는 얘깁니다.
  [질] 스카스-데일이라  무슨 정형외과로 유명한 병원이름같군요.  커피 좀 더
있어요? (차탁을 지나 곤로있는데로 간다.)
  [돈]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끄고 몸을 일으키며) 얼마든지 있읍니다.
  [질] 내가 따라 마실께요.
  [돈] (잔을 달라고 손을 내밀며) 내가 할께요. 내가요
  (질은 그에게 잔을 준다. 그는 커피를 따르고 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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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툴쪽으로 가서 기댄다.) 이름이 뭐라고 했죠?
  [질] 질 터너. 명목상으로는 벤슨부인이라고  해야 할꺼예요. 난 결혼한 적이
있거든요! 열여섯살 때 말예요.
  [돈] 열여섯살에 결혼이라니! 부모님들이 허락합디까?
  [질] 어머닌  허락하셨죠 (무대앞을 바라보며 차탁앞에  앉는다.) 임신했다고
아우성을 쳤거든요.  생판 거짓말루요. 눈이  붓도록 통곡을 하시더니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예요.   엄만    할머니가   된다는걸   생각만해도   몸서리가
치셨던거예요. 지금 뭘 생각하고 있는지 내 알아맞춰 볼까요?
  [돈] 뭘 알아 맞친다구요? (그는  질에게 커피잔을 내밀고 질은 잔을 받는다.
돈은 무대 왼쪽 앞으로 나와 기둥에 기댄다.)
  [질] 지금 생각하고 있죠? 이혼한 여자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예요.
  [돈]  아녜요.  난   그런걸  생각한게  아녜요.  그래   이혼한  여자는  꼭
어때야된다는 무슨 규정이라도 있읍니까?
  [질] 왜 있잖아요. 나이는 한 서른다섯살쯤  되고 말예요. 몸에 꼭 끼는 옷을
입고 에나멜 가죽구두를 신고 코를 치켜들고 다니는 여자들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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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파   등받이에   올라앉으며    커피잔을   탁자위에   내려놓는다.)   난
이혼녀라기보다  양육권  문제로  싸우는  부모틈에서  갈팡질팡하는  어린애꼴
같잖아요?
  [돈] 그래 결혼생활은 얼마나 했나요?
  [질] 참 기찬  얘기예요. 한 몇달되는것 같은데  말예요, (담배를 집어든다.)
사실은 꼭  엿새동안 이란 말예요.  (담배불을 붙인다.) 그건  잭크의 잘못만은
아녜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죠. 왜 그런거 있죠.  잘못인줄 알면서도 안하려고
해요 어떻게 그냥 빠지는거 말예요.
  [돈] 그사람 어떤 남자였드랬죠?
  [질] 잭크 말예요? 그사람.... (좀 편안치 않아서 몸을 일으켜 무대중앙 뒤로
돌아 오른쪽으로 간다.) 그 사람에 대해선 정말이지 말하고 싶지가 않아요.
  [돈] (소파에 와 앉는다.) 그럼 하지 말아요. 괜히 물어 본거니까.
  [질]  아녜요.  얘기할께요.  (탁자뒤로   돌아간다.)  하고  싶지  안은일도
하고나면 시원해질  때도 있으니까요.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될꺼예요. 그사람
아주 다정하고 근사하게 생긴 사람이예요. 허지만 너무 애같다고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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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요.  무슨 소린지  알죠?  (담배재를 턴다.)  왜 남자애들보다  여자애들이
빠르다고 하잖아요? 남자들이 더 깨끗하긴 하지만 어른이 되거든 여자애들이 더
빠르단 말예요.  (의자에 앉는다.)  우린 만나자마자 그대로  불이 붙었드랬죠.
글쎄  그게 옳은  일이였다고는 꼭  말할 수는  없었을지 몰라요.  허지만 매일
매일이 명절날 같은 멋진 기분이였어요.  아무튼 우리는 결혼을 해서 좀 안정을
해야지 그대로 살다가는 미칠것 같은 지경이 된거예요.
  [돈] 사귄지는 얼마나 됐었는데요?
  [질] 이, 삼주일쯤 됐을거예요. 어쨌든  그래서 결혼을 한거예요. (발을 스톨
위에 올려놓으며  의자뒤에 기댄다.)  난 그때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이였죠.
졸업시험이 두 과목밖에 안남았었는데 그걸 기다릴 수가 없더군요. 졸업 같은건
문제도  아니였어요.  (일어서서 부엌  앞을  지나  왼쪽 무대앞으로  나온다.)
그런데 판사가  "그대 잭크는  질을 그대의  법적인 아내로  맞이하는가?" 하는
말을 하는 순간 깜깜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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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크와  일생을 같이  산다는걸  상상도 할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라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난  그때 갑자기
깨달았어요. 이건 결혼식이 아니라 장례식이란걸 말예요.
  [돈] (담배를 집어든다) 쯧 쯧---
  [질]  (오른쪽으로 가며)  결혼식이란건 생각만해도  소름끼치는  얘기죠. 난
소름끼치는 일은  질색이거든요. 그런데  난 산채로  매장 당하는  그런 기분을
직접  맛본거예요. 잭크  벤슨이라는 사내와  함께 말예요.  나는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밤거리로 뛰쳐 나가고 싶었어요.
  [돈] (담배불을 붙인다.) 그래 그렇게 했어요?
  [질]  (몸을  돌려 오른쪽  앞으로  간다.)  그럴수가 없더군요.  그게  아침
열시였거든요. 밤이라면  몰라도 말예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죠.
글쎄 그 기절을 "맹세합니다." 소리를 하기전에 했어야 하는건데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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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이왕 결혼한거니 잘 살아보지 그랬어요?
  [질]  (탁자로  가서  재털이를  집어든다.)  잘  살아  보려고  애는  썼죠.
정말예요. 아무튼 6일간은 노력을 했으니까요. 허지만 뻔한 얘기거든요.
  [돈] 그 사람을 사랑하긴 했어요?  (탁자위의 재털이가 놓여있던 자리에 대고
담배재를 탄다. 질은 놀래서 쳐다보다 어깨를 으쓱한다.)
  [질] 내식으로는 사랑한거죠.
  [돈] 그게 어떤식인데요?
  [질] (침대  계단쪽으로 두세계단 오른다.)  글쎄 잘 모르겠어요---  난 누굴
사랑한다고 해서 그사람하고 일생을  같이 살아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았거든요.
허지만  잭크는 날  사랑했어요. 아주  진짜로 말예요.  그래서  나때문에 무척
괴로워  하는거예요.  난 그걸  참을수가  없었어요.  그냥 누구든지  나때문에
마음상하는건 참을수 없거든요. (사다리를 내려와 부엌을 지나 무대뒤에서 탁자
끝까지 온다. 그때 돈은 일어나서 왼쪽의자로 간다.) 내말은요 결혼이란 일종의
언약아니냔  말예요.  안그래요?  난  그런  언약이다  뭐다  하는걸  참을수가
없었어요. 어때요 좀 이해가 가요?
  [돈] 이해는가요 허지만 동의는  못하겠읍니다. (또 탁자위에 담배재를 턴다.
질은 정말 이상한 눈으로 그를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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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그럼   진짜로  이해했다고는   볼수  없어요.  글쎄   나는  뭐가뭔지
모르겠어요. 남자들이 더 빨리 어른이 되고 여자들이 더 깨끗한건지도 모르죠.
  [돈] 그건 또 무슨 말이죠?
  [질] (탁자  뒤를 지나 그 옆에  선다.) 아니면 나 모르는걸  뭘 알고 계신것
같기도 하구요. 예를들면 담배재가 탁자에 좋다는 무슨 신조라도 갖고 있다든지
담배재를 탁자위에 터는건 그런 이유 때문인가요?
  [돈] 재털이를 옮겨놨군요?
  [질]  (재털이를 들고  소파  끝까지 와서  재털이를  눈앞에 대고  흔든다.)
재털인 여기있단 말예요. 눈이 멀었어요? 이게 안보이게-
  [돈] 그래요.
  [질] 그래요라니 무슨 소리예요?
  [돈] 그렇단 말이죠. 난 눈이 멀었다구요.
  [질] (재털이를 소파위에 내려놓고) 사람 돌게 만들지 마세요.
  [돈] 아녜요, 진짜 난 장님이라구요. 아주 날때부터 장님이였단 말예요.    
  [질] (탁자를 지나 소파뛰로 간다.) 정말 정말 장님예요? 근시 정도가 아니란
말이죠?
  [돈] 그렇다니까요.  난 아무것도  안보여요. (질은 돈의  왼쪽으로가서 돈의
눈앞에 대고  손을 흔들어 본다.  돈이 아무  반응이 없자 그때서야  그가 진짜
장님인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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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옆방을 통하는 문으로 가며) 어쩌면 좋지? 그런말을 했으니---
  [돈]  (일어나 의자뒤로  가며)  거 너무  마음쓸것  없어요.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질]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요?
  [돈] 이젠 말 했잖아요.
  [질] (왼쪽앞을 지나서) 내가 처음들어왔을때 말하지 그랬냐 말예요.
  [돈] (탁자뒤를 돌아 왼쪽앞으로) 묻지 않았으니까 그렇죠.
  [질] (오른쪽  앞으로나오며) 묻질  않았다니! 내가  왜   그런걸 물어야하죠
아니  그럼 어떤  집에든 들어서자  마자 "안녕하세요?  난 질  터너라고 해요-
당신은 장님 입니까?" 이래야 한단 말씀예요? 원!
  [돈]  (무대  앞을 가로질러  소파에  팔을기댄다.)  옳은 말씀예요.  나역시
마찬가지죠. 처음  만난사람한테 "안녕하세요?  돈 베이커입니다.  난 박쥐같은
장님입니다." 이럴순 없잖아요.
  [질]  (몸을  돌려  돈에게  가며)  아무튼  미리  일러줬더라면  내가  그런
무지막지한 실수는 안했을것 아녜요?
  [돈] (스톨의  왼쪽을 지나며) 정말은요.  얼마나 오래 가나 나  좀 두고보고
싶었거든요. 장님이라는게 들통나는게 말예요 자 이젠 아셨는데 어때요. 소리를
지르고 밤거리로 뛰쳐나가고 싶어요? 아니면 그냥 기절할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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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오른쪽 앞으로) 어쩜 그런 농담을 할 수가 있죠?
  [돈] 이거봐요, 날 미치게 만드는건 그 놈의 동정이라는 거라구요. 동정 같은
건 원치도 않구요.  필요도 없다구요. 제발 그 측은하다는  태도는 집어 치워요
나도 나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데 뭣 때문에 남이 동정이고 뭐고 하는거죠?
  [질] 정말 지독하군요. 어쩜 저럴까? 적응력이 굉장히 강한 모양이죠.
  [돈]  그렇진  않아요.  난  적응하곤  거리가  멀어요.  난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였거든요. (질은  스툴 뒤로 돌아  그의 오른쪽으로 간다.)  내가 중간에
시력을 잃은 거라면  문제가 좀 달랐을 꺼예요. 내겐  암흑이 정상이예요. 내가
세상사람들이 모두 장님이  아니란 사실을 처음 안건  여섯살 때였어요. 허지만
그걸  알고서도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러니  그렇게  마음  쓸건  없어요.
농담좀해서 조금 웃었다고 뭐 죄질건 없으니까요.
  [질] (출입문으로 가며) 조금 웃는다구요? 장님에 대해서 말예요?
  [돈] (오른쪽  뒤로 가며)  아뇨, 장님에 대해서가  아니구요. 이젠  그 얘긴
그만 집어치울 수 없어요?
  [질] (그의  앞을 지나 오른쪽  앞으로 간다) 어떨떨해요. 장님을  알게 된건
이게 처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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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침대  사다리 앞을 지난다)  축하합니다. 이럴 경우에 주는  무슨 상이
없다는게 유감이군요.
  [질] (들창 쪽으로  가며) 길에서 장님을 본적은 있어요  - 왜 있잖아요 개를
데리고 다니는 - (오른쪽을 지나 앞으로 나온다.) 개는 안기르세요?
  [돈] (왼쪽을 지나  오른쪽 앞으로) 그건 너무 눈을  끌거든요. 난 내 힘으로
살려는 거예요.
  [질] 그렇지만 뉴욕거리 돌아다니는거 힘들지 않아요? 나도 쩔쩔매는 판인데!
  [돈]  뭐 그렇지만도  않아요.  지팡이  하나만 있으면  꽤  잘해 나갈  수가
있어요. 그런데다 난 식료품 가게며 세탁소며 약방정도는 정확히 몇 발자국인지
외우고 있거든요.      
  [질] 세탁소는 어디있죠? 나도 가야 하는데
  [돈] 식품점 옆집이예요. 이집 정문에서 꼭 마흔네 발자국만 가면 돼요.
  [질] 난 보지 못했네요.
  [돈] 이젠 내가 보여준 셈이니 잘 보세요.
  [질] (앞으로  지나 소파에  이른다.) 밖은  그렇다치고 여기  아파트 안에선
어떻게  하는  거죠? 여기저기  부딪치거나  하는  일 겁나지  않아요?  다치기
십상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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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방안에  걸 모조리 기억해  뒀거든요. (방안 여기저기를  아주 정확하게
걸어다닌다. 모든 물건을 하나 하나 지적해 이름을 대면서) 침대--- 목욕실---.
책장--- 기타--- 내 지팡이 (그러면서  하얀 알미늄 단장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정확하게 고리에 걸어 놓는다.)
  [질] (오른쪽 중앙으로 나오면서) 저 책들은 뭐예요?
  [돈] 브레일식 점자책이예요--- 여긴 문이고--- 이건 녹음기 (계속 움직인다.
질은 스툴로 가서 않아서 구경한다.) 이건 식탁--- 목욕봉 (걸음을 빨리해 질의
아파트로 통하는  문앞에 놓여있는 장쪽으로  간다.) 이건 설합이  달린 장이고
(그 위에  놓인 물건을 건드리면서)  포도주 이것도 포도주---  유리잔 (설합을
연다) 식탁보, 내프킨  (설합을 닫고 부엌 쪽으로 가서)  여기가 부엌--- (부엌
카운터뒤에 있는 캐비넷을 열고) 접시, 컵, 유리잔이고 커피--- 설탕, 소금하고
후추가루도  있고 코온플레이크  캐첩 기타  등등 (소파로  돌아와서) 이만하면
됐죠. 자  이젠 그  재털이를 다시  놓는다. 돈은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 끄고
팔짱을 끼고  위엄있게 소파에  앉는다. 질은  탁자옆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어유  수고했다. 멋대로  자리만 옮겨놓지  않으면 나도  제법 비슷하게  살 수
있다구요.
  [질] 비슷한 정도가 아니예요. 아주 기가찰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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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뭐 하나  찾으려면  얼마나 법석인지  몰라요.  캐첩병은 스타킹  설합에
들어가  있기가   일쑤이고  스타킹은   또  오븐속에서   끄집어내야  하구요.
수라장이란걸 보고 싶으면 내방에 와서  구경좀--- (질은 제말에 놀래 찔끔하고
일어서 오른쪽으로 간다.) 저 내말은 내가 말하는 뜻은---
  [돈] 그 말씀 뜻은 잘 알아 모시겠읍니다.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난
볼 수 없다는것 빼고는 다른  사람과 다를거 하나도 없으니까. 맹목이라는 것은
뭐 별게 아녜요.  내가 가장 참기 힘든건 다른  사람들이 내가 장님이라는 것에
대해 보여주는  반응이란 말입니다. (질은  돈이 있는데로 가서  앉는다.) 어떤
사람들은  날  도둑놈 취급을  하러  들어요.  허지만  그건 잘  안돼요.  우리
어머니가 시장 물건을 모조리 사들일  수 있는 실력자거든요. 아니면 내가 무슨
희랍비극속에 주인공인줄  아는 사람도  있어요. 그건 내가  아니라고 보증하는
바입니다. 자 그러니 이젠 어색한 짓좀 그만 하는게 어때요?
  [질]  글쎄  그럴려고  하는데  그게--- 허지만  난  눈먼  사람을  만난적이
없었거든요.
  [돈] 그거야  우리같은 사람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죠. 우린  좀 희귀한
동족이거든요. 에스키모처럼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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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에스키모는 몇 사람이나 알고 있죠?
  [질] 난 눈먼 사람들이 당신 같은 건 아녜요.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모두가
제각각이죠.
  [질] (무릎 걸음으로 탁자앞에 온다.)  내말은요--- 난 언제나 눈먼 사람들은
뭐랄까 좀 음침한 데가 있다고 생각했단 말예요.
  [돈] (좀  장난조로 무시무시한 어조가  된다.) 그건 물론  옳은 말씀입니다.
(일어나서  오른쪽 무대를  가로질러  의자뒤로 간다.)  우리는 하루종일  샤워
꼭지에 매달려서 잠만자는  족속입니다. 밤이 되면 우리는  슬슬 기어나와 모두
잠든  새에  들창으로 날아드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죠,  까막눈이
박쥐처럼 앞을 못본다구요.
  [질]  (스툴 옆에  무릎을  꿇고)  아이 난  심각하게  말하는 건데---  눈먼
사람들은 육감이 발달됐다는건 정말예요---
  [돈]  전혀  사실  무근이예요.  내 육감이라는게  귀신처럼  작용을  했으면
오죽이나 좋겠읍니까? 난 오로지  오감밖에는 못가졌어요. 어때요? 내가 육감이
있는것 같애요? (의자에  앉는다.) 청각 촉각 취각 이런  감각들은 남들보다 좀
발달해 있는 것만은 사실일꺼예요. 허지만 그건 내가 그런 감각기관에 남들보다
더많이 의존해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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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써왔기 때문이죠. 그럴 수 밖에 없잖아요?
  [질] 나한테는  말예요. 그런 처지면서도  울고 짜고 하지 않는  것만도 너무
너무 위대하게 보여요. 어쩌면 그렇게도  슬픔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것 같죠?
(질은 소파앞에  와 앉는다.)  정말 감동했다구요. 난  지금 소파에  앉아 있는
거예요.
  [돈] 알아요.
  [질] 어떻게 알죠?
  [돈] 목소리가 들리니까 - 그런데 지금은 목소리가 다른데요. 이사했군요.
  [질] 어머머 아니 어떻게 알죠 그걸?
  [돈] 간단해요. (일어난다. 질도 일어나 소파로 다시 온다.) 눈을 감아요. 자
들어봐요. (그는 발끝으로 걸어서 부엌 쪽을  지나 왼쪽 앞에 선다.)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아 맞춰봐요.
  [질]  저기 아  정말예요.  되는군요. (탁자위에  앉아  팔을 소파뒤에  걸쳐
놓는다.  어쨌든  위대해요.  나라면  말예요 미치러  들었을  꺼예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참을 수 없었을 꺼예요.
  [돈] 아니 당신도 안그랬을 거예요.
  [질] 허지만 당신처럼 그렇게 명랑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난 용기나 인내력
같은 쓸만한 성품은 못가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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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나도 그런건 못가졌읍니다. 난 그저 좀 칭찬 받을만하다는 정도죠.
  [질] 그  정도보다는 급수가  놓아요. 나보다  몇배나 훌륭하다는  점만은 내
보증하죠.
  [돈] 그건 나한테 하는 말예요? 아니면 용감한 개강가딘한테 하는 말예요?
  [질]  나는요 "방의  어둠속으로  조용한  발길을 옮긴다."는건  못하겠어요.
차라리 "사라져가는 빛을 향해 성난 싸움을 벌리겠다"는 쪽을 택하겠어요.
  [돈] 그건 딜란 토머스의 말이군요.
  [질] 누구의 말이라구요?
  [돈] 그 말은 딜란 토머스의 시에서 따온 말이란 소리예요. 
  [질]  (희색만면  놀랜다.)  그게  그래요?! 그러니까  내가  딜란  토머스를
인용했단 말예요?
  [돈] 지금막 한 그 말이 바로 그거예요.
  [질] 어쩌면!  난 그 사람시 하나도  안읽었는데-  도대체  내가 그걸 어디서
줏어들었을까?  난 마크  크웨인의  말은 인용할  수가  있어요. (일어나  뒤쪽
중앙으로  가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용구 들어  보실래요?  마크 트웨인의
말이예요.
  [돈] (탁자앞에 몸을 쭈그리고 앉는다.) 들어 봅시다 그려
  [질] (낭독조로) 나는 오로지 자유만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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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들은  자유롭다. 인간은  모름지기 해볼드  스킹볼이  나비만도 못했다는
것을  부정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정상적인  어조로) 난  나비를 아주
멋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어때요? 이 인용구 말에 들어요?
  [돈] 마음에 듭니다. 헌데 그건 마크 트웨인이 아녜요.
  [질] (몸을 세우며) 그게 왜 아녜요?
  [돈] 왜냐하면요 그건 찰스 디킨스가 쓴거니까 그런거죠.
  [질] 자신있어요?
