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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깜장보석 2006. 8. 31. 17:18

  嘔吐(구토)
    인물
  R(앙뜨완느.로깡땡)------30세
  앙        니------------29세
  프랑스오즈--------------30세
  독학자------------------30세
  마들렌느----------------20세
  패거리 4 (다방내)
  


  (프롤로그)
  막이 <<오르면>> <<내려있는채로>> 무대는 칠흑처럼 어둡다. R의 낮은 기침소리
무대는 거의 30초 동안 조금의 밝기도 없다. <<이윽고 무대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테이블에만 조명이 비친다. R은  테이블 앞에 앉아서 두팔을 모두 기대고 두
손바닥에 이마를  마주잡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잉크병이
놓여 있고  백지와 펜과 물  컵이 놓여져  있다. R은 얼굴을  손에서 떼고 정면을
잠싯동안  넋잃고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고  큰  결심이나  한듯이  의자에서
일어선다.  그는  무대를  천천히  횡단한다.  그는  시계를 본다.  그리고  그는
테이블에 와  앉으려다가 무엇이  생각이나 난듯이  급히 다시  걷기 시작한다.>>
<<foot 나.부근에 조명이 들어온다.나.비스듬히 기대어 술잔을 들고 있다. 초조한
표정>>
  [R] (활기있게)  아무것도. 그래  아무 것도 그럴  듯하게 없었<<다.>> <<어.>>
그때 애들은  바다 위로 돌을  던지고 있었지. 그<<래>> <<럼.>>  그건 틀림 없는
사실<<이야>> 그런데,  (사이) 그런데,  그게 무슨 일이란  말이냐? 제기랄! 나도
애들처럼 돌을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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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었다  (침착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그런데------(사이)  <<그래!>>  <<    >>
그저께는 일이  훨씬 더 지랄같앴지.  난 물거덩이를 뛰어넘다가  종이를 밟을 번
했었어. 밟진  않았고. 그래 난  틀림없이 밟진 않았다. 아니  밟을 수가 없었다!
(그는 테이블에 가  앉는다. 펜을 집어 무엇을  쓰려다가 이내 다시 놓는다. 그는
담배를  피워  문다.   다시  일어선다.)  <<나는  그전부터>><<그전부터  나는>>
쇳조각이라든가,  낡은  헝겊조각이라든가  특히  (사이),  종이장  줍기를  몹시
좋아했었지.  나는  그것을  주워  손아귀에  쥐는  일이  즐거웠<<다>>  <<어>>.
하마터면 애들이  그러하듯이 그걸  입으로 <<가져갈>> <<빨아볼>>  뻔도 했었지.
내가 <<목격>><<묵직>>하고  <<호화찬란한>>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종이
뭉치를 <<그러나>> <<      >>어쩌면 똥이 묻었을 지도 모르는 종이 뭉치의 한 쪽
귀퉁이를 잡고  주워 올릴  때, 앙니는  화가 나서 <<새>>파랗게  질리곤 했었지.
여름이나 초가을에는 햇볕에 타서 바삭바삭 하고 <<흡>>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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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사이)  낙엽처럼 바스러지기  쉬운 신문지 조각을  <<어느>> 공원
따위에서<<나>>  볼 수가  <<있다.>> <<있었어.>>  그런 신문지  조각들은 너무도
노랗게  <<젖어>> <<바래져>>  있어서  마치  <<색갈이라도>> <<노란물감이라도>>
칠한 것처럼 보이거든.  겨울에는 마른 종이장들이 짓밟히고 찌그러지고 더럽혀져
있지.  그것들은 흙으로  되돌아가고  있어. 또  다른 종이들은  아주  새 것으로
반질반질하고 아주  하얗고 아주  빳빳해서 흡사 담배갑처럼  굴러 떨어져 있지만
<<그  밑에서는  이미 땅이  그것들은  집어  삼키려  하고  있지>> <<얼마지나면
그것들도  또 흙이  되어버릴꺼야.>>  <<나는  이 모든  것을  손아귀에  쥐는 게
즐겁다.   또  어떤   때는  아주   가까이   가서  그것들을   바라보면서  마냥
쓰다듬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그 종잇장들의 (사이)  찌익하는 소리를 들어보려고
그것들을 찢어보기도 하고 혹은  종이가 축축할 때는 불을 붙이기도 하였다. 이런
것은  힘들이지 않고는  되는  것이  아니야. 그리고는  흙투성이가  된 손바닥을
벽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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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기둥에다 문질러 닦곤 했었어. (사이 머뭇거리며>> <<          >> 긴장하며)
<<그런데>>  <<아!>> 지금  분명히  기억이  난다. 그저께  나는  <<온>>종일, 그
구겨진  종일 집을  수가 없었어.  난 갑자기  그걸 만진다는게  그걸 만진다는게
(절실하게) 불쾌했지.  허리를 구부리고  그걸 새삼스레 줍는다는  게 말이야. 아
이제 이제 생각이 난다. 지난날 내가 바닷가에서 그 조약돌을 손에 들고 있었을때
내가  느꼈던  것이  이제   잘  생각<<이>>  난다.  그것은  둘쩍찌근한  일종의
구토증이었다.  그   얼마나  불쾌한  것이었던가?  그런데   그것은  그  조약돌
탓이<<었다>><<다.>> 확실<<하다>><<히>><<곧>><<그것은>>  조약돌은 내 손아귀로
옮겨졌었다.   그렇다!  그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손아귀에   담긴  일종의
구역<<질>>이었다.  ------(허리를  구부리고  줍는  시늉을  해보이며  잠싯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다.)
