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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수업

깜장보석 2006. 9. 2. 16:38

 등장인물


  주르댕씨, 부르죠아
  주르댕부인, 그의처
  뤼씰르, 그의딸
  끌레옹뜨, 뤼씰르의 애인
  도리멘즈, 후작
  도랑뜨, 백작
  니꼴르, 주르댕씨댁 하녀
  꼬비엘르, 끌레옹뜨의 하인
  음악교사
  그의형제자
  무용교사
  휀씽교사
  철학교수
  재단사
  순회재단사
  그밖에  종자2인,  가수  멎사람,  악사,  무용수,  요리사 재단조수및  발레에
출연하는 사람들 
  장면은 빠리의 주르댕씨댕.
  [페이지] 002
  [막] 제 1막
  서곡이 끝나면  막이 오른다. 음악교사의 제자가  책상앞에서 일에 열중해있다.
이따금씩 일어나서 하프의 현을 올려보고는 다시 돌아와 악보를 손질한다. 남, 녀
역의  가락을   흥얼대어보기도  한다.  음악교사,   세사람의  가수와  바이올린
연주자들을 대동하고 등장.
  [음악교사]  (가수와   악사들에게)  자   어서  이리들   들어와요.  나리께서
나오실때까지 여기서 좀 기다려요.
  (반대편에서 무용교사가 네명의무용수와 함께등장.)
  [무용교사] 이리들 들어 오시오.
  [음악교사] (제자에게) 다됐나?
  [제자] 네, 선생님.
  [음악교사] 어디좀 볼까? (작곡한것을 검토하며) 흠, 이만하면 훌륭하군 그래.
  [무용교사] 새 곡인가요?
  [음악교사] 그렇소이다. 세레나데에 쓸 음악을 작곡하도록 시켰죠.
  [무용교사] 어디 좀 볼까요?
  [음악교사] 아,  이제 나리께서 나오시면 가사까지  붙여서 들려드릴텐데요. 곧
나오실겁니다.
  [무용교사] 선생이나 나나 이제 확실한 일자리를 얻은 셈인가요.
  [음악교사]  그렇구  말구요.  이제  우리는  든든한후원자를  만난  셈이지요.
주르댕씨로 말하자면 대단한  부호에다가 귀족이며 또 호방한 분이거든요. 선생의
분야인 무용이나 제 분야인 음악을 위해서도 이런분의 더많이 있어야 합니다.
  [페이지] 003
  [무용교사] 꼭  그런분이면 좀 곤란하지요. 우리  예술에 대한 그분의 감상안은
유감스럽게도 한심할 정도 거든요.
  [음악교사]  물론  그분의 예술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건  사실이지만 그대신
우리들이 받는  보수가 풍족하니까요. 또 우리예술이  가장 필요로 하는것이 바로
그점이지 않습니까?
  [무용교사]  허지만  나 개인으로서는  인정을  받는것이  보다  큰 보상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바보천치들을 앞에놓고 공연을 한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 아닙니까?
더구나 이들의  얼빠진논평마저 들어줘야 한다는건 참을  수 없는 모욕이죠. 높은
안목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을때  우리 예술가들은  진정한 희열을
맛보게  되는것이 아닐까요?  그것만이  우리들의  피와 땀에  대한  보상이될 수
있는것이고 예술가의 명예 또한 거기에서 찾아지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음악교사] 물론  동감입니다. 나 역시 선생과  마찬가지로 박수갈채를 받을 때
최대의  만족감을 얻는답니다.  그러나 박수갈채를  먹고 살  수는 없지않습니까?
우리는  좀 더  확고부동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우리들 예술가에게
내미는 가장 우호적인 손길은  그안에 현금이 쥐어져 있을 때입니다. 사실 우리의
후원자는  교양이 얕아서  항상 엉뚱한  대목에  가서 칭찬을  늘어놓기 일수이긴
합니다만.  그분의 돈의  힘은 그분의  저속한 취미를  순회시켜주거든요. 그분의
칭찬은  즉시 현금화된다는  위력을  지니고  입읍니다. 따라서  그  어떤 탁월한
비평가보다 이 무식한 양반이 우리에겐 더 소중한 것입니다.
  [페이지] 004
  [무용교사] 선생말씀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선생은 지나치게 금전적인면을
강조하시는것  같군요.  그렇지만  분별있는  사람이라면  물질적인 이욕에  눈이
어두워서는 안되리라고 봅니다.
  [음악교사]  그렇지만   선생께서도  그분의돈을   별로  싫어하시는것  같지는
않던데요.
  [무용교사]  그야 물론  싫어하지는 않습니다만  난  또한 거기에  빠져 있지도
않습니다.  난  다만  그분의  좀더  예술에  대하여 높은  안목을  가졌다면하고
바랄뿐입니다.
  [음악교사]  나 역시  그점에  있어서는 동감입니다.  그러나  금전적인 후원과
예술에 대한 높은안목을 동시에 한 사람에게서 기대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죠.
  [무용교사] 아, 저기 나오시는 군요.
  (주르댕씨가  종자둘을 거느리고  등장. 그는  초록과 오렌지색  줄무뉘가 있는
호화스런가운을 걸치고 있다.)
  [주르댕]  오,   선생들,  잘되가는지요?   이번엔  또  무슨   새로운  놀이가
준비되었나요?
  [무용교사] 네? 놀이라뇨?
  [주르댕] 아, 아, 그 뭐드라, 그러니까 옳지, 예술작품말이오.
  [음악교사] 저희들은 나리께서 나오시기만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주르댕] 오랫동안 기다리게해서  미안해오. 실은 오늘 궁정예복을 새로 맞춰서
입어보느라고 좀  시간이 걸렸오이다. 아직 코트가  덜 끝났는데 두분 선생께서도
남아서 좀 봐 주시면 고맙겠오.
  [무용교사] 영광입니다.
  [주르댕] 이 까운도 금방 방춰입은거요.
  [페이지] 005
  [음악교사] 매우 훌륭합니다.
  [주르댕] 내 재단사가 그러던데 귀족들은 아침엔 으례 이런 차림을 한다지오?
  [음악교사] 네, 그러나 나링럼 그렇게 썩 잘 어울리는것은 처음 봤읍니다.
  [주르댕]  허,허,   과분하신  말씀,  자,  그러면   이제선생의  작품을  먼저
보여주시겠오?
  [음악교사] 먼저 여기있는  젊은이의 작곡을 들어보시겠읍니다. 이 사람은 저의
제자로써 작곡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읍니다.
  [주르댕] 그렇치만 선생께서 직접 작품을 만드시지않고 제자에게 시키시다니.
  [음악교사] 이 사람은비록 제  제자이긴 하지만 선생에 못지않은 솜씨를 가지고
있읍니다.  나리께서  이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한번  들어보시면  곧  아기게
될겁니다. 그럼 시작하겠읍니다.
  (가수들 악보를 들고 둘러선다.)
  [주르댕] 잠간,  이봐라. (시종들  달려온다.) 이까운을 좀  들고 있거라. 이걸
벗고 듣는 편이 훨씬 낫겠는데. 아, 아냐, 입는편이 더 나을것 같은데. 가만 있자
아무래도   벗는쪽이   낫겠어.  아,   아냐,   역시   입고   있는쪽이  좋겠군.
선생시작하시오.
  (음악교사, 지휘를 시작한다.)
  [여가수] ---------
  [주르댕] 어째  노래가 좀  졸리운것 같은데 좀더  신나게 가락을 뜯어고쳤으면
좋겠군.
  [페이지] 006
  [음악교사] 허지만 곡은 항상 가사내용과 일치해야하는법입니다.
  [주르댕] 내 조금전에 조사한 노래를 하나 배웠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오?
  [음악교사] 영광입니다.
  [주르댕] 가만있자 근데 어떻게 나가드라? 그렇지.
  [노래] 오, 내 사랑 제넷뜨
  그대는 항상 양처럼 온순해
  오, 내사랑 제넷뜨
  그대는 항상 꿀같이 달콤해
  내 귀여운 제넷뜨
  그러나 그대 어쩌다 화나면
  호랑이보다무서워
  어떻소?
  [음악교사] 아주 재미있는데요.
  [무용교사] 조래솜씨가 훌륭합니다.
  [주르댕] 그렇지만 난 음악공부라곤 해본적이 없다오.
  [음악교사]  무용과 함께  음악또한  공부하셔야  합니다. 음악과  무용  이 두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읍니다.
  [무용교사] 그리고 두 예술은 인간으로 하여금 아름다움에눈뜨게 합니다.
  [주르댕] 에, 다른 귀족들도 음악을 공부하나요?
  [음악교사] 그야 물론 입니다.
  [주르댕] 그렇다면  나도 음악을 공부하겠오. 그렇지만  어떻게 시간을 낸다지.
아시다시피 난  매일 검술을  배우고 있는데오늘부터는 또  철학박사께서, 오셔서
철학강의를 해주시기로 되어있단 말이오.
  [페이지] 007
  [음악교사] 물론 철학도 필요합니다만, 나리. 음악으로 말할것 같으면 ---
  [무용교사] 음악  그리고 무용, 이 두가지야  말로 무엇보다필요한 분야입니다.
나리.
  [음악교사] 한 나라에서 음악만큼 중요한것은 없으니까요.
  [무용교사] 그리고 무용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것입니다.
  [음악교사] 음악이 없이는국가도 유지될 수 없읍니다.
  [무용교사] 무용이 없이 인간은 살 수 없읍니다.
  [음악교사] 이  세상의 전쟁과  혼란이 모든것은 우리들  인간이 음악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데서 오는것입니다.
  [무용교사]  인간의  불행, 정치가의  실책,  장군의  실수  이모든것은 무용에
대한지식의 결핍에서 오는것입니다.
  [주르댕] 어째서 그렇소?
  [음악교사] 전쟁이란 인간상호간의 불화때문에 일어나는것이 아닙니까?
  [주르댕] 그렇지오.
  [음악교사] 만일 모든 사람이 음악을 공부한다면 인간 상호간의 불화란 있을 수
없을것입니다. 조화란 음악의 삼대요소중의 하나이거든요.
  [주르댕] 그렇군요.
  [무용교사] 가정이나  국가에 있어서 어떤일이 실패로  돌아갔을때 우리는 흔히
잘못 걸음을 내디뎠다고 하지 않습니까?
  [주르댕] 그렇지오.
  [무용교사]  만일  모든사람이  무용을  공부한다면  잘못  걸음을  내디딜리가
없을것입니다. 올바른 스탱을 밟는것이 곧 무용의 기본이거든요.
  [페이지] 008
  [주르댕] 그렇군요. 두 분 말씀이 모두 옳습니다.
  [무용교사] 지금  말씀드린것은 무용과  음악의중요성을 입증하기  위한 아나의
예에 불과합니다.
  [주르댕] 이제 알겠오.
  [음악교사] 그럼 이제 또 다른 작품을 하나 감상하시겠읍니까?
  [주르댕] 그러지요.
  [음악교사]  이미  말씀드릴것과 같이  이  작품은  음악의  다양한 감정표현을
보여드리기위한 것입니다.
  [주르댕] 좋소이다.
  [음악교사] 자, 여러분, 준비됐읍니까?
  (가수들  한쪽에  악보를들고  모여서서  발성연습을  한뒤 교사의  지휘에따라
노래를 시작한다.)
  노래-------------------
  -----------------------
  [주르앵] 끝났읍니까?
  [음악교사] 네.
  [주르댕]  아주 훌륭하오.  모든것이 매우  잘  되었읍니다. 특히  가사가 아주
마음에 들었오이다.
  [무용교사] 이번엔 제 작품을 보시겠읍니다.
  (무용교사의 지시에까라 무용수들  여러가지 자세와 동작을 보여준다. 이것으로
1막은 끝이다.)
  [페이지] 009
  [막] (제 2막)
  일막에서 계속된다. 무용이끝나면 무용수들 퇴장한다.
  [주르댕] 대단히 훌륭하오. 정말 탄복할만한 솜씨오.
  [음악교사] 무용과음악이 합치되었을때 보다 훌륭한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함께발레를 하나 준비해두었읍니다.
  [주르댕] 마침 잘됐오이다. 오늘  저녁 만찬에 귀빈을 한분 초대했는데 그때 그
발레를 보여주실 수 있겠오?
  [무용교사] 언제든지 하명만 하십시오.
  [음악교사]  그리고  한가지  덧붙여  말씀드릴것을  나리처럼  고상한  취미를
가지신분은  저택내에   음악대를  두고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마다  연주회를
가져야합니다.
  [주르댕] 다른 귀족들도 모두 그리 하나요?
  [음악교사] 물론입니다.
  [주르댕]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하겠오. 선생께서준비하시오.
  [음악교사] 최선을 다하겠읍니다.우선  소프라노, 테너, 베스 각 한사람씩 모두
세  사람의  가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반주악기로는  비올라와 하프  그리고
오보에나 루트가 있어야 하며 후렴을 위한 바이올린 둘이 필요합니다.
  [주르댕] 그리고 아코디온도 넣으시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악기올시다.
  [음악교사] 모든것을 제가 알아서 빈틈없이 처리하겠읍니다.
  [주르댕] 좋도록 하시오. 그리고 오늘저녁 발레 잊지마시고.
  [음악교사]  염려마십시오. 만족한  공연이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읍니다. 특히
미뉴엥은 정말 장관을 이룰것입니다.
  [페이지] 010
  [주르댕] 미뉴엥라고?  그런 내가  배운 무용  제목인데. 어디  한번 보시겠오?
무용선생 한번 해볼까요.
  [무용교사] 좋구 말구요. 자, 모자를 쓰시죠.
  (주르댕,  시종의  모자를   뺏어쓴다.  모자를  벗어  휘저어  인사부터  하고
무용교사의 노래와 지시에 따라 춤을 춘다)
  라라랄라  라라라, 랄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다시!  라라랄라 라라라
랄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박자맞추고, 라라라랄라  라라라라라. 오른발
펴고,  라라라라 랏라라라  어깨  흔들지 말고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  두 팔로,
라랄라라 라 고개들고, 라라라 바로 서시고.