  [돈] 그래요 자신있어요 해몰드 스킴폴이란 인물은 디킨스의 '폐가'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거든요.
  [질] 난  딕킨스를 읽어 본적이  없어요. 사실 마크 트웨인의  작품도 읽어본
적이 없어요. 허지만 난 이말이  마크 트웨인의 말이라고 생각했드랬죠. 그런데
그런걸  모두  읽었--- (멈칫한다.  일어나서  왼쪽  앞으로 가며)  아이참  또
실수야!
  [돈] (침대밑에서 기타를 집어든다.) 그래요 읽었어요. 딕킨스도 읽었고 마크
트웨인의 작품도  대개 다 읽었어요.  그리고 그 말한마디 한마디에  깜짝 깜짝
놀래는 버릇좀 고쳐요. 그런 책을 모두 점자로 나왔거든요.
  [질] (소파로 간다) 허지만 보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뭘 읽었느냐고 물었으니
좀 심했잖아요?
  [돈] (의자에 와앉는다) 사실 말이지 난 아주 썩 잘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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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손가락으로 말예요. 물어봐요. 최근  내가 읽는 아니 만져 본 책중에서
어떤 책이 제일 좋았나 말예요. (기타를 치기 시작한다)
  [질]  (탁자에 앉아  스톨위에  발을  올려 놓는다.)  누가  읽어 주는  때도
있어요?
  [돈] 그럼요- 잡지나 신문같은 건
  [질] 그럼 내가 가끔 읽어 줄까요?
  [돈] 좋죠 허지만 의무감은 갖지  마세요. (기타를 멈추고) 혹시 좀 지저분한
책가진 것 있어요?
  [질] 없는데요.
  [돈] 유감천만인데-  그런 책은 점자로  출판이 안된단 말예요  (기타를 다시
친다)
  [질] 잡진 어떤걸 좋아해요?
  [돈]  타임이란 유스위크  같은거,  난 이  지구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거든요.
  [질]  그런건 나도  읽어야  할꺼예요. 난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도무지 몰라요. 무슨일이 일어나든지 관심도 없구요.   
  [돈] 그런식으로  말하는건 안좋아요. 동물이라면 에든  관심을 갖는 거예요.
식물이라면 별문제지만, 뭐에든 관심이 없다는건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거예요.
  [질] (어깨넘어로 왼쪽을 쳐다보며) 음식에는 관심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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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음식에는 관심이 있다구요?
  [질] 먹는거에 대해서는 참 생각 많이하죠.
  [돈] 그것도 관심도 관심이죠.
  [질] 아는게 많으니까 자연히 관심도  많을꺼예요. 난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
관심도 없고 말예요.
  [돈] 아무하고도 척짓고 살지 않으려고 결심 했군요. 슬쩍 양보하는 걸 보니.
  [질] 내가 내한계를 알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것 같은데요.
  [돈] 그쯤되면 싸움에서  반은 이겨놓은 거예요. 자신의  한계를 알면 거기에
대처할 수가  있을 테니까 말예요.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질] 그런말 자주좀 들려주셨으면 좋겠읍니다.
  [돈] 그런말 자주좀 하면서 사세요.  (기타줄을 퉁기고 노래한다.) 나는 알고
있었지 내  너를 만났던 날부터/너 나를  받아 준다면 내 사랑  바칠 수 있다는
것을/하지만  너는 말했지  잊어버리는건 쉬운일이라고/너는  말했지. 나비들은
자유롭다고,/그리고 우리도 또한 자유롭다고
  [질] 어쩌면! 정말 좋아요. 그 노래 어제밤에 부르던 노래죠?
  [돈] 내가  만든거예요. 한참 가지고  주물렀었죠. 마지막 구절이  영 잡히지
않아서  고민이었었죠.  (둘이  함께 노래한다)  "나비들은  자유롭다.  그리고
우리도 또한 자유롭다고" (돈이 키타를 무릎위에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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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어떻게 생각해요?
  [질] 무지  무지하게 좋아요. 나도  음악에 대해서는 좀  알거든요. 학교에서
음악공불 좀 했거든요.
  [돈] 그래 학교는 끝냈어요?
  [질] 고등학교만 나왔어요.  어머닌 내가 대학에 가길  원하셨죠. 그래 ULA에
들어가려고   했죠.   그런데   그놈의대   주차장이   없어서   집어치웠어요.
로스안젤스에 가본적 있어요?
  [돈] 가본적은 없지만 기후가 근사하다는 소릴 들었죠.
  [질] 기후는 근사해요. 날씨는 엉망이지만  난 살기는 좋은 데라고 생각해요.
정원이며 수영장이며 뭐 그런것들도 있고 말예요. 허지만 난 여기가 더 좋아요.
사람들은 뉴욕은  한번 가볼만한  곳이긴 하지만 살곳은  못된다고들 하쟎아요!
가볼만한 곳에서 매일 사는건 근사한 일이라는 생각 안하세요?
  [돈] 여긴 뭣 때문에 왔죠?
  [질] (일어나  왼쪽을 지나 왼쪽  앞으로 나와 어정거린다)  무엇때문에 온건
아녜요. 난 그저  뭔사 다른걸 해보고 싶어서 왔어요.  여배우가 되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냥  생각이 있었단  말예요. 오늘  오후가 되면  판명이 날꺼예요.
오프 브로드웨이에 어떤 새 연극에 오디션이 있거든요.
  [돈] 역이 좋은 겁니다.
  [질]  내   생각은  그래요.  주연이니까.  (소파와   탁자  사이를  지난다)
동성연애자와  결혼해서   아주  곤경에   처한  여자   얘기거든요.  원작에는
알콜중독잔데  말예요. 요즈음은  동성연애를  해야 먹혀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설정을 바꾼거예요. (소파에 앉느다.) 당신 동성연애자는 아녜요?
  [돈] 아뇨. 그냥 장님일 뿐이죠.
  [질] 요즈엔 동성연애가  도처에 등장해요. 소설 연극 영화할  것 없이. 정말
좋지 않은것 같애요. 난 그런 사람들 어딘가 이상하고 해괴망측한 족속들이라는
생각을 했었죠. 무슨 비밀 결사같거든요. 그런데 이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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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리 까발려 놓고 떠들어 대니까 그들도 별게 아니고 그저 누구나 마찬가지로
불행한 사람들이란게 들어난단 말예요. 혹시 동성연애자중에 아는 사람 있어요?
  [돈]  글쎄  그럴것  같지  않는데요. 난  스카스데일  밖으로  나가  본적이
없었으니까요.
  [질]  난 친한  친구중에 그런  남자가 하나  있어요. 그런  남자를 게이라고
부르죠.  데니스라는 앤데요.  그  사람 디자이너예요.  이 부라우스도  그애가
만든거예요. (부라우스를 돈에게 보라고 들어보이다가 멋적게 혼자 윙크한다.)
  [돈]  (일어나  침대 밑으로가  기타를  제자리에  놓고 왼쪽앞에  기대선다)
예쁘겠죠?
  [질]  진짜는요  이  부라우스를  제가 입으려고  만들었대요.  그런데  내가
벗어버리라고 말했죠. 데니스는 아주 재미있는 애예요... 허지만 난 레스비안은
싫드라.  그런  사람들은  우울하고  유모어가  전혀  없거든요.  동성연애하는
남자들을 게이라고 부르면서 왜 그런 여자들은 글럼이라고 부르지 않나 몰라?
  [돈] (의자에  앉는다) 그 연극  얘기좀 해요.  그래 그 여자는  남편 버릇을
고쳐줬나요?
  [질] 거의  성공하는듯 했어요.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그  남자는 처남하고
도망을 가버리는 거예요.
  [돈] 그렇게 되면 그 여자의 남편은 그 여자의 올캐가 된건가요?
  [질] 뭐  그 비슷한 얘기겠죠.  아니면 그 여자가 처제가  됐는지도 모르고요
지금으로선 그 역을  맡게 될 가망이 많아요. 연출자가  내 친구거든요. 그런데
작가도 오케이를 와야 한다는 거예요.
  [돈] 연출가가 누군데요?
  [질] 이름을 들어도 모를 꺼예요. 랄프오스틴이라는 사람인데요. 연출은 몇번
했지만 아직  히트작이 하나도  없거든요. 처음엔 L,A에서  시작했죠. 헐리우드
블루바드에서 주로 오프- 브로드 웨이 연극을 공연한거예요.
  [돈] 그런 걸 모두 오프- 브로드 웨이 연극범주에 넣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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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우리는   한  몇달   같이  연극도   하고  그랬는데   그사람  나하고
결혼하자쟎아요? 그걸 또 어떻게 당해요?
  [돈] 그남자 사랑한게 아니었나보죠?
  [질]  난  누굴 정말로  사랑해  본적이  없는것 같애요.  (일어나  왼쪽으로
어정거린다) 사랑하는걸  원치 않는거예요.  너무 뭐랄까? 구속이  심하고 어느
쪽이든 상하기가 쉽거든요. 배 안고파요?
  [돈] 아뇨 별로 왜배고파요?
  [질]  난   항상  배고픈  상태예요.  식욕이   왕성해서  챙피할  정도예요.
말했잖아요  음식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다고---  그리고 아주  관심도 많구요.
(소파와 탁자를 지나 출입문 앞으로  간다.) 그럼 왜 당장 식료춤점에 달려가서
뭘  사올  생각을  않하는지  이상하지 않아요?  여기서  마흔  네걸음만  가면
식료품점이라는걸 정확히 알면서 말예요.
  [돈] 그건 세탁소죠 식품점은  마흔한발자국이예요. (일어나서 냉장고 쪽으로
간다) 먹을게 좀 있을거예요.
  [질] (돈쪽으로 가며) 뭐가 있죠?
  [돈] 쏘세이지 몇가지하고  양배추가 있고--- 그리고 감자  샐러드도 좀 있을
꺼예요.
  [질] 어머 식품점을 그냥 옮겨다 논것 같은데요. 그거 다
  [페이지] 1-032,,0A0320
  혼자 사다 논거예요?
  [돈] 그럼요.
  [질] 그러니까 동전은 만져보고 얼마짜린지 알겠지만 종이돈은 어떻게 구별을
하죠? 1달러짜리하고 5달러짜리 같은거 말예요.
  (돈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  한장을 꺼낸다.  탁자로  와서 질도
따라온다)
  [돈] 이건 일달러 짜리 맞죠?
  [질] 어떻게 알죠?
  [돈] 이건  한번 접혔으니까  알죠. 5달러  짜리는 두번  접어놓고--- 이렇게
말예요 (지폐를 또 접는다.) 그리고 10달러짜리는 한번 더 접는거예요. (지폐를
한번 더 접어  보여주고 나서 펴서 지갑에 넣고  지갑을 주머니에 넣는다) 이제
알겠어요?
  [질] 그럼 20달러 짜리는 어떻게 하죠?
  [돈] 20달러 짜리를  누가 갖고 다녀요? (카운타로 가서  쟁반을 꺼내고 접시
2개를 식탁위에 꺼내  놓는다.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을  접시 위에 담으려한다.
질은 탁자앞에 앉아있다.)
  [질] 나 뭐 시킬것 없어요?
  [돈] 장설합을 나이프하고 포크 꺼내 상을 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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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장있는 데로 간다) 식탁에서 먹지 말아요. 피크닉 기분좀 내자구요.
  [돈] 어떻게요?
  [질] (의자앞 마루바닥을 가리키며) 마루바닥에서
  [돈] 좋아요. 그럼 마루바닥에다 상을 차려요.
  [질]  (장에서  자그마한  식탁보를  하나  꺼내  마루위에  편친다)  장님은
유전이예요?
  [돈] 그런말 들은적 없는데요.
  [질] 아버지는 보실수 있어요?
  [돈]  (음식 접시가  담긴  쟁반을 들고  식탁으로  가서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한다) 글쎄 보실수 있으실까?  돌아가신지가 6년이나 됐으니 지금도 보실수
있는지  없는진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때까지는  그런  문제는  없는
분이셨죠.
  [질] (장아래 설합에서 포크 두개를  꺼낸다) 틀림없이 아버지 잃은 상실감이
크셨군요.
  [돈]  (쓸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요  무척  아버지는  내게  유일한
친구였거든요.  그는  내가  당신  아들이 아니었드라도  내  친구가  되주셨을
거예요.  그만큼 다정한  분이셨죠.  (질은 부엌으로  가서 싱크위에  널려있는
내프킨을 집는다) 무슨 말인지 알겠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난 후에 엄마하고만
사는건 참 농들었어요. 엄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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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안계시니까 당신이  엄마노릇도 하고  아버지 노릇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거예요. 그뿐인가요  누나 노릇도  하고 동생노릇도 하고  사촌 삼촌
의사 변호사 상원의원 하원의원 노릇까지 다하려는 거예요.
  [질] (피크닉  상으로 가서  포크와 내프킨을 놓는다)  알아어요. 알아다구요
어떻게  돼서   태어날때부터  장님이었죠?   의사가  어째서   그렇게  됐는지
말안하던가요?
  [돈] (카운터로 가서 양배추  샐러드를 접시에 담는다.) 어머니가 임신했을때
자궁내에 바이러스가  침범해서 그렇게 된거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더군요. 결국
정확한 이유를  모르는 모양이예요.  의사들은 잘 모르는게  있으면 바이러스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법이거든요.
  [질] 성병에 걸린 여자가 애기를 낳으면 장님 애기를 낳는다는 얘길 들었는데
혹시 엄마가 성병에 걸렸던건 아녜요?
  [돈] 우리  엄마를 만날때까지  기다려봐요. 그담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게
말해 주는게 좋은겁니다.
  [질]  (소파로  가서  쿳션2개를   집어다사  마루에  자리를  잡고  놓는다)
언제쯤이면 만날 수 있죠?
  [돈] 한달만  기다리면 돼요. 엄마가  여기 나사는 꼴을 보러  오실때까지 꼭
한달 기간이 있으니까.  한달이 지나면 시계처럼 땡치는  소리와 함께 정확하게
나타나실테니
  [페이지] 1-035,,0A0350
  까. 어쩌면 우리엄마 이름  들어본적이 있을 꺼예요. 작가시거든요. 플로렌스
베이커라구
  [질] 잘 모르겠는데요. 허지만 그렇다고 낙망을 마세요. 혹시 알아요? 이름은
모르지만 그책에서 인용은 할수 있을지 말예요.
  [돈] 동화를 쓰시죠. 뒤에 대해서 쓰시는지 아세요?
  [질] 아이들에 관해서요?
  [돈] 리틀, 도니, 다크라는 이름의 장님 소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거예요.
  [질] (의아해서) 리틀, 도니, 다크라구요?
  [돈] 그게 바로 나예요
  [질] 어머머 깜짝 깜짝 놀랠 얘기만 하시내!
  [돈] (쟁반을  들고 무대 가운데로  온다) 정말예요. 맹세할까요?  난 도니란
이름이 질색이지만 됐으면 했다고 말해요.
  [질] 됐어요  (돈은 상차린곳 앞에서  멈춰선다. 그는 다리를  꼬고 그자리에
앉는다. 질은 벌떡 일어나며) 잠깐만요
  [돈] 어디가는 거예요?
  [질]  (급히  서둘며)  두고  보세요  (달려나갔다가  금새  뛰어  들어온다.
조그마한 꽃바구니를 들고.  질은 그걸 돈의 코앞에 들이댄다.  그는 질이 꽃을
식탁보 가운데 내려놓자 미소한다) 질은 다시앉아 먹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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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도니, 다크 얘길해봐요. 내 식욕에 제동이 걸리게 말예요.
  [돈]  도니는 12살이고  나처럼  날때부터 장님이예요.  허지만 그애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차도  운전할수가  있고 비행기도  조종할  수가 있고  그애는
만능이예요. 볼수는 없지만 다른 재주가 비상한거예요. 일마일 밖에서 일어나는
은행강도 들을수가  있고 공산주의자들이  정부 정복음모를  꾸미는것도 냄새로
알수가 있다는 식이죠. 그애는 범죄와  부정에 대항해서 싸우는 투사예요. 모든
책에서 결말은 언제나 공을 세우고 F,I,A 나 F,B,I에서 훈장을 받는걸로 돼있죠
'보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더 큰  장님은 없다'  이게 그애가 늘  하는 말예요.      
    
  [질] 경찰이나 F,B,I가 훈장주는 얘긴 들은적이 없는데요.
  [돈]  아무튼 리틀,  도니, 다크는  늘 훈장을  받아요. 재미없을  걸 안주면
큰일나라구
  [질] 재미있는데요. 자 마실건 뭐죠?
  [돈] (일어나며) 포도주밖에 없는데---
  [질] 내가 마시는게 바로 그거예요.
  [돈] 쏘세지하고 곁들여서 말예요?
  [질]  뭘 곁들여서든지.  (돈은 장으로  간다) 그래  그책 아이들  한테 진짜
인기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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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멈추며) 쉬! 난 지금  몇발자국인지 세고 잇다구요. 안그러면 돌아갈때
지장이 있으니까. (돈은 장으로 계속 간다)
  (따놓은 포도주 병을 꺼낸다. 잔하고, 질은 그 광경을 쳐다본다)
  [질] 난 도저히 못할꺼예요. 샐러드 접시에 두발을 모두 쑤셔 박을꺼예요.
  [돈]  (다시   피크닉  판으로  와서  앉는다.   술병과  잔을  두사람사이에
내려놓는다. 그는 잔에 포도주를 따른다.) 당하면 안그럴꺼예요.
  [질] 난  경험에서 하는  말예요. 나귀 꼬리에  핀찌르기 해본  적인 있어요?
술래가  된애가 눈을  가리고 당나귀처럼  궁둥이에 꼬리를  단  아이를 찾아서
꼬리에 핀을 찌르는거 말예요.
  [돈] (포도주를 따르며) 들은적은 있어요.
  [질] 우리는  어렸을때 생일 파티  때만 되면 그 놀이를  했드랬어요. 한번은
줄리, 패터슨이란애  생일날인데 내가 아마  일곱살 땐가 그랬죠.  내가 술래가
됐잖아요? 애들이 내눈을 가리고 당나귀  쪽으로 날 밀어내는 거예요, 어정어정
가서 핀을찌른다는게 그만 줄리네 엄마 궁둥이에다가 찔렀지 뭐예요.
  [돈] 아이구 맙소사! (질에게 잔을 건네고 제잔에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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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을  다시  놓고)  그러니까  나귀 엉덩이건  줄리  엄마  궁둥이건  엉덩인
엉덩이군 그래. 안 그래요? 
  [질] 줄리 엄마에겐 천만에 말씀이죠.  절대로 같을수가 없었죠. 그여잔 내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라고는 절대로  믿지 않았어요.  난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말예요. 내말은요 아무리 눈을 가리고 있었다고 해도 줄리엄마의 궁둥이를 분간
못할수는  도저히 없었다는  거예요.  글쎄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런
분간도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허지만  아마 당신은 그런놀이라면 상장을 받고도
남을거예요. 어떤땐  말버릇이 아주 사나워요. 내입  험한것 용서하세요. (질은
한잔 쭉 들이키고) 허지만 난좀더 해야되겠어요.
  [돈] 더하다니 뭘요?
  [질] 리틀, 도니, 다크 말예요. 어머니는 지금도 그 동화 계속 쓰세요?
  [돈] 아뇨, 어머닌 6편 쯤 썼어요. 모두 상당히 인기가 있죠. 메리포핀스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꽤 인기가 있는 편이예요. (비 꼬는 쪼로) 어쩌다 진짜 장님이
돼서 당해보면 몰라도 얘기로는 장님이 어떻다는걸 말하지 않는거예요.
  [질] (제접시에  것을 다먹고  돈의 접시에서 고기  조각을 집어  다 먹는다)
당신 접시에 쏘세지 좀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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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나는  그책이 엄마가  내게 바라는걸 표현한  일종의 상상도  다 생각이
들어요. 이를테면 시력이 없는 슈퍼맨 같은거죠.
  [질] 학교는 어딜 다녔어요?
  [돈] 우리집  거실이 내  학교였죠. 난 맹인전문  가정교사한테서 개인교수를
받았어요.
  [질] 왜 맹인아동을 위한 특수학교가 있쟎아요?
  [돈] 있죠. 허지만 난 그런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1년 전까지만해도 아무것도
몰랐어요.
  [질] (포크로 돈의 쏘세지를 찌른다) 쏘세진 내가 다 먹어 치우는군요. 그래,
1년전엔 무슨일이 있었죠?
  [돈]  (일어나서 왼쪽으로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  의자있는 데로  간다.)