  무대는 다시 어둠. 다시 주명은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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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을 비친다. 로깡땡 멀건히 앉아 있다.
  [R]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가만히 두드린다)
  <<내가>>  이  <<잉크 병을>>  <<유리잔>>을  바라보기를  피하려는  것이 벌써
<<30분>>  <<10분>>이나   된다.(손가락으로  <<잉크병>>   <<유리잔>>을  가리켜
보인다) 나는  <<이>><<저>> 위 <<이>><<저>> 오른  쪽 <<이>><<저>> 왼쪽을 보고
있다. 하지만 (사이)  (허공을 주시하며) <<바라보고 싶지  않은 게 하나 있다.>>
<<이제는 그것을 바라보고 싶진 않다.>> 이<<제는>><<젠>> 너무 늦었다. 누구에게
물어본다거나  그들처럼 <<되는>>  <<생각하는>> 일은  틀린  일이다. 그사람들은
내게로  와서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할  것이다.  "아니  이  <<잉크병>>
<<유리잔>>이 어떻다는 거요?  다른 것과 마찬가지 아니요? <<딱지가 붙어있고.>>
동그란 입이  있고 바닥도 <<이처럼>>  볼록하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것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이
잉크병에서 무엇을  보았느냐를 이제  설명할 수는  없다.>> <<나도  그 모든것을
안다. 그외에 다른 것도 있다는 것도. 그러나 이제나는 내가 이유리잔에서 무엇을
보았느냐는  설명할수없다. ------설명할수-----설명할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이 <<잉크병>> <<유리잔>>이 내게 공포감을 주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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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을  알고 있다.>>  <<이외에는 그렇다!  이 유리잔이 나에게  공포감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일어선다. 의자를 테이블 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는 몇 발자국
걷다가  다시  돌아와서  테이블을  머리를  숙이고  응시한다. 빠른  걸음걸이로
퇴장한다. 스포트는  잠싯동안 계속해서 테이블을 비추고  있다.)>> <<R의 손에서
유리잔이 슬그머니 무대 위로 떨어진다. R 가만히 두 손으로 파묻는다. 무대 아주
느리게 어두어진다>>
  [막] 제 1 막
  [장] 1장
  [무대] 카페-  테이블이 몇개  놓여져 있고 한  패거리는(3,4명) 머리를 맛대고
트럼프에 열중해  있다. 가금  그들이 지껄이는 소리가  커다랗게 들린다. 여급은
카운타에 홀로 앉아  있고 R역시 포도주 잔을 하나  놓고 테이블 앞에 앉아 있다.
조명은 아주 밝다가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면 제법 어두워진다. 푸른 빛깔의 조명
  [패거리1] 이것 봐! 자넨 뭘 보나?
  [패거리2] 보다니?
  [패거리1] 왜 기웃거리냐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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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거리3] 으하하하------
  [패거리1] 자넨 뭘 웃나?
  [패거리3]  하아트.  하아트야  하아트라니까------ 으야하하하하------(허리를
구부린다)
  [R] 등장
  [마들렌느] 무엇을 드세요 앙트완느씨
  [R] 커피, 그리고 마들렌느 노래 좀 <<크게>> 들려줘. <<부탁 해 내가 좋아하는
것 알지?>><<    >>
  [마들렌느] 네  알아요 (사이)  그렇지만 저  손님들에게 방해가  안될까요? 저
손님들은 트럼프 할 때 음악 듣는 것을 안 좋아<<합니다. 참, 내가 물어보지요.>>
<<하거든요>>
  [패거리3]  (다가온 마들렌느가  말을 꺼내자마자  R에게 급히  고개를 돌린다)
괜챦습니다. 선생님 들으시죠  (마들렌느는 사라졌다가 다시 카운타에 와 앉는다.
음악이 시작된다. R의 테이블에 스포트가 비친다.그 이외는 제법 어둡다.)
  <<[R] 그래  난 로마에서  티베르 강변에  앉기를 그렇게도  좋아했고 땅거미가
다가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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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행복에 겨워  쳐다보곤 했다. 난 내가  행복감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낙툰  음악은 그만큼 좋은  거니까. 나는 옛날 미국  병사가 이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어. 그러나 그건 확실히 어디메서 였던가?
그렇지 나는 그때  메스꺼웠지 아닌. 그건 실제로  구역질이었고 난 (사이) 난 쩔
매었어. 이 테이블도 (그는  테이블을 만진다) 이런 술잔도 (그는 술잔을 만진다)
그땐 없었어.  왜냐하면 난  길거릴 걷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난  (갑자기)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단순히 그것  때문에 그 길거리에서  마구 뒹굴고
싶었었지.  나는 거리를  걷고 있었어.  그리고  나는 존재하고  있었어. 제기랄!