  [주르댕] (시종 야하, 소리를 지르며 "어때"하고물어가며) 어! (멈춘다.)
  [음악교사] 아, 훌륭합니다. 정말 솜씨가 뛰어나십니다.
  [주르댕]  아  참.  그러구보니  생각이  나는데  후작부인에게 절할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좀 가르쳐 주시오. 곧 써먹어야할 일이 있는데
  [무용교사] 후작부인이라구요?
  [주르댕] 그렇소 도리맨느라고 하는 후작부인이라오.
  [무용교사] 가장 정중한 인사법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뒷걸음질로 한번 절한뒤에
세발짝  앞으로  나가면서 매발짝마다  절을  하는데  맨  마지막번에는 상대방의
무릎까지 숙여서 인사를 해야합니다. (시범을 보인다.)
  [페이지] 011
  [주르댕] 아, 알겠오. 감사하오.
  (시종, 등장)
  [시종] 나리, 검술선생께서 와계십니다.
  [주르댕] 들어오시라고 해. 두분께서도 연습광경을 잠기 봐주시오,
  (두 사람 응낙의 표시로 절한다. 시종, 퇴장. 검술선생이 들어와서 인사하며 칼
한자루를 주르댕에게 준다.)   
  [검술교사] 자, 먼저  인사부터 하셔야합니다. 상체를 바로하시고------ 중심을
약간  더  왼쪽에  두시고  발이  너무  벌어졌읍니다. 팔은앞으로  나온  히프와
평행해서  그리고  칼끝이  어깨  높이에  오도록  하십시오. 팔이  너무  앞으로
나왔읍니다. 왼팔은 눈 높이까지  올리십시오. 왼쪽 어깨를 약간 더뒤로 젖히시고
고개를 더  쳐드십시오. 좀  더 시선에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네, 좋습니다.
advice!  근육에 긴장을  넣으십시오.  제칼의 위를  치시고  들어보셔야 합니다.
하나, 둘,  recover 다시  찌르고 발  위치를 그대로 두십시오.  뒤로 점프하시고
찌를때는  반드시 발보다  칼이  먼저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자기 몸을
방어해야합니다.  하,  둘,  자,   이번에  제  칼의  중간을  치십시오.  그리고
들어오시고. advance  그자리에서 찌르십시오. 하나, 둘,  recover 찌르시고 뒤로
점프, on guard! 잊지 마십시오. on guard
  [음악교사] 아, 훌륭하십니다.
  [페이지] 012
  [무용교사] 정말 놀라운 솜씬데요.
  [검술교사] 전에도 말씀드린바와같이 검술의 비 결은 딱 두가지 입니다. 첫째는
주는  것이요, 둘째는  받지않는것입니다. 즉  주기만하고 받지  않는것이 검술의
비결입니다.  이것을 행동  논리학적으로 풀이하자면  팔목을  안팎으로 구부렸다
폈다 함으로서 상대방의 검을 자기 몸밖으로 밀어내는것입니다.
  [주르댕] 아하! 행동놀리학이라
  [검술교사] 그렇습니다. 검술에서의모든 놀리는 그것이 행동으로 곧 입증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검술은  인간사회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분야입니다.  다른
쓸모없는  분야들과는 비교조차될  수  입는것입니다. 가령  무용이나  음악 같은
무가치한---
  [무용교사] 여, 여보쇼, 칼선생 무용에 대한 불손한 언사를 삼가시지.
  [음악교사] 그리고 음악을 모독하는 언동은 용서할 수 없오.
  [검술교사] 뭐라구요? 그대들의 저속한 분야를 감히 검술앞에서 들먹이다니!
  [음악교사] 호! 정말 가관이로군.
  [무용교사] 저 우스광스런 꼴을 좀 봐요. 작년에 먹은것 까지 올라오려구 하네,
헤, 헤, 헤.
  [검술교사] (칼로 위협하며) 여,  춤선생 내가 새로운 스탱을 좀 가르쳐드릴까?
그리구 풍각장이 양반 높은소리를 내는 법을 가르쳐드리지.
  [페이지] 013
  [무용교사]  뭐라구  이  대장쟁이,  백정아  가서  닭목아지 짜르는  연습이나
하시니.
  [주르댕]  아니 선생들은  어쩌자고  이 양반과  싸움을  하러드시오? 그대들은
행동논리학이 두렵지도 않단 말씀이오?
  [무용교사] 그따위 행동논리학인지 병신논리학인지 내가 알게 뭡니까?
  [검술교사] 아니, 뭐라구 저 땅강아지 같은 게.
  [무용교사] 뭐라구 이 비루먹은 당나귀야.
  [주르댕] 아, 여러분 제발, 제발
  [검술교사] 그저 성질같아선 그냥
  [무용교사] 흥, 이제야 본성이 들어나는군
  [주르댕] 선생들, 제발 진정하세요.
  [음악교사] 저런 작자는 단단히 버릇을 가르쳐 줘야합니다.
  [검술교사] 허, 누가할 소린지 모르겠군.
  [주르댕] 아, 제발 그만 두시라니까요.
  (철학박사 등장)
  오,  철학박사님.   어서오십시오.  마침  잘   오셨읍니다.  박사님의  높으신
지혜의힘으로 이 사람들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십시오.
  [철학박사] 아, 여러분, 무슨 일들이오니까?
  [주르댕]  이분들은  서로  상대방의  직업을  헐뜯기 시작했오이다.  그러다가
화가치밀어 끝내는 욕설이오가고 싸움이 벌어지려는 참이오.
  [페이지] 014
  [철학박사] 아, 여러분, 그대들은  위대한 철인 세네카가 분노의 감정에 대하여
쓴 논문을  읽어보지 못했나요?  분노의 감정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야비하고
수치스런 감정이란걸 모르시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이성에 따라야하는 법입니다.
  [무용교사]  아,  그런게  아니라   여기  있는자가  나의  분야인  무용과  이
사람의분야인 음악에 대하여 모욕과조롱을 퍼부었오이다.
  [철학박사] 지혜로운  자는그 어떠한  모욕과 조롱에도 초연해야  합니다. 항상
혐손과 인내로서 대해야 합니다.
  [검술교사]  애당초 이  사람들이 자기네들의  하찮은 직업을  검술과 비교하려
들었기 때문에 이런일이 생겼오이다.
  [철학박사] 하  하, 그만일에  마음의동요를 일으키다니 인간은  모름지기 헛된
영예와 자만심에 이끌려서는 안됩니다. 항상 지혜와덕을 앞세워야 하는 법입니다.
  [무용교사] 아, 저는 다만 무용이란 고귀한 학문이라는점을 강조했을 뿐이외다.
  [음악교사] 그리고 저는 음악또한 존엄한 학문이라는 점을 역설했을 뿐이외다.
  [검술교사]  저  역시  검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필요한
학문이라는 점을 지적했을 뿐이외다.
  [철학박사] 그렇다면 철학이 설  자리는 어디란 말씀이오? 세분은 어찌 감히 내
앞에서 미천한 잔재주를 가지고  신성한 학문의 이름을 더럽히는 경망스런 언동을
뇌까리시오?
  [페이지] 015
  [검술교사] 아니, 무엇이 저 돼지같은 철학박사놈이!
  [음악교사] 저런 엉터리 같은 반편이!
  [무용교사] 이 개뼉다귀 같은 거적떼기야!
  [철학박사] 이 방자한 무리들이 감히!
  (네 사람 엉겨붙어서 할퀴고 싸운다.)
  [주르댕] 아, 박사님!
  [철학박사] 이 악당놈들아!
  [주르댕] 아, 여러분!
  [검술교사] 이 외눈깔 마귀새끼 같으니!
  [철학박사] 이 날 오적떼 같은 놈들!
  [주르댕] 아, 박사님!
  [무용교사] 지옥불에 타 죽을놈!
  [주르댕] 아, 선생들!
  [철학박사] 이 간악한 무리들아!
  [음악교사] 이 늙은 여우같은 놈아!
  [철학박사] 이 악당 바보 천치 병신 도적놈들아!
  (네 사람 퇴장하면서 싸움질을 계속한다.)
  [주르댕]  박사님!  선생들!  아,  여러분,  제발!  에라  모르겠다.  싸울테면
얼마든지  싸우라지. 공연히  싸움말리려고뛰어들었다가 이  새로  맞춘 까운이나
찢기느니 내버려두는 수 밖에,
  (철학박사, 옷을 털면서 등장)
  [철학박사] 자, 그러면 오늘의 강의를 시작해 볼까요?
  [주르댕] 박사님께서 그 사람들로부터 몰매를 맞으시다니 이거 죄송합니다.
  [페이지] 016
  [철학박사]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철학자는 모름지기 어떠한 사태에도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답니다. 난  오늘  일에 대하여  논문을 써서
이자들을 마땅히 응징할것입니다.  에, 쏘크라테스의 대화편샅은 문체를 사용할까
고려중이지오.  하여튼   그  일은  젖혀두기로하고,   나리께선  무엇을  배우려
하십니까?
  [주르댕] 무엇이든지  배울수 있는  거라면   다 배우고싶소이다.  난 하루속히
학자가  되고  싶으니까요.   우리부모님께서  내  어렸을적에  교육을  시켜주지
않은것이 철천지 한이올시다.
  [철학박사] 그  심정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읍니다."Nam sime  doctrina vita
est quasi moritis imago" 물론 라틴어를 아시겠지오.
  [주르댕]  그야  이를  말이오니까.  그렇지만  모른다고  가정하고 그뜻을  좀
풀이해주시겠오?
  [철학박사] 즉, 지식이 없는 삶은 죽음의 형상에 가까웁다는 의미지오.
  [주르댕] 매우 정확한 해석이오.
  [철학박사] 나리께서는 어느 정도 학문의 기초가 돼어있으신지요?
  [주르댕] 물론이오. 나는 자유롭게 읽고 쓰고 한답니다.
  [철학박사] 에, 그러면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놀리학을 배워보시겠읍니까?
  [주르댕] 논리학이란 무엇인가요?
  [철학박사] 놀리학이란 인간 심성의 세가지 기능을 가르칩니다.
  [주르댕] 인간 심성의 세가지 기능이란 무엇인가요?
  [페이지] 017
  [철학박사]  첫째,  둘째,   세째로  나뉘어  집니다.  그첫째란  보편성에의한
관념이오, 둘째란 유형에 의한 판단이오,셋째란 논리적 결과의 유추로서 거기에는
바르바라, 쎌라렌트, 다리, 훼리오, 바를라립톤, 등의 단계가 있읍니다.
  [주르댕]  그런 고약스런  말들을  배워야한단 말이오.  난  논리학에는 취미가
없는것 같소. 그 보다 좀더 아름다운 것은 없오?
  [철학박사] 그러시다면 윤리학은 어떠신지요?
  [주르댕] 윤리학이라구요?
  [철학박사] 네,
  [주르댕] 그건 뭐하는 거요?
  [철학박사]  윤리학이란 행복의  본질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그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감정의유발을 자제토록 하며-----------
  [주르댕] 아,  그런것이라면 그만두겠오.  난 내 성질을  억누르는 그런 학문은
배우고 싶지않소. 화가 날땐 화를 내야지.
  [철학박사] 그러시다면 물리학을 배워보시겠읍니까?
  [주르댕] 물리학이라? 그런건 의사들이나 하는 게 아니오?
  [철학박사]  물리학이란  자연계의 원리를  설명하고  물체의  성질을 구명하는
학문입니다. 이것은  금속, 광물,  암석, 식물,  동물등의 성분과  본질을 다루며
또한 무지개,  유성, 혜성,  벼학, 천둥,  번개, 비,  눈, 우박,  바람, 동풍등의
현상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주르댕] 학문치고는 지나치게 어질더분한것 같군요.
  [철학박사] 그러시다면 무엇을 배우고 싶으십니까?
  [주르댕] 철자법이 어떨까?
  [페이지] 018
  [철학박사]  좋지요,  예,  철자법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보아나간다면  글자
하나하나의 성질과  그 발음법을 자연의 섭리에  입각하여 관찰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모든 글자는  모음과 자음으로 구별되는데 모음이란  저 혼자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홀소리라고도하고  자음은 부딪쳐서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닿소리라고도
합니다. 모음은 아,에, 이,오,우, 모두 다섯으로되어 있읍니다.
  [주르댕] 알아들었오이다.
  [철학박사] 모음 아-는 입을 최대한으로 벌려서 내는소리입니다. 아-
  [주르댕] 아-, 아-, 정말 그렇군.
  [철학박사] 모음에-는 윗턱과 아랫턱을  가까이 허을때 나는 소리입니다. 에- ,
아-, 에-
  [주르댕] 아-, 에-, 아-, 에- 그렇구료. 아, 정말 그럴싸한데.
  [철학박사]  모음 이-는  양턱을  더  가까이하고 있의  양쪽  가장자리를 서로
멀게할때 나는 소리입니다. 이-, 아-, 에-
  [주르댕] 아-, 에-, 이-, 이-, 이-, 정말 그렇군. 이-, 이-, 이-.
  [철학박사]  모음 오는디시  턱을 벌리고  입의  양쪽 가장자리를  아주 가깝게
했을때 삥나는 소리입니다.오-
  [주르댕] 오-, 오-.  정말 그래. 오-, 오-,  오, 너위대한 학문이여! 아-, 에-,
이-, 오-, 오-
  [철학박사] 모음 우는 아래  윗이를 밀착시키고 동시에 입술을 앞으로 내밀어서
내는 소리입니다. 우-
  [주르댕] 우-, 우-, 바로 맞았어. 우-, 우-, 아, 정말 훌륭해.
  [페이지] 019
  [철학박사]  모음 우를  발음할때는 마치  야유의 감정을  표현할때처럼 입술을
최대한으로 내밀게 되는것입니다.