훌려쳐 라는 이름을  가진 한 거족이 우리집 근처로  이사를 온거예요. 그집 딸
린다라는  애가 자주  날  찾아와서 책도  읽어주고  그랬죠. 그애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얻은 최초의  친구였죠. 그여자가  날 뉴욕으로  데리고 나와서
사람들에게  소개도  시켜주고 파티에도 데리고 가고  그랬어요. 그때부터 나는
사는걸 배우게  됐어요. 집에서도 난 장속에  갇힌 애완동물이었거든요. 린다는
아무도 내게  줘야 되겠다고  생각 못했던  것들을 준거예요.  일종의 신뢰라고
할까요. 그여자는 날더러 뛰쳐나와 보라고 권했죠. 그리고 여길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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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해준 거예요.  처음에 죽을것처럼 겁이 나더군요.  허지만 견뎌냈죠. (의자
왼쪽으로 간다.) 내가 잘못을 저지른 건지도 몰라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질]  (일어나 돈에게  가까이 간다)  아녜요. 그건  잘못한게  아녜요. 그건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었어요.   어머니가  언제까지나   살아  계시는건
아니니까요.
  [돈] 우 우리 어머니한텐 그런말 안하는게 좋을겁니다.
  [질]  헬렌  켈러같은  사람을   보세요.  그여자는  장님에다  귀먹어리에다
벙어리였어요. 허지만 마침내는--- 헬렌  켈러가 됐잖아요! 헌데 린다는 어떻게
됐죠?
  [돈] 그여자는  몇주일전에 결혼했어요.  지금도 시카고에  살아요. 그여자가
여기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만사가 좀더 쉬울텐데.
  [질] 이봐요--- 내가 여기 있잖아요. 바로 옆방에 말예요. 언제든지 필요하면
노크만  해요.  노크는  필요없겠군요.   그냥  속삭이기만  해도  들린다구요.
(제방문을 쳐다보고 부엌을 거쳐 그 문앞으로 간다) 아참 이것봐요
  [돈] (사다리 앞을 지나며) 뭘요?
  [질] 우리 이문 열어 놓는게 어때요?
  [돈] 어떤 문요?
  [질]  이문 말예요.  내방으로 통하는  문. 아마  연쇠가 있을  꺼예요 (돈의
왼쪽으로 가며 저걸 열어봐요. 그러면 우
  [페이지] 1-041,,0A0410
  리는 복도로 나가지 않고도 서로 드나들수가 있을거예요?
  [돈]  관리인이 열쇠를  갖고  있을꺼예요. 허지만  그걸 달랄수도  없을거고
안되죠 그럴수도 없어요.
  [질] 뭐가 안돼요? 우리는 친군데 안그래요?
  [돈] 허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는  사실상 같이 사는게 된단 말입니다. 그러면
그 꼴이  뭘로 보이겠어요?  (흥분해서 자문 자답,  장있는 쪽으로  간다) 꼴이
어떻든 무슨 상관이람? 어차피 난 볼수도 없는데
  [질] (부엌에 가서 커다란 칼을 집어들고  그 문앞으로 간다) 이 칼로도 열수
있을지도 몰라요.
  [돈] 우선 장을 치워야죠 (그들은 장 모서리를 잡는다)
  [질] 그쪽으로 잡아 당기세요.
  (그들은 장을 문앞에서 치워 왼쪽 구석으로 옮긴다) 됐어요.
  (질은 황급히  칼로 문을 열려고  한다. 한참 애를 써  봤지만 요지부동이다.
돈이 질옆에 몸을 굽힌다.)
  [돈] 이문 저쪽은 뭐죠?
  [질]  내 침실이예요.  이걸로는  안되는데요.  아이참 도둑이라면  이런것쯤
콧노래 불러가며 간단히 열수가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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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같은 정직한 사람들은--- 철컥!
  [돈] 이봐요. 뭐 철킵하는 소리가 났잖아요?
  [질] 그건  내가 낸 소리예요.  입으로 철컥 해본거예요.  빌어먹을 아무래도
관리인을 불러야 할까봐요.
  [돈] 어디 내가 한번 해볼께요. (질은 칼을 돈의 손에 놔준다. 그는 자물쇠를
만져보고  칼  끝으로 돌려본다.)  조심스럽게  칼  끝을 문과  자물쇠  사이에
넣는다.) 뭐가 잡힌것 같애요. (갑자기 문이 열린다)
  (질은 돈의 옆을 지나 문으로 들어간다)
  [질] 어머 열렸어요! 열렸어!
  (관객에게는  질의 아파트  일부가  보인다. 아주  난장판이다.)   오!  보지
말아요! 온통 돼지우리 같애요
  [돈] (눈을 가리며) 안봐요.
  [질] (탁자앞 양탄자에 주저 앉으며) 아이 미안해요 미안해 정말 미안해요.
  [페이지] 1-043,,0A0430
  [돈] 이제 그만 미안해 해요.
  [질] 왜  자꾸 그말이  튀어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나도 모르게  그만 (돈이
문을 닫으려 한다) 그냥 열어 두죠.
  [돈] (문을  다시 열어놓고  부엌으로 가서  칼을 치운다)  그럽시다. 허지만
문을 다시 닫을땐  나한테 말하고 닫아요. 난 문짝에다  코를 부러 뜨리고 싶진
않으니까 (탁자를 지나 왼쪽 앞으로 나온다)
  [질] 옆방에 사는게 내가 아니고 린다 였으면 좋겠죠?
  [돈] 난 그런건 생각도 안했는데 그건 왜묻죠?
  [질]  (돈의  왼쪽으로  오며)  글쎄  아직도  그여자를  사랑하는지  어떤지
궁금해서요.
  [돈] 내가 그 여잘 사랑했었다고 말한적이 있던가요?
  [질] (돈의 주위를 돌며) 만약 내말이 지나치면 언제든 그만 닥치라고 말해요
(가만히 그에게 다가가며) 그여자 사랑했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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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사랑하죠?
  [돈] (소파 앞을 지나 무대 가운데 앉는다.) 인간은 비밀을 갖을 권리가 있는
법예요. 그건 내비밀이라구요.
  [질] (탁자위 소파로 간다) 그여자 어떻게 생겼어요?
  [돈] 그여잔 아주 예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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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그걸 어떻게 알아요?
  [돈] 난  사람들의 얼굴을  만져보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맞출수가 있어요.
생김새나 감촉으로 말예요.
  [질] (뒤로 돌아 그에게 간다)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돈] 궁금해요.
  [질] (무릎을 꿇는다) 난 눈부신 미녀예요.
  [돈] 정말?
  [질] 그런말을 어떻게 거짓말로 말하겠어요
  [돈] 난 말예요. 만약 내가 5분간이라도 볼수가 있다면 말예요  난 우선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고 싶어요.
  [질]  (그에게 기대며)  내가 말해  줄까요? 당신은  귀여워요.  그리고 아주
섹씨해요.
  (돈, 미소한다 그리고 질의 얼굴에  손을 가져간다. 그의 손가락을 질의 얼굴
탐험을  시작한다. 그는  질의 머리를  만진다. 질의  기다란  머리를 쓰다듬어
내린다.)
  [돈] 머리가 아주 부드럽군요--- 그리고 아주 길구요.
  (갑자기 질의 긴머리가  훌떡 벗겨져서 돈의 손에 딸려  떨여져 버린다. 돈은
그머리를 손에 들고 깜짝놀라 어쩔줄 모른다) 어어--- 이게 뭐죠? (그는 쇼파에
주저 앉는다)
  [페이지] 1-046,,0A0460
  [질] 겁낼거 없어요.
  [돈] (가발을 마치 뜨거운 감자 던지듯 얼른 놓아버린다) 도대체 이게 뭐죠?
  [질] (가발을  줏어 탁자위에 올려놓는다) 가발이예요.  긴머리로 만든거예요
머리에 쓰고 다니는 거예요.
  [돈] 그럼 당신 머리가 아니란 말예요?
  [질]  내머리는  커녕  그  가발도   내것이  아니  랍니다.  수잔  포터에게
빌린거예요. 내머리도 있어요 볼래요? 아이참 만져볼래요
  (질은  돈의  손을 끌어다가  제머리를  만져보게  한다. 돈은  질의  머리를
만져보고 얼굴을 더듬는다 이번에는 가짜 속눈섭이 손에 붙어 떨어진다)
  [돈] 어! 어---. 이번에는 또 뭐죠?
  [질]  아이참-  이건 가짜  속눈섭이예요  (그에게  손눈섭을 뺏어  주머니에
넣는다)
  [돈] 그럼 당신은 속눈섭이 없단 말예요?        
  [질] (소파에  팔을 올려놓고 마루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물론  있죠. 이건
말예요 속눈섭이  더 길게 보이더라고  덧붙치는 거예요. 이걸 붙치면  눈이 더
커보이거든요. 린다는 이런거 안붙쳤드랬어요?
  [돈] 안붙쳤어요
  [질] 그럼 아마 그 여잔 자연적으로 속눈섭이 긴여자였을꺼예요 샘나는데요
  [페이지] 1-047,,0A0470
  (질은 다시 돈의 손을 얼굴에 대주며) 계속하세요.
  [돈] 겁이나서 어디 계속하겠오?
  [질] 이젠 염려마세요. 이제부턴 모두 진짜니까요.
  (돈은  질의  입술을 손가락을  더듬는다)  나  엘리자베스 테일러하고  닮지
않았어요?
  [돈]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만나본적은 없는데요.
  [질]  우린  아주  똑같이  생겼어요.  특히  말예요.  당신같이  보이지않는
분에게는요. (질은  돈의 손가락이  목을 더듬자  그에게 미소한다.  질은 돈의
손을  끌어다 젖가슴에  대준다) 내  가슴이예요. 이건  진짜예요.  양쪽 모두.
(부드럽게 질은 그를  탁자위로 밀고 그의 입에 키스한다.  돈은 질을 밀치려고
머리를 내젓다가 탁자에서 일어난다. 갑자기 괴로운듯 소파로 간다) 왜그래요?
  [돈] 왜그런다고 생각합니까?
  [질] (소파와 탁자 사이에서) 알면 묻질 않았게요
  [돈]  왜 이런짓을  하죠? 신체장애자  특별 우대주간인가요?  보살펴 주는척
하지 말아요. 동정도 하지 말구요.
  [질] (성깔을 부리며)  하고 싶어서 했어요. 왜? 내가  가엾어서 동정이 가는
사내한테는 모조리 키스를 하자고 덤비는 여잔줄 아세요?
  (그들은 키스한다. 소파에 파묻혀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며 막이 내린다.
  [페이지] 1-048,,0A0480
  막이 내린  1분간 무대위에는  2시간이 지나는  것이다. 그동안  돈의 키타와
노래소리 흐른다)
  [막] 제 1막
  [장] 2장
  (막이 오르면  피크닉 식탁은  아직도 마루바닥에 널려있고  질의 부라우스가
무대 위쪽 탁자옆에 떨어져있다. 질의 바지와 샌들은 소파옆에 가발은 소파끝에
있다. 돈은  셔츠와 바지가 소파  걸이에 걸쳐있다. 질은 제방에  가있다. 돈은
속옷만 입고 침대위에 앉아 키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다.)
  [돈] (막이 오르는것과 함께 노래한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어느 찬란한 아침에
  우리의 아름다운 사랑
  뜨겁게 불타 올랐지
  그래서 나는 말했지
  너 떠나도 울지 않으리라고
  나는 말했지
  나비들은 자유롭다
  그리고 우리도 또한 자유롭다고
  (질이 그의 아파트에서 소리친다)
  [페이지] 1-049,,0A0490
  [질의목소리] 도무지 찾을수가 없어요. 이 난장판에선 아무것도 못찾겠어요
  [돈] (녹음기를 끄고) 뭘 찾는데 그래요?
  [질의목소리]  괜찮아요.  여기  어디 있을꺼예요.  (그방으로부터  들어온다
팬티와 부라쟈만 입고 있다. 담배상자보다 조금 큰 상자 하나를 들고온다. 질은
침대위 돈옆에 앉으며) 찾았어요.
  [돈] 뭔데요?
  [질] 내 비밀 상자예요. 난 어디든지 이걸 갖고 다녀요. 이거봐요 만져봐요.
  (돈의 손을 상자에 끌어다 대준다. 그는 만져본다)
  [돈] 나무결이 좋은데
  [질] 자개 상자예요
  [돈] (미소하며) 그속에 뭐가 들었죠?
  [질] (상자를  열고 뒤적인다) 내게  중요한건 모두 다요.  (조그만 돌조각을
꺼낸다.) 이건  달이나 별에서  떨어진 조각이예요. (돈의  손위에 올려좋는다)
내가 사막에서 발견한 거예요. 어떤 지질학자한테 보여봤더니 지구 상에는 없는
암석이래요. 달이나 별에서 떨어진 걸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돈] 글쎄 내겐 돌조각 같은데.
  [페이지] 1-050,,0A0500
  [질] (다시 집어서 상자속에 넣고) 그런줄 알았어요. 허지만 그게 아녜요. 내
어렸을때  이빨이예요.  젖니라구요  (질은  종이 뭉치를  뒤적이며)  내  출생
증명서--- 고등학교때 출연한 연극사진. 이건 별로 신통치 못하구--- 내 마지막
유언장
  [돈] 최후의 유언장이라구?
  [질] (노란  종이 한장을 들고)  그리고 이건 내 장례식  지시사항이구. 내가
죽으면 내 전재산은 나의 가장 친한 4사람의 친구에게 균등하게 분배할것. 여기
이름은 나중에 채워넣을 꺼예요.
  [돈] 소름끼치는 일은 모조리 싫다면서 장례식 얘긴 또 뭐예요?
  [질] 바로 그래서 이걸 만든거예요. 장례식이라고 모두 으시시 하게할 필요는
없거든요. 내  장례식은 아주  큰 교회당에서  갖고싶어요 허지만  의자는 모두
치우고  큼직한  쿠션을  잔뜩  준비해서 사람들이  기대앉게  만드는  거예요.
(사다리를 내려온다. 돈은 엎드린다) 난  사람들이 검은 상복 입어 주는것 좋지
않아요. 사람들은 모두  화려하고 밝은 색깔의 최첨단  의상을 입어주길 바라는
거예요. 장례식에 와서도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저하고 싶은대로 맘놓고
즐기는게 좋아요. (탁자뒤로 돌아간다) 벽에는 샐바돌달리가          
  [페이지] 1-051,,0A0510
  그린  멋진  그림들을 잔뜩  그려줬으면  좋겠어요.  (피크닉판 왼쪽  쿠션에
기댄다) 꽃도  몇트럭쯤 있었으면 좋겠어요.  조화가 아니라 그냥  각종 꽃들을
마구 뿌려 놓는거예요.
  [돈] 그리고 나비들도?
  [질]  (오른쪽  앞에서)  아  그래요. 나비들도  잔뜩  그리고  음악이  내내
흐르는거예요.  난  비틀즈가  날위해   특별히  조가를  작곡해서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의자뒤로 돌아간다.  돈은  왼쪽으로 돌아누워  할을 늘어  뜨리고
왼쪽을  본다) 그리고  롤링, 스톤즈,  사이몬, 앤드,  가펑클,  도어스 그리고
비엔나 소년합창단이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돈] 그리고 나도---
  [질] (사다리로 가서 그에게 키스한다.) 그래요 당신도--- 당신도---
  [돈] 추도사는 어떻게 할거죠?
  [질]  (사다리에서   내려와  부엌쪽으로   가며)  물론   있어야죠  시드니,
포아티에가 낭추하는 거예요. 난 목소리가 좋거든요. (의자뒤로 가면서) 그리고
그때  백 사운드로  안드레  프레빈의 올갠  연주로  (아베. 마리아)가  흐르는
거예요.  만약  프레빈이  못온다면   헤오나드,  번슈타인도  괜찮을  꺼예요.
(사다리를 올라 돈의 곁에 간다)
  [페이지] 1-052,,0A0520
  어때요? 으시시 할것 같애요?
  [돈] 아니 전혀 안그런것 같은데
  [질] (상자에서  히피들의 구슬 목걸이를  꺼내면서) 아! 여기  있구나. 이거
선물이예요. (구슬 목걸이를 돈의 머리위로 씌우듯 걸어준다)
  [돈] 이게 뭐죠?
  [질] 뭐같애요?
  [돈] 목걸이 같은데
  [질] 이건 사람의 구슬이예요. 내가 히피 시절에 걸고 다니던 거예요. 키타를
치려면 그런것도 걸어야 해요
  [돈] 그런말 해준사람 아무도 없었는데
  [질] 도노반도 그런걸 걸쳐요. 그리고 지미, 핸드릭스도
  [돈] 그밖에 뭐또 꼭 걸쳐야 하는건 없나요?
  [질]  그리고는 좀  자극적인 옷을  입는거예요--- 아주  기차게 멋진걸루요.
그리고 머리 모양도 지금처럼 하면 안돼요. (침대에서 내려온다)
  [돈] 왜 머리 모양이 어때서?
  [질] (부엌쪽을  뛰어 지나  제방으로 간다.)  내가 빗겨  줄게요. (제방으로
들어간다.)
  [돈] 머리가 어때서 그러느냐니까요.
  [페이지] 1-053,,0A0530
  [질의목소리]  밋질한게  틀렸어요.  꽉막힌  모범생  같애요.  내가  다르게
해줄께요. 여기 어디 빗이 있을텐데. (질 돌아온다 질은 냉장고 쪽을 쳐다본다)
  [질] 뭐 먹을거좀 안남았을까요? 배고파 죽겠는데
  [돈] (사다리에 서서) 그렇게 빨리?
  [질] 좀 심했나요?
  [돈] (사다리를 반쯤 내려오며) 사과 2개는 남았을 거예요.
  [질]  (냉장고로   급히 간다.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본다)  상치만 작뜩
있군요.  저거야  내가 뜻한바  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고,  사과도  한개밖에
없는데요. (사과를 꺼낸다)
  [돈] 맘놓고 드세요. 어서. (사다리를 내려온다)
  [질] 고맙습니다.  (돈을 의자에  앉힌다) 자  여기 앉아보세요  그냥 가만히
있어요.
  [돈] 히피처럼 보여서 좋을지 나쁠지 잘 모르겠네
  [질]  히피처럼  보이게  하려는게   아녜요  히프처럼  보이게  하는거예요.
재즈악사는 히프라고 아잖아요?
  (계속 머리를 매만진다)
  [돈] 히피노릇은 언제했죠?
  [질] (돈의  머리를 빗기며) 아마  결혼 직후였을거예요. 나는  선셍, 스트립
근처를 어정거리면서 "경찰을 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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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라느니 "서른살 이상  먹은 사람은 아무도 믿지  말라" 라느니 하는말을
지껄였죠?  모두들  그러고 다니니까  나도  덩달아서  따라 한거예요.  그런데
너무나  모두들  그러도  다니는  바람에 난  그것을  집어치웠죠.  내  개성이
없어지는것 같애서 말예요 내개성이 뭔진 잘 모르지만 돈의 머리를 아래로 빗겨
내린다)  그렇게 설친  가장 큰이유는  물론 엄마한테  반항하기  위해서 였죠.
그런데  그게  영 먹혀  들어가질  않았거든요.  어느날 말예요.  내가  머리를
기다랗게  늘어뜨리고  구슬 목걸이를  주렁주렁  매달고  샌들을 신는  최첨단
의상을 턱  걸치시고 여보란듯이  나타났단 말씀에요. 그런데  엄마가 어땠는지
아세요 홀딱 반한거예요. 다음날은 엄마가 머리를 가닥가닥 늘어 트리고 요란한
옷에 구슬을 주렁거리며 샌들을 신고 나타나셨지 뭐예요. 그러니 나하고 똑같은
사람한테 그런식의  반항이 통할리가  있어요? 안그래요? (한발  뒤로 물러서서
머리  모양을 살핀다.  마음에 안든다.  다시  돈의 뒤로  가서 머리를  헝클어
놓는다.) 그래서  난 그  반대로 나갔죠  로넬드, 리건을  위한 청년공과당원이
된거예요.  그역시  실패였죠.  청년공과 당원이라니  그런게  있을수  있어요?
(머리를 꾸불쳐 빗겨놓고 또 살핀다)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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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무지하게 근사해요.
  [돈] 너무 심한건 아니겠죠? 그렇죠?
  [질]  (돈의 옆에  무릎을  꿇으며) 심하긴요?  그렇게 해놓으니  카리스마가
있어요.
  [돈] 카리스마라니 무슨 뜻으로 하는 소리죠?
  [질] 일종의 분위기 같은거 말예요. 스타의 위엄이라고 할까요 그건 재능보다
더  중요한거예요.  카리스마만 있으면  다른건  필요  없다구요.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당신을 한번 보려고 줄줄이  늘어설 꺼라구요. (그를 잠깐 쳐다보다가
가볍게  키스하고 그의  가슴에  기댄다.)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이예요.  알고
있어요?  당신은 겉모양도 마음속도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예요.
  [돈] (미소하며) 나도 당신이 좋아.
  [질] (그를 쳐다본다) 난 뭔가 얘기를 해야 할것같은 기분이예요.