그처럼 무서운 일이  어디 있을까? (사이, 그는  테이블에 얼굴을 묻고 있다 그는
유리잔을 쥐고 있다. 음악은 더욱 강하게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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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침착하게,  맹렬하게) 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난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니까. 난  이 다방안에 (사이) 이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이니까? (사이)
나의 뒤에  그리고 나의 앞에  사람들은 이 다방에서 술을  마시고 카아드 놀이를
하고 있어  사실 바깥에는  옛날처럼 땅거미가  지고 있는데도  말이야. 아무것도
(사이) 아무것도  새로운 것은 없어! (스포트는  유리잔을 비춘다. 그는 유리잔을
이리  저리  만지작거리며  꼭  쥐곤  하다가  음악이  그칠  때쯤해서  슬그머니
테이블에서  밀어  떨어뜨린다.  유리잔이  파열되고  무대  전체에 조명이  급히
들어온다. 마들렌느가 다가오고  패거리들이 일제히 옆으로 돌아본다. 프랑스와즈
등장해서 R의 테이블로 다가온다)
  [프랑스와즈] 얘!  무얼 하고 있어? 빨리  쓸어내지 않구? (마들렌느, 빗자루를
가져와 쓸어낸다) 오늘은 이렇게 실수까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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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테이블 앞에  앉는다.) 앙뜨완느씰 무척 기다렸어요.  요즈음은 왜 통
보이질 않으셨죠? (사이) 참 그 보다두 다른 걸 드시지 않겠어요?
  [R] 먹고싶은 생각이 없는데
  [프랑스와즈]  (R은 신문을  펴  든다) 정말이세요?  앙뜨완느씨?  그렇담 우리
2층으로 올라가서 얘기나 해요. 따로 함께 한잔 하고요. 특제 샴페인을 마련해 둔
것이 있어요. 물론 당신 때문이죠
  [R] 그렇다면 시간이 있다는 말이오?
  [프랑스와즈]  그럼요!   (R은  천천히  일어선다.그녀는   몇  발자국  앞서서
퇴장한다. R 퇴장한다.)>>
  [장] 2장
  [무대]  침대하나, 안락의자  둘,  소파하나, 찬장과  테이블  (꽃병).R 의자에
깊숙히 앉아있다. 프랑스와즈, 약간 허둥대는 몸짓으로 걸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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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와즈] 그동안 뭘 하셨어요?
  [R] 그냥------
  [프랑스와즈] 그냥이라니요
  [R] 그냥, 그냥 집에 있었지. 영화도 보러가구 (사이) 사실 난 책을 쓰고 있어.
  [프랑스와즈] 책을 써요?
  [R] 응 역사 책이지. 난 밤낮 그것만 붙들고 있으면 정신이 없어서 좋지.
  [프랑스와즈] 별난 분이군요.
  [R] 맞아
  [프랑스와즈] 아깐 토 무슨 일로 유리잔을 깨뜨렸어요? (자리에 앉는다)
  [R] (프랑스와즈를  빤히 바라본다. 침묵을 지키려다가  급히 말은 꺼낸다) 난,
남들이 사용하고, 제자리에 놓고,  더 이상 보지않는 그 물체들이 싫기 때문이야.
난 절대로 그것들을  만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  (사이) 아닌 그건 거짓말이군. 난
적어도 그것들을 피하고 싶어 못견딜적이 있단 말야. 그것들은, 그것들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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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리고 있거든 그리고 그것들이 내게 닿는 것. 난 그것을 참을 수가 없어.
  [프랑스와즈] 그것들이 뭐 살아있기라도 하나요?
  [R] 맞아! (굳은 표정을 짓는다. 사이)
  [프랑스와즈] 일어서서 침대 머리켠에 놓인 술잔과 술병을 집어든다. 한잔 따라
R에게 권한다. 요렇게 요렇게 귀여운 잔이 말이죠? (잔을 높이 치켜든다)
  [R] 맞았어! (그는 프랑스와즈에게로 부터 잔을 받아들어 단숨에 비운다)
  [프랑스와즈] (침대에  가 앉으며)  브라꼬라는 술  알아요? 이번  주에는 그걸
찾는  손님이 두사람이나  있어서 그래요.  계집애가  몰라서 내게  물으러 왔어.
그들은 여행하는  사람 같았는데  아마 빠리에서 그걸  마셔 봤던게죠? (스커트를
반쯤 들치며) 괜챦다면 스타킹은 안벗을테야 (무대 어두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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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3장
  [무대] 테이블.  의자 둘,  로깡뗑은 테이블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무대
점점  밝아오며  무대의 한  켠으로부터  키가  작고  허리가  굽은 청년  사내가
들어온다. <<그는  좌우를 한번 휘둘러  보다가 한 발짝. 한  발짝씩 로깡뗑의 등
뒤로 다가든다.>> <<      >> 그의  행동이나 표정은 모두 대단히 초조한 것이다.
로깡뗑 펜을 놓고 슬며시 뒤돌아 본다.
  [독학자]   살례했읍니다.  (사이)   방해할   생각은   아니었는데요.  (사이,
머뭇거리며)  무엇보다도 전------(갑자기)  <<절>>  기억하십니까?  절보고 한번
찾아오라고 말씀하신게?
  [R] 물론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찾아오라고 하진 않았는데------
  [독학자] (몇  발자국 걸음을 옮기며)  헤 헤, 오늘쯤  선생님을 도서관서 뵐줄
알았는데.------그렇습니다.    (큰목소리)   갑자기    난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졌읍니다.  난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독서를 했었죠.  (사이) "이또빠데쟈"
말입니다. 선생님은 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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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사이) <<선생님은>> 도서관에 퍽 드물게 나타나시곤 하더군요.