  [주르댕] 우-,  우-, 정말  그렇구료. 아  내가 왜진작 배우지  않았던고! 나의
부모님이시여 우-, 우-
  [철학박사] 그러면 모음에 대한  강좌는 이것으로 끝내고 내일은 자음에 대하여
배우시겠읍니다.
  [주르댕] 자음도 모음처럼 훌륭합니까?
  [철학박사] 물론입니다.  예를 들자면 자음 다는  혀끝을 입천정에 부딪쳐 내는
소리입니다. 다, 다,
  [주르댕] 다, 다, 다, 오 정말 훌륭합니다.
  [철학박사] 그리고 자음 라는 역시 혀끝을 굴려서 내는 소리인데 입천정에 닿지
않게 입안쪽으로 혀끝을 말아서 내는 소리입니다. 라, 라,
  [주르댕] 라, 라,  라, 라, 라, 정말  이로군, 그대는 정말 현명한 학자로구려,
그리고 이제까지 내가 얼마나 헛되이 살았는고! 라, 라, 라,
  [철학박사] 내일 다시와서 이 모든것들을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읍니다.
  [주르댕] 제발  그러시오, 그리고 참, 비밀스런  부탁이 하나 있오이다. 다름이
아니라 내라 매우 지위가 높은 어느 분을 연모하고 있는데 사모의 뜻을 글로 적어
그분의 발아래 비칠까하오, 좀 도와주실 수 있겠오?
  [철학박사] 영광입니다.
  [주르댕] 그러자면 문체가 로맨틱해야겠지오?
  [페이지] 020
  [철학박사] 물론입니다. 나리께서는 그 글을 운문으로 쓰실 생각이신지요?
  [주르댕] 아, 아니요. 운문은 아니요.
  [철학박사] 그러면 산문으로 쓰시겠읍니까?
  [주르댕] 아니오. 난 운문도 싫고이다.
  [철학박사] 그렇지만 반드시 운문이나 산문 둘중의 하나이어야 합니다.
  [주르댕] 왜 그렇습니까?
  [철학박사]  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운문과  산문  이외의  글이란  있을 수
없기때문입니다.
  [주르댕] 운문과 산문 두가지 밖엔 없단 말씀인오?
  [철학박사] 그렇습니다. 산문이  아닌것은 모두 운문이요, 운문이아닌것은 모두
산문입니다.
  [주르댕] 그러면 지금 내가 얘기하는 것은 무엇이오.
  [철학박사] 산문이옵니다.
  [주르댕] 그래요?  그렇다면 내가, "니꼴,  내슬리퍼와 까운을 이리가져오너라"
하고 말할때도 산문이란 말이오?
  [철학박사] 그렇습니다.
  [주르댕] 아니오, 난 운문도 싫고 산문도 싫소이다.
  [철학박사] 그렇지만 반드시 운문이나 산문 둘중의 하나 이어야 합니다.
  [주르댕] 왜 그렇습니까?
  [철학박사]  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운문과산문  이외의  글이란  있을  수
없기때문입니다.
  [주르댕] 운문과 산문 두가지 밖엔 없단 말씀이오?
  [페이지] 021
  [주르댕] 정말 몰랐군. 40평생동안 내가 해온 말들이 산문이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살아왔다니,  나를 무지로부터 일깨워주셔서 감가하기  짝이 없오, 하여튼
나는  어떤분에게편지로   이렇게  써   보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그애여,
그대의황홀한 눈빛이  내 가슴에  사랑의 불을  질렀오." 그런데  이 말을  좀 더
훌륭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없겠오?
  [철학박사] 이렇게쓰십시오.  "그대의 찬연한눈빛이 나의 심장을  한 줌의 재로
화하게했으며 그대를  연모하는 이  고독한 영혼은 밤이나  낮이나 고뇌와 번민에
싸여------"
  [주르댕]  저,  선생,  제가한  말을  그대로  두고  표현방법을  달리할  수는
없을까요?
  [철학박사] 그야 물론 가능합니다. 얼마든지 바꿀 수가 있어요. 가령 "아름다운
그대여, 내 가슴------. 그대의  황홀한 눈및이 사랑의 불을 질었오"라고 할 수도
있고, "아름다운 그대여,  사랑의 불을 그대의 황홀한  눈빛이 내 가슴에 질렀오"
또는, "아름다운  그대여, 질렀오,  내가슴에 사랑의불을 그대의  황홀한 눈빛이"
아니면 "아름다둔  그애여, 사랑의 불을 그대의  눈빛이 질었오 내가슴에" 아니면
또------..
  [주르댕] 선생, 그러면 그 말가운데어느것이 가장 훌륭합니까?
  [철학박사]  그야,   "아름다운  그대여,   그대의황홀한  눈빛이   내  가슴에
사랑의불을 질렀오." 하는 것이죠.
  [주르댕]  정이오?  난공부라고는한  적이  없는데도  바로  맞추었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내일은 부디 일찍 오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페이지] 022
  [철학박사] 그러도록 하겠읍니다. (퇴장)
  [주르댕]  오,  배움이란  얼마나  축복받은것이야  그나저나  이 재단사는  왜
여태까지  나타나지  않는거지,  오늘같이  바쁜날  하루종일  기다리게  하다니,
빌어먹을  놈의  양복장이  같으니  염병니나  걸려라,  두 다리가  싹둑  잘려서
개천에나  처박혀라,  악마에게  잡혀가서지옥불에쮜겨  죽어라,  가마솥에삶아서
개밥이나------.  아, 이제야나타났군.  재단사  양반 막  당신한테  화를 내려던
참이오.
  (재단사, 조수와 함께 등장)
  [재단사]  스무명의  재봉사가   달겨들어서  겨우  끝을  냈읍니다.  나리께서
주문하신 옷을 티끌만치라도 소홀히 할수야 있읍니까?
  [주르댕] 그대가  보낸 비단 스타킹은  너무 꼭 끼어서  신느라고 애를 먹었오.
벌써 올이 몇군데틀어졌단 말이오.
  [재단사] 금방 늘어날 겁니다.
  [주르댕] 모든 올이 다  튿어진 뒤에? 더구나 그대가 새로맞추어 준 구두는너무
발이 아프게 만들었오.
  [재단사] 천만에요.
  [주르댕] 천만에라니?
  [재단사] 하나도 발이 아프지 않습니다.
  [주르댕] 내 발이 아프다는데.
  [재단사] 아프다고 생각하시는 것 뿐이죠.
  [주르댕] 아프다니까 아프다고 생각하는 것아니오?
  [재단사] 아프다고 생각하지않으시면 됩니다.
  [페이지] 023
  [주르댕] 아픈걸 어떻게 아프다고 생각지 말란거요.
  [재단사]  지체가높으신  어른들은 모두  아픈것을  반드시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법이죠.
  [주르댕] 물론 발이  좀 아프다고 해서 내가  불평을 하는것은 아니오, 그렇다,
하는 것 뿐이지.
  [재단사]  자,  이 새로지은  코트를  입어보시기  바랍니다.  일류 재단사들이
온갖정성을 기울여만들어잰 최고의 예술품이죠. 세계 어느나라의 등정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명장의 솜씨입니다.
  [주르댕] 이게 뭐지? 이 꽃무늬가전부 거꾸로 되어있지 않소?
  [재단사] 꽃무늬를 바로해 달라고 주문하셨던가요?
  [주르댕] 그것까지 주문해야 한단 말이오?
  [재단사]  물론입니다.  왜냐하면   지체가  농은어른들은  모두  이렇게  옷을
만드니까요.
  [주르댕]  그러니까, 귀족들은  다  <<0>><<꽃>>무늬를  거꾸로 수놓아입는다는
거요?
  [재단사] 그렇습니다.
  [주르댕] 아, 그럼 좋소.
  [재단사] 원하신다면 바로 해 드릴 수도 있읍니다.
  [주르댕] 아, 아니오.
  [재단사] 말씀만 해주시면 됩니다.
  [주르댕]  그대로 두십시오.  역시  지금 그대로가  훨씬  나은것 같소------..
그런데 이 코트가 내게 어울릴 것 같소?
  [재단사] 그 무슨 말씀입니까?  이 옷으로 말하면 흠잡을 데 없는 걸작품으로서
나리께서 입느시면 한층 빛을 더 할것입니다.    
  [페이지] 024
  [주르댕]  내보기에도 그런것  같아서  물어본거요. 그런데  이  가발과 깃털도
괜찮겠오?
  [재단사] 완전무결합니다.
  [주르댕]  그런데 재단사  양반,  그대가  입고있는옷은 전에  만든  내 코트와
똑같은 감이아니오?
  [재단사]    나리의코트가     하도훌륭해보여서남은    감을     제가    약간
이용해봤읍니다.자, 이제코트를 입어보시겠읍니까? 여기 제 조수가 입는것을 도와
드릴겁니다.
  (옷을 입힌다.)
  [주르댕] 어떻소?
  [재단사] 훌륭합니다.
  [주르댕] (조수에게) 수고했다. 팁 받아라.
  [조수] 감사합니다. 각하.
  [주르댕]  뭐  각하라구?  그건  아무나  듣는  호칭이아니지,  그  말에  대한
보답이다. 엣다 받아라.
  [조수] 오, 정말 감사합니다. 존경하옵는 각하,
  [주르댕] 뭐,  존경하옵는 각하라구. 내 그말을  듣고 가만있을 도리가 없구나.
엣다 받아라.
  [조수] 오, 너무나 감사합니다. 존경하옵는------.
  [누르댕] 아,  그만, 이제돌아가도록  해라. 재단사 양반,  수고했오. 필요하면
다시 부르겠오.
  [재단사] 언제든지 분부만 내려 주십시오
  (조수와 함께 퇴장)
  [주르댕]  휴우, 그녀석이  폐하라고 했더라면  이 지갑채  날아가버릴번 했군.
가만, 이제 손님들이 도착할 시간이 아닌가.
  [페이지] 025
  [막] 제 3막
  (재단사 퇴장, 니꼴 등장)
  [주르댕] 니꼴!
  [니꼴] 부르셨읍니까, 나리?
  [주르댕] 내말을 들어라.
  [니꼴] 히,히,히,히,히!
  [주르댕] 뭐가 그렇게 우수우냐?
  [니꼴] 히,히,히,히,히,히!
  [주르댕] 배꼽으로 바람이 들어간 모양이로구나.
  [니꼴] 히,히,히, 나리님 옷차림이 하도 우수워서, 히,히,히!
  [주르댕] 내 옷차림이 어떻다는 거야?
  [니꼴] 옷차림이, 히,히,히!
  [주르댕] 아니, 네가 지금 나를 조롱할 셈이냐?
  [니꼴] 아, 아닙니다. 천만에요. 히,히,히!
  [주르댕] 이제 더 웃으면 네 콧잔등에 벼락이 떨어질줄 알아라.
  [니꼴] 허지만 도저히 참을수가 없읍니다. 히,히,히!
  [주르댕] 정말 그치지못하렝느냐?
  [니꼴] 정말 죄송하오나 나리님옷차림이 하도 우수워서 도저히, 히,히,히!
  [주르댕] 내 평생에 이런 방자한 꼴은 처음 보겠구나.
  [니꼴] 그렇지만 너무 우수운걸요. 히,히,히!
  [주르댕] 정말 못그치겠느냐
  [니꼴] 죄송합니다. 나리님, 히,히,히!
  [주르댕] 이제  다시한번 웃는  날이면 네  평생에 가장 아픈  따귀를 때릴테니
그리 알아라.
  [페이지] 026
  [니꼴] 이제 다 끝났읍니다. 더 웃지 않겠읍니다.
  [주르댕] 좋다, 이제 곧 귀한 손님이 오시도록되어 있으니 거실을,
  [니꼴] 히, 히!
  [주르댕] 거실을 구석구석 깨끗이 치운뒤에,
  [니꼴] 히, 히!
  [주르댕] 아니 또!
  [니꼴] 저,  나리남, 도저히  못참겠읍니다. 차라리 제따귀를  때려주시고 실컷
웃게 해주십시오, 그편이 훨씬 낫겠읍니다. 히,히,히,히,히!
  [주르댕] 정말 내 비위를건드리고 싶으냐!
  [니꼴] 제발 좀 웃게해주십시오, 히,히,히!
  [주르댕] 너를 붙들기만 하는날이면,
  [니꼴] 웃음을 참으려니까 터질것같습니다. 히,히,히!
  [주르댕] 저런 버릇없는것을 봤나, 주인의 말은 듣지 않고 웃기만 하다니
  [니꼴] 시키실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주르댕] 귀한 손님이 곧 오시도록 되어있으니 거실을 말끔히 치워놓도록 해라,
이 멍청한 것아.
  [니꼴] 이제웃을 기분이  싹 가셨읍니다. 나릿님이 말씀하시는 귀한 손님들이란
오시기만 했다하면 집안을 온통 뒤죽박죽으로 어질러 놓기만 하시거든요,
  [페이지] 027
  [주르댕] 그럼 너를 위해서 모든 손님을 받지 말으라는 거냐?
  [니꼴]   모든  손님은   아니더라도  어떤   손님들만은   청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읍니다.
  (주르댕 부인 등장)
  [주부인] 하,  이번엔 또  뭐죠? 그  기상한 차림을 하고설마  바깥출입을 하실
생각은 아니겠죠?  더 이상 사람들의  조롱을 받지 않으려면  이제그만 제 정신을
차릴 수 없나요.
  [주르댕] 오직 바보 천치들만이 나를 조롱할거요.
  [주부인]   흥,   이제  모든사람들이   당신한테   지쳐서   비웃을  기력마저
잃어버렸다오,
  [주르댕] 모든 사람이라니 어떤 모든사람말이오?
  [주부인] 지각있는  모든 사람 말예요. 당신의  그 얼빠진 수잭때문에 창피해서
나는 이제  고개들고 대문밖에도 너걸  수 없다오. 이  집안은 밤낮으로 깡깽이와
광대패거리들만 드나드니 무슨 도깨비 소굴처럼 되간단 말에요.