  [돈] 무슨얘기
  [질] 있잖아요. 아까--- 내가 손을 가슴에 끌어다 댔을 때--- 놀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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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좀 그 비슷했어요. 내가  뭐 도덕군자에서 그런건 아녜요 전혀 예상밖에
아가씨 젖가슴에 손이 닿으니까 그냥 단순히 놀랜거지.
  [질] 내가 아무  남자 손이나 끌어다가 가슴에 대주는  그런짓을 함부로 하는
여자라고 생각하는건 싫어요
  [돈] 그런짓을 함부로 하는 여자라고는 생각지 않으니까 염려 말아요.
  [질]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을때면  말예요 난---  난 보통  약간의 미소로
그남자에게 내가 관심이 있다는걸 알리는 거예요.
  [돈]  (손을 내밀어  만질듯이)  아! 그래요?  어디  그 미소좀  만져봅시다.
이건가요?
  [질]  (킬킬거리기  시작한다.) 아이  지금은  안돼요.  어쩜 그렇게  사람을
웃기죠?  나중에  해볼께요.  헌데  난  당신에겐  그런식으로  할수가  없어서
비상수단을  쓴 거예요.  안그래요? 아무튼  날 너무  끔찍한  여자라곤 생각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돈] 그렇게 생각 안했어요. 지금은 그렇게 생각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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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않구
  [질] (일어나 두팔로  그를 감싼다. 난 섹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건
싫어해요 허지만 알고 싶어하실지도  몰라서 하는 말인데요--- 당신은--- 저---
아주 진짜로 멋있어요.
  [돈] (미소하며) 명절날 같앴어요?
  [질] 그래요 명절날 같았어요. 7월4일  같았고 크리스마스 같았고 (몸을 숙여
그의 이마에 키스한다.)
  [돈] 어디 가는 거예요?
  [질] 우선  이 사과를 먹으러  갑니다--- 그리고 상치라도  좀 먹어볼까해요.
(부엌으로가서 카운터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다시  냉장고로 가서  문을 열고
들여다 본다.  돈은 일어나서 사다리를  밟고 침대에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때
문이  열리고 베이커  부인이 조용히  들어선다. 이여자는  매력적으로 생겼다.
옷도 잘입었고 손에는 5번가아 있는 색크스 백화점 쇼핑 상자를 들고 있다.
  [페이지] 1-058,,0A0580
  그여자는 돈에게 소리없이 미소를 보낸다. 질이 돌아서서 베이커 부인을 보고
거의 벗은  상태인  제몸을  숨겨보려고 애쓴다.  냉장고 문을 쾅  닫고 계수대
파이프  뒤에  숨으려고 애쓴다.  베이커  부인은  잠시 그런  질을  쳐다본다.
그여자는  완전히  몸을  돌려  돈에게로 향한다.  못마땅  하다는  듯이  잔뜩
찌프리고 돈은 침대에 앉아있다. 누가 방안에 들어온것을 알아 챈다.)
  [돈] 어서 오세요. 어머님 (암전)
  (막이 내린다.) 1막 끝.
  [페이지] 2-001,,0B0010
  [막] 제 2막
  [장] 제1장
  (같은때-  잠시후 돈은  침대위에 앉아  이를 악물고  화를  참으려고 애쓰고
있다. 질은  아직도 파이프 뒤에서  내다보고 있다. 베이커부인은  여전히 돈을
쳐다보고 있다.)
  [베이커부인] 널 발견해서 기쁘다 도니야
  [돈] 질 우리 어머니셔
  (베이커부인 문을 닫는다)
  [질]   (탁자뒤로  물러나며)   어머니라구요?   아니   그럼  내가   여기서
한달동안이나 있었나요?
  [돈] 어머니 이분은 벤슨부인이예요.
  (베이커부인은 못마땅한 눈으로 질을 머리끝서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살핀다)
  [질] 안녕하세요?
  [베] (침착하게  질에세 한발 다가서며) 안녕하세요?  벤슨부인? 당신도 역시
여기서 사십니까?
  [질]  전  옆방에서  살아요.  전 잠깐  들른거예요.  돈에게  저---  지퍼가
부라우스의 지퍼가 말썽을 부려서요.
  [베] 네 그러셨어요? 헌데 블라우스는 어디있죠?
  [질] (두리번거리며) 여기 어디 있을거예요
  (마루바닥에 있는걸 보고 급히 집으려고 달려간다)
  [질] 저기  있군요 (탁자와  의자를 지나  블라우스 있는데로  가서 집어들고
베이커부인의 오른쪽을  지나 부엌으로  가서 블라우스를 입는)  이것보세요 이
뒤에 달린 기
  [페이지] 2-002,,0B0020
  다란  지퍼말예요. 혼자서  올리기가 힘들거든요  (블라우스를  뒤집어 쓴다.
베이커부인은 돈의 옷을 주워다가 그의 무릎에 놓아준다)
  [베] 옷을 입으시는게 어떠실까?
  [돈]  (일어나서   바지를  입으며)  알았어요  헌데   엄마  여기서  뭘하고
계시는거죠? 우리는 분명히 약속히 있었을텐데요.
  [베] 네 샤츠를 몇개 샀길래 빨리 갖다주는게 좋을것 같아가지고 온거다. 
  [돈]  샤츠따위 필요치  않은것 뻔히  아시면서  엄만 여기  올 구실로  그걸
사오신거예요.
  [질]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  베이커부인에게 가서 지퍼를 올려달라고 등을
돌려댄다) 저 이것좀 해주시겠어요?
  [베] (질의 등을 뚫어져가 쳐다본다.  아무튼 지퍼를 올려준다 탁자뒤로 가며
사다리쪽을 쳐다번다) 그래 이런짓 하는 것이 네가 집을 뛰쳐나온 목적이었냐?
  [돈] 네 이런짓이 바로 목적이었읍니다.
  [베] (앞으로  나와 오른쪽에  멈춰서서 마루바닥에 그대로  있는 피크닉판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여기가 너의 식탁이냐? 이 마루바닥이
  [질] (피크닝판으로 가서 접시에서 뭘 집어가지고 오른쪽
  [페이지] 2-003,,0B0030
  앞  기둥에 기댄다.  베이커부인은 반대로  소파족으로 간다)  피크닝 기분을
내본거예요.
  [돈]  마루바닥에서 식사를  하는것도  재미있어요  엄마도 한번  해보시는게
좋을거예요.  (베이커부인은  대답대신  사납게 쳐다본다.  베이커부인은  쇼파
의자등을 살펴본다)
  [베]  (장갑과  지갑을 쇼파위에  놓고  부엌쪽으로  간다)이 가구를  도대체
어디서 줏어왔니?
  [돈] 어떤것은 여기 그냥 있던거구요 어떤건 내가 고물상에서 줏어온거죠
  [베] (냉장고 있는 근처에서) 어느게  어느거라고 말하지 말어라 내 짐작으로
맞칠테니 (베이커부인은  질의 방문  앞에가서 안을 들여다보고  믿을수 없다는
어조로 ) 그런데 도대체 이건뭐냐?
  [돈] 뭘보고 그러시는건지 알아야 대답을 하죠
  [질] (의자뒤로 돌아가며) 그건 내방이에요
  [베] 벤슨부인 식모두실 생각해본적 없으시우?
  [질]  (뒤로해서  탁자있는데로 온다)  나혼자  할수  있는데요   뭐  난  좀
깔끔하진 못해도  지저분하진 않아요 깔끔하지 못한것과  지저분한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거든요.
  [베] 그말을 들으니 무척 마음이 놓입니다.
  [돈] 그러니까 저사람은 바보도 아니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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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  (무대앞을 지나  왼쪽으로 가며  질의 방문을  가리킨다)  이문은 항상
열려있었니?
  [돈] 아뇨 그 문은 항상 잠겨있었어요 오늘아침 내가 열때까지 말예요.
  [베] (왼쪽 앞으로 간다. 질은 가운데 뒤로 간다) 저건 또 뭐냐?
  [돈] 이번엔 또 뭘보고 그러세요?
  [베] (의자 옆을 지나며) 그걸 알면 왜 묻겠니?
  [질] (뒤로 돌아 사다리 있는 데로 간다) 침댈보고 그러데요.
  [돈] 그건 침대에요.
  [질] 멋있잖아요?
  [베]  (어이없다는듯 사다리  있는데로 간다.  질은 반대로  부엌쪽으로 가서
식탁있는데로 간다) 너 진짜 저기서 자니?
  [돈] 그럼요 착한 애기처럼 잘 자죠.
  [베]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돈] 다시 사다리를 집고 올라가는거죠
  (질은 앞으로 나와 탁자를 지나 왼쪽앞으로 가고)
  [베] (가운데로 간다) 옷은 어디다 두니?
  [돈] 목욕실안에 옷장하고 설합장이 있어요.
  [베] 그래 그 목욕실이란건 어디있니?--- 아 저 침대밑이냐?
  [돈] 네 바로 맞추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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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 아무렴 그렇구  말구 (목욕실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돈은 샤츠를
들고 사다리를 내려온다. 질이 황급히 그에게 온다)
  [질] (무대 앞 왼쪽에서 그를 잡으며) 어쩜 당신말이 맞았어요
  [돈] 무슨말?
  [질] 저분은  성명과는 거리가 멀겠다구요 저런분이  어떻게 당신같은 아들을
두셨는지 그것조차  놀랠일예요 (그들 서로 껴안는다)  나를 왜 벤슨부인이라고
소개했죠?
  [돈] 글쎄 거 뭐랄까? 그렇게 말하면 좀 위엄있게 보일것 같애서---
  (화장실 물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질] (식탁을 지나 사다리 있는데로 와서) 뭘하시는거죠?
  [돈] (셔츠를  입으며 부엌을 지나  탁자있는데로 간다. 사랑의  구슬을 셔츠
밖으로 내놓는다. 배관공사 시험중이셔 어머닌 배관문제에 대해선 광적이니까
  [질] (돈에게 다가오며)  쉬 그런데 그분이 방에 들어오셨을  때 어떻게 금방
엄만지 알았죠? 그때까지 말한마디 안하셨드랬는데
  [돈] 냄새 때문이야
  [질] (무대 뒤를 거쳐 사다리쪽으로 간다) 무슨 냄새요?
  [돈] (무대뒤 중앙을 거쳐서) 네데로 딕스라는 향순데 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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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 한번에 반병쯤 뿌리시거든 그래서 난 엄마가 있다는 걸 금방 안다구
  [질] (돈의 오른쪽을 거쳐가며)  고양이 목에단 방울같은거군요 (설합 여닫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엔 또 뭘하시는거죠?       
  [돈] 설합검사를 하시는중이야 양말이나  속옷이 충분히 있나 살피시는거예요
(돈의 말소리가  커진다 질은  급히 돈에게 달려가  손으로 입을  막는다) 엄만
양말하고 속옷에 미쳤다구요  엄마는 지금 날 집으로 다시  끌어가려고 날 꼼짝
못하게 만들 증거를  찾고 계신거예요. 난 들어서시기가 무섭게  "얘 난 울음이
터질것만 같구나" 하실줄 알았더니 그게 아녜요 더 철저하단 말예요
  [질] 어머닌 아직 다 살피신게 아녜요. 이제 나오셔서 그말을 하실 거예요
  [돈]  아냐   엄만  그말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구  엄마버릇은  내가
잘안다구요
  [질]  이제   그말  꼭하실거예요  우리  내기할까요?   뭘걸겠어요?  오늘밤
저녁한턱내기 어때요? 엄마가 그말을  안하시면 내가 내방에서 한턱 쓰는거구요
만약 그말을 하시면 여기서 당신이 내는거예요
  [돈] 그래 내기해요 어째 지금부터 찬거리 사올 준비를 해두는게 좋을껄요?
  [페이지] 2-007,,0B0070
  [베] (문을  열고 나온다. 뒤를 지나  탁자로 와서 상자를  열고 셔츠를 꺼내
탁자위에 놓는다. 질은  식탁앞에 앉아있다 질은 돈과  함께 탁자와 소파사이를
지나간다.  질은   식탁앞에  앉는다.  돈은  소파에   앉는다.)  목욕실이  꽤
볼만하구나 침대밑에 감쳐둔 이유를 충분히 알만해
  [돈] 아이구 난 엄마가 좀 다른말을 하실줄 알았는데---
  [베] 난 아직 끝내지 않았다 아직 시작도 안한거야
  [돈] 그럼 속시원히 어서 말씀하세요 매도 먼저 맞는게 좋다니까
  [베] 할말은 꼭 한마디 뿐이야
  [질] (돈에게만) 자 드디어 시작입니다.
  [베] (부엌을 지나  상자를 휴지통속에 넣는다) 어떤 꼴을  하고 사는지를 내
자신이 볼 수 없다는게 큰 복인지도 모르겠다.
  [돈] 맞아요 엄마 난 이문안에 들어설때마다 그 큰목을 일일히 재본답니다.
  [배] (뒤를 거쳐 식탁앞으로 온다) 도니야 내 정직하게 말해볼까?
  [돈] 하실수 있으면 해보세요
  [질] (돈에게만) 이번엔 진짜예요.
  [베] 난 쇼크를 받았다. 온몸이 오싹해.
  [페이지] 2-008,,0B0080
  [질]  (탁자앞을 떠나  왼쪽을 거쳐  문앞으로  가며 그  소리를 듣고)  내가
졌어요 그럼7시30분에 봐요. 괜찮죠?
  [돈] 좋아요
  [돈] 좋아요
  [베] 목욕실에 목욕통이 없더구나
  [돈] (구두한짝을 신으며) 식탁받침으로 쓰고 있어요
  [베] (식탁을 살핀다. 널판을 들어보고  다시 내려놓고 나서) 얘야 난 울음이
터질것만 같구나
  (질 식탁뒤로 간다)
  [돈] (질에게) 당신이 이겼어 햄버거면 되겠지?
  [질] 좋아요 허지만 한사람앞에 두개씩은 마련해야되는거예요.
  [베]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  구슬목걸이를 집어 탁자위에  올려놓고 돈의
머리를 고쳐준다.  돈은 엄마의  손을 막으며 구두  한쪽을 마져  신는다. 질은
제방으로 가면서 귀를 기우린다.) 도니야  난 이방이 이 쥐구멍같다는것 하나만
가지고 얘기하는게  아니란다. 네몸을 좀  생각해 보렴 넌 너무  말랐어 체중이
형편없이 준거야.
  [돈]  줄긴  뭐가  줄어요?  난   내키에  딱  알맞는  표준체중이라구요  키
185센치에다가 나이는 11살이구요
  [베] (냉장고로 간다) 먹는건 도대체 뭘먹는지 보고싶구나 (냉장고 문을 열고
들여다 본다) 아무것도 없구나
  [페이지] 2-009,,0B0090
  상치가 좀있고--- 사과 한게가 있고
  [질] (역시 냉장고 있는데로 가서 들여다 본다) 어디있죠?
  [베] 저기 상치뒤에
  [돈] 그래 한개가 더 있을줄 알고 있었어
  [베]  (냉장고  문을   닫고  질에게  몸을  돌린다.   그는  질이  불안해서
쩔쩔맬때까지 질을 쳐다본다. 베이커부인은 무대 뒤를 지나 탁자있는데로 온다.
질은 탁자앞으로 물러난다) 말해봐요 벤슨씨는 어디있죠?
  [질] 벤슨이 누군데요?
  [베] 내가 잘못듣지 않았다면 그 사람 당신남편일텐데.
  [질]  (D.L 을  지나 피크닉상  있는데로  가서 접시에서  뭘 집어든다.)  아
재크말이군요  글쎄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내가  그 사람을  마지막  본것은
로스안젤스의 어떤 햄버거집 앞에서였었죠? 그런데 그건 왜요?
  [베]  (탁자옆으로)   당신  결혼생활에  호기심이  생겨서   말예요  남편이
어디있는지
  [질] (기둥에 기대며) 그런건 없어요
  [돈] 질은 이혼했어요
  [베] (서성이다 다시 탁자 앞에서) 벤슨부인 지금 나이가 몇이나 됐소?
  [질] 열아홉이에요
  [베] (가운데로 가로질러 질을 마주본다)
  [페이지] 2-010,,0B0100
  열아홉이라구요? 그런데 벌써 결혼을하고 게다가 이혼까지 했단 말예요?
  [질] 그래요 그런데 내가 투표할 권리도 없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녜요?
  [베] 당신  마음대로 말할  권리가 있다고는 생각한답니다.  그래 결혼생활은
얼마나 했어요?
  [질] 엿새동안요
  [베] 그리고 이레째는 쉬셨던가요?
  [질]  (베이커  부인옆을  지나  부엌으로  해서  제방으로  간다)  아녀  난
갈라선거죠 난 이제 나갈 준비를 해야겠어요 오디션이 있거든요
  [베] (왼쪽으로 돌아서서 문 쪽으로 가며) 무슨 오디션이죠?
  [돈] (연극에요. 오프 - 브론드웨이 연극)
  [베] 난 지금 벤슨부인과 이야기중이다.
  [질] (탁자쪽으로 오며) 연극이에요. 오프 - 브론드웨이 
  [베] (질에게 한발 다가서며) 그럼 당신 배운가요?      
  [질] 글쎄요 그렇다고 볼 수 잇죠
  [베]  그럼  어떤 연극에  나온걸  봤는지도  모르겠군요 속옷만  입고  있던
모습말고 말예요.
  [질]  (베이커부인을 마주  보며) 비버리  힐즈고등학교엘 가신  적이 없다면
못보셨을 겁니다. 난 거기서 (미카도)의 얌얌으로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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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 네 그랬을것 같군요
  [질] (무대앞으로 나와 샌들과  바지를 줏어든다) 그리고 1년전쯤에 테레비에
파니신 광고 나간적이 있어요
  [베] 파니신이 뭐죠?
  [질] 저--- 소화제의 일종인데요.
  [베] 못본것 같은데요 내게 전혀 상관없는게 소화제라서 말예요
  [돈] (뒤로  기대 탁자위에 발을 올려놓는다)  주는사람이 있으면 받는사람이
있느니라
  [베] (돈에게 다가서며) 도니다 네가 자초한거야 (돈은 공중에 대고 권투하듯
주먹질을 한다) 그래 어머니께선 아가씨가 어디있는지 알고 계시우?
  [질]  (베이커 부인옆을  지나  사다리 있는데로  가서 침대위로  올라간다.)
그럼요
  [베] 그런데 그분이 아가씨 사는방식에 대해 반대는 안하시던가요?
  [질]  (사다리를  반쯤 오르며)  내가  사는방식이  어때서요? (침대에  앉아
상자에 물건을 줏어담는다)
  [돈] 엄마 무슨 학술조사라도 하시는거예요?
  [베] (무대 측면뒤를 거쳐 탁자앞에 발을 멈춘다) 어떻게 그렇게 잘아니? (돈
권투연습하듯  주먹을   날린다.  질은  휘파람을  분다.   베이커부인은  질을
쳐다가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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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해서 몇가지 질문을 한다고 해서 마음상하진 않겠죠? 안그래요 벤슨부인?
  [질] 그럼요 헌데 오디션이 있어서---
  [베] 아버지께서는 뭘하시죠?
  [질] 어떤 아버지요?
  [베] 아버지가 몇사람 됩니까?
  [질] 넷이에요 한분은 진짜 아버지구요 셋은 양아버지에요
  [베] (의자 뒤에 서서) 그럼 어머니께서 네번씩이나 결혼하셨단말요?
  [질] 대강 그런셈이죠 우리는 로스앤젤스에 살아요
  [베] 그러니까 당신은 파경이난 가정출신이군요      
  [질] (상자를 닫고 샌들과 바지상자를 챙겨든다)흔한얘기죠.
  [베] 어머니께선 왜그렇게 자주 결혼을 하셨나요?
  [질] (사다리를  내려와 베이커부인과  마주선다) 내가 아나요?  아마 좋아서
그러셨겠죠?  그분이  결혼생활을   좋아하지  않으신것만은  분명해요  허지만
결혼하는건 좋아하셨던것  같애요 이젠 가봐야겠어요  괜찮겠죠? (베이커부인과
질은 똑같이  목례를 한다, 질은  무대뒤를 가로질러 부엌을 거쳐  그의 방으로
간다) 나중에 봐요 돈
  [돈] 잘해요
  [질] 고마워요
  [돈] 잊지말아요 일곱시반에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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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 (탁자옆으로 온다) 일곱시반에 여기서 무슨일이 잇니?
  [돈] 질은 나하고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어요
  [베] (소파위에 질의 가발이 떨어져 있는것을 보고) 벤슨부인---
  (질이 다시 들어온다)
  (베이커부인은 가발을 집어들고 조심스럽게 질에게 내민다)
  [베] 벤슨부인 이걸 잊으신것 같애서
  (질은 가발을 받아든다)
  [돈] 그개 뭐예요?
  [질] (돈의 머리를 다시 헝크려 뜨려놓고 나서) 수잔 포터의 머리에요. (다시
제방으로 가 문을 닫는다.  베이커부인은 탁자위에서 셔츠를 집어들고 목욕실로
향한다.)