  [R] 좀 바빠서------
  [독학자]  (테이블로  다가드며)   호오!  책을  쓰고  계셨군요.  훌륭합니다.
<<훌륭해요>> 선생처럼 책을 쓰는 행복을 갖는다는 것은------
  [R] 행복이라니?
  [독학자]  아니   재능이라고  말해야   할걸  그랬군요.   (독학자가  걷는다.
머뭇거리며 걷다가  갑자기 홱 R을  뒤돌아 본다. 그리고 다시  방안을 맴돈다. R
당황해 진다.)
  [R] 어디, 좀 앉으시지요  (의자를 책으로 가리켜 보인다. 독학자 앉는다) 그래
사진을 보시겠소?
  [독학자] 아 정말이십니까?  정말 사진을 보여 주시겠어요?  난 사실 사진을 꼭
보려고 오진 않았는데요------
  [R] 그럼 뭣 땜에?
  [독학자] 아닙니다.  아닙니다. 난 사진을 보려고  왔읍니다. 난 선생님에 대해
무척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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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약속까지 해 주셨으니까.
  [R] (서랍을  열어 한참을  뒤적거리다가 사진을  꺼낸다) 자  이게 스페인에서
찍은 것이구 (사이) 이건 모로코요
  [독학자]  (받아들고  열심히  들여다  보며)  참.  선생은  운이  좋으십니다.
세상사람들이 하는 말이 참말이라면 여행은 가장 좋은 공부입니다. 선생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R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는 졸린  눈으로 독학자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성격이 <<완전히>> <<아주 많이>> 바뀔테지요. 만일 <<내가>> <<나도>>
언젠가  여행을 해야  한다면  (사이) 출발하기  전에 자신의  성격이  지닌 가장
세세한  특징까지도  써두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듭니다.>>
돌아와서는 이전의 내가 어떠했으며.  지금은 어떻다는 것을 비교하여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저는 책에서 읽은  적이 <<있>><<많>>읍니다. 여행자들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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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아주 변해벼렸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친척들조차도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R이 대답을 않자 그는 다시 사진을
익숙하게 뒤적거리며  보기 시작한다.  어떤 것은  열심히 들여다  보며 휘파람을
불기도 한다)
  [독학자]  선생님은 부르고스에  있는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그리스도의 상을
보셨읍니까? 짐승  가죽이나 사람 가죽으로 까지  만든 상이 있는데------ (사이)
풍속이란  정말  이상한 것이에요.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  파스칼이 말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R] 경우에 따라서겠죠.
  [독학자]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진을 들여다 보더니 갑자기) 그렇습니다!
저도 이곳에 묵었던 적이 있어요. 선생님 이곳은 카이로가 아닙니다.
  [R]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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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학자] 오오  나도 여행이나 떠난다면, 선생님!  나는 여행을 하고 싶읍니다.
나는 모험을 하고 싶습니다.
  [R] (깜짝 놀라며) 어떤 종류의 모험 말인가요?
  [독학자]  모든 종류의  모험 말입니다.  기차를  잘못 탄다든가,  알지 못하는
도시에  내린다든가,  지갑을 잃는다든가,  잘못  체포되어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묵는다든가 하는  일들 말입니다.  나는 모험을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읍니다.
모험이란 반드시  비상한 일이 아니면서 정상적인  제도를 벋어나는 사건이라고요
모험 의 미력이라고들 하쟎아요?  그런 표현이 옳다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선생님
질문을 하나 하겠는데요?
  [R] 뭔데요?
  [독학자] 아마 외람된 말씀 같습니다만------
  [R] 말해 보시죠.
  [독학자] 모험을 많이 하셨죠? 선생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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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  (기계적으로) 다소  했죠  (R은 갑자기  당황해 한다)  아니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읍니까? 모험이라고요? 내가 모험을 했다고요? 그런 말입니까?
  [독학자] (끄덕이며) 그런 말입니다.
  [R] 그렇게 뵙니까?
  [독학자] 그렇게 뵙니다.
  [R] 난 한번도 모험은 하지 않았읍니다.여행을 했어요.
  [독학자] 헤 헤. 선생님은 그래도 여자까지 갖고 계신데------
  [R] 뭐라고요? (놀란다)
  [독학자] 이걸 보세요. (엽서를  내민다.) 난 이걸 바로 문 밖에서 주었읍니다.
그래서  얼근 가지고  들어왔죠.  (사이)  선생님이 화를  안낸다면  읽어 드려도
좋은데.  (R은 일어서서  엽서를  얼른 받아  쥐려다가 곧  그대로  앉는다. 그는
경청할 태도를 취한다.) 며칠 후에 파리에 들를 것입니다. 2월 20일에 에스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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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나를 만나러  오세요.  부탁해요.  난 당신을  꼭  만나야  해요. -앙니-
어떻습니까?
  [R] 음
  [독학자]  선생님은  이제   빠리로  가시게  되겠군요?  여자가  있는  빠리로
말입니다. 헤헤 그건 모험이 아닐까요?