  [니꼴]  마님  말씀이  옳습니다.  나리께서불러  들이는 사람들  때문에집안이
깨끗할 날이 없어요. 시내 구석구석에서 진흙과먼지만 묻혀오죠, 그러니 하루종일
쓸고닦느라 눈 붙일 틈도 없답니다.
  [주르댕] 이 무지렁이 같은 것이 뭘 안다고 조동아리를 놀려대느냐.
  [주부인]  니꼴 말이  맞아요.  이 애도  당신보다는 지각이  있다오.  그래 그
나이에 춤은 배워서 어쩌시려는거요?
  [페이지] 028
  [니꼴] <<0000000>><<>>  그 칼선생은  온 집안을  쾅쾅 울리고  다니는 <<00>>
<<통에>> 타일이 성해나질 않아요.
  [주르댕] 시끄럽다.
  [주부인] 아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주제에 춤은 무슨 춤에요?
  [니꼴] 그리고 칼쌈은 배워서 누굴 찌르려고 하시나요?
  [주르댕] 허,허 시끄럽다니까, 무식한것들이 뭘 안다고 그래.
  [주부인]  그렇게한가하시면 다  큰  딸아이 시집보낼  궁리나  하시구료. 이제
나이가 찰대로 다 찼는데.
  [주르댕] 그야  적당한 신랑감이  나타나면 당장이라도 보내야지.  그러나 높은
교양을 쌓는일도 결코 게을리할 수는 없지. 
  [니꼴]  마님  글쎄,  오늘은  나리께서  철학  박산지  뭔지 하는  분을  새로
부르셨다구요.
  [주르댕] 아,  그야 나의  지혜를갈고 닦아서  학식있는 사람들과  토론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지.
  [주부인] 아니, 그 나이에 학교에 나가서 종아리라도 맞으시겠어요.
  [주르댕] 기꺼이.  만인 앞에서 종아리를 맞는다  해도 배움을 얻기 위해서라면
사양 않겠오.
  [니꼴] 종아리를 맞으시겠다구요?
  [주부인] 맞아도 실컷 맞아야지. 그럼 좀 정신을 차릴까?
  [주르댕] 그대들  두 사람의무식하기  짝이 없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 답답하군
그래 당신은 지금 당신이 하고있는 말이 무엇인지나 아오?
  [주부인] 왜볼라요. 제 말  한마디 한마디는 다옳은 소리인즉 이제 단신도 제발
좀 철이들어야 한다는 거죠.
  [페이지] 029
  [쥬르댕] 그런 소리가 아니요. 당신이 하는말이 어떤 말인가 하는거요.
  [쥬부인] 어떤 말이긴요, 똑똑한 말이죠.
  [쥬르댕] 아하, 그게  아니라니까, 내가 지금 당신에게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느냐는 거요?
  [쥬부인] 그야밥통같은 소리죠.
  [쥬르댕] 이런 세상에. 그게  아니라 지금 당신이나 나나 하고 있는 말의종류가
뭐냔 말요?
  [쥬부인] 무슨 허튼 소리를 하시려는 거요?
  [쥬르댕] 그걸 뭐라고 하는지아오?
  [쥬부인] 글쎄요.
  [쥬르댕] 바로 산문이오, 산문, 알겠오? 이 무식한 여편네야.
  [쥬부인] 산문이라구요?
  [쥬르댕] 산문,  이제 알겠오?  모든 산문은  운문이 아니며 운문이  아닌 것은
모두 산문이란 말요,  하, 이게 다 배움의  효과란거야, 알겠오? (니꼴에게) 그래
너는우 라고 할때 어떻게 하는줄 아느냐?
  [니꼴] 뭐라구요?
  [쥬르댕] 네가 우 라고 할때 어떻게 하느냔 말이다.
  [니꼴] 뭘요?
  [쥬르댕] 이런 답답하긴, 어디 우 해봐라,
  [니꼴] 우--
  [쥬르댕] 그래 지름 넌 뭘하고있니?
  [페이지] 030
  [니꼴] 우--라고 하죠.
  [쥬르댕] 그러니까 우 소리를 낼 때 네가 어떻게 하느냔 말이다.
  [니꼴] 어떻게 하긴요, 나리께서 시키시는대로 하지요.
  [쥬르댕]  이런   천치같은  것하고얘길   하려니  답답하군.  넌   우  소리를
낼때그소리를 내기  위해서 입술을 밖으로 내밀고,  아래 위턱을 가까이 가져간단
말이다. 우- 이렇게 말이다. 우- 알겠니?
  [니꼴] 우- 아, 네 그런데요.
  [쥬부인] 놀랍군요.
  [쥬르댕]  그러나  오-  라고  할때는  또  달라진다.  다, 다소리를  낼  때와
라,라,라,라,라 할때는 또 알라지구 말야,
  [쥬부인] 그래, 지금 무슨 수작을 하시는 거요?
  [니꼴] 그런것들을 알아서 어디에쓰시나요? 
  [쥬르댕] 그대들 무식항 여자들을 보니 한심스럽소.
  [쥬부인]  한심스러운건  바로   당신에요.  소위  귀족이란  작자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부터 당신 머리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쥬르댕] 쌍것들하고 휩쓸려다니는 것보다야 백백나은 일이지.
  [쥬부인] 도대체  당신 신분이  그 사람들과  어울리기나 하오,  어디서 귀족도
골르고 골라서  못된 것들  하고나 사귀니,  그래그 도랑또인가  또랑물인가 하는
사람과 교제해서 얻은 이득이 뭔가요?
  [쥬르댕] 시끄럽소, 당신은 그  분이 어떤 분인지나 알고있오? 그분으로 말하면
궁전에무시로  출입하며 지금  내가 당신과  알하듯이 국왕폐하와  대화를 하지는
분이오,
  [페이지] 031
그런분이 누추한 우리집을 찾아주신 다는사실만 해도 우리 가문의 영광이 아니오,
더구나나를 둘도 없는 친구로서 대해주시니 오히려 내가 송구스러울 지경이오.
  [쥬부인] 그 양반이 설사  당신에게 친절을 배푼다 칩시다. 그렇치만 그 댓가로
당신에게 아무때나 돈을 꾸어가지 않아요?
  [쥬르댕] 그분은 영가 내게서  돈을 꾸어가시는 것 역시 내겐 영광스런 일이오,
그리고 그 돈은 갚는다는 조건으로 꾸어가는 것이지 그저 주는 것이오?
  [쥬부인] 그럼 안갚겠다고 하면서 돈 꾸어가는 사람 보셨어요?
  [쥬르댕] 그분은 명예와 지위를 걸고 약속하신거요.
  [쥬부인]  그이는 단지 당신을 이용하고 있는 거예요?
  [쥬르댕] 닥쳐요, 그분이 오시는데
  [쥬부인] 또 돈이 떨어진 모양이죠, 그양반 꼴만봐도 밥맛이 떨어져요.
  [쥬르댕] 시끄럽소.
  (도랑뜨 등장)
  [도랑뜨] 오 나의 친구시여, 안녕하시오?
  [쥬르댕] 뵙게되서 반갑습니다.
  [도랑뜨] 오, 쥬르댕부인께서도 계시군요. 안녕 하십니까?
  [쥬부인] 그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도랑뜨] 아, 쥬르댕씨, 옷차림이 대단히 우아하십니다.
  [쥬르댕] 아, 뭘요,
  [도랑뜨] 아마 궁정을 통털어서 쥬르댕씨만한 멋쟁이도 찾아보기 힘들겁니다.
  [페이지] 032
  [쥬르댕] 원 그럴리가.
  [쥬부인] (방백) 가려운데를 긁어주는군,
  [도랑뜨] 돌아서 보십시오, 아주 훌륭합니다.
  [쥬부인] (방백) 앞이나 뒤나 꼴불견은 매일반이지.
  [도랑뜨]  그동안 몹씨  그대를  만나고 싶었답니다.  오늘도  실은 국왕폐하와
담소를 나누다가 쥬르댕씨 얘기가 나왔읍니다 만,
  [쥬르댕] 대단한 영광이업니다. 국왕폐하께 제 발씀을 하셨다니 (부인을 향해)
  [도랑뜨]  당연하죠, 우린  흉금을 터놓은  친구사인만큼, 게다가  나는 대에게
빚까지 지고 있지 않소,
  [쥬부인] (방백) 알긴 용케 알았군,
  [도랑뜨]  그대는 내게  수차에  걸쳐  친절히도 차용을  해  주었죠, 항상깊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오,
  [쥬르댕] 원, 농담도,
  [도랑뜨] 물론 차용금은 반드시  돌려드릴 것이며 감사란 마음은 영원히 간직할
것입니다.
  [쥬르댕]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도랑뜨]  그간의  부채는모두  청산해  드리겠읍니다.  그래서 오늘은  회계를
알아보기 위해서 방문한거요.
  [쥬르댕] (부인에게) 들었오?
  [도랑뜨] 그리고 부채는 가능한한 속히 갚아드릴 생각입니다.
  [쥬르댕] (부인에게) 내가 뭐랬오!
  [도랑뜨] 그간의부채가 얼마나 되는지알아봅시다.
  [페이지] 033
  [쥬르댕] (부인에게) 당치도 않은 의심을 하다니
  [도랑뜨] 내게 차용해주신 금액이 얼마인지 모두 기억하십니까?
  [쥬르댕] 네, 여기 적어둔 것이 있읍니다. 처음에 이백프랑을 빌려드렸죠.
  [도랑뜨] 맞습니다.
  [쥬르댕] 그다음에 백 이십프랑을 드렵구요,
  [도랑뜨] 옳습니다.
  [쥬르댕] 그다음으로 가서 백사십프랑을 드렸구요,
  [도랑뜨] 틀림없읍니다.
  [쥬르댕] 그것을 모두 합치면 사백육십 프랑이 되는군요.
  [도랑뜨] 정확한 계산이오,
  [쥬르댕] 그리고 백박어른의 모피상에게 일천팔백삼십이프랑을 지불히드렸으며
  [도랑뜨] 맞습니다.
  [쥬르댕] 이천칠백팔십프랑은 재단사에게,
  [도랑뜨] 옳습니다.
  [쥬르댕] 사천삼백칠십구프랑은 후작어른의 단골 요리집에 드렸으며
  [도랑뜨] 틀림없읍니다.
  [쥬르댕] 일천칠백사십팔프랑은 마구상에 지불했읍니다.
  [도랑뜨] 정확한 계산이오, 그래서 모두 얼마가 되나요?
  [쥬르댕] 총계는 만오천팔백프랑이 되겠읍니다.
  [페이지] 034
  [도랑뜨] 내계산과 한푼도  틀리지 않습니다. 만오천팔백프랑이라, 그러면 이제
이천이백프랑을  더 꾸어주시면  총액은 정확하게  만팔천프랑이  되겠군요. 빠른
시일내에 전액을갚아드리도록 하지요. 어떻습니까?
  [쥬부인] (쥬르댕에게) 제가 뭐랬어요.
  [쥬르댕] 닥쳐요!
  [도랑뜨] 물론 여의치 않으시면 안꾸어주셔도 상관없읍니다.
  [쥬르댕] 원, 천만에요.
  [쥬부인] (쥬르댕에게) 당치도 않은 의심이라구요?
  [쥬르댕] (부인에게) 닥치라니까.
  [도랑뜨]  다른   사람에게서도  충분히  차용할  수   있지만  절친한  친구를
외면한다는것은 울정을 저버리는 것 같아서 부탁 드리는 것입니다.
  [페이지] 035
  [쥬르댕]    저로서는과분한   영광일    뿐입니다.   곧    말씀하신   금액을
가져로겠읍니다.
  [쥬부인] (쥬르댕에게) 아니, 정말 꿔줄 작정이세요?
  [쥬르댕] (부인에게) 아니, 그럼 나더러 우정을 저버리란 말이오?
  [쥬부인] 마음대로 하시구료, 딱한 양반아!
  (쥬르댕, 퇴장)
  [도랑뜨] 쥬르댕 부인, 안색이 좋치 않으신데 혹 무슨 걱정이라고 있으신가요?
  [쥬부인] 제가무엇을 걱정하는지도 아실텐데요.
  [도랑뜨] 아,  천만에요. 그런데  댁의 매혹적인 따님은  어디있나요, 통보이질
않으니,
  [쥬부인] 저 있는데서 잘 있겠지요, 뭐,
  [도랑뜨]  아, 반가운  소식이군요, 언제  궁정무도회에 따님을  대동하고 한번
나오실 수 있도록 주선하겠읍니다.
  [쥬부인] 너무나 황송해서 사양하겠읍니다.
  [도랑뜨] 부인께선 젊은 시절에뛰어나게 아름다우셨으라고 생각됩니다만,
  [쥬부인] 아니, 그럼 지금은 늙은 쭉쨍이가 되어버렸단 말씀인가요?
  [도랑뜨] 원  천만에요, 부인의 아름다움은 지금도  여전하십니다. 아마 따님과
함께  길을 가신다면  어느쪽이 어머니인지  구별해  내는데 많은  사람들이 심한
어려움을 겪으리라고
  [페이지] 036
  (쥬르댕 등장)
  [쥬르댕] 여기 말씀하신이백프랑을 가져왔읍니다.
  [도랑뜨] 정말감사합니다.  귀공의 호의는영원히  잊지 못할것입니다.  아, 참,
(쥬르댕에게  방백)  전에 얘기한  후작부인께서  오늘  오후에  댁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답니다.
  [쥬르댕] (도랑뜨에게) 우리 저쪽으로 가서말씀하실까요?
  [도랑뜨]  그리고  귀공이  나를  통해  후작부인께  선사한  다이아몬드  반지
말씀인데요, 그 부인께서 한사코 사양하는 것을 마침내 받으시도록 했답니다.
  [쥬르댕] 아, 후작부인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도랑뜨] 감탄해 마지 않더군요, 그 선물의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봅니다.
  [쥬르댕] 오, 드디어!