  [돈]  (일어나 무대  왼쪽을 가로질러  부엌개수대에 가서  유리관을 집는다)
엄마는 꼭 그렇게 무자비하게 굴어야만 직성이 풀리세요?
  [베] 내가 무자비했던가? (목욕실로 들어간다)
  [돈]  (냉장고에  가서 이름을  꺼내  잔에  넣는다) 그런  질문을  하는법이
어디있어요? 엄마가 뭐 스카스데일 검찰총장이나 되는줄 아세요?
  [베] (목욕실에서 나와 문앞을 지나 무대뒤 중앙으로 가서 코트를 벗는다) 내
생각엔 아들의 친구에 대해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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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권리가 있을것 같은데
  [돈]  (무대 앞을  가로질러)  내 권리에  대해서  먼저 따져보는게  어때요?
엄마는  아직  한달  더있어야  여기  오시기로  한걸로  아는데  어떻게  오늘
나타나셨죠? 그건 도대체 어찌된 연고인가요?
  [베]  (돈에게 한발  다가서며) 도대체  언제부터 나한테  이따위 말버릇으로
대들게 됐니?
  [돈]  도대체 언제부터  엄마는 내방에  이 따위로  잠입해  들어오는 버릇이
생기셨우?
  [베]  난 잠입해  들어오지  않았다 (옷걸이에  코트를  걸고 다시  돈에게로
다가선다) 문이 열려있길래 그냥 들어왔다.
  (돈]  노크쯤  하실  수  있잖아요  난  그런식으로  들어오는건  습격이라고
생각한다구요
  [베] 그럴수도 있겠지 (소파로 가서 앉는다) 왜 문을 안잠궜니?
  [돈]  (문쪽으로 가며)  방안지리를  완전히  익힐때까지는 사람들더러  그냥
들어오라는 편이 쉽거든요 허지만  앞으로는 꼭 잠그겠어요 (삼중으로 닫아거는
시늉을 한다. 무대 앞 왼쪽으로 간다.)        
  [베] 내가 여기온것이 너를 기분좋게  놀래줄걸로 생각했다만 이 따위 대접을
받으려고 롱 아일랜드기차를 타는 수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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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어쨌든 오시고 나서 뭘 그러세요?
  [베] 아무튼 난 여기온걸 기쁘게 생각한다 내 최악의 두려움을 확인하게 돼서
말야.
  [돈] (무대  앞오른쪽에서 어정거린다) 고맙기도 하셔라  내 최악의 두려움이
두려움이  확인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거였는데  그럼  엄마는 여기  오셔서
여기가 맘에 꼭드릴 것이라고 상상하셨단 말예요? 우린 피차 그런말은 안하는게
좋을겁니다.
  [베] 어떻게 이웃이랑 동네랑 이렇게 지저분하고 저속한델 골랐니? 그래
  [돈] 내겐 그냥 스카스데일과 비슷하게 보이는데요
  (사다리뒤로 돌아서 무대 뒤로 간다)
  [베] 60번가나 70번가 위쪽으로 가면 좋은데도 많던데
  [돈] 난 30번가 위쪽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아요
  [베] 난 이 아래쪽에 사는 사람들은 무섭고 끔찍하더라
  [돈] (무대앞 오른쪽으로 가며) 여기 사람들 모두 나한텐 그만이에요
  [베]  아무렴  그러시겠지  너  오늘아침엔  나한테  벤슨이란  여자  이름도
모른다고 말한걸로 아는데---
  [돈] 몰랐었죠 엄마 전화왔을때까지만해도  우린 말도 안해본 사이였으니까
  [베] 너 아주 초스피드로 친구를 사귀는 모양이구나 안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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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저여잔 굉장히 붙임성이 있는 여자예요.
  [베] 저여자가 그렇다는건 나도 봐서 알겠다 내 사적인 질문하나 하랴?
  [돈] 안하시는게 좋을걸요
  [베] 너 저여자하고 잤니?
  [돈] 그런 질문 안하시는게 좋았을텐데 그래요 잤어요
  [베] 내 그럴줄 알았지
  [돈] (베이커부인에게로 돌아서며) 아셨다면서 묻긴 왜 물으세요?
  [베] (일어나서 의자뒤로  간다) 그리고 이젠 왜 네가  그처럼 혼자 살겠다고
기를  썼는지도 알았다  너의 인생을  너 스스로  해결해  보겠다는건 허울좋은
구실이었어 아무렴 그렇구 말구 넌 이  따위 방탕한 축제를 펼치려고 혼자 살길
원한거야 밤이고 낮이고 없이 맘놓고 난장판을 벌리려고 말야
  [돈]  (부엌을  지나서)  어머님   그건  틀린말씀입니다.  두가람의  경우는
교제라는 거예요. 세사람이상이어야 방탕한 축제가 되는거에요.
  [베] (돈의 오른쪽을  지나며) 난 도니 널 잘안다 넌  지금 꼭 린다 훌레쳐를
만났을 때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넌 아마 이여자하고도 사랑을 하게될꺼야 
  [돈] 그럴지도 모르죠--- 내가 여자를 사랑한다는데 그게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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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마음에 걸리신다는 얘긴가요?
  [베] (돌아서서 사다리 뒤로가서 메트리스를 쳐다보고 만져본다) 벤슨이란 저
여잔 에미가 자식을 위해 꿈속에 그려온 여자와는 좀 거리가 먼 여자야
  [돈] (탁자 왼쪽을 지나 탁자위에 기댄다) 엄마.... 난 엄마의 꿈속에 그려온
여자에는 관심이 없어요.
  [베] 저 여잔 아무리 봐도 바보 멍청이야
  [돈] 천만에요 저여잔 딜란 토머스의 시도 인용할줄 안다구요
  [베] (무대 뒤를 거쳐 탁자있는데로 온다) 아이구 장하셔라 딜란 토마스가 저
여자말을 인용하는 일은 없을것이라는 점은 내가 보증을 서마
  [돈] 하 그러세요?
  [베] 게다가 저여자 별로 예쁘지도 않아
  [돈] 아이구 저런 이젠 대강해두시는게 어때요?
  [베]  눈은 새눈깔처럼  작고 띵그랗고  몸매는 나무젓가락처럼  볼품이 없고
말야
  [돈] 엄마는 지금 내가 몽매에 그리던 여자의 모습을 아주 정확하게 그려
  [베]  넌 선과  악의 차이를  볼 수가  없지만 난  볼수가 있어  난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그눈을 보면 안단 말야 넌 그걸 할 수가 없단 말야
  [돈] 아 그래요? 허지만 난 그 눈동자 뒤에 숨어진 영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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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습을  볼수가  있다구요  리틀  도니, 다크가  영혼을  궤뚫어보는  능력을
갖고있다는 사실을 얘기한건 어머니였다는걸 잊지마셨으면 좋겠어요
  [베] 넌  지금 네가 뭘  얘기하고 있는지도 모르는거야. 넌  한번도 실생활을
경험해본적이 없기때문에 그런걸 몰라
  [돈]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  의자로 간다)  그건 누구의  잘못이죠? 내가
다른 아이들과 섞여서 학교에 다니지 못한건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었냔말예요?
  [베] 네가 어떻게 학교엘 다닐수가 있었니?
  [돈] (사다리쪽으로 가며) 맹인학교도 얼마든지 있었다구요
  [베]  우리형편이  널  위해  가정교사를  모셔올  수가  있었구말야  난  널
문둥이처럼 앞못보는 아이들만 따로 모아논 그속에 보내고 싶지가 않았어
  [돈]  (몸을  돌려 베이커부인과  마주선다)  그게  바로 내게  대한  엄마의
진심인가요? 문둥이 같다는게?
  [베] 아냐 그럴리가 있니?
  [돈] (어머니에게  한두발 다가선다) 자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엄마 깊이깊이
마음  저 밑바닥에  장님아이를  낳은것에  대한 부끄러움같은게  깔려있었던것
아녜요?
  [베] 그건 부끄러워 할일이 아냐
  [돈] 그럼 난처한 일인가요?
  [베] 넌 한번도 날 난처하게 만든적이 없는 아이였단다.
  (질의 방문에서 노크소리)
  [페이지] 2-019,,0B0190
  [돈] (의자와 무대 앞 중간을 건느며) 들어와요
  [질]  (다른옷을 입고  들어온다. 베이커부인은  중앙 뒤쪽으로  질은 탁자와
의자  중간을  지나  왼쪽으로  가서  베이커부인에게  등을  돌려대며  지퍼를
올려달라고 내민다)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돈] 뭐가 잘못됐나요?
  [질] 이번엔 또 다른  지퍼때문이에요. (베이커부인은 지퍼를 올려준다. 질은
돈의  오른쪽으로 간다)  암만해도 당신이  이길것 같애요  잘싸워보세요 (돈의
뒤쪽을  거쳐  베이커 부인의  오른쪽으로  가서  그의 어깨를  아주  다정하게
톡톡거리며) 고맙습니다. (제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베]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 왼쪽앞으로  나온다) 저여자  널  아주 많이
도와주는구나 옷도 혼자 입을 수가 없으니
  [베] (돈에게  아주 열심히 다가서며)  도니 아주 멋있는 생각이  있다. 집에
가자  그럼 내가  공중에 매달린  침대 만들어줄께---  왜 차고에  있는 사다리
있잖니? 그걸 가지고---
  [돈] (무대앞을  가로질러 소파쪽으로 간다) 아주  근사한 생각인데요 어머님
허지만 그건 절대로 같을수가 없읍니다요
  [페이지] 2-020,,0B0200
  [베] 그래  좋다 너  계속 여기서  살겠다고 우기면  난 네  생활비를 안대줄
작정이다. (돈은 전화기로 달려가 수화기를 집어든다) 그럼 너 어쩔래?
  [돈]  데일리 뉴스  신문사에다 전화를  걸겠어요 근사한  기사감이 될꺼예요
훌로렌스 베이커 신체장애자에 대한 도움을 거절하다 어때요?
  [베]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  수화기를 지나  수화기를  뺏어  제자리에
놓는다) 도니 난 지금 농담을 하고 있는게 아냐
  [돈] (다시 수화기를 집어들고) 아 그럼 타임즈에다가 걸어볼까요?
  [베] (전화를 다시  뺏어서 올려놓는다) 돈을 벌기 위해  넌 도대체 무슨일을
할 수가 있니? 그까짓 얼마안되는 예금통장도 지금 쯤은 텅텅 비었을텐데
  [돈] 아직은 조금 남았어요
  [베] 그래 그걸 다 쓰고 나면 어떡할꺼냔 말야
  [돈]  (소파에  앉는다)  (발은  탁자위에  올려놓고)  깡통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건 언제든지 할 수 있읍니다.
  [베] (소파에 앉는다) 나 이젠 정말 날 난처하게 만드는구나
  [돈] 염려마세요 엄마 난 색크스 백화점근처엔 얼씬도 안할 테니까
  [페이지] 2-021,,0B0210
  [베] 이제 이따위 농담은 그만 집어치우자 네 계획이 뭔지 정말 알고 싶구나
  [돈] 난 노래도  하고 기타도 쳐보려고 해요 난  꽤 괜찮은편이거든요 엄마도
그렇게 말해준 적이 있잖아요?
  [베] 난  네가 그걸로 직업을 삼을  계획인줄 몰랐구나 너  네가 직면해야 할
곤란이 어떤것이라는걸 알고서 하는 소리냐? 경쟁이 심할텐데---
  [돈]  나도 누구나  마찬가지의 기회를  갖고 있는거예요  오히려 유리할지도
모르죠 내겐 카리스마가 있거든요
  [베] 도대체 어떤 경로로 그런 놀랄만한 결론에 도달하셨을까?
  [돈]  그건  아주  기초적인  얘깁니다. 사랑하옵시는  어머님  그건  기초적
조사작업으로 얻어진 결론입니다요.  난 내가 전혀 할 수  없는 일을 적은 아주
기다란  목록을  만들었죠  이를테면  민간항공  비행사같은건  도저히  할  수
없잖겠어요?  T.W.A  같은데서  날더러  자기네  비행기를  조종하라고  몸살을
앓을리도 없구요--- 유나이티드 항공사도 팬. 염도 어림없는 얘길거란 말씀에요
(무대앞  왼쪽을 가로질러)  사진사요? 어림없는  얘기죠  야구선수 택시운전사
모조리 천만에  말씀이구요 투우사 역시 그렇게  장래성있는것 같지 않구말에요
안과의사가 돼볼가  하는 생각도  좀 해봤드랬어요.  헌데 그렇게  되면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격이 될테니 어쩌겠읍니까?
  [페이지] 2-022,,0B0220
  그건 가련한 농담이었던 셈이죠 가련한 농담이란 말씀에요.
  [베] 기타에 대한 아이디어는 린다 훌레쳐가 네머리에 넣어준거지?
  [돈]  린다가 도와줬다는  표현을 쓰시는편이  옳지 않을까요?  (잠깐 대답을
기다린다) 그것도  또하나의 농담에요  엄마 이젠 좀  웃어보시는게 좋을거예요
안그러면 남들이 엄마를 동성연애자로 생각하겠어요 (전좌부분을 서성거린다)
  [베] 너 아주 호화찬란한 용어들을 잘도 줏어섬기는구나 어디서 배웠니?
  [돈] 엄마도 이 아래쪽 동네 오시면 별거별거 다 매울 수 있으실 겁니다.
  [베] 알아모시겠읍니다  젊은 양반 이젠 나주  충분히 배우신것 같습니다그려
(일어나서 목욕실 문쪽으로 간다) 저것이 내 아들이라니 원---
  [돈] 뭐 하시는거에요?
  [베] (목욕실로  들어가 옷가방을 들고  나온다) 벌써 오래전에  이미 했어야
하는일을 하는거야 난 널 집으로 데려가는거야
  [돈] 집어치우세요 어머님 아무리 그래도---
  [베]  (뒤로  돌아서 탁자위에  가방을  요란하게  내려놓고 열어젖힌다)  넌
여기서 혼자 살수없어
  [페이지] 2-023,,0B0230
  [돈] 난 혼자가 아녜요 친구들이 많다구요
  [베]  파티니 뭐니해서  날 속여먹으려고  해봤자 소용없어  넌  친구가 없어
(목욕실로 들어간다)
  [돈] 이젠 있어요 벤슨이 내친구라구요
  [베] (무대밖에서) 얘 넌 그것보다 길잡이개를 기르는게 나을거다
  [돈]  개는  친구만  못하거든요  게다가  난  이미  길잡이  엄마가  있는데
길잡이개가 무슨 소용이예요?
  [베] (옷을 들고 나와 짐을 싸기  시작한다) 그래 맞다 이제 그 길잡이엄마가
널  집으로 데려가는  거야 벤슨이란  여자도 이젠  혼자서  옷입는법을 배워야
할거구말야
  [돈] 그 가방 치우세요!
  [베] 집에 가야 해 도니
  [돈] (단호하게) 그 가방 이리주세요  (가방소리가 났던 곳으로 손을 내민다.
베이커부인은  탁자위에서 가방을  집어들고 잠근다.  돈은  탁자와 소파사이를
지나며 가방을  찾으려고 애쓴다) 어디있죠? 가방을  달란말에요 어머니! (그는
무대앞 오른쪽으로 가며 손을 내민다)  날 달라구요 (베이커부인은 가만히 서서
잠시 쳐다본다.  아들못지않게 굳은  얼굴이다. 갑자기  단념하는듯 얼굴표정이
변한다. 그는 아들의 손을 잡아 가방손잡이에 갖다댄다. 돈은
  [페이지] 2-024,,0B0240
  손잡이를 움켜쥐고 가방을 목욕실로 가져간다. 문을 열고 가방을 던져넣는다.
문을 닫는다) 엄마 제발 내  걱정 그만하세요 나 괜찮을거예요 음악으로 안되면
난 언제고  법율이나 기술을 배울 수가  있다구요 이젠 장님이  할 수 있는일도
상당히  많으니까요  그러니  제발  걱정 그만  하시란말예요  (그는  어머니를
찾으려고  손을 내민다.  베이커부인은 아들의  손을 잡아  얼굴에  댄다. 돈은
엄마의 뺨에 키스한다.) 자 이제 나도 갈데가 있어요 엄마 들려주셔서 고마워요
(그는 쟈캣과 지갑이 있는 부엌카운터로 간다)
  [베] 너 어디가려고 그러니?
  [돈]  (쟈켓을 입으며)  뭘  좀 사올게  있어서  그래요 아까  말했잖아요---
오늘밤 만찬이있다고 벤슨 부인하고 말예요--- 우리 둘이서 만나요
  [베] (무대앞을 지나 탁자있는데로 간다)그럼 너올때까지 기다리마
  [돈]  (무대  플랫폼을  떠나며) 기다리지  마세요.  스카스데일까지  안녕히
가세요  내일 전화할께요  자  이젠 제발---  내가 돌아왔을때까지  엄마냄새가
계속나면 난 정말 싫어요 (지팡이를 찾아온다)
  [베] 저녁먹을때까지 있으려고 계획했는데
  [돈] (문앞에서) 계획이 바뀐거예요 내 말했잖아요
  [페이지] 2-025,,0B0250
  저녁은 나하고 벤슨부인하고 단둘이서만 먹겠다고
  [베] 그리고 저녁 먹은뒤에 축제에도 참여하구말야
  [돈] (문을 열며)  아무쪼록 그러시구려 드디어 끔찍한  진실이 들어나도다 -
리틀, 도니,  다크는 지저분한 늙은  놈팽이라는 것이! (나간다  베이커 부인은
낙망한 시선으로 방안을  둘러본다. 그는 피크닝잔으로 가서  쟁반을 집어 들고
카운터로 가려한다)
  [베] (혼자소리로) 벤슨부인이라!!
  [질] (그의 방문을 열고) 네?
  [베]  (잠깐 놀랜다  곧 평정을  찾고 다정한  목소리로) 잠깐  와 주시겠오?
벤슨부인?
  [질] (좀 불안하게) 저어 오디션이  있어서요 15분이내에 떠나야 해요 아직도
뉴욕지리를 잘몰라서 길을 잃기가 일쑤거든요
  [베]  (상냥하게 질에게  조금 다가선다)  염려 말아요  시간내에 놔줄테니까
(질은 마지못해  들어와서 탁자위에  선다) 얘기좀 나누는게  좋을것 같애서요-
우리  여자들끼리만  자  앉아요   (질은  그대로  서있다  베이커부인과  너무
가까워지지 않으려고 피하는 기색이다) 커피한잔 어때요? 홍차로 할까?
  [질] 아네요 괜찮아요 (소파의 왼쪽으로 간다) 사과가 있다면 그거나 먹죠
  [페이지] 2-026,,0B0260
  [베] (냉장고로 가서 접시에 사과와 상추를 꺼내들고 개수대로 간다) 있어요
  [질]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 사다리로  가서 그  계단위에  앉는다) 돈은
어디갔나요?
  [베]  쇼핑하러 나갔다우  (사과를 씻어서  행주질을 한다)  과일이나 야채는
잘씻어 먹어야해요 요즘은 농약을 많이  뿌리니까 차라리 벌레가 농약보다는 덜
무섭지 (사과를 가지고  질에게 간다) 난 사과는 잘익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게
좋아요 (사과를 질에게 준다 질은 사과와 베이커부인을 번갈아 쳐다본다 괴상한
얼굴로 )
  [질] 뭔지 생각나게 만드는데요 뭐더라?
  [베] 글쎄 뭔지 내가 알 수 있나
  [질] 부인께서--- 내게 사과를 준다--- 잘익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사과를---
아 생각났어요!  백설공주에요 있잖아요 마녀가 독약붇은  사과를 백설공주한테
주는  장면  말예요 아이참  베이커부인  죄송해요  내말뜻은 그런게  아니구요
부인은 마녀가 아니라는걸 나도 알고 있어요
  [베] 물론 아녜요 그리고 당신도 백설공주가 아니구요
  [질] (사과를 받아들고 일어나 베이커부인 앞을 지나 부엌을 거쳐 왼쪽앞으로
간다) 오디션에 가서 내차례  올때까지 오래 기다려야할지 모르거든요 그러다가
오디션도 못보고 굶어죽을지도 모른단말예요
  [페이지] 2-027,,0B0270
  [베]  (부엌으로가서  상추를  씻어  접시에  담는다)  꼭  배역을  얻을  수
있게될거예요 안그래요?
  [질] 뭘보고 그렇게 확신하시는거죠?
  [베]  당신은 아주  예쁜  여자구 극장에서  원하는건  바로 그런거  아녜요?
안그래요?