  [R] (독학자를 일으켜 세운다) 자. 이젠 그만 가 주셔야겠오. 그 사진들은 아주
드릴테니까 말이요.  (그는 독학자의 손에서) 사진을  빼앗아 모두 독학자의 상의
포켓트에 찔러 넣어준다) 난 이제 그것들이 전혀 필요치 않아요
  [독학자] (어색하게 일어서며)  선생님 이건 중요한 사진들입니다. (사이) 이걸
제가  갖다니!  그리고  나는  이것에  대해서  (한장을 빼어든다)  질  블라스의
산띨라나인가요?  나는  이것이  실제로  있는  마을인  줄은  몰랐읍니다.  (R의
권태로운 얼굴을 쳐다보고 깨달은 듯이) 아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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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님의  말씀은 참  유익합니다. 선생님이  많은  여행을 하신  것을 알겠읍니다.
(도어를   향해   머뭇  머뭇   걸어나간다   돌아보며)   방해를   할려던  것은
아니었는데------(퇴장한다)
  [R] (앙니로부터의 엽서를 다시  한번 흘끗 손에 들고 보고는 테이블에 던진다)
나는  모험을  하지 않았어  내게는  사람들이  원할만큼  모든  것이 일어났었어
(스포트는  R의 구두를  비춘다.  무대는  어두워 진다)  그러나  모험은 없었다.
그것은  말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이해하기 시작한다.  내가  다른 무엇보다도
애착을 갖는 그 어떤  일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절대로 사랑은  아니다. 명예도 아니었고, 부귀도  아니었다. 그것은 마침내 어떤
순간이 오면  나는 나의  삶이 드물고도  귀중한 특색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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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보통  이상의 환경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다만 약간의 엄밀성을
요구  했었다.  현재의 내  삶에는  신통한  것이라고  전혀  없다. 그러나  가끔
이를테면 카페에서 음악을  듣고 있을 때 나는  과거로 돌아가서 혼자 중얼거리는
버릇이  들었다.  (급박하게)  옛날  런던에서  메크네스에서 도오꾜오에서  나는
멋있는 순간들을  알았으며 모험을  가졌었다고! 지금  내가 빼앗기려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 이유없이  4년동안 나 자신을 속여  왔다는 것을 나는
갑자기 알게 되었다. 모험은 책속에 있다. 책 속에 있는 것은 물론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책과  같은 방법으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각별히 주의하는 것은  바로 그 방법이다. (로깡땡,  테이블에 앉는다. 그러나 곧
다시 일어선다.) 내가 한번의 모험도 할 수 없었던 것! (비참하게) 한번도 즐
  [페이지] 024
길  수  없었던 것  (그는  걷는다.)  그렇다 난  어디에  있거나  (사이) 무엇을
구경하거나 간에 (사이)  정신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다. 제기랄! 도대체 왜
그럴까? 사물들  때문이었다. 난 모든  사물을 주시해선 보곤  했다. 내가 앙니를
오랫만에 만났을 때도 난 그녀의 스커트부터 보려고 들었다. 나는 그녀가 살이 찐
것과 빨간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이런
식이다. 난  로마에서 사람들이  떼거리를 지어서  극장에서 솔아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웃고,  떠들고   열띤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잠깐동안
흥분했지만, 곧 그들을  하나의 무리로 써 보아넘겼을  뿐이다. (사이) 난 그들을
일일히 들여다볼 수가 없었다. 난 숨이 막혔고, 그들이 바스티유 감옥에서 쏟아져
나오는  죄수들 처럼  여겨졌다. <<그래도  그 중의  한 청년은  개대가리 같는>>
<<모든 것이 다 이런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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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하고  두 손을  마구 흔들어대고  있었지만 나는 곧  "칸나"로 떠나려고
했었지만 내가  모험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더욱  더 알아챘을  분이다. (그는
테이블에  앉는다. 두  발꿈치를  올려놓고  이마를 두손에  가져단  된다. (그는
1분가까이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다. 테이블  이외의 모든 곳은 어둡다. 그는
일어선다. 실수를 해서 의자를 넘어뜨린다. 그는 그대로 걷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것에 관한  구역질은 내가  조약돌을 손에 쥐었을  때 부터였다.  나는 그때 정말
어린 아이들이 하는  것 처럼 그 조약돌을  바다에 힘껏 던지고 싶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드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급히 떠올랐던 것이다. 아니, 그런 것은
아니고 난  다만 "내가  조약돌을 쥐고 있구나!"  하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어진
것이다. 난 내팽개쳤다. 그때 구역질이 찾아왔다. (사이, 갑자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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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느 곳에나  들어차  있는  존재! 난  그것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는  슬며시 돌아서서  의자가 엎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는
천천히 걸어가 의자를 들어  바로 놓으려고 한다. 그러나 머뭇거리다가 급히 손을
뗀다.   그는  의자를   들어서   힘껏  바닥에   내리친다.   (퇴장한다.)>>  <<                                   
                             >>
  [페이지] 027
  [막] 2막
  [장] 1장
  [무대]  소오파 둘,  액자  둘(인물화),  침대, 무대  한켠에  부엌으로 빠지는
입구가 있다.  평범한 아파트의  내부를 생각하면 된다.  다만 단조로운 분위기를
주어서는 안된다. R이, 들어서면 앙니는 얼른 일어서서 그에게로 걸어간다.