  [쥬부인] (니꼴에게) 저 엉터리  백작인가 하는 작자가 나타나기만 하면 저렇게
사죽을 못쓴다니까,
  [도랑뜨]   물론   귀공이   부인을   마음속으로   얼마나흠모하고   있는가도
설명해드렸읍니다.
  [쥬르댕]  정말 이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군요. 저보다신분이높으신
어른에게서 이런 과분한 친절을 베풀어 주시다니,
  [도랑뜨] 친구사이에 무슨 신분의 고하가 있겠오.
  [쥬부인] 저 꼴보기 싫은작자가 도대체 무슨 수작을 벌이는 걸까?
  [도랑뜨] 친구를 위해서 봉사라는기쁨에 비길것이 무엇이오? 귀공이 후작부인을
열열히 사모한다는 말을 들었을때 어찌 친구로써가만있을 수 있<<0>>
  [페이지] 037
  [쥬르댕] 오, 너무나 황송 합니다.
  [니꼴] 늘어붙어서 갈 생각을 안하는데요.
  [쥬무인] 찰거머리같은 작자 같으니,
  [또랑뜨] 그  후작부인도 귀공의  호의에 감동 받은것  같더군됴. 여자의마음을
사로잡는데도 무엇보다  돈의 힘을  따를 것이없읍니다. 귀공이  매일아침 값비싼
꽃다발을  보내고  세레나데를 지어  바치고  화려한  야회복을  선물하고 마침내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사했을 때 그 부인은 결정적으로 감동 받았을 것입니다.    
  [쥬르댕] 그 부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아끼지 않겠읍니다.
부인의 사랑을 얻는영광을 위해서하면 목숨까지도 바치겠읍니다.
  [쥬부인] 아무래도 일이 심상치않은 걸 네가 슬쩍 닥아가서 엿듣고 오너라,
  [도랑뜨] 이제  조금 있으면 부인의 이리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동안 간직했던
사모의정을 마음껏 풀어보십시오.
  [쥬르댕] 이미  그럴줄 알고집사람을 처가에  보내기로 했읍니다. 밤늦게까지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도랑뜨]   매우    사려깊은   처사입니다.    부인이란때때로   거추장스러운
존재거든요.-
  [쥬르댕] (니꼴이  엿듣는것을 알고 뺨을 때린다)  뭘하고 있는거냐, 앙큼한것,
우리 밖으로 나가실까요?
  (도랑뜨와 함께 퇴장)
  [페이지] 038
  [쥬부인] 오, 니꼴?
  [니꼴] 마님, 눈앞에 별들이 왔다갔다 해요. 세상에 공짜란 없나봐요.
  [쥬부인] 그래, 뭐라더냐?
  [니꼴] 뭔지는날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뭔가 있기는 있는것 같아요.
  [쥬부인]  나도  전에부터  수상한  낌새를챘다.  틀림없이  어떤 여자에  관한
얘기인것  가은데 그게  누군지  기필코  알아내야지. 그러나  지금은  그 보다도
내딸의  결혼문제가 더  급박하구나.  너도 알다시피  끌레옹뜨와  서로 사랑하는
사인가 본데 내보기에 그 청년이라면 사윗간으로는흠잡을 데가 없을 것 가구나,
  [니꼴] 마님께서그렇게 생각하신다니 너무 기뻐요. 실은 저 역시 끌레옹뜨 님의
하인인    코비엘르와     사랑하는사이랍니다.    그래서    뤼씰르    아가씨와
끌레옹뜨님의결혼이 성사되느냐 아니냐에 저희들의 운명도달렸답니다.
  [쥬부인]  그렇다면 더욱  잘 됫구나,  지금 곧  가서 끌레옹뜨를  불러 오너라
내가먼저 만나본 뒤에함께 나리에게 허락을얻도록 해야겠다.
  [니꼴] 그렇게하겠읍니다. 제 평생에 가장 즐거운 심부름이에요. (쥬부인 퇴장)
오, 우리  아가씨가 이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끌레옹뜨와 코비엘르
등장)  아니, 마침  저기들 오시네  어서 오세요.  지금 막  기쁜 소식을전하려던
참이에요.
  [페이지] 039
  [끌레옹뜨] 저리 비키거라! 간사란말로서 나를 현혹하려 들지말아라.
  [니꼴]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끌레옹뜨]  비키라니까,  그리고  지금  곧  네를  아가씨한테가서 다시는  이
끌레옹뜨를 조롱하지 말라고 일러라.
  [니꼴]  도대체 갑자기  왠일  이죠?  이봐요, 코비엘르,  어떻게  된 심판이지
얘기좀 해줘요.
  [코비엘르] 썩  꺼지라니까, 앞으로  내 이름은  부르지도 마, 내  앞에서 제발
사라져!
  [니꼴] 아니, 너까지도!
  [코비엘르] 내게 말도 붙이지 말란 말야.
  [니꼴]  ((방백)  젠장! 무슨  영문이지  모르겠군.  왜들  갑자기 토라졌을까,
어서가서 아가씨한테 이 기막힌 사정을 얘기할 밖에.
  (퇴장)
  [끌레옹뜨] 사랑하는 애인에게 이런 대접을 하다니 참을 수가 없어!
  [코비엘르] 도대체 우릴 뭘로알고서!
  [끌레옹뜨] 난 내  마음을 몽땅 바쳐서 사랑했건만  이 세상에서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은  그 여자뿐이었어. 나의  꿈과 희망과 생각을  모두 바쳤던 사람에게서
돌려받는 것이  고작이것이란 말인가!  하루만 보지  못해도 천년이  지난것 같고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하면 심장이 얼어붙을 것 같던 그여자, 그런데 나를보는순간
마치 딴사람처럼 매몰차게돌아서 가버리다니.
  [페이지] 040
  [코비엘르] 저 역시,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끌레옹뜨]  코비엘르, 그래  세상에서 뤼쎌르처럼  표리부동한  여자를 본적이
있니?
  [코비엘르] 그 고약한 니꼴을 빼고는 단연코 없읍니다.
  [끌레옹뜨]  그 많은  고통과 한숨과  맹세끝에  고작 돌아오는  것은 배신밖에
없다니!
  [코비엘르] 고된 부억일을 숱하게 거들어줬건만 고작 이따위 대접을 받다니!
  [끌레옹뜨] 그 여자의무릎아래뿌린 나의눈물에대한 보답이 이것이란 말야?
  [코비엘르] 허리가 부러지도록 우물물을 길어줬건만 보답이 겨우 이거라니
  [끌레옹뜨]  입술이 달토록  그 여자의  아름다움을 찬미한  댓가가 이것뿐이란
거야?
  [코비엘르] 눈이 뱁도록 아궁이에 불을 때준 수고의 값이 이정도라니!
  [끌레옹뜨] 코비엘르, 난  이순간부터 내 머리속에서 뤼씰르라는 이름을 깨끗이
지워버리겠어.
  [코비엘르] 저 역시 다시는 니꼴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겠읍니다.
  [끌레옹뜨] 하늘에 맹세코 두번다시 뤼씰르를 거들떠 보지도 않을거야.
  [코비엘르] 저 역시 앞으로는 니꼴이 있는쪽은 쳐다보지도 않겠읍니다.
  [끌레옹뜨] 비겁한 사랑의 배신다!
  [코비엘르] 더럽고 치사한 계집!
  [페이지] 041
  [끌레옹뜨]   그    도랑또인가   하는엉터리    백작인지   뭔지하는   녀석이
그집엘뻔질나게   드나들더니분명  그   늙은이에게  홀린거야.   여자란  천성이
변덕쟁이니까  그   작자의  허울좋은  신분과  지위에   이끌려  진실한  사랑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  틀림없어.  그렇다면 나만  일방적으로  걸어채일 수는
없지, 내편에서도  똑같이 상대를  헐뜯을 수 있는  구실을 찾아  내서 더 아프게
걷어차 주겠어.
  [코비엘르] 저 역시 똑같은 심정입니다.
  [끌레옹뜨]  코비엘르,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  여자에대한  사랑의 여운을
말끔히몰아낼 수  있는 결점들을 말해주겠니? 그여자의  나쁜 점을 샅샅이 들춰서
말해다오?
  [코비엘르] 뤼씰르 아가씨요? 첫째 그 아가씨는 잘난척 하고 뽐내지만 주인님의
사랑을 받을 값어치조차 없는 여자입니다. 그저평범하기 짝이 없는 길거리의 흔한
여자에요. 첫째 그 아가씨의 눈은 볼품없이 황소처럼 크기만한걸요.
  [끌레옹뜨] 그래,  맞아 눈이 너무커.  물론, 그 눈빛이  맑고 시원하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는 매력은 있지만------
  [코비엘르] 뿐인가요. 입은 메기 입처럼 길쭉하고 튀어나왔는걸요.
  [끌레옹뜨] 그런것  같애. 허지만 그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는 불길깥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거든------.
  [페이지] 042
  [코비엘르] 그리고 그 체격은, 그게 어디체격입니까? 통나무죠.
  [끌레옹뜨] 그렇지만 그렇게부드럽고 연약한 통나무가 어디 있단 말이냐?
  [코비엘르]   그리고   버릇없는   말투와   제멋대로   구는  행동은   얼마나
꼴불견입니까?
  [끌레옹뜨] 그러나 동시에 그 말씨는 그렇게 우아할 수가 없으며 그 자유분망한
것 같은 행동의 밑바탕에는 위엄과 가품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아야지.
  [코비엘르] 게다가 그 아가씨의 걸음걸이는,
  [끌레옹뜨] 마치 천사가 구름 위를 걷는 것과 같지.
  [코비엘르]  항상 찌푸린  낮에  하루종일 말  한마디조<<0>>  <<차>> 안할때가
많지요. 마치 늙은 부엉이처럼 말에요.
  [끌레옹뜨] 아니,  그럼 너는  하루종일 쉴새없이 떠벌이는  수다쟁이가 좋다는
거냐?  대수롭지도 않은  일에도 킬킬대고좋아하는  경박스런  여자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지.
  [코비엘르] 아니,  주인님. 그 아가씨가 그렇게  마음에드시면 어떻게 미워하실
수가있어요?
  [끌레옹뜨] 내가  사랑했던 것만큼  미워할 생각이다.  나의 영혼을  다 바쳐서
사랑했던 것만큼 뤼씰르에 대한 나의 중오와 저주 또한, 아, 저기들 나타났다.
  (뤼씰르, 니꼴 등장)
  [니꼴] (뤼씰르에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뤼씰르] 니꼴, 틀림없이 아까 내가 얘기한 그일 때문일꺼야.
  [페이지] 043
  [끌레옹뜨] (코비엘르에게) 난 한마디도 말하지 않겠어.
  [코비엘르] 저두요.
  [뤼씰르] 오, 끌레옹뜨, 무슨 일에요?
  [니꼴] 코비엘르, 어떻게 된 거야?
  [뤼씰르] 왜 화가 나셨죠?
  [니꼴] 뭣땜에 실쭉했어?
  [뤼씰르] 끌레옹뜨, 갑자기 귀먹어리가 됫나요?
  [니꼴] 코비엘르, 고양이가 혓바닥을 물어갔어?
  [끌레옹뜨] 저렇게뻔뻔스러울 수가 있담.
  [코비엘르] 시치미를 떼도 유분수지.
  [뤼씰르] 오늘 아침에 길에서 만난 일 때문이에요?
  [끌레옹뜨] 하! 그래도 제 잘못은 아는 모양이지.
  [니꼴] 말없이 지나친 것 때문에 삐쳤어?
  [코비엘르] 찔리는데가 있긴 있었던 모양이군.
  [뤼씰르] 말해봐요. 그일 때문에 화가난거에요?
  [끌레옹뜨]  꼭   말해야  한다면   그렇소.  그리구   내  말을   잘  들어요.
사랑하는사람에게서 그런  모욕을 당하고  참을 수는  없오. 당신이  나를 배신할
생각이라면 그전에내가  먼저 당신에게서  떠나버리겠다는 거요. 물론  내 사랑을
억누른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난 기필코 내 감정을 이겨내 말거요.
  [코비엘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뤼씰르] 끌레옹뜨, 아무것도 아닌일을  가지고 무슨 말씀에요. 오늘 아침에 왜
제가 당신 겉을 그냥 말없이 지나쳤는지 설명할께요.
  [페이지] 044
  [끌레옹뜨] 당신 설명은 한마디도 듣고싶지않소.
  [니꼴] 우리가 왜 급히 지나갔는지 그 이유를 내가 말해줄께.
  [코비엘르] 난 듣지 않겠어,
  [뤼씰르] 이봐요, 오늘 아침에 글쎄
  [끌레옹뜨] 안 듣겠다니까.
  [니꼴] 사실은 말야,
  [코비엘르] 시끄러!
  [뤼씰르] 제발 들어봐요.
  [끌레옹뜨] 소용 없오
  [니꼴] 어서 들어봐   
  [코비엘르] 그만둬,
  [귀씰르] 끌레옹뜨!
  [니꼴] 코비엘르!
  [뤼씰르] 제발!
  [니꼴] 어서!
  [뤼씰르] 내 말좀 들어볼래요!
  [끌레옹뜨] 아니,
  [니꼴] 날 좀 보라니까!
  [코비엘르] 싫어.
  [뤼씰르] 꼭 두 마디만 할께요.
  [끌레옹뜨] 다 끈았다니까.
  [니꼴] 한마디만.
  [코비엘르] 끝!
  [뤼씰르] 그럼, 좋아요, 내말을 정 안들으시겠다면 그만 두세요,
  [페이지] 045
  [니꼴] 정 듣기싫으면 마음대로 해.
  [끌레옹뜨] 굳이 설명을하겠다면 좋아요, 들어주겠오.
  [뤼씰르] 이제 말하기 싫어졌어요.
  [코비엘르] 설명하고 싶으면 어서해봐.
  [니꼴] 아니, 생각이 달라졌어,
  [끌레옹뜨] 어서 말해요.
  [뤼씰르] 그럴 생각이 없어요.
  [코비엘르] 말해보라니까.