  [질] (앞 오른쪽으로 간다 베이커부인을  피해서) 요즘엔 예쁜 얼굴만 가지곤
안돼요.  어쨌든  난  예쁘지는   않구요  난  재미있는  얼굴이구  어떻게보면
사랑스러운데도 있지만--- 미인이라곤 할수가 없어요
  [베] 그런  넌센스같은 말말아요 당신 아주 기막히게 예뻐요
  [질] 아녜요 난 안이뻐요
  [베] 왜그래요? 당신은 이쁘다구요       
  [질] (몸을 돌리며  기둥에 기댄다) 아녜요 난 아녜요  눈은 새눈깔처럼 작고
띵그랗고  몸매는  나무젓가락처럼  볼품이 없구말예요  (베이커부인의  반응을
기다린다 아무 반응이 없다) 안그래요? 그 말하신걸 부정하시진 않겠죠?
  [베] (조금도 흩으러지지않고) 부정못하지 당신이 분명히 듣고 하는 소린데
  [질] (의자뒤로  간다) 날  때려잡으실려면 진실만  가지고도 충분했을거예요
구태어 거짓말까지 동원안하셔도 됐을텐데요
  [페이지] 2-028,,0B0280
  [베] 내가 당신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는 점이 뭔지아세요?
  [질] 모르겠읍니다 그런건 없겠죠
  [베] 오  있어요 난  당신의 그정직성이 좋아요  그 솔직한게  말에요 당신은
세상을 잘아는 젊은여자로군요 안그래요? 벤슨부인?
  [질]   나도    내가   그런   여자라고   생각해요    (피크닝판뒤를   지나
베이커부인에게서 거리를 둔다) 벤슨부인이라고 부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베] 그게 당신이름이 아니든가요? 벤슨부인?
  [질] 허지만 부인께선 그 이름을 약간 비웃는 쪽으로도 사용하시는것 같애요
  [베]  미안해요 그럼  질이라고 불러도  되겠죠? 그편이  훨씬 친숙하군요---
허지만 난 비웃는조로 그랬던건 아녜요  자 질 (질은 오른쪽에서 관객에게 등을
돌리고 서있다.) 어린시절 얘기는 들려줬구
  [질] 그랬던가요?
  [베] 재미있었을꺼예요--- 그렇게 여러명의 아버지를 갖고 있었다니
  [질] (의자뒤로 간다) 그래요 사실  그런면도 있었어요 엄마의 남편들은 모두
달랐어요 그래서 전  인생의 모든 측면에 모든사건에  접하게 된거요 (탁자위에
앉는다)  종교까지도 그랬어요 내진짜 아버지도          
  [페이지] 2-029,,0B0290
  감리교 신자였죠  그다음 사람은  크리스챤 싸이언스였구요  세번째 아버지는
유태인이었구 네번째는 감리교신자였거든요
  [베] 어머니는 카톨릭 신자를 싫어하셨던 모양이지?
  [질]  아녜요 좋아하셨어요  허지만  카톨릭신자는  엄마같은 여자와  결혼을
할수가 없대요 뭔가 그런이유가 있잖아요?
  [베] 그랬을거예요 성당에서는 어머님께 출입금지를 시켰을테니까
  [질]  (일어나서   의자와  사다리  사이를  지나   피크닉판뒤에  온다)  참
유감이예요 엄마는 정말 좋은분인데
  [베] 그랬을테죠  그러니까 당신은  어린시절부터 세상물정에  밝고 이해심이
많게 된거로군요
  [질]  (의자뒤로 돌아간다)  그렇죠---  남보다 일찍  그렇게됐고 지금도  좀
그런면엔 앞서있는거죠 허지만 내 어린시절이나 내미모에 대해 토론을 하시려고
절 부르신건 아니잖아요?
  [베]  난 당신과  도니가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그애는
당신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질] (뒤로 돌아서 탁자에까지 온다) 저도 그사람 무척 좋아해요 그사람 아마
제가  만난사람중에서 가장  아름다은  인간일꺼예요  일생을 아무것도  못보고
산다는건 그림도 꽃도 크리스마스 카드 한장 올수없는 신세라면
  [페이지] 2-030,,0B0300
  난  죽고   싶어질거예요  그러나  돈은  살기를   원하는  거예요  진짜생활
진짜인생을  말예요  (탁자뒤로 간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을 할수가 있을 정도거든요 정말 굉장한 사람이예요
  [베] 그렇다면 그애를 위해 최선의 길을 가도록 도와줄 수 있겠오?
  [질] (탁자로 오며) 이제 본론에 도달하신것 같군요 그렇죠? 이를테면 절더러
아드님께 어머니와 함께 집에 가라고 충고를 해라 그말씀이죠?
  [베] 도니는  집에서 행복했었어요 린다  훌레쳐라는 애가 그애  머리에 혼자
살라는 아이디어를 넣어줄때까지는요
  [질] (부엌을 지나 식탁뒤로 간다)  아드님이 어머니와 함께 있을때만 행복할
수 있다고 믿고 싶으신거죠 이런  말이있죠 보지않으려는 사람보다 더큰 장님은
없다 (왼쪽앞을 지난다) 이렇게 되면 제가 딜란 토머스뿐만 아니라 리틀, 도니,
다크도 인용하는게 되는군요
  [베] 아가씨는 날 계속 놀라게 해주는구려
  [질] 뭘요--- 우리 세상을 좀 아는 여자들은 늘 그런거아녜요?
  [베]  (피크닉판에  가서  방석  식탁보를  집어들고  식탁보를  접는다)  참
재미있군요 아가씨가 린다를 그렇게 좋아한다니 도니는 확실히 여자
  [페이지] 2-031,,0B0310
  친구 다스리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예요
  [질] 왜 아드님을 자꾸 도니라고 부르시죠?
  [베] 그애 이름이니까요 내가 그 이름도 비웃는 쪼로 부릅디까?
  [질] 그사람 도니라고 부르는걸 싫어해요
  [베] (소파로 가서 쿳션을 양쪽에 놓고 카운터로 가서 상보를 치운다) 그애는
한번도 그런말을 안하던데
  [질] 아녜요  해도 여러번 했을꺼예요  (소파로 간다) 들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못들으신것  뿐이죠 듣지않으려는  사람보다 더큰  귀머거리는 없다겠죠
그런거  많잖아요  걷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더  심한 절름발이는  없다  먹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더 말라깽이도 없다---
  [베]  (카운터 뒤로  가며) 그럼  아가씨는 도니가  여기  혼자사는게 좋다고
생각하우? 돈이 어디서든지 원하는  곳에서 살수있는게 제일 행복할꺼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사람 혼자가 아녜요 여긴 내가 있으니까
  [베]  (탁자로 온다)  얼마나 오래  여기 살거요?  이 아파트  정식으로 세를
들었나요? 
  [질] 그런건 아녜요
  [베] 그러니까 아가씨는 내일이라도 여길 떠나고 싶으면 훌쩍 가버리겠군요
  [질] 그렇죠
  [페이지] 2-032,,0B0320
  [베] 당신은 결혼이란것도 6일밖에 더 못견뎠죠? 그렇죠?
  [질] (약간  흥분해서 앞  오른쪽으로 간다) 내  결혼은 부인이  상관할 일이
아니예요.
  [베] 당신자신도 별로 상관하지 않는 일이죠? 그렇죠
  [질] 아녜요 나한테는 관계있는 일이죠
  [베]  (의자뒤로 돌아간다)  당신  장님하고  결혼한다는것 이  어떤거라는걸
생각해 본적있오? 당신어머니 조차도 그 영역은 건드리지 않았다구요
  [질] 제어머니 얘기는 그만 좀 덮어두실수 없으세요?
  [베] 미안해요 어머니얘기에 그렇게 화를 낼줄 몰랐구려
  [질] 어머니얘기에 화를 내는게 아녜요 그분얘길 더이상 하고싶지 않다는거죠
  [베]  좋아요 그럼  당신얘기만 합시다  당신은 도니의  좋은점만   본거예요
모든걸  완전히  기억해  두고  있는 이방안에선---  그리고  그애는  약방이나
식품점이  몇발자국만 가면  된다는것까지 알고  있으니까---  허지만 이방에서
끌어내거나  낯선거리에   갖다놔봐요  당장  어쩔줄  모를거예요   아마  겁에
질려버릴거요 도니는 누군가 옆에 있어줘야해요 엿새동안이 아니라 아주 일생을
말예요
  [질]  그런걱정은  그만두세요  될꺼예요  돈과  나사이에는  심각한  얘기가
성립되진 않을테니까 그건 내가 그런식으로 만들지 않을꺼예요!
  [페이지] 2-033,,0B0330
  [베] 허지만 도니는 그런식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질] 제발- 우리는 그냥 잠깐 즐긴것 뿐예요
  [베] 잠깐 즐긴거라구! 린다도 그랬어요 그냥 즐기는거라고--- 허지만 도니는
그애를 진짜  사랑했다구요 그리고 지금 그애는  당신을 사랑하는거구요 그다음
순서는 뭐죠?
  [질] (무대앞을 지나 소파로 간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베] (무대뒤를 돌아 소파로 간다) 그렇다면 여기서 끝을 내요 아가씨가 깊은
상처를 주기전에 지금 빨리 끝내라구요
  [질] 그분의 어머니이신 당신은  어때요? 부인께선 그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나요?
  [베] 난 그럴수가 없죠 난 그애를 짜증나게 만드는 재주밖에 없다구요 허지만
아가씨는  그애에게 상처를  입힐수가  있단말예요  아가씨가 오래  머무를수록
떠나기가 힘들거구  그애 상처도 깊어질거예요 그애를  나와함께 가도록 해줘요
그리고 아가씰랑은 제발 다른 사람하고 즐기라구요 버림을 받아도 아무렇지않은
그런 사람들하고 말예요                  
  [질]  글쎄요?  어머니는  그사람에게 상처를  입힐수  없다는말에는  그렇게
확신이 안는데요  어쩌면 이세상 누구보다도 많은  상처를 줄수있을지도 몰라요
(탁자뒤로 간다) 아드님을 정말 훌륭한 남자로 키워놓으신 점에는 심심한 경의
  [페이지] 2-034,,0B0340
  를 표하는 바입니다만- 아들을 키운다는 일은 아무리 그아들이 장님이라해도-
일생을  소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베이커부인은  뒤로  돌아
질에게서  멀리간다)  이젠 어머니가 아드님을 더많이  도우려고 할수록 더많은
상처를  주는거예요  그사람에게 가장  필요한건  그가  원하는것을 그에게  준
사람이  어머니  당신이  아니라 린다  훌레쳐였다구요  (베이커부인  돌아서서
천천히  질을  쳐다본다)  그에게도 자시자신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던거예요
(왼쪽에서 멀어진다) 어머니는 그에게서 부정적인 측면만 보고 계신거예요 그가
원하는것이 아니라  그에게 필요한  것을 (앞을 거쳐  소파로 간다)  그가 할수
있는일이  아니라 그가  할수 없는일만  보시는거예요 그의  음악만해도 그래요
그가  만든노래 들어보셨어요?  이건  내 생각인데요  어머닌 분명히  그사람이
노래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도  모르셨을꺼예요 (식탁뒤로  돌아간다) 내게대한
판단은  아주  정확할지 몰라요  내가  돈을위해  이상적인 여자가  아니라는건
확실해요   허지만  내가   알고있는  것은   부인도  역시   아니라는  점에선
마찬가지라는거예요 집에 가야할 사람은 당신이예요 (몸을 돌려 그의 방으로 가
뒤에서 문을 닫는다 베이커 부인은 그가 가는걸 쳐다보고 있다)
  -막-
  [페이지] 2-035,,0B0350
  [막] 제 2막
  [장] 제 2징
  (같은날 밤)
  (막이  오르면  식탁에는  두사람  몫의  상이  차려져  있다.  질이  가져온
꽃다발에다가  촛대까지  놓여있고  촛불이  켜져  있다  식탁양쪽에는  스툴이
놓여있다  돈은  무대앞  오른쪽  포스트에  앉아  테이프를  정리해  상자속에
넣고있다.  그  옆에는 녹음기가  있다.  베이커부인은  냉장고옆 부엌에  있다
베이커부인은  냉장 고문을  닫고 오븐의  문을 열었다가  쾅  닫고 캐비젯문을
연다)
  [돈] 아 엄마 거기서 뭐하시는거예요?
  [베] 기름종이가 없나 찾는중이야 고기가 모양이 변하지않게 싸두려고 그런다
(캐비넷문을 닫는다)  
  [돈] 기름종이는 없어요 고기는 모양이 변하지않을테니 염려마세요
  [베]   (스토브에서  고기를   꺼내  냉장고에   넣는다)   고기꼴이  보기가
끔찍해서말야
  [돈] 누가  그걸봐달라고 애걸하는것도  아닌데 뭘 그러세요  (냉장고문이 쾅
닫히자) 부엌에서 좀 나오실수 없어요?
  [베] (개수대로 가서 수건에 손을 닦는다) 지금 몇시니? 자정이냐?
  [페이지] 2-036,,0B0360
  [돈] (전자식 시계를 만져보고) 9시 40분밖에 안됐어요
  [베] 9시40분밖에 안됐다구??!!
  [돈]  (일어나서  소파로 간다)  그여자  별로  의지할만한 믿을만한  여자가
못된다는건 알고  있어요 그여자는 만사  신뢰할수 있는 타잎은  아니니까 그게
무슨 새삼스런 얘기라구
  [베] (수건을 고리에 건다) 너 7시반이라고 말한걸로 아는데?
  [돈] 엄마 여기 계실 필요없어요 아시면서 왜그러세요?         
  [베]  (의자로 간다)  그여자가 올때까지만  기다려  보겠다는데 (녹음기옆을
지나며) 난 너의 그 희안한 놀음에 방해를 하려는게 아냐 내 말했잖니?
  [돈] 안요 내말대로 하세요 (베이커부인은 녹음기를 튼다 돈의 노래와 연주로
"나비들은 자유롭다"가  들려온다 베이커부인은  귀를 기울인다  감명을 받는다
질의 방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엄마 제발  꺼주세요 질의  들어오는 소리를
듣게요
  [베] 저게 네가 쓴 노래냐?
  [돈] (왼쪽앞  포스트를 지나며) 네---  그런데 아직 완성못한  거예요 (잠간
생각하다간) 내가 쓴건지 어떻게 아셨죠?
  [베] 안게 아냐 그냥 물어본거야
  [돈] 아 그래요
  [베] 굉장할건 없지만 쓸만하구나 (녹음기를 끈다)
  [페이지] 2-037,,0B0370
  [돈] 굉장히 쓸만하다구요?
  [베] 아니 굉장하진 않지만 쓸만하단말야
  [돈] 야아  (좀 놀래서 어머니쪽을  향한다 다시 질의  방문쪽으로 움직인다.
베이커부인은 무대뒤를 거쳐 사다리에 이른다)
  [베] 그아가씨 지금 어디 있을것 같니?
  [돈] 아직도 오디션중인지 모르죠
  [베] 여섯시간동안이나!? 좀 걱정이 되는구나
  [돈] (더욱 더 놀라면서) 질에 대해 걱정이 되신다구요?
  [베] 넌 걱정안되니?
  [돈] (식탁에 기댄다)  엄마 어떻게 되신거 아녜요?  처음엔 내노래를 좋다고
하시더니 그담엔 질에 대해 걱정이 다 되신다니 게다가 벌써 몇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한번도 집에가잔 소리를 안하시구 혹시 어디 편찮으신거 아녜요?
  [베] 왜 내가 어디 아픈것 같니?
  [돈] (침대로 가서  그 위에서 테이프를 집어든다)  그런건 아니지만--- 엄만
어째  초인석 엄마노릇  포기하신것 같아요  그러다간 다음엔  질을 좋아한다는
말까지 하실것 같은데요
  [베] (무대뒤로해서  소파로 간다 식탁에  포크와 나이프를 바로  잡는다) 난
그애를 싫어하는게 아냐 난 그저 그애
  [페이지] 2-038,,0B0380
  좀 다른종류의 여자였으면 하는것뿐이지
  [돈]  (서가로 가서  테이프를 넣어둔다)  그 여자는  다른  종류의 여자예요
그점이 바로 엄마가 싫어하는점이구요
  [베] 내가 그애만한 나이때는 약속시간이 늦으면 그대신 뭔가 했을텐데
  [돈] 뭘해요?
  [베]  (소파와 탁자사이를  지나며) 만찬에  시간이나 늦으며  말야 전화라도
걸어서 이유를 설명했을거야
  [돈] 엄마같은 분은 세시간씩이나 늦어본적도 없을거예요
  [베] 그래 나 늦은일도 없지
  [돈] 엄만 보통 한달씩이나 일찍 오시는 분이니까
  [베] (오른쪽을 지나  의자까지 간다) 얘 암만해도 그애  길을 잃은 모양같다
그앤 뉴욕에선 길을 잃기쉽다고 투덜대던데
  [돈] 택시만 타면  어떤 운전사라도 여기까지 간단히  데려다줄텐데요 뭘 (좀
의아해하면서 앞포스트로 나온다) 그  여자가 뉴욕에선 길잃기 쉽단소릴 한적이
없어요
  [베] 아냐 했어- 나한테 그렇게 말했단다
  [돈] 그애가 엄마한테 그런말을 했다면 나도 들었을꺼아녜요?
  [베] (당황한다  소파로 가서 잡지를  집어들고 책장을 넘긴다) ---  그건 저
네가 밖에 나간 다음에 한말야
  [돈] 그애가 내가 나간 동안에 여기 왔었단말예요?
  [페이지] 2-039,,0B0390
  [베] 난 그여자가--- 그래 왔었다
  [돈] (의자뒤로 가며) 왜요?
  [베] 응 늘 같지--- 지퍼를 올려달라더구나
  [돈] 그건 내가 있을동안이예요
  [베] 그냥 잠깐 들린거야 아무일도 없었어 1분쯤인가 그랬지
  [돈] 그래 무슨얘길 하셨어요?
  [베] 글쎄 잘 생각이 안나는데---
  [돈]  엄만  그여자가  뉴욕에선  길을  잘잃는다는  얘기까지  기억하시면서
그것말고 또 무슨얘길 했죠?
  [베] 그게 뭐 어쨌다고 그러니?
  [돈]  (목소리를  높이며  어머니에게  다가선다)  어쩌는얘기가  아니였다면
나한테 잘못하실건 없잖아요?
  [베]  (잡지를 탁자위에  털석 내려놓고)  도니야 엄마한테  그렇게 고함치지
말아라 (잠시후) 우리는 백설공주얘기를 했다.
  [돈]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에 나오는 그 백설공주말예요?
  [베] 백설공주가 그것말고 어디 또 있니?
  [페이지] 2-040,,0B0400
  [돈] 백설공주얘긴 왜 했죠?
  [베]  (짜증스럽게)  우리가 왜  백설공주  얘기를  했느냐는 문제가  그렇게
중요하니? 우리는 백설공주에 대해 나쁜말은 한마디도 안했다.
  [돈] 난 엄마가 날돌려 세워놓고 내친구들하고 얘기하는게 싫어요
  [베]  널   돌려세워놓고  한게아냐   넌  여기  있지도   않았단말야  (돈은
부엌플랫홈으로 간다 베이커부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도니야?
  [돈] (식탁뒤로 가다가) 네?
  [베] (귀걸이를 벗어 상자에 넣는다) 린다 훌레쳐는 너한테 자신감을 줬니?
  [돈]  (무대앞  왼쪽을 지나  스툴  오른쪽으로  가며) 어머니  어머닌  린다
훌레쳐가 내게 준게 뭔지 너무나 잘 아시면서 뭘그러세요 그만좀 웃기세요
  [베] 난 웃자는게 아냐 그애가 정말 너한테 신뢰와 자신감을 줬니?
  [돈] 네 그래요
  [페이지] 2-041,,0B0410
  [베] 나는 어땠니?                
  [돈] 엄마는 날 도와주셨죠 (사다리로 간다)        
  [베] 난 항상 그게그거라고 생각했었다        
  [돈] (사다리를 집고 침대로 올라가 도로 눕는다 머리를 무대 안쪽으로 대고)
반드시 그렇지만은 아닌것같아요
  [베] 도니라고 부르는걸 싫어한단소릴 왜 나한텐 한번도 안했니?
  [돈] 난 엄마한테 천번도 더 말했었어요
  [베] 천번씩이나 들은얘길 잊어버릴 내가 아냐
  [돈]  백번은 될꺼예요  그런데 이게  다 무슨얘기죠?  이 괴상한  질문이 다
웬거냐구요
  [베] (일어나며) 도니라는 이름이 어때서 그러니?
  [돈] 그건 리틀, 도니 다크를 연상시켜주거든요        
  [베] (사다리로 다가서며)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거냐?
  [돈] 엄마가 너무 많이 간섭해 오는것 같거든요
  [베] (사다리 두번째 발판까지 올라가며)  그래 그렇다면 넌 뭐라고 불러주면
좋겠니? 내 기억해두도록 힘써볼테니 말해봐라
  [돈] 돈...  도날드 아니면  세바스챤이건 어빙이건 뭐라고  부르셔도 좋아요
도니라는 이름만 빼고
  [페이지] 2-042,,0B0420
  [베]  (사다리를 내려와서)  세바스챤이나 어빙이라고는  부르지 않겠다고---
그럼  돈이라고  부르도록  노력하마  (그때 질의  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사람은  모두  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소리가  점점  커지며  웃음소리와
얘기소리가 들린다  질의 목소리와 어떤 남자의  목소리다 무슨얘긴지는 구별이
안간다 베이커부인은 부엌을 지나 질의 방문앞으로 가서 들어본다)
  [돈] (미소하며  사다리를 내려온다 탁자옆을 지나며)  그여자가 돌아왔어요!