  [앙니] 아무데나  앉아요. 창문 곁은 안되구요.  (빤히 R을 쳐다본다.) (그녀는
R에게 한 켠 구석의 소오파를 가리켜 보인다)
  [R] 오랫만이군. (R은 좌우를  휘둘러 보다가 살며시 소오파 위에 앉는다. 앙니
역시 앉는다. 그녀는 다시 그를 빤히 쳐다본다. 그녀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다.)
왜 웃지? 말해봐요. 왜 그래?
  [앙니]  당신이 들어섰을  때 당신의  그 여유있는  미소 때문이에요.  막 딸을
시집보낸 아버지 같아요. (침묵이  흐른다. 두 사람 모두 서로 쳐다보며 잠시동안
침묵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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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리려고  하지  않는다. R는  앙니의  눈길을  피해  방안을  다시 휘둘러  보기
시작한다.) 당신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무얼 그렇게 열심히 찾고 계세요? (그녀는
미소 짓는다.)
  [R] 이 방이 당신이 사는 방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야.
  [앙니] 네. (애매하게) 그래요? (다시 침묵 이 침묵은 잠깐동안 계속 된다.)
  [R] 당신을 만나니 기쁘오.
  [앙니]  당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여전히  당신은  바보구료. (사이)
당신은  이정표예요. (사이)  길가에 있는  하나의 이정표예요.  당신은 냉정하게
물랑까지는  20킬로미터  이고 몽타르뤼  까지는  42킬로미터라는  것을 일생동안
설명할 거예요. 그래서 나는 당신이 그렇게 필요하죠.
  [R] 내가 필요해? 우리가 서로 만나지 않은 이 4년동안 당신은 내가 필요했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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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 그럼 참 당신은 신중한 여인이야. (그는 어색하게 미소짓는다.)
  [앙니]  참  당신은 바보야------  물론  그런  의미라면  당신을  만날 필요가
없어요. 아시겠지만  당신을 보아서  특별히 기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어. 나는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필요해요. (사이) 당신은 빠리인가
그 근처  인가에 보관되어 있다는,  그 백금으로 만든 미터  자와 같아요. 아무도
그런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거예요.
  [R] 그건 틀린 생각이지.
  [앙니] 하여튼  상관 없어요.  나는 그렇지  않으니까. 나는  그것이 존재하고,
그것이  정확하게 지구의  4분의 1의  또 천만분의  1을  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이예요. 아파트  속에서 거리를 재거나 천을 자로 재서 팔고
있는 것을 보면 언제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R] 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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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니] 이것봐요. 나는  정말 추상적인 도덕이라든가 일종의 한계를 생각하듯이
당신을 생각할 수 있었을  따름이예요. 내가 줄곧 당신 얼굴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일어선다.) 나는 백금의 미터  자보다 휠씬 더 당신
생각을 자주 했어요.  당신 생각을 하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었어요. 당신이라는
인물의 아주  사소한 점까지도 똑똑히  생각이 나곤 했어요.  (그녀는 R의 어깨를
잡는다.) 당신도 나의 얼굴이 생각났다고 말해봐요. 불평만 하지 말고
  [R] 난처한데, 내 기억이 나쁘다는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으면서
  [앙니] 고백하는군요! 나를 완전히 잊었단 말이군요. 길거리에서 만나면 당신은
나를 알아봤을까요?
  [R] 물론이지 그건, 문제가 아이야.
  [앙니] 내 머리 빛깔이라도 생각났어요?
  [R]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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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니]  (웃으며)  호기있게  말하시네요.  지금  나를  보고서 말하는  거니까
소용없어요. (그녀는 R의 머리칼에 손바닥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 당신 머리털은
갈색이고요. 내가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잊을  수 없는 일이지만 머리칼이 찰싹
달라붙을 만큼 기름을 바르고  있었어요.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사이)  보기가 퍽  거북했었어요. 그  모자 어디에 두셨죠?  지금도 취미가
같은 지 알고 싶어요.
  [R] 이젠 안써. (앙니는 눈을 크게 뜨고 가벼운 휘파람을 분다.)
  [앙니]  당신도 그게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  알긴  아셨던 모양이군요.
(그녀는 몇  발자국 걷는다.  그리고 억양이  다른 목소리로) 보세요.  이제 나는
살이 찌고 늙었어요. 몸을 아껴야  겠어요. (R이 대답을 않자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는 척 한다.) 난 런던에서 연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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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어요.
  [R] 캔들러하구?
  [앙니] 천만에요.  캔들러하구는 아니예요.  사실 난 지금  한 남자에게 보호를
받고 있어요.  오, 그렇게  걱정스럽게 날 보지  말아요. 누가  나를 봐주든 그건
나에게  마찬가지라고 늘  당신에게  말했쟎아요. 게다가  그이는  늙어서 귀찮게
굴지도 않아요.
  [R] 영국사람이요?
  [앙니] (초조하게)  아니 그게 당신에게  무슨 상관이 있어요?  (사이) 그 사람
얘기는 그만  둬요. 당신이나  내게나 중요치 않으니까.  차 드시겠어요? (그녀는
R을  잠시  쳐다보다가  사라진다.  R은  담배를  꺼내  문다.  그녀의  목소리가
무대뒤에서 들린다.)  자 이젠 당신  얘기를 좀 해 보세요.  (그녀는 찻 주전자를
가지고 등장) 당신은 무엇하세요? 빠리에서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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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 난 부빌르에서 살고 있어.