  [니꼴] 하고 지지 않다니까.
  [끌레옹뜨] 뤼씰르, 제발,
  [뤼씰르] 싫어요.
  [코비엘르] 자, 그러지 말구,
  [니꼴] 싫단말야.
  [끌레옹드] 내 진심으로 호소하겠오.
  [뤼씰르] 날 내버려 둬요.
  [코비엘르] 내 이렇게 빌께.
  [니꼴] 시끄럽다니까!
  [끌레옹뜨] 뤼씰르!
  [코비엘르] 니꼴!
  [끌레옹뜨] 제발!
  [코비엘르] 어서!
  [끌레옹뜨] 정말 말 안하겠오?
  [뤼씰르] 안해요.
  [코비엘르] 어서 말해봐!
  [니꼴] 싫어!
  [끌레옹뜨] 뤼씰르, 제발 내 마음속의 의혹을 풀어주오.
  [페이지] 046
  [뤼씰르] 그러고 싶지않은데요.
  [코비엘르] 내 가슴의 상처를 씻어줄 수 없겠어.
  [니꼴] 내가 왜!
  [끌레옹뜨] 정  그렇다면 할수없지,  당신이 정녕  나의 고통을  덜어줄 생각이
없다면 난 이길로 여길 떠나서 슬픔과 사랑을 깊이간직한채 저승으로 가버리겠오.
  [코비엘르] 저도 뒤를 따르겠읍니다.
  (두사람 나가려 한다.)
  [뤼씰르] 끌레옹뜨!
  [니꼴] 코비엘르!
  [끌레옹뜨] 무슨 일이오?
  [코비엘르] 왜 불러?
  [뤼씰르] 어딜 가시는 거예요?
  [끌레옹뜨] 방금말한 곳으로 갈거요.
  [코비엘르] 우리는죽으러 가는거야.
  [뤼씰르] 정말 죽으러 가는 거에요?
  [끌레엉뜨] 당신이 그걸 원하니까
  [뤼씰르] 내가 그걸 원했다구요?
  [끌레옹뜨] 그럼  내 마음속의 의혹을  간직한 채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오?
  [뤼씰르] 그게내잘못이에요?  당신이 내  설명을 귀담아 들었다면  오늘 아침에
당신을  만났을   때  말없이  지나친  것은고모님이   엎에  계셨기  때문이란걸
아셨을거에요.    우리   고모님은    남자와   눈길만    마주쳐도   죄악이라고
생각하시는분이라서 부득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어요.
  [페이지] 048
  [끌레옹뜨]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질문을 받으면  한참  머뭇거길 것입니다.
말이야손쉽게 꾸며낼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저는말서리지 않겠읍니다. 제가
생각하건데   무릇  사람은하느님이   그에게부여한   신분과   지위를  부끄럽게
생각해서는  안되며남의  지위를  가장하는행동은  가장  비겁한 짓입니다.  저로
말하면  부끄럽지   않은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육년동안   조국을  위해  군문에
봉사했으며  한 가정을  꾸려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느귀족이 아닙니다.
  [쥬르댕] 그렇다면 깨끗이 단념하고 돌아가시오?
  [끌레옹뜨] 네?
  [쥬르댕] 그대가 귀족이 아니라면 내 딸을 줄 수가 없오?
  [쥬부인] (주르댕에게) 귀족이면  어떻고 귀족이 아니면 어떻다는 거죠? 우리는
뭐 천국에서 하강한 사람들인가요?
  [쥬르댕] 시끄럽소, 당신 속셈은다 알고있오.
  [쥬부인] 우리들의조상도지극히 평범한 평민계급이었다는걸 모르세요?
  [쥬르댕] 닥치라니까.
  [쥬부인] 그리고 당신 부친만 해도 우리 아버님처럼한갓 상이이었잖아요.
  [페이지] 049
  [쥬르댕]  여자가 뭘  안다고나서는  거요. 당신  아버님이  상인이었다면 그건
내알바가 아니오,  그러나 우리아버님은 단순한 상인은  아니오, 어쨌든 내사위가
될 사람은귀족이어야만 해,
  [쥬부인] 당신  딸에게 필요한 것은 귀족이  아니라 남편이에요. 빈털털이 귀족
나부랭이보다는 능력과  인품을 갖춘  남자래야 해요.  [니꼴] 네,  맞아요. 우리
마을에도 귀족이 한사람사는데 알거지에다가 바보천치랍니다.
  [쥬으댕] 닥쳐, 이옥새같은것아,  내게는 필요한만큼의 재산이 있어, 이제 내가
원하는 것은 가문의 명예란 말요, 나는 내딸을 후작부인으로 만들겠어.
  [쥬부인] 후작부인이라구요?
  [쥬르댕] 그렇소, 후작부인.
  [쥬부인] 하느님, 맙소사, 
  [쥬르댕] 내 결심은 확고부동하오.
  [쥬부인]  그렇치만  저는  결코  동의할  수  없어요. 우리보다  높은  신분의
사람들과는  어룰릴 수  없어요.  난  내사위가 처가를  럴뜯게되는것을  참을 수
없어요. 그리고 내손주들이나를 할머니라고 부르는 것을 꺼려하게 된는 것을 원치
않아요.  그리고  이웃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싶지도  않구요.  나는 내
딸애에게 헌신적인 신랑감을 원해요.
  [페이지] 050
그리고 내사위에게  아무때나 "여보게,  우리와 함께 저녁이나  먹고 가게." 이런
투로 말하고 싶어요.
  [쥬르댕]  그런 천박한  생각일랑  내앞에서  떠벌이지 마시오.  이제  더 이상
딴소리   마오.   누가뭐래도    내딸은   후작부인이   될거요.   만일   당신이
내성미를돋군다면 공작부인으로 만들테요.
  (쥬르댕 퇴장)
  [쥬부인]  끌레옹뜨, 실망하지말고  계속  용기를 내요,  뤼씰르,  나와함께 네
아버지한테 가서다른 사람과는결단코 결혼 할 수 없다고 얘기하자.
  (쥬르댕 부인, 뤼씰르, 니꼴 퇴장)
  [코비엘르] 공연히 정직한 채하시다가일만 그르쳤잖아요.
  [끌레옹뜨] 그럼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나는 다른 사람처럼 무책임한 거짓말을
꾸며대고 싶지는 않다.
  [코비엘르]  그것도  상대나름이죠,  저런  정신나간  영감한테 정직한게  어디
통합니까?  적당히   둘러대서  그   영감의  비위를  맞추어   주었다면  허락을
얻었을텐데,  그 영감의  잘못된  생각을  고쳐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결혼을
하시려는것아니에요.
  [끌레옹뜨] 그래,  네 말이  맞다. 그렇치만  귀족이 아니면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는것을 어떻게 알았겠니. 오!
  [페이지] 051
이일을  어떡한다지.  사랑하는남녀의  결합이  부모의  반대로 난관애  봉착하는
흔해빠진 연극의 소재가 나한테 닥칠 줄이야.
  [코비엘르]   누가   아니랍니까,  싸루려   연극에서나   볼수   있는  사건이
우리한테------ 가만, 연극------. 그렇치, 주인님, 좋은 생각이 있읍니다.
  [끌레옹뜨] 뭐라구
  [코비엘르] 제가 예전에 본 그렇고 그런 연극 속에서 바로 이런 경우에  써먹은
숫법이 하나 생각났는데요------. 하,하,하!
  [끌레옹뜨] 뭐가 그리우수우냐.
  [코비엘르] 너무나우수운  걸요. 하지만 이 영감은  틀림없이 속아줄거에요. 이
멋드러진   연극에필요한   의상과  도구도   마침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안성맞춤인걸요. 하,하,하!
  [끌레옹뜨] 도대체 그 속임수란게어떤 거냐?
  [코비엘르] 다  말씀드릴게요. 저기 영감이 다시  나타난 모양인데 우선 자리를
비키죠.
  (코비엘르, 끌레옹뜨, 퇴장, 쥬르댕등장)
  [쥬르댕] 아니,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우리집안에  지체높은 귀족 사위를
맞아드리자는   것이그렇게불만이란  거야.   내가  당장   귀족의신분으로  다시
태어날수만 있다면 내 손가락을 다 짤라준데도 불평하지
  [페이지] 052
않겠어, (자기 손을 보고) 다는뭐하고 한 두 개쯤이라면------.
  (하인등장)
  [하인] 나리님, 도랑뜨 백작나리와 어떤 귀부인께서 찾아오셨읍니다.
  [쥬르댕] 아니, 벌써,  안에준비가 다 되었는지 먼저 살펴봐야겠다. 들어오시면
내가 곧 나오겠다구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라고 일러라.
  [하인] 네,
  (쥬르댕 퇴장, 도랑뜨와도리멘느 등장) 
  [하인] 나리께서 곧 나오시겠다구 여기서 잠시 기다리고 계시랍니다.
  [도랑뜨] 알았다.
  (하고 퇴장)
  [도리멘드) 이봐요, 도랑뜨, 난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왜 한사코 이 댁을
방문해야 하다는 거죠?
  [도랑뜨] 허지만 도리멘느,  아무도 모르는 평민의 집에서 만나는것이 우리들의
믓회를 위해서 안전하다고 생각지 않소?
  [도리멘느] 그렇치만 난 당신과의 밀회를계속하는것 자체가 불안한 걸요. 난 될
수 있으면 당신을  만나는 것조차 피하려고 하지만  당신의 집요한 사랑의 공세에
이제  나 자신도  어쩔 바를  모르겠어요. 만날  때마다 제게  분에넘치는 값비싼
선물로 제 환심을 사서 어쩌시려는거예요.
  [페이지] 053
아름다운 옷과 세레나데에 아침마다 귀한 꽃을 한묶음씩 보내오고, 마침내 당신은
나를 결혼하는데 동의하도록 만들고 말거에요.
  [도랑뜨] 허지만  그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는것이라는것 잘 알지  않소, 게다가
당신은 미망인이니까 자유로운 몸이 아니오, 나 역시 독신자인데무슨 문제가 있단
말이오,  난당신을 내목숨보다도  더 사랑하오,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만들어 줄 수 없오?
  [도리멘느]  허지만  도랑뜨, 결혼이란  그렇게  말처럼단순한  것이 아니에요.
결혼을  한다는  일은비록 쉬울지  몰라도  행복한  부부가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에요.
  [도랑뜨] 당신은 한번 결혼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공연히 두려워하는것이오,
  [더리멘느]  어쨌든  전  당신의  성급한  구혼이  마음에 걸리는  걸요.  특히
나때문에 과도한 지출을하시는 것은  나빠요. 첫째, 당신의 선물이 제가 살데없는
부담을 안겨주는  데다가 둘째,  그런 선물을 마련하기위해서  당신께서 틀림없이
무리한 행동을 하실것이 걱정이구요.
  [도랑뜨] 그 선물이란  실상 대단치도 않은것들이오. 그리고------
  [도리멘느]  내말이  틀리지   않아요.  특히  어제  주신  다이아몬드  반지는
너무나------.
  [페이지] 054
  [도랑뜨] 제발,  그선물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마음에 비하면  아무 가치조차
없는것들이요. 아, 이댁 주인이 나오고 있오.
  (쥬르댕 등장, 괴상한인사를 한다.)
  [쥬르댕] (인사한다.)
  [도리멘느] 아, 지금월 하시는 거죠?
  [도랑뜨] 이댁주인께서는 최대의 예의를 갖추어 부인께 인사를 드리는것입니다.
  [쥬르댕] 부인,  이렇게저에게 만나뵈올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친절히도
베풀어주신  넓은 야량으로  말미암아 무한한  행운을 얻게되어삼가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며  보잘것  없는제가  감히  부인을  맞이함에  있어서------
있어서------.  추호라도  예의에  어그러지는  결례심이라도 있지않을까  두렵고
송구한 마음 금할 길이 없음을 감히------ 감히------.
  [도랑뜨]  자,  이젠  그만하면  훌륭합니다.  부인께서는  의예나  벌점에크게
구애받는  분이아니시며 이미  귀공의  높은 교양에  대해서는잘  알고 있읍니다.
(도리멘느에게 방백) 이 사람은 행동이좀 괴상하긴 하지만 매우 친절하답니다.
  [도리멘느] (도랑뜨에게 방백) 이미 알았어요.
  [도랑뜨] 부인, 이 사람은 저의가장 절친한 친구랍니다.
  [페이지] 055
  [쥬르댕] 과분한 말씀입니다.
  [도랑뜨] 당대의 재사이기도 하죠.
  [도리멘느] 아, 그렇담 존경할만한 분이군요.
  [쥬르댕] 아직은 그런 칭찬을 들을 만한 아무것고 한 일이 없읍니다.
  [도랑뜨] (쥬르댕에게  방백) 참,  그 다이아몬드  반지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마십시요.   
  [쥬르댕] (도랑뜨에게) 마음에드시는지도 여작보면 안될까요?
  [도랑뜨] (쥬르댕에게 방백) 절대 안됩니다. 그런 천박한 짓이에요. 그런것쯤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행동하셔야죠. (도리멘느에게) 부인, 여기쥬르댕씨가 부인을
이렇게 댁으로 모시게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하시는군요.
  [도리멘느] 오히려초대해 주신것을 감사히 생각해요.
  [쥬르댕]  (도랑뜨에게   방백)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백작어른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도랑뜨] (쥬르댕에게 방백) 이 부인은 모셔오느라고 팍 힘이들업읍니다.
  [쥬르댕] (도랑뜨에게 방백)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도랑뜨]   부인께서는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이라고   쥬르댕씨가
말씀하셨읍니다.
  [도리멘느] 오, 정말 너무 친절 하시군요.
  [쥬르댕] 부인, 오히려 부인께서친절을 베풀어 주시고 게싯니다.
  [페이지] 056
저는 일평생을  통하여 오늘과  같이 감껸적인  환희의 순간을 일찌기  경험한 바
없으며 오늘 이렇게 부인과 자리를 같이하게된 영광을 ------ 에, 영광을------.