자 엄마 이젠 가셔도 돼요
  [베] 그여자 웬남자와 같이 왔다
  [돈] 문앞에서 엿듣는건 그만두세요
  [베]  무슨소린지도 안들려  저사람들 이쪽에  있는게 아냐  허지만 웬남자가
같이 있는건 알겠구나
  [돈] 텔레비젼에서 나는 소린지도 몰라요
  [베] 그여자가 왜 텔레비젼하고 웃고 얘길 하겠니?
  [돈] (의자에 앉으며) 엄마 제발 그앞에 서있지마세요
  [베]  (문에서  떠난다  돈의  열중한 모습을  보고  옷걸이로  가서  코트를
집어들고 입기 시작한다) 거기 서있지 않는다 (질의 문에 커다란 노크소리)
  [돈] 들어와요
  [질] (들어온다 명랑하게 뒤에는 랄프 오스틴이 따라온다
  [페이지] 2-043,,0B0430
  단정치  못한 옷차림의  젊은이다 질은  무대앞 왼쪽으로  나와  탁자와 의자
중간에  선다  랄프는  왼쪽앞으로  나온다) 오  하이!  나  돌아왔어요!  랄프
오스틴을 데려왔어요 (베이커부인을 보고)  오 베이커부인- 아직 여기 계셨군요
(베이커부인은 무대뒤를 거쳐 식탁으로 간다  소개가 진행된다) 돈 이쪽은 랄프
오스틴이에요 여기는 돈이고--- (질은 뒤쪽  사다리까지 간다 돈의 손을 내밀자
랄프는 돈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이분은 돈의 어머님 베이커부인이세요 (랄프
뒤로가서  베이커부인과 악수를  나눈다  그들은 처음뵙겠읍니다식으로  인사를
한다)  랄프에게   당신에  대해   모두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꼭  만나보고
싶다잖아요?
  (아주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큰 목소리로) 이봐요 질이  내게 어떻게 그런---
어떻게--- 당신이 어떻게 잘하고 있다는걸 당신같은--- 저 볼수없는데도 잘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더군
  그냥 장님이라는  말 써도 돼요  그말은 나도  쓰는 단어니까 오---  참 그래
(돈의   오른쪽으로  가까이가며   더  소리친다)   벌써   듣고도  잊어버렸지
그런일에--- 초연하다는 얘길
  [페이지] 2-044,,0B0440
  해줬는데도---
  [돈] 랄프--- 그렇게 소리칠 필요없어요
  [베] 오스틴씨 내 아들은 귀머거리가 아녜요
  [랄] (보통 목소리로) 아 미안해요 (오른쪽으로 물러난다)
  [돈] 늘 있는일이죠 사람들은 보지못하면 듣지도 못하는줄 알거든
  [질] (돈의 뒤로사며) 이이는 우리보다 훨씬 더 귀가 밝아요
  [돈] 아냐 그렇진않아       
  [질] 그리고 냄새에 대해선 또 얼마나 예민하다구 (베이커부인을 쳐다본다)
  [베] 뭐좀 드실까? 가기전에 해주고 싶은데
  [랄] (질의 뒤로가서 질의 허리에 팔을 두른다) 우린 저녁을 먹었어요 허지만
괜찮으시다면 커피한잔은 생각이 있읍니다.
  [베] 질 여기서 저녁 먹기로 했었죠? 돈이 기다렸어요 (캐비넷쪽으로 간다)
  [질]  (식탁을  쳐다보고  그쪽으로  가며 아주  안됐다는  듯이)  오  돈---
미안해요
  [돈] 괜찮아요
  [페이지] 2-045,,0B0450
  [질]  꽃이랑  촛불이란---  너무  예뻐요  (질은  들  뜬  목소리로  흥분을
감추려든다  왼쪽을 지나  소파로  가서 앉는다  랄프도  소파쪽으로 간다)  날
기다리셨군요  난 아주  까맣게  잊어버렸었어요  우리는 오디션이  끝난다음에
축하를 하려고 랄프네집으로 갔었죠 우리는 샴펜인지 뭔지를 한병 다 마셨어요
  [랄] (질의 뒤에 앉아 질의 등에 기댄다) 거품나는 보르간의 포도주야
  [돈] (흥분해서) 그럼 그역을 얻었군요?
  [질] 역을 얻긴얻었는데 그역은 아녜요 난 그아내역을 하는게 아녜요
  [돈] 그럼 무슨역이지? 동성연애하는 남자역인가?
  [질]  아녜요   그의  비서역이에요  단역이긴  하지만   아주  좋은  장면이
하나있어요
  [랄] 질은 오디션에서 아주 잘했지 선생 난 저 아저씨가 아주 자랑스럽다구
  [질] (일어나서  무대앞 왼쪽으로 간다)  어휴 난 긴장이돼서  혼났어요 대사
읽는건  까짓것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허지만  완전히 누드가돼서  서있었던걸
생각해봐요
  [베] (컵을  떨어 뜨린다  컵이 마루에 떨어져  깨진다 질은  식탁으로 간다)
미안--- 찾잔을 깼어 (쓰레받기와
  [페이지] 2-046,,0B0460
  비를 들고 깨진조각을 쓸어담는다)
  [질] 도와드릴까요?
  [베] 아니 괜찮아요 벌써 다 깨진걸 뭐 커피 몇 잔이면 될까?
  [돈] 난 안마셔요
  [질]  나도  안  마시겠어요  (랄프는  베이커부인에게  손을  들어  보인다)                
 
  [돈] 어째서 질이 오디션에서 누드가 돼야했죠? (질은 돈의 오른쪽으로 간다) 
 
  [랄]  이연극에는  누드씬이 많아요  그래서  우린  배우의 전신을  보는거지
시각효과가 무척 중요하니까 그렇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돈] 신경 안써요
  [베] 커피 어떻게 드시겠오? 오스틴씨
  [랄] 블랙으로 주세요
  [질] 이제부턴 얌전하단소리 듣긴 틀렸어요
  [베] 어찌해서 그렇게됐는지 알고싶군
  [질]  처음엔  옷을  완전히 벗어야  한다는게  끔찍하더군요  (베이커부인은
스툴뒤로 와서 랄프에게  줄 커피잔을 들고) 거기엔 배우들이  한 사,오십명 쯤
있었는데  모두들 벗은거예요  옷을  입는건 나하나  뿐이더군요 (베이커  부인
쪽으로 몸을 돌린다)
  [페이지] 2-047,,0B0470
  그럴때 기분이 어떻겠어요?
  [베] (랄프에게  커피잔을 건넨다) 얼굴이 화끈했겠죠?  (뒤쪽 스툴에 앉는다
질은 오른 쪽으로 간다)
  [랄]  난  작가하고  프로듀서하고  나란히  앉아있었죠  우리는  질이  옷을
벗는순간 주역으로는 마땅치 않다는걸 알았어요
  [베] 오스틴씨  이연극 줄거리가  어떻게 되는건지 들려주시겠오?  내가 너무
무리한걸 요구하는건가요?
  [랄] 아주 드라마틱한 스토리예요
  [질] 나는 마지막장면에 가서 죽는거예요
  [베] 폐렴으로 죽나요?
  [랄]  (일어나서  커피잔을  탁자위에  놓고  베이커부인  오른쪽을  지난다)
그장면은 아주  굉장해요 난  그런 장면  연출에는 독보적이에요  (돈의 왼쪽을
지나며)  질은 헤로인과  용으로  무대위에 쓰러져서  죽어가는 겁니다.  (돈의
오른쪽으로  간다  질은  사다리   뒤로  간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무대를
기어다니며  계속 소리  지르는거예요 대사  한마디를 계속  반복해서 소리치는
거예요
  [돈] 그게 어떤 대사죠?
  [베] 그런걸 꼭 물어야겠니?
  [랄] (탁자 쪽으로 가서 잔을 들고 다시 돈의 오른 쪽으로 온다)
  [페이지] 2-048,,0B0480
  저--- 그게--- 글쎄 그말을 여기서 해도 괜찮을지
  [베] 무대에서는 그말을 쓰려고 한다면서 여기서는 해도 되느냐니???!!
  [돈] 괜찮아  랄프 말해봐요 그말이  뭐지? (랄프는 돈의  귀에대고 귓속말로
한다 돈은 약간 움찔한다) 여기선 말 안하는게 좋겠군 랄프 관객이 이런 종류의
것을 받어드릴 태세가 돼있을까?
  [랄] 농담하는거야? 관객은 그런거라면 사족을  못 쓴다구 난 지금 좀 머리가
있는 관객들 얘기를 하는거야 스카스데일에서온 날씬한 궁둥이를 흔들고 다니는
부자집 마나님들  얘기가 아니구  뭘좀 생각할줄  아는 관객들  얘기예요 (모두
얼어 붙는다 질은 무대앞 오른 쪽으로  간다 랄프는 뭔가 방안에 떠도는 냉기를
눈치챈다) 내가 뭐 잘못말했나?
  [베] 아주 꼭꼭 찝어내는군 오스틴씨
  [질] 랄프 베이커부인도 스카스데일에 살고 계세요
  [랄] 어  (어색하게 미소한다) 에-  여기있는 사람은 빼고 말예요  그게 예외
아닙니까?
  [베] 난  예외가 되길  원치 않아요 고마워요  오스틴씨 헌데  그연극 제목이
뭐요?
  [랄] "타인에게 시켜라"예요
  [페이지] 2-049,,0B0490
  [베]  꼭 기억해둬야겠군  혹은 우연히라도  보게되면  큰일이니까 (일어나서
무대뒤쪽으로 간다. 랄프는 부엌을 거쳐 장있는데로 가서 컵을 그 위에 놓는다.
베이커부인은  선반으로  가서 접시는  카운터에  놓고  스푼은 쟁반에  커피는
캐비녀속에 넣는다.)
  [질]  (베이커부인  앞쪽에 간다)  베이커부인  부인께서도  이 연극  보시면
좋아하실꺼예요 마음만 넓게가지고 보시면 말예요
  [돈]  우리  어머니는  (사운드  오브  뮤직)  이후론  좋아하는게  없다는걸
알아두는게 좋을꺼야
  [질]  (스툴에   앉는다)  이연극이  그렇게  지저분한건   아녜요  지저분한
연극이라면 내가 하려고 들지도 않았을 꺼예요 인생을 있는 그대로 그린거예요 
  [돈] 그게 우리엄마 인생은 아니거든
  [질] 이작품 참 좋아요 조금만 손질하면 될꺼예요
  [베] 손질 정도가 아니라 완전 세탁을 해야 될 것 같은데
  [랄] (스툴의  왼쪽으로가 마루바닥에 앉아 질에게  기댄다) 우리는 암만해도
스카스데일의 도움없이 해보도록 노력해야 되겠는데
  [베]  (무대앞을 지나  식탁에 이른다)  좋아요 날씬한  부자집마나님 어쩌구
하는건 덮어두죠 허지만 난
  [페이지] 2-050,,0B0500
  누드나 외설 퇴폐물 보려고 돈을 내지는 않겠어요       
  [랄] 베이커부인 이런일도 모두 생의 한부분입니다.
  [베] 알아요 오스틴씨---  하긴 설사도 인생의 한부분이죠  허지만 난 그런걸
오락에 범주에 넣지는 않겠어요 (코트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 한 쪽을 낀다)
  [질] 이봐요 랄프 만약 이연극 공연도중에 경찰의 제지를 받으면---
  [랄]  염려말어  2년간  장기공연은 문제없을테니  그리고  이작품으로  네가
스타가 돼도 난 놀라지않을거야
  [질]  (일어난다 돈의  뒤를 지나  무대앞 오른  쪽 포스트로  나온다 랄프는
스툴을  살펴보고 앞에  놓는다)  질 터너라는  이름이 네온싸인으로  등장한다
멋있는일아냐?
  [베] 질 터너?
  [질] 벤슨은 남편성이에요 난 내진짜 이름을  쓰거든요  터너라구 지 이름 꼭
기억해주세요 내가 만약  스타가 됐을 때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는다면 실망이
클테니까
  [랄] (일어나 돈의 옆을 지나 질에게 간다) 난 가봐야겠어 스티브가 원고수정
때문에 오기로 돼있으니까 짐싸는데 얼마나 걸릴것 같애?
  [페이지] 2-051,,0B0510
  [질] (열심히 돈을 흘끔거리며) 응- 얼마 안걸릴꺼야 허지만 먼저가요
  [랄] 몇백년  걸릴 일이 아니라면  기다려도 돼 가방이 몇개지  (돈의 얼굴에
괴로운 기색이 떠오른다 베이커부인은 아들을 쳐다보고 가슴아파한다.)    
  [질] 두개뿐야 허지만 물건을 다 챙기려면 좀시간이 걸릴꺼야.
  [랄] 옷장은 한쪽밖에 줄수가 없어
  [돈] 어디 다른데로 가는거야?
  [질]  내가  말 안했나요?  (무대뒤  가운데로  가서 베이커부인과  마주선다
랄프는 오른 쪽  앞 포스트에 기대서 있다) 나  랄프네 집으로 옮기려구 그래요
난 벌써 얘기한줄 알았어요
  [베] 아뇨 그런말 안했어요
  [질]  (부엌으로 간다  베이커부인은  장갑을 벗어  주머니에 넣는다)  저---
랄프가 자기하고 함께 있는게 좋을것 같다고 해서요
  [랄] 제가 그러는게 좋을 꺼라구 해 놓구서
  [질]  누가 좋다고했든  상관없어요  아무튼 좋은건  좋은거니까 (돈의  오른
쪽으로  가서) 난  아주 가버리려는게  아녜요 돈  여기서 얼마  멀지 않으니까
어디라고 했죠?
  [페이지] 2-052,,0B0520
  [랄] 크리스토퍼가를 지나서야
  [질] 먼가요?
  [랄] 이동네 반대 쪽야        
  [질] 아셨죠? 랄프는 아주 멋진  아파트를 갖고 있어요 이방 비슷해요 방하나
짜리에  채광창도 있구  이 침대같은건  없지만요 그래도  꽤  쓸만해요 한번와
보시면  알꺼예요   내말은---  저-  아무때나  마음   내키면  찾아와  주세요
대환영할께요 그렇죠? 랄프?
  [랄] (돈의 오른 쪽으로 가서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 문 쪽으로 향한다) 그럼
우리 한가족으로 생각할텐데
  [질]  (랄프에게)  당신도 돈을  좋아할꺼라고  내가  말했죠 (돈에게)  우리
거기서 멋있는  시간도 보내고 그래요  당신도 랄프를 좋아하게  될꺼예요 그도
우리와 한패니까요 그사람 얼굴 보여주고 싶어요 잘생겼거든요 강하고 고상하고
(랄프에게 가서  돈의 왼쪽으로 끌고온다  질은 돈의 뒤에서있다  )돈에게 얼굴
만져보라고 그래요  돈은 만져만 보고  당신 얼굴모양을 알아  맞칠수 있거든요
아주 진실한 얼굴이예요
  [랄] (무릎을 꿇고) 해봐 돈
  [베] 그앤 그러고 싶지  않은거예요 오스틴씨 (랄프도 베이커부인을 쳐다본다
질도 베이커부인을 쳐다본다
  [페이지] 2-053,,0B0530
  질은 돈의 손을  끌어다 랄프의 얼굴에 대준다 돈은  랄프의 얼굴을 만져본다
그는 손을 재빨리 치워버린다 질은 오른 쪽에서 물러난다)
  [랄] (일어나서 돈의 왼쪽으로 간다) 자 만나서 정말 좋았어 돈 곧 또 봅시다
베이커부인 부인을 뵈온것도 정말 멋있었어요 실수가 있었다면 용서를 빕니다
  [베] 그건 괜찮아요 오스틴씨 그런 실수는 또 있을래도 있을수 없을테니까
  [랄]  (질에게 먼저  간다고 손짓을  한다) 이따봐  (앞문으로 나간다  질 돈
베이커부인 불안한 침묵에 잠긴다)
  [질] (무대앞 왼쪽을 지나 제방문  쪽으로 간다) 저--- 나도 짐을 싸야겠어요
가기전에  잠깐 들려서  작별인사  할까요 (제방으로  간다  급히 문을  닫는다
베이커부인은 아들을  쳐다본다 그의 얼굴에  떠오른 상처를 보고  참을수 없는
상태가 된다)
  [돈] 엄마? (베이커부인은  대답도 없이 돈을 쳐다본다  돈이 일어난다) 엄마
아직 계세요?
  [베] 그래
  [돈] 말씀드릴께 있어요 우선 않으세요
  [베] 나쁜얘기냐?
  [페이지] 2-054,,0B0540
  [돈] 아뇨 엄마가 좋아하실얘기예요 어쨌든 좀 앉으세요
  [베] (그대로 서있다) 앉았다
  [돈] 나 집에 가겠어요 짐 쌀테니 차 준비해 놓으시겠어요? 듣고계세요?
  [베] 그래
  [돈] 왜 아무말도 안하시죠?
  [베] (무대뒤 스툴로간다) 하려는 참이다 생각을 정리중이야
  [돈]  생각은 차  돌리는  동안에 하실순  없어요?  난 오래걸리지  않을텐데
(목욕실로 향한다)
  [베] 잠깐만  (돈이 다시 몸을 돌린다)  우리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는게
좋을것 같다
  [돈] 이  문제에 대해 얘기좀  하자구요? 난 엄마가 기뻐서  춤이라도 추실줄
알았는데  엄마가  원하던게  그게  아니었나요? 오늘  여기  오신것도  그때문
아니였어요? 날 집에 데러가러고 말예요
  [베] 그래 맞다
  [돈] 그런데  얘긴 무슨 얘기예요?  그런 얘기라면 이미 하루종  일 했잖아요
엄마는   여기서  버킹텀궁전이   아니라고   말했죠  쥐구멍에서   사는거라고
말했잖아요?
  [베] (의자 왼쪽으로 가며) 그리고 너는 여기가 타즈마
  [페이지] 2-055,,0B0550
  할이라고 말했고 이젠  여기가 네집이라고 말했잖니? 넌  왜 기뻐서 춤이라도
추지않니?
  [돈] 그럼 엄만 날 집으로 데려가고 싶지 않다는 얘기예요?
  [베]  그런게아냐  난 그저  얘기를  좀  해보자는거야 (왼쪽에서  멀어지며)
오해하지말아요 여기가  끔찍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좋아질것
같지는 않으니까  (돈에게 다가서며) 허지만  여기 살겠다고 나선건  내가 아냐
그건  너야   넌  너의집이  생길때를  기다릴수가   없어서  황급하게  여기로
뛰어든거야 그런데  이젠 또 황급하게  여길 빠져나가겠다니 그러니까  얘길 좀
하잔말야
  [돈]  (탁자앞을  지나  탁자와  소파사이를  거쳐  뒤에있는  스툴로  간다)
놀랄만한일 아녜요?  엄마하고 나하곤  생각이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지 말예요
허지만 시간이  영 맞지않아 탈이로군요  나는---. 나는 견딜수가  없어요 엄마
내가 해낼수 있으라고 돈 생각도 못하겠어요?
  [베] 왜? 한여자가 널 버리고 가서?
  [돈] (앞을지나  스툴로가서 걸려 부딪치고 거기  앉는다) 두여자예요 린다도
빼놓지 마세요         
  [페이지] 2-056,,0B0560
  [베] 그래서 열여자면 어떠냐? 눈이 멀쩡한 인간들 한테도 그런일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말야 안그러니
  [돈] 그런소리나 듣고 기분 좋아하란 말예요?
  [베]   (무대앞   오른쪽   포스트에서)  너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것은
그만두란말이다 넌 아직까지 한번도 너 스스로를 불쌍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는
아이야  그걸 이제부터  새로 시작하려  들지  말아라 제발  (돈에게 간다)  넌
앞으로도 많은 여자를 만나게 될거야 그리고 어느날엔가는 영구적관계를 맺을수
있는 여자를  만나게 될꺼구---  질은 아니지만  저애 스스로도  그걸 알고있어
(돈의  뒤를  지나 탁자로  간다)  나는  네가  여기서 떠나는게  좋을  꺼라는
생각이지만  네가 의기소침하고  형편없이 주저앉아  가지고 집에  돌아 오는건
원치않아 넌 네 음악이 있지않니?
  [돈] 오 하나님 엄마는 한번 시작하시드니 별걸 다 끄집어 내시는군요 - 나는
리틀 도니 다크가 아녜요! 나는 의기소침했어요 형편없이 주저 앉았다구요 이젠
모두 끝났어요!!