  [앙니] 부빌르요? 왜요? 아직 결혼은 안하셨죠?
  [R] (펄쩍  뛰며) 결혼? (사이)  해괴한 질문이군. 그것은  당신이 이전에 나를
비난한 그  자연주의적 사상과 같은  종류야. 알지? 나는 당신이  과부가 되고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것을 상상한 때가 있었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며 당신에게 했던 그 모든 이야기들을 당신은 싫어했지? (침묵)
  [앙니]  나는 나에게  정열을 불어  넣어줄 어떠한  것도, 어떠한  사람도 결코
만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왠지.  아시죠? 어떤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하려면, 그것은  하나의 사업이죠. (사이) 에너지와  관용성과 맹목성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처음에는 낭떠러지 밑으로 뛰어 내려야 할 순간도 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런 짓은 못해요. 나는 결코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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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내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R] 왜?
  [앙니] 지금  (사이) 나는 죽어버린  나의 정열에 사여서  살고 있어요. (사이)
열두살 때  어느날. 어머니가 나를  매질했죠. 그때 나는  4층에서 뛰어내린 적이
있어요. 그  때의 그 기막힌  정열을 지금도 다시 경험해  봤으면 싶어요. (사이)
사물을 너무 오래 보고있는 것은 좋지 않아요. 그것이 무엇인가 하고 나는 사물을
새삼스레 바라 보지요. 그러나 갑자기 눈을 돌리곤 해요.
  [R] 그건 또 왜 그래?
  [앙니] (생각난듯이) 그것들이 불쾌해서요.
  [R] 앙니!  내 말좀 들어봐. 나는  아직껏 완전한 순간이  무엇인가를 잘 알 수
없었어.  그러나 사물들을  보고  있을 때  별안간 그런  느낌이  찾아들곤 하지.
(침묵. 그는 일어서서 앙니의 뺨을 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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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감싸 잡는다. 앙니는 그러한 그의 동작을 제지하여 얼굴을 흔든다.)
  [앙니]  참  니이스에서의  일이죠.  그  광장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우리들은 햇볕이  쬐는 까페의 정원에  오렌지 빛 파라솔  밑에 있었어요. 당신은
생각이 안나겠지요? 우리들은 레몬을  마셨고, 나는 분말설탕 속에서 죽은 파리를
발견 했었죠.
  [R] (심각하게) 그래 그랬을꺼야------
  [앙니] 그땐 우리 무슨 얘길 했죠?
  [R] (무관심하게) 무슨 얘기든 했겠지.
  [앙니] 아니예요.  무슨 얘기를  꼭 했었던  것같은 기분이 들어요.  무슨 얘길
했죠.
  [R]  아무  얘기도,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어.  우린  그저,  그저  앉아만
있었던거야.
  [앙니] 맞아요. 그때  난 영화구경을 보러가자고 했고,  당신은 그게 싫다고 막
우겼죠?
  [R] 맞아. 난 우겼었어.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번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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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니] 당신은 (사이) 변하지 않았어요.
  [R] (갑자기) 틀림없지.
  [앙니] 당신은 내가 처음으로 키스한 생각 안나시죠?
  [R] 아니야. 생각나. (의기양양하게) 그건 템즈강가의 키유공원에서였어.
  [앙니] 그러나  당신은 내가 쐐기줄 위에  앉아있었다는 것은 절대로 몰랐어요.
내옷은  들리고,  넓적다리는 찔린  지국  투성이였구.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막
뜨거웠어요. 그런데 그땐  그 고통을 참는 것  만으로도 부족했을 거예요. 당신은
나를 조금도  흥분시키지 않았에요.  난 당신의  입술을 별로  원하지도 않았고요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내가 당신에게  주려고 했던 그  키스였어요. 그것은 하나의
계약. 하나의  약속이었거든요. 그러니까  그 고통은 무례한  것이라는 걸 당신은
알거에요. 그와같은  순간에 넓적다리를  생각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그녀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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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 입을 다물고 R을 펴다본다.)  고통을 참고 버티고 있던 시간 내내 나는 완전히
정신을 잃고  있었어요. 그러나  나의 피부는 민감해요.  나는 우리들이 일어섰을
때까지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어요.
  [R] 그래 완전한 순간이란 없어. (사이) 그건 사실이야.
  [앙니] 아니예요. 우리 똑같이 모험  할 수 없다는 걸 느낀거예요. 우린 환상을
잃어버린 거예요.
  [R] 그러면, 당신이 그 모든 것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옳지?
  [앙니]  (우울하게) 난  (사이)  난  그저 연명하고  있을뿐이예요.  (사이) 난
여행을  해요,  지금  막  스웨덴에서  돌아오는  길이예요.  베를린에서  일주일
머물렀어요.  날   봐주는  사내가   있어서--------(R은  고개를   떨군채  혼자
중얼댄다.) 무얼 그렇게 중얼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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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 아무것도 아냐? 뭘 좀 생각하는 중이였어.
  [앙니] 참 이상한 분이군요. 그럼 말을 하든가 잠자코 있든가 해요.