  [도랑뜨] 저, 쥬르댕씨, 이데 그만 저녁 식사를 하는 게 어떨까요?
  [쥬르댕] 아, 네, 모든  준비가 다 되어있읍니다. 변변치 못하오나 만찬과 함께
악들도 대기시켜 두었읍니다. 그럼 이쪽으로 가실까요.
  [도리멘느] 고마워요.
  (모두, 퇴장, 암전)
  [페이지] 057
  [막] (제 4막)
  (쥬르댕, 도랑뜨, 도리멘느 등장)
  [도리멘느] 오, 정말 훌륭한 만찬이었어요.
  [쥬르댕] 지나친 칭찬의 말씀이십니다.
  [도리멘느] 아니에요, 정말 고마워요.
  (손을 내민다, 쥬르댕, 손에크쓰하며)
  [쥬르댕] 오, 정말 아름다운 손입니다.
  [도리멘느]   내  손은그저   평범한   손일  뿐이에요.   다만   손가락에  낀
다이아몬드반지가 돋보일 뿐이죠.
  [쥬르댕] 저는 미쳐  그것은 보지도 못했읍니다. 교양이 있는사람은 그런것에는
관심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도랑뜨] 물론, 옳은 말씀입니다.
  [쥬르댕] 그리고 그 반지보다 몇천배 더 아름다운 부인이 계신데 그까짓 반지가
눈에 뛰기나 합니까?
  [도리멘느] 정말 말솜씨도 대단히 훌륭하시네요.
  [도랑뜨]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쥬르댕씨는  뛰어난유머와  재치의
소유자랍니다.
  [쥬르댕] 지나친 칭천의 말씀입니다.
  (쥬르댕부인 등장)
  [쥬부인] 아하!  특별한 손님이  와 계시군요.  오늘 저녁 굳이  저를 친정으로
보내시려고 했던  숨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군요. 아랫층에서  요란한 잔치상까지
벌였더군요. 그래 힘들여모은재산을 고작 그런일에 탕진하시나요?
  [페이지] 058
  [도랑뜨] 쥬루댕부인,  뭔가 심한 착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  오늘 저녁 만찬의
비용은 본인의  부담으로 되어있읍니다.  주인께서는다만  장소를  빌려주시는 것
뿐이 올시다.
  [쥬르댕]  사리분별도 못하는아녀자가  뭘  안다고 나서는  거요.  오늘 저녁의
만찬은 여기게신 도랑뜨백작께서  베푸신 거란말요. 백작께서는 단지 내게 장소를
빌려드리고 합석할 수 있는 영광을 베풀어 주신 것 뿐이오.
  [쥬부인] 엉터리같은 수작일랑 집어취어요.내 준은 속일 수 없어요.
  [도랑뜨] 부인께서는새 안경을 절실히 필요로 하십니다.
  [쥬부인]  저는  새 안경같은  것은  필요없어요.  난  바보는  아니에요. 요즘
두분께서 무슨 꿍꿍이 모의를  하고 계시다는것을 이미 눈치 챘답니다. 제 남편의
어리석음을 이용하시는 것은  비열한 행동입니다. 그리고 부인께서도 남의 가정에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하여 스스로 부끄러워 하셔야 할 일이에요.
  [도리멘느]  도랑뜨,  도대체무슨 일이죠?  날  이런곳에  불러들여 참을수없는
모욕을 주다니 결단코 용서할 수 없어요.   
  [도랑뜨] 아, 부인, 아니 어디로 가십니까?
  (도리멘느 퇴장)
  [쥬르댕] 부인, 백작어른,  저를 대신해서 부인께 용서를 빌어주시기 마랍니다.
그리고 부디  다시 모셔와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도랑뜨,  퇴장) 이런 어리석은
여편네 같으니
  [페이지] 059
지체높은 귀족들  앞에서 나를  모욕하다니, 그래  그 고귀한  분들을 우리집에서
쫓아내다시피 하지 않았오.
  [쥬부인] 난 고귀한 신분따위는 관심조차 없답니다.
  [쥬르댕] 그래도  저기가 저질은 밥통같은 실수를  깨닫지 못한단말요. 내가 왜
당신의 코를 비틀어놓치 않는지모르겠군.
  [쥬부인]어디한번 마음대로  비틀어보시구료. 이세상 모든  여자들은 다 제편을
들어줄걸요. (퇴장)
  [쥬르댕] 하필  때맞춰 나타나다니.  내가 그동안 준비해들었던  가장 멋들어진
찬사를 막 하려던  참이었는데, 이게무슨 꼴이람, 제발  그 부인께서 이 일때문에
영영 마음이 돌아서지않기를 바랄 수 밖에,
  (코비엘르, 터키복장을 하고 등장)
  [코비엘르] 쥬르댕씨죠? 혹시 나를알아보실수 있겠오?
  [쥬르댕] 기억에 없는데요.
  [코비엘르] 그럴겁니다. 난 당신이 요만했을때 마지막 보았으니까요. (바닥에서
두자 정도를 가리키며)
  [쥬르댕] 나를 요?
  [코비엘르]  그렇소,   당신은  마을에서  가장   귀엽고  총명한  어린애였죠,
부인네들이 당신만 보면 안아주고 키쓰를 퍼붓곤 했답니다.
  [쥬르댕] 내게 키쓰를 했다구요?
  [코비엘르] 그렇소, 난 당신의 선친과는 각별한 사이었답니다.
  [쥬르댕] 내 아버님과요?
  [코비엘르] 그 분은 매우 기품있는 귀족이셨죠.
  [쥬르댕] 뭐라구요?
  [페이지] 060
  [코비엘르] 귀족치고도 그분만큼 뼈대있는 귀족도 드물지요.
  [쥬르댕] 우리 아버님께서요?
  [코비엘르] 그렇소,
  [쥬르댕] 저희 아버님을잘 아셨나요?
  [코비엘르] 아다 뿐이오.
  [쥬르댕] 그런데 제 아버님이 귀족이셨단 말씀인가요?
  [코비엘르] 물론이죠.
  [쥬르댕] 새상은 참 우습단 말에요!
  [코비엘르] 아니, 왜요?
  [쥬르댕] 글쎄, 사람들은  우리 아버님께서 하찮은 상인이었다고들하지 않아요.
워낙 제가 어려서 돌아가신 탓으로 저 역시 그런줄만하고있었답니다. 물론 그렇치
않으리라는 의혹은 항상품고 있었읍니다만
  [코비엘르]  그분이 상인이라뇨,  당치도않은소립니다.  다만  그분은 여러가지
상품들에대하여 관심이 많아서 그것들을  싼 값에 수집해서 시장에 내다 파는것을
생업으로 하셨지때문에 아마도 상인으로 오해를 받았는지는 모르죠.
  [쥬르댕] 오,  선생을 알게된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군요. 선생의 말씀을
근거로해서 우리 아버님이 귀족이었다는것을 사람들에게알려야겠군요.
  [코비엘르] 부디 그렇게하십시요.
  [쥬르댕] 너무나 친절하십니다.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오셨나요?
  [코비엘르] 나는 당신 아버님과 헤어진 뒤로 온 세계를 두루 돌아다녔답니다.
  [페이지] 061
  [쥬르댕] 온 세계를요? 
  [코비엘르] 그렇고
  [쥬르댕] 그렇다면 꽤 많은여행을 하셨겠읍니다.
  [코비엘르]  그렇죠,  난  방금  먼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그
여행에서 당신에게 아주 놀라운 소식을 하나 가져왔답니다.
  [쥬르댕] 그게무엇인가요?
  [코비엘르] 혹시당신은 터키의 황태자가이나라를 방문중이라는 것을아십니까?
  [쥬르댕] 제가요?금시초문인걸요.
  [코비엘르]  그래요?  그  터키의  황태자께서  이나라를 공식망문중인데  모든
사람들이  그를 보려고  벌떼처럼 아우성이랍니다.  나라에서는  그분에게 국빙의
예우를 갖춰서 영접하고 있지요.
  [쥬르댕] 그런가요? 전혀 몰랐는데요.
  [코비엘르]  그렇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분이  당신의 사위가  되길원하고
있읍니다.
  [쥬르댕] 내 사, 사, 사위라구요? 그터키의황태자가 말입니까?
  [코비엘르] 바로 그렇습니다. 내가  그분을 만났을때 이 얘기, 저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나한테 이렇게말하더군요.  "아키암 그록  솔레르 아우치  알라 무스타프
기델룸 아마나헴 바라히니  아우세르 카르불라쓰" 라구요. 번역을 하자면 "그대는
파리의 귀족인  쥬르댕이라는 사람의 딸인  아름다운 처녀를본적이 있으시오"라는
뜻입니다.
  [페이지] 062
  [쥬르댕] 그 터키의황태자가 그렇게말하던가요?
  [코비엘르] 그렇습니다.그래서 내  그 사람과는 각별한 관계이기 때문에 그분의
딸을 한번  본적이 있노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아! 마라바바  사헴!" 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난 그여자를 몹씨 사랑하고 있오" 라는 뜻이죠.
  [쥬르댕] "마라바바 사헴"이 터키말로  "난 그 여자를 몹씨 사랑하고 있오"라는
뜻인가요?
  [코비엘르] 그렇습니다.
  [쥬르댕]  아, 마라바바  사헴, 마라바바  사헴이  난 그여자를  몹씨 사랑하고
있다는뜻이라니 터키말은 매우 훌륭한데요, 제게 그런것을 다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코비엘르] 그 뿐인가요, 혹시 카카라카무센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쥬르댕] 카카라카 무센이라구요? 아뇨,
  [코비엘르] 나의 님이시여라는뜻이죠.
  [쥬르댕] 카카라카 무센이 나의  님이시여라구요?
  [코비엘르] 그렇습니다.
  [쥬르댕] 정말 훌륭하군요,  카카라카 무센이 나의 님이시여라니 누구 그런것을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겠읍니까?
  [코비엘르] 그래서 용건을 말씀드리자면 그 터키의 황태자께서는 당신 따님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드리고  결혼을  허락해주십사는  부탁을  나를통해전해달라는
것입니다.
  [페이지] 063
만일  결혼이  성사되면 장인되실분에게는  마땅히  신분에  어울리는높은 지위를
하사하겠다고 하십니다.
  [쥬르댕] 내게 높은 지위를 요?
  [코비엘르]   그렇습니다.   황태자께서는   당신에게터키의   최고의   작위인
마마무치를 내리시겠다고 하십니다.
  [쥬르댕] 마마무치,  마마무치, 아, 제게는 너무나  과분한 영광입니다. 그런데
그 분이 터키의 황태자라시면 요다음번 왕위에 오르시게되나요?
  [코비엘르]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지요. 아시겠지만 다만  터키는 이나라와는
풍습이  달라서 정식  왕비만해도 현재  네사람인 데다가  황태자의수효도 열분이
넘으니까 반드시 다음번 왕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요.
  [쥬르댕] 아,  그렇군요. 과연 터키는훌륭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제게주시는데
대하여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제가 그분을 찾아뵈야 하지 않을까요?
  [코비엘르] 그럴실 필요없읍니다. 곧 이리로 오시도록 되어 있으니까요.   
  [쥬르댕] 아니, 황태자께서 이리로 오신다구요?
  [코비엘르] 그렇습니다.  모든 예식 준비와 함께  당신에 대한 작위를 수여하는
의식의준비까지 갖추어 오실 것입니다.
  [쥬르댕] 그 분은성미가 매우 습하신 분인가보지요.
  [페이지] 064
  [코비엘르] 그보다는  당신따님을 너무 사랑한 너머지잠시도  기다릴 수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쥬르댕]   그런데  한가지   약간   곤란한  일이   있는데요.   제  딸아이는
천성적으로고집이여간  아니랍니다.  최근에  끌레옹뜨라고하는건달녀석의 꼬임에
넘어가서 다른남자와는 결단코 결혼할 수 없노라고 완강히 버티고 있답니다.
  [코비엘르] 그건  염려없읍니다. 따님이  황태자를 한번 만나보시면  곧 마음이
달라질  겁니다. 게다가  황태자께서는 우연히도  외모가  그 끌레옹뜨라는청년과
상당히 흡사한 데가 있어서 따님의마음도 쉽사리 움직일 겁니다. 방금 들어오다가
그 청년을 만났었죠. 아, 드디어 황태자께서 들어오시는군요.
  [끌레옹뜨] 암부사힘 오퀴 보라프, 죠르디나 살라말레키!
  [코비엘르]  (쥬르댕에게)  에, 쥬르댕씨,  당신의  마음  이  일년내내 장미의
꽃송이처럼 탐스럽게 피어있기를 기원합니다. 라는 뜻입니다.
  [쥬르댕] 이렇게 황태자님을 우럴어 뵙게 된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코비엘으] 카리가 캄보로 아우스틴 모라프!
  [끌레옹뜨] 하늘이 당신에게 사자의 용기와 뱀의 지혜를 내리소라는 뜻입니다.
  [끌레옹뜨] 하늘이 당신에게 사자의 용기와 뱀의 지혜를 내리소라는 뜻입니다.
  [쥬르댕]  황태자님의  친절에  무한히  감사드리며만수무상하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코비엘르] 오싸 비나멘 사록 바발리 오라카프 아우람!
  [끌레옹뜨] 벨멘
  [페이지] 065
  [코비엘르] 지금  밖으로 나가셔서준비한 의식에 따라  작위를 받으시고 이어서
따님과의 성대한  결혼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라는
뜻입니다.
  [쥬르댕] 단 두마디로 그렇게 많은 말씀을 하셨단 말인가요?
  [코비엘르] 터키말은  원래그렇습니다. 짧은 단어 몇마디로  많은 말을 하지요.
자, 이제 어서 밖으로 나가시죠.
  (쥬르댕, 끌레옹뜨 퇴장)
  [코비엘르]  성공이다,  성공이야!  어리석은  영감같으니  (두건을  벗어들고)
하,하,하, - 하,하!