  [베] 너 제일 첫번째 도니 다크 얘기 기억하니?
  [돈] 아뇨
  [베] 넌 그때 다섯살때였지 (돈의 왼쪽을 지난다) 우리는
  [페이지] 2-057,,0B0570
  위니프스키호수에서  여름을 지내고  있었다  아빠가  널 호수로  데려가셨지
목욕탕보다 깊은물엔 가보지 못한 네가  처음으로 깊은물을 만난거였지 넌 아주
무섭게  겁을 냈어  아마 그때  네  비명소리는 뉴  햄프셔전례에 들렸을  꺼다
아빠가  널 데려  오자 널  자리에  눕혔어 넌  몇시간동안 부들부들  떨었단다
그날밤  나는  쪼그만  장님소년  얘기를 너에게  들려준거야  그애는  7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쳐 다닐수 있고 돌고래들과 얘기를 할수있고---
  [돈] (기억난다  쓰디쓰게) 그래요---  그래 그  돌고래가 그  얘한테 적군의
잠수함이 미국해군을  습격하려고 출동했다는 얘기를 해줬죠  도니 다크는 급히
헤엄을  쳐 그  위기를 알려  그들을 구했다는거였죠  거짓말  투성이의 엉터리
얘기였어요
  [베] 그다음날  너는 수영을 배웠지!  (돈은 엄마쪽을 본다) 난  그 얘기들을
퓰리쳐상에  문학상을  받으려고 쓴건  아니었어  내가  그얘기를 만든건  너를
도울수있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이였어 네가  의기소침 하고  주저앉을 때면
언제든지 나는  도니 다크의  얘기를 들려줬지---  그리고 너는  그때마다 좀더
노력해서 좀더 좋아진 거야 (돈의 뒤를 지나 무대앞 오른쪽 포스트로    
  [페이지] 2-058,,0B0580
  온다) 지금도  그런 얘기  하나 만들어  낼까? 아니면  넌 이제  그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만큼 어른이 됐니?        
  [베] 한달전에 엄마는 내가 충분히  어른이 됐다고 생각진 않으셨어요 엄마는
내가 집을 떠날때가 아직 멀었다고 말씀하셨죠 그런데 왜 의견을 바꾸셨죠?
  [베] 내가  의견을 바꾼게  아냐 너는  한달전 집을  떠날 때의  그 어린애가
아니야 내가  오늘 여기  올때까지만 해도 네가  여전히 어린애  이기를 바라고
왔었어  (무대뒤  중앙으로  간다)  더이상  필요한  존재가  못된다는  생각은
받아들이기  힘든거야 그러나  이젠 그걸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구나 그러니까
너는 너자신의 생활을  하려므나 (잠시 방안을 둘러본다  무대뒤를 돌아 소파로
가서 핸드빽을 집어든다) 좀 깨끗한 가구가 필요할것 같구나 접시하고 유리잔도
좀더 필요하구 내 좀 보내주마
  [돈] 그러세요
  [베] 그리고 속옷도 좀 있어야겠구 잿털이도 몇개 더 있어야겠다 여기도 약간
손질만하면--- 그렇게 나쁘진 않을꺼다  (망서리며) 손질하는거 내가 좀 도와도
될까?
  [돈] 그럼요
  [페이지] 2-059,,0B0590
  [베] 내일 아침에 전화하마 그 얘긴 그때하자 (돈으로 향한다)
  [돈] 엄마 와주신것 고마워요
  [베] (잠시 그를 쳐다보고 그의뒤로 다가가  그의 등뒤에 팔을 두르고) 난 널
사랑한다 돈
  [돈] 알아요 엄마 엄마가 날사랑해 주시는거 나도 알아요
  (베이커부인  나간다 돈도  질의  문앞으로 가서  잠시  귀를 기우린다  그는
절망으로부터 자신을 끌어내면서 문앞으로 가 두드린다 명랑하게) 이봐요! 지금
뭐하고 있지? (개수대로 간다)
  [질] (문을열고 가방2개를 들고 들어와 가방을 무대앞 왼쪽 포스트에 놓는다)
가기전에  말할게   있어요  저말예요  행주  전구같은걸   그냥  두고가니까요
필요하면---
  [베] 필요없어
  [질] 그래요--- 그럼 아파트에 헌납하는 셈치죠 아참 그리고 여기 열쇠있어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탁자앞으로  가서  거기  놓는다) 탁자위에  놔둘께
나중에 관리인한테  전해주시겠어요? (출입문  쪽으로 가며) 관리인더러  저 문
다시 잠궈 달라는게 좋을꺼예요
  [돈]  새로 이사오는  사람이 어떤사람인가  두고볼 참야  멋있는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페이지] 2-060,,0B0600
  [질] 아 그럴수도 있겠죠 나도  그러길 바라요 저--- 우리 요란한 이별장면을
보이지 맙시다 다시 만날 테니까
  [돈] (사다리 쪽으로 가며) 잠깐만 있다 갈수 있오?
  [질]  저--- 이왕  가려던거니  빨리 가야겠어요  내말뜻 아시겠죠?  (가방을
집어든다)
  [돈] (무대앞 오른쪽 포스트로 가며) 나도 그건 마찬가지야 난 지금 호밀빵에
콘드 비프로 만든 샌드 위치를 먹으려던 참이었어 하나 먹을래?
  [질]  (부엌을 지나  앞문으로가서)  이왕 가려던거니  빨리 가긴  가야지---
(가방을 내려놓고) 허지만 호밀빵으로 만든 콘드 비프샌드위치를 준다는 사람이
있을 경의는 예외지        
  [돈] (냉장고로 가며) 맥주는 어때?    
  [질] 좋아요 (식탁뒤로 가며) 촛불도 아직 켜 있는데요
  [돈] (맥주를  꺼내고) 나도 알아  (냉장고 문을 닫고 카운터로  가서 맥주를
잔에 따른다) 난 대단히 종교적인 사람이거든
  [질] 엄마는 어디가셨죠?
  [돈] 집에 가셨지
  [질] 가시는소린 못들었군요 어떻게 판결이 났죠?
  [페이지] 2-061,,0B0610
  [돈] (질에게 잔을 내민다) 어머니는 나의 독립선언서를 수락하셨어
  [질] (돈에게서 잔을 받아들며) 농담이시겠지!
  [돈] (냉장고로  가서 샌드위치를  집어온다) 나는  단호하게 그걸  넘겼지 -
어머니도 아주 잘싸우셨지만
  [질]  (무대앞을  거쳐  소파로  간다)  어쩌면  그분이  이긴건지도  몰라요
내말은--- 당신 집에 돌아가는게 더좋은지도 모르죠
  [돈] (냉장고 문을 닫고 카운터로 가서 샌드위치를 접시에 담는다) 그게 아주
명언인데!
  [질] 나도 그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봤거든요
  [돈]  이봐요  아가씨  어머니를  설득시키느라고  하루  종일에  다가  피가
세사발은 말랐다구요 당신마저 이러고 나서면 곤란해
  [질] (탁자와 의자 사이를 지나 소파로 간다) 나라면 그렇게 하겠어요
  [돈]  그럼 랄프하고  연극은 집어치우고  우리 어머닐  따라가시지  난 겨우
빠져나와 만세를  부르는 참이니까  (앞으로 걸어나온다 약간  불안한 발길이다
무대앞 왼쪽 포스트에 부딪친다)
  [질] (소파에 앉아 돈을 쳐다보지 않는다) 나도 모르겠군요
  [페이지] 2-062,,0B0620
  랄프는 어때요?    
  [돈]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든다) 지금 어디 있는거죠?
  [질] 소파에 앉아있어요
  [돈] 오 소리나는곳이 어딘지 짐작할수가 있어야지
  [질] 전에는 늘 잘하더니---
  [돈] (뒤로 물러서서 접시를 건넨다  질은 받아서 식탁위에 놓는다) 나--- 난
집중이 잘안돼서 그래 (부엌 카운터로 간다) 그사람 꽤 괜찮은것 같던데
  [질] 누가요?
  [돈] 랄프말야
  [질] 그사람 싫죠? 그렇죠?      
  [돈] 괜찮은 사람 같다고 말했잖아
  [질] 그사람 좋아하지 않는다는게 훤히  보이는군요 그사람 여기있을 때 잔뜩
굳어가지고
  [돈] (식탁뒤를 지나 무대앞 왼쪽 포스트로 나온다) 난 방안에 한사람 이상이
있으면  언제나 좀  굳어있어요 누가  말하는건지 내게  하는말인지 알아낼려고
말야
  [질] 그사람 너무 무례해서 싫어한거죠?
  [돈] (무대앞 왼쪽 포스트를 잡고) 그사람 그렇게 무례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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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왜 있잖아요 당신 어머니한테 그스카스데일 얘길 한거며---
  [돈] 그거야  어디 실수였지 어머니가 스카스데일에  사는 분이란걸 그사람이
어떻게 알았겠어 무례하다고 생각하다니 유감인데
  [질] 난 그가 무례했다곤 생각지 않아요
  [돈] 그말은 당신이 했어 내가 한게 아니라구 아니면 이방안에 누가 또 있나!
  [질] (일어나서 의자뒤로 간다) 그사람 좀 우쭐거리는 끼가 있는건 알아요
  [돈] 말해봐요 질 랄프를 좋아해?
  [질] (어색하게  웃으며) 도대체 무슨  질문이 그래요?  난  그사람하고 함께
살려고  가는거예요   안그래요  내가  그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집엘
가겠어요?
  [돈] 내 다음 질문은 바로 그거야요
  [질] (가방있는데로 간다) 이젠 가봐야겠어요
  [돈] (재빨리 소파로 가서 소파  팔걸이를 움켜잡는다) 생각해보니 난 랄프를
좋아하지 않는것 같기도 해
  [질] (뒤로돌아 소파로 간다) 난 처음부터 그런줄은 알았어요 허지만 왜요?
  [돈] (소파에 앉는다) 당신 말한대로이기 때문이지 그는 무
  [페이지] 2-064,,0B0640
  례하고 우쭐거리니까
  [질] (탁자와 의자사이를 지나며) 그가  그렇지 않다는 소릴 하려고 그런말을
한거예요 당신생각이  그렇다는 걸  알고 아니란소릴  해보셨던거였어요 허지만
그사람 그렇게 우쭐대는 사람은 아녜요
  [돈] 그사람 얼굴을 만져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질] 그의 얼굴 모습을 알면 좋아할  수 있을것 같애서 그랬죠 그사람 잘생긴
얼굴이거든요
  [돈] 보기만하면 그렇지도 모르지 허지만 감각으로는 안그랬어
  [질] (한발자국  한발자국씩 오른 쪽을  벗어난다) 아무튼 미안해요  난 우리
모두가 친구가 됐으면 했는데 (가방 쪽으로 간다) 자 이젠---
  [돈] (빨리) 너 아니? 내 말해줄까? 넌 랄프를 좋아하지 않아
  [질]  오  맙소사!!  난  지금  막  바로  저기있는  저가방  두개를  챙겨서
그사람집에 살러가는 거예요!
  [돈] 트렁크가 13개건 아니건 그건 내알바가 아니야 아무튼 넌 그를 좋아하지
안드란말야
  [질]  (부엌으로  해서  식탁  가운데로 간다)  이봐요  당신  너무  심했어!
장님이란 이유 때문에 별걸 다 볼수
  [페이지] 2-065,,0B0650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로군!
  [돈]  맞았어- 그  육감이라는것이  네가 랄프  오스틴이  좋지 않다고  내게
말해주더군 어때? 으시시하지 안그래?
  [질] (부엌을 거쳐  무대뒤 중앙으로 간다) 아니 그저  바보같이 보여. 난 다
꾸려고 바로 저기 놓아둔 가방 두개가 있는판인데---
  [돈] 말해봐-  랄프하고는 어땠어 그것도 7월4일  독립기념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앴어?
  [질] 꼭  그렇진 않았어요---  허지만 그사람  뭔가 박력이  있어요 그사람은
노동절 같다는게 더 어울릴 거예요
  [돈] 그도 역시 아름다운 인간인가?
  [질] 여러가지 면에서 그래요
  [돈] 카리스마도 갖고있나?          
  [질] 그럼요    
  [돈]  그럼  난 내것은  팔아버려야겠군  (뒤를  지나탁자로 온다)  그렇다면
서두르는게 좋을 꺼예요 오래되면 그것도 값이 떨어지니까
  [돈] 그를 사랑해?
  [질] 왜 내가  그 물음에 대답을 해야하죠? 내가  무슨말을 하던 이미 대답은
정해 놓구서 말예요
  [돈] (일어난다) 어서 해봐 대답해봐! 그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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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그래요! 내방식대로
  [돈] 오늘아침 넌 아무도 사랑할수 없다고 말했었어
  [질] (무대앞  왼쪽으로해서 부엌을 거쳐  의자오른 쪽까지 온다)  그건 오늘
아침 얘기예요 내마음을 바꾸는것도 내 권리예요 아니면 내가 먼저한 말이 벌써
의회에서 법률로 통과되기라도 했나요?!
  [돈] (무대앞으로  나오며) 이봐요 난  이동네 근방에서 가장  똑똑한 인간은
아냐 허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품안으로  달려가는 여자가 호밀빵으로 만든 콘드
비프 샌드위치 때문에 발을 멈추지는 않을꺼 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구
  [질] (돈의 그여자의 목소리 쪽으로  돌아선다) 그게바로 당신이 얼마나 나에
대해 무식한가를 들어내는 거예요 사람마다  약점이 있게 마련이지만 내 약점은
식욕이라구요
  [돈]  (무대앞 오른쪽  포스트를 지나다가  거기놓은 스툴에  부딪친다) 우리
어머니가 하신 말씀 때문인가?
  [질] (오른쪽에서 물러나며) 당신 어머니가 하신 말씀 때문 이란거죠?
  [돈] 여기 떠나는 이유 저녁때  나타나지 않은 이유말야 잊어버린게 아니란건
잘안다구 그게 모두 어머니가  
  [페이지] 2-068,,0B0681
  한 말 때문이야? 
  [질] 아니 당신도 듣지않는 어머니 말씀 내가 왜 들어야 하죠?
  [돈]  그럼 왜  가는거야?  랄프를 사랑한다드니  하는  시시한 이유는  집어
치우라고
  [질]  (돈의  앞을 지나  뒤에  탁자와  소파사이로  간다) 난  가고  싶어서
가는거예요 난 자유예요 가고싶으니까 가는것 뿐이예요
  [돈]  (사다리로 가서  거기 매달린다  얼굴은 질에게서  돌리고)  나는 뭔가
나때문이라고 생각해
  [질] (소파로 앉으며) 뭔가 당신 때문은 전혀 아녜요
  [돈] 알았어 당신은 말려들게될까봐 잔뜩 겁이 난거지? 안그래?
  [질] 나는 말려들기를 싫어해요 그건 내가 이미 말한거예요
  [돈] (절쪽을 보면서) 맞다- 말했지 구속받기 싫다--- 책임지기 싫다고
  [질] 난 언제든 빠져나갈수가 잇다는 보장이 필요해 싫증이 나면---
  [돈] 나한테 싫증이 났을때 말야?
  [질] 누구 한테든지요
  [페이지] 2-068,,0B0682
  [돈] 내가 만약 당신한테 싫증이 나면 그땐 어떻게 되는거지?
  [질] (잘 알아들을수 없다는듯이) 나한테요??
  [돈] 왜 당신한테 싫증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나?
  [질] 글쎄 그걸 발견할수 있을만큼 오래 질척거려보지 않아서 모르겠어요
  [돈]  (의자앞을 지난다)  랄프하고라면  언제든지 마음내킬때  꺼려버릴수가
있다--- 그러나 장님을 떼어버리기는 좀 힘들거다 이런거겠지?
  [질] 장님이니 뭐니하는건 이일과 아무 상관도 없어요 없구말구
  [돈]  (뒤로 탁자까지  간다 질은  소파 한구퉁이에  몸을  웅크린다) 상관이
있어도 너무  있는거야 잘알면서 딴청하지마! 랄프나  세바스챤이나 어빙따위는
아무 느낌없이  간단히 떼어  버릴수가 있지 허지만  리틀 도니  다크를 걷어찰
때는 속도 상하고 짜증도 나고 그러실꺼라는 말씀이지? 그렇지? 날 미워하든지-
아니면 날 사랑하라구-  허지만 내가 장님이라는 이유  때문에 도망치지도 말고
내가 장님이라는 이유때문에 머물지도 말란말야!
  [페이지] 2-069,,0B0690
  [질] 세바스챤과 어빙이 누구예요?
  [돈] (무대앞 오른쪽 포스트로 간다) 아무도 아냐 내가 지어낸거야
  [질]  이따금씩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  하단말야  (의자뒤로 간다)  우리는
견해차가 많아요 조만간에 내가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게 될건 뻔한 얘기예요 난
당신에게 상처를 주고싶지 않아요
  [돈]  왜  그러지?  누구에게나  서슴지 않고  상처를  주면서  왜  나한테만
특별대우를 해주느냐말야?
  [질]  난 또하나의  린다 훌레쳐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 여자는  당신에게
상처를 줬죠? 안 그래요
  [돈] 그 여자가 나를 도와준것도 많아  내가 그여자를 필요로 할때 그 여자는
거기 있었던거야
  [질] (그에게 몇발 다가선다) 글쎄 난 그점을 보장 못하겠단말예요 당신이 날
필요로 할때 내가 어디있을지 그건 나도 모른단말예요
  [돈] (질에게서  몸을 돌린다) 내가  당신을 필요로 하는것보다  몇천배나 더
내가 당신한테 필요한 존재야
  [질]   난  아무도   필요없어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꺼예요
(가방있는데로 간다) 이젠 정말 가야 되겠어요
  [돈] 가고싶다고 하지않고 가야되겠다고 말해줘서 기쁘군
  [질] 아이참 나도 드디어 뭔가 바른말을 한거로군요 그럼 또 봐요
  [페이지] 2-070,, 0B0700
  [돈] (문쪽으로 몸을 돌리며) 그래요-  또 봅시다 난 앞으로 몇년이고 당신을
생각하면서 구속을 받지나 않았나 말려들지나 않았나 궁금해 할거요
  [질] 제발 안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어요
  [돈]  염려말아요 그렇게는  안될테니---  (의자와  탁자사이를 지나  무대앞
왼쪽으로 간다)  당신은 감정적으로 미숙하기 때문이야  그걸 알고있어? 그래서
당신은  결혼에  직면할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당신은  뭐든지 영구적인  것에
직면할 능력이 없는거야 뭐든지 현실적인 것에 직면할 능력이 없는 거라구 지금
여길 떠나는것도  날 정말  사랑하게 될까봐 그게  겁이나서 도망하는거라구---
당신은 그런  책임있는 일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어려--- 그리고  넌 영원히
그런식으론 자라지 않을거야 난 너를 불쌍히 여긴다--- 너는 불구자이기 때문에
장님인 내가 훨씬 낫단말야 (질은 나간다 문을 닫는다 그는 몸을 돌려 식탁으로
간다 그리고 식탁을 치우기 시작한다 포크가 하나 바닥에 떨어진다 돈도 소리가
어디서 났는지 짐작해 보려고 애쓴다. 그다음 접시들을 개수통에 넣는다 갑지가
그는 녹음기로  가서 튼다  그의 노래 마지막  부분이 들려온다  그는 부엌으로
간다 스툴에  걸려 비틀거린다  그는 식탁으로가 촛불을  불어 끈다  그의 손이
꽃에 닿는다 그는 성이 나서 꽃을
  [페이지] 2-071,, 0B0710
  뭉개더니 식탁보를  움켜쥐고 상을 뒤엎는다 식탁위에  놓인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는  왼쪽으로가서 거실쪽을 향한다  그는 또 스툴에  부딪친다 그는
스툴을  집어던진다 그는  또 소파  귀퉁이에 부딪쳐  넘어진다  그는 탁자옆에
쓰러져서 그대로 눈물을 흘린다 일어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때 방문이 열린다
(질이  가방을 들고  들어온다 질은  가방을 내려놓고  돈이 어디  있나 방안을
둘러본다  그를 발견하고  얼굴에 고통의  그림자가 스친다  돈은  얼른 일어나
앉는다 누가 방안에 들어온것을 느낀것이다) 누구예요? 거기 누구세요?
  [질]  (긴장을  풀고 가운데로  나온다)  좋은  소식이예요   당신  어머니는
아니니까
  [돈]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질]  (그에게 가서  옆에 앉는다  그의 손을  잡고  키쓰한다) 마루바닥에서
뭐하고 있는거죠?           
  [돈] 피크닉기분좀 내려는거야
  [질] 멋진 생각이예요!
  (돈은  질과함께 웃기  시작한다 그는  질에게 팔을  벌인다 질은  그의 품에
뛰어든다 그들은 얼싸안는다 계속 웃으며)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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