  (도랑뜨, 도리멘느 등장)
  [도리멘느]  내말을  들어셔야   해요.  우리들의신성한  결혼을  위해서도  그
사람에게 받은것은 모두 돌려주어야 해요.
  [도랑뜨] 알겠오, 허지만 다이아몬드  반지는 그가 당신께 선물한 것이 아니오?
(코비엘르의 괴상한 차림을 발견하고) 아니, 너는 끌레옹뜨인가하는 청년의하인이
아니냐, 이곳에서 그런 괴상한 차림을 하고 무엇을 하느냐?
  [코비엘르] 저보다도  백작나리야말로 이댁의  나어린 따님을  유혹하기 위해서
하루가 멀다고 출입하시는데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도리멘느] 도랑뜨, 이게무슨 얘기죠?
  [도랑뜨]  이런  천치같은  녀석,  이  녀석은  정신이  나갔음에틀림없오,  저
옷차림을보구료. 이녀석야 나는 여기계신 후작부인과 결혼하기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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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비엘르] 아니, 그게 정말이세요? 전 그런줄도 모르고.
  [도랑뜨]  밥통같은  녀석!  그런데  네놈은그런  이상한 타키복장을  하고무슨
엉터리 수작을 꾸미려는거냐
  [코비엘르] 저, 실은 나리,  다름 아니오라제 주인께서는 이댁의 따님인 뤼씰르
아가씨와  갚이 사랑하는  사이온데그 아버님이  귀족이  아니면 사위를  삼을 수
없다고 우기는통에부득이 터키의 황태자로 꾸며서 결혼을 성사시키려는 중입니다.
나리께서   이미   눈치채셨으니까   실토하거니와부디   두   젊은이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도랑뜨] 음, 이제야 알겠구나
  [도리멘느]  도랑뜨,.  아주  재미있는  연극이로군요.  그런 일이라면  기꺼이
도와주도록해요.
  [도랑뜨]  당신 생각이  그렇다면  도와주기로 합시다.  나는  염려말고 돌아가
있거라.
  [코비엘르] 정말 감사합니다.
  (코비엘르퇴장)
  [도리멘느]  도랑뜨,  마침 잘  됫군요.  만일  두사람이  결혼하게  된다면 이
다이아몬드반지는 두사람의 결헌선물을 구실로 해서 돌려주면 되겠어요.
  [도랑뜨] 그것참 좋은 생각이요. 그렇다면 내 체면도 지킬 수 있겠고.
  [도리멘느] 그렇게 체면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이그런 행동은 어떻게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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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랑뜨] 그 모두가 당신의 사랑을 얻기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모르겠단 말이오?
  [도리멘느] 제가 당신과의 결혼에 동의한것은 당신의 선심공세때문은 아니에요.
그대로 두면  당신은 마침내 파산을  하고 말것 같아서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어요. 그  동안 쥬르댕씨에게진  빛을 다  갚고나면 내가  모아두었던 재산도
크게 축이나게되니 앞으로는 내가 당신의 아내로서 철저히 감시해야겠어요.
  [도랑뜨]  아무래도   좋소.  당신이   내아내가  되어주겠다는   것만으로  난
이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게된 셈이니 그이상은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오. 오, 저기 쥬르댕씨가 나타났군.
  (쥬르댕 등장)
  [도랑뜨]  오,  쥬르댕선생,  방금  귀공께서  터키의  높은  작위를  받으셨고
따님께서 터키황태자와 결혼하시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읍니다.
  [쥬르댕]  아,  도랑뜨 백작,  그대에게  사자의  지혜와  뱀의용기가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도리멘느]  저   역시  선생께서  높은  지위를   얻게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쥬르댕]  부인,  부인의   마음이  일년내내장미꽃송이처럼  활짝  피어있기를
진심으로 빌어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부인을 이렇게  다시 우럴어 뵙게 된것을
무한히   기쁘게  생각하며   지난번  제   집사람의  무례한   실수를  너그러히
용서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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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멘느] 아니,  괜찮아요. 선생같이 훌륭한분을 남편으로  둔 아내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랑뜨] 그런데  터키의 황태자는  어디계시죠? 귀공의 친구로서  삼가 인사를
올리고 싶은데요.
  [쥬르댕]  아, 마침  저기  들어오시는군요.  내 딸아이도  곧  나올겁니다. 이
자리에서 두사람의 결혼을 선언할 예정입니다.
  (끌레옹뜨, 터키복장을하고 등장)
  [도랑뜨] (끌레옹뜨에게) 전하의  장인어른이되실 분의 친구로서 전하께 잉사를
올리게됨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쥬르댕] 가만, 그  통역관이 어디 계시더라 백작어른을 황태자께 소개해드려야
할텐데,  이분은 터키말  밖에는  모르신답니다. 이것참  (끌레옹뜨에게)  에, 저
여기계신  이분으로 말하면  그랑씨뇨르이시고 이  부인께서는,  그러니까, 그랑,
그랑, 다마,  그랑, 다마이십니다.  (끌레옹뜨가 못알아듣는체하자)  아, 그렇치,
이분은  이나라의  마마무치,   마마무치,  그리고  이  부인은  여자  마마무치,
마마무치, (코비엘르 등장) 아, 마침 저기 통역이오시는군 어서 오셔서 통역을 좀
해   주십시오.   이분들은   이나라의   높은   지위에   계신  분들이라고   좀
소개해주십시오. 자, 이제 터키말을 들어법십시오.
  [코비엘르] 말라말라 크로키암 아씨 보람 알라바멘
  [끌레옹뜨] 카탈레키 구발 아우린 소테르 아말루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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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르댕] 어떻습니까?
  [코비엘르] 귀하의정원에항상 풍요로운 비가내리기를 기원한다고 하십니다.
  [쥬르댕] 들으셨죠? 어떻습니까?
  [도랑뜨] 정말 놀랐는데요. 훌륭합니다.
  (뤼씰르 등장)
  [쥬르댕] 아, 어서  오너라. 어서 이리 와서  이분의 청혼에 대하여 감사드리고
기쁘게수락한다고 말씀드려.
  [뤼씰르] 아버님, 도대체 어떻게 되신 거에요. 지금 연극을 하시나요?
  [쥬르댕]  아니,  연극이   아니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야.  너로서는
일생일대의 영광스런 기회란 말이다. 바로 이분이 너의 남편이 되실 분이다.
  [뤼씰르] 제 남편이라구요? 말도 안되요.
  [쥬르댕] 그렇다니까,  이분은 터키의 황태자로서  너를 아내로 맞이하시갰단느
거다. 얼마나 영광된 일이냐
  [뤼씰르] 전 이사람과 결혼하지 않겠어요.
  [쥬르댕] 이건 아버지로서 딸에게 명령하는것이다.
  [뤼씰르] 죽어도 싫어요.
  [쥬르댕] 자, 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니까.
  [뤼씰르] 못해요. 저는  이세상에서 끌레옹뜨이외의 어떤 남자와도 결코 결혼할
수 없어요.  설사 이 자리에서  당장 죽는 한이  있더라도 (끌레옹뜨를 알아본다)
저는 아버님의말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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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무엇이든지  다 순종하겠어요.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아버님의 말씀을
따르는것이 자식으로서의 의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있읍니다.
  [쥬르댕]  오, 내  딸아, 네가  그렇게빨리자식의 의무를  깨달아줘서 놀랍다만
하여튼 기쁘기짝이 없구나,
  (쥬르댕부인, 등장)
  [쥬부인] 무슨일이죠.  사람들이 내게  와서 당신이 내딸을  어떤 어릿광대한테
시집보내려 한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쥬르댕]  또  나타나서   훼방을  놀  셈이요?  항상  때방춰서  잘되가는일을
그르친다니까. 제발 좀 분별을 차릴 수 없겠오?
  [쥬부인] 분별을  못차리는 것은  바로 당신에요.  도대체 하나밖에  없는 딸을
가지고 어떻하시겠다는 거죠?
  [쥬르댕] 난 내딸을 터키의 황태자와 결혼시키려는거요.
  [쥬부인] 터키의 황태자라구요!
  [쥬르댕] 그렇소 여기 통역이 계시니까 어서 간사하다고 인사나 드려요.
  [쥬부인]  난  통역따윈 필요없어요.  내가  직접  말하겠어요.  내  딸을 그런
사람한테는 결단코 시집보낼 수 없다구요.
  [쥬르댕] 재발 좀 닥치지 못하겠오?
  [도랑뜨]  저, 부인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시겠다는 겁니까?
터키의 황태지를 사위로 맞아들이는 것을 거부 하시다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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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부인] 나리께서 참견하실 일이아닙니다.
  [도리멘느] 그렇지만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시다뇨.
  [쥬부인] 부인께서도 상관없는남의 일엘랑 참견하시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도랑뜨] 우리는 다만 순수한 우정으로 충고를 드리는 것뿐입니다.
  [쥬부인] 순수한 우정따윈 필요도 없느니 가져 가세요.
  [도랑뜨] 그렇치만 댁의 따님께서도 이 결혼에 동의 하셨는 걸요.
  [쥬부인] 아니, 내 딸이 동의했다구요?
  [도랑뜨] 그렇습니다.
  [쥬부인] 끌레옹뜨를 버려두고 터키의 광대한테 시집을 가버리겠다구요.    
  [도랑뜨] 그런 절호의 기회를 마다할 처녀가 어디있겠읍니까,
  [쥬부인] 그게 사실이라면 그애는정신이 나갔던게 틀림없어요.
  [쥬르댕] 아, 당신이 뭐라해도 이 결혼은 성사될 거요.
  [쥬부인] 천만에요. 그렇게는 안될걸요.
  [뤼씰르] 어머니!
  [쥬부인] 뤼씰르, 거기 있었구나, 그래 이게 사실이냐?
  [뤼씰르] 네, 어머니
  [쥬부인] 오, 맙소사, 이런 날벼락이 어디있담 그래 너 정신이 있니 없니! 그런
절대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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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비엘르] 저, 부인!
  [쥬부인] 당신은 또 뭐요
  [코비엘르] 한마디 드릴 말씀이 있읍니다.
  [쥬부인] 필요없어요.
  [코비엘르] (쥬르댕에게)  저, 선생 내가 이부인께  따로 한말씀만 드리면 즉각
이결혼에 동의하실 겁니다.
  [쥬부인] 동의할 수 없어요.
  [코비엘르] 제말 한마디만 들어주십시오
  [쥬부인] 싫어요!
  [쥬르댕] 듣기나 해보고 말해요.
  [쥬부인] 싫다니까요!
  [쥬르댕] 글쎄 따로 할 말씀이 있으시다지않소.
  [쥬부인] 그따위 얘긴 들으나 마나에요.
  [쥬르댕] 딱한 노릇이군. 그래말한마디 들어서 해를 입을 게 있오?
  [코비엘르] 제말 한마디만 들으시고 그 다음엔 부인뜻대로 하시면 됩니다.
  [쥬부인] 그럼, 어서 해요! 뭔가요?
  [코비엘르]  잠간만  이쪽으로,  저  실은  아까부터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전 바로  코비엘르에요. 그리구  저  터키 황태자는  다른 사람이아닌
끌레옹뜨님이세요,   뤼씰르  아가씨와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꾸며낸
계략이랍니다.
  [쥬부인] 알겠어요. 그렇다면 할 수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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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비엘르] 이 결혼에동의하시나요?
  [쥬부인] 네, 동의합니다.
  [쥬르댕]  오, 이제야  비로서 모든  사람들이 제  정신이 들었군요.  그래, 그
통역관에게서 터키의 황태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을 들었오?
  [쥬부인] 충분히 설명을 들어서 아주 만족하답니다.
  [쥬르댕] 매우  다행이구료. 앞으로는 이  마마무치의 부인답게 품위있게행동을
해줬으면 좋겠오,
  [쥬부인] 죄송해요.  그럼즉각 공증인을  불러서 결혼식에 앞서  법적인 절차를
밟도록 하세요.
  [도랑뜨]  좋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결혼식에  앞서서  한가지 드릴  말씀이
있군요.   우선   그동안    쥬르댕선생,   아니   저마마무치께   차용한   빛을
갚아드려야겠읍니다.  받아주십시오.  그리고  그동안의친절에  보답하는  뜻에서
그리고  두분의  행복한 결혼을  축하드리는  뜻에서  여기  후작부인께서 선물을
준비한것이 있는데 함께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도리멘느] 실은 결혼식이 있을줄 모르로 미리 준비한 것인데 마침 잘됫군요.
  [뤼씰르] 정말 고마워요. 후작부인.
  [쥬르댕] 도랑뜨 백작, 정말 감사한 마음 이루다 표현할 길이 없군요.
  [도랑뜨] 원  천만에여. 그리고  쥬르댕부인의 의혹을 풀어드리기  위해서 말씀
드리지만 도리멘느 후작부인과 저는 결혼을 약속한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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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닌의  결혼을 위해  공증인을  부르신다니 마침  잘됫군요.  저희도 함께공증을
받았으면 합니다.
  [쥬부인] 기꺼이 동의하겠읍니다.
  [쥬르댕]  (도랑뜨에게) 내집사람을  속이기 위한  계략인가요?  하,하, 저역시
동의합니다. 곧 공증인을 부르시오.
  [코비엘르] 저, 쥬르댕씨, 저도  한가지 부탁을 드릴게 있읍니다만 댁의 하녀인
니꼴과 저의 결혼에 동의해주시겠읍니까?
  [쥬르댕] 아니, 어느새에,
  [코비엘르]  터키사람들은 워낙  성미가급하거든요. 저역시  오랜동안 터키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쥬르댕] 두 사람의 뜻이 그렇다면 기꺼이 동의하겠오. 당신 생각은 어떻소.
  [쥬부인] 제 생각엔천생배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코비엘르] 감사합니다.
  [쥬르댕] 내 집 사람도 누가 데려갔으면 좋았을 텐데.
  [쥬부인]  자,  그러면  공증인이  도착할  동안  우리모두 아래로  내려가셔서
축하연을 베풀도록 하십시다.
  (일동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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