  [R]  나는 혹시  그  쪽에서나  발견하고 찾아낼  수  있지나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앙니]  그림,  동상  모두  쓸모없어요.  내게  대해서는  아무  소용도  없단
말이예요. 음악까지두
  [R] 그러나 연극에서는-------
  [앙니] 아니 뭐라구요? 연극이라구요? 당신은 모든 예술을 나열할 셈이세요?
  [R] 전에 당신은 무대  위에서는 완전한 순간을 실현시킬 수 있을테니까 연극을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지!
  [앙니] 그래요.  나는 그것을  실현 시켰어요.  남을 위해서  말이예요. (사이)
나는 먼지 속에  바람줄기 아래서. 강한 광선  밑에 종이로 만든 무대장치 사이에
있었어요. 대개 상대역은 손다이크였어요. 카벤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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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든에서 그 사람이  연기하는 것을 봤죠. 나는  그 사람 앞에서 웃음이 터질까봐
늘 걱정이었어요.
  [R] 그럼 당신은 한번도 당신 역에 몰두해버리지 못했단 말이요.
  [앙니] 가끔 약간은 그랬지요.  그러나 한번도 완전히 그러지는 못했어요. 우리
모든  배우들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정면에  있는 검은  구멍이예요.  (사이)
거기에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보이지는 않아요. (관객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사람들에게  물론 우리는  완전한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사이) 그러나,
이것봐요. 그 사람들은 그 완전한 순간에 살지 않고 있어요. 그 순간 그네들 앞에
전개되고  있었어요. 우리  배우들도 그  속에서 살지않고  있었다고 생각하시죠?
결국 그 순간은 아무데도, 무더위에도, 무대 저쪽에도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모두들 그 생각을 하고 있었죠?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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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알겠죠? (측은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날려보냈어요.
  [R] 나도 마찬가지야 (R은 앙니의 살진 손을 자기의 손위에 올려 놓는다.)
  [앙니] (침착하게) 나는 과거에 살고 있어요. 나는 나에게 생긴 모든 일을 다시
회상해서 그것을  정리해요. 멀리서  이처럼 바라보는것 나쁘지  않아요.  그리고
그것에 거의  사로잡혀버릴 지경이예요.  우리의 모든 이야기도  충분히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요.  (사이) 손가락으로 몇번 건드리면  (시늉을 하며) 일련의 완전한
순간이 이루어 지지요. 그러면 나는  눈을 감고 아직 내가 그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상상해 보는거죠. 중요한 것은 정신을  집중시킬 줄 알아야 해요.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모르죠?  로욜라의   "정신적훈련"  이란   책이예요.   그건  나에게
유의했어요. 우선 무대장치를 설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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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인물을 등장시키는 방법이 있어요. 그러면 제법 볼만하게 되거든요.
  [R] 그런데, 그건 나를 조금도 만족시킬 것 같지 않군.
  [앙니]  (놀라며)  내가 그것에  만족하는  줄  아세요?  (침묵  앙리는 슬며시
일어서서 의자  위에 손을 얹고  잠싯동안 잠자코 서 있는다.  R은 찻잔을 입술에
가져간다.
  [앙니] 이제 (사이) 당신은 가야해요. 찾아올 사람이 있어요.
  [R] 그 사람을?
  [앙니] 아녜요. 독일 사람. 화가예요. (웃는다. 웃음 소리가 이상하게 울린다)
  [R] 그럼 우리와는 다른 자가  있군그래. 아직은 말이야 그 사람은 행동을 하며
정력을 낭비하는구먼.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일어선다)
  [앙니] 몰라요. 내일 저녁 런던으로 떠나니까.
  [R] 디에프로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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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니]  네 그  다음엔 이집트로  갈거예요. 아마  오는 겨울에는  다시 빠리로
올거예요. 편지 하겠어요.
  [R] (기죽은 듯이) 내일은 온종일 틈이 나는데------   
  [앙니] 네,  그러나 나는 할  일이 많아요. (갑자기  쌀쌀한 목소리로) 안돼요.
만날  수 없어요.  이집트에서 편지하겠어요.  (그녀는  R의 입술에  살짝 키스를
해보인다.) 당신의 입술을  회상하기 위해서예요. (웃으면서) 나의 정신적 훈련을
위해서 (사이)  추억을 젊어지게 할  필요가 있어요. (R은  그녀의 어깨를 당겨서
가만히 껴안아 본다.)  안돼요 이젠 흥미가 없어요------게다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누구든지  좋으니  난  차라리 당신보다  좀  더  잘생긴 사내를
택하겠어요.
  [R] (팔을 풀며)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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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니] 말했잖아요. 난 영국에 가요.
  [R] 그게 아니고. (사이)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앙니] 아무것도 할일이 없어요.
  [R] 그럼 만나자 이별이로군.
  [앙니] 아녜요.  (천천히) 아녜요,  당신은 날  만났던게 아녜요.  (R은 그녀의
얼굴을 잠시  들여다 보다가  급히 돌아서서  퇴장한다. 앙니는  웃기 시작한다.)
가엾어라!  재수가 없는  사람이야  처음으로  멋진 연기를  했는데  감사도 받지
못하다니.  잘가요  (그  여자는  무대의  한  가운데    서  있고  조명이  차츰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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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2장
  [무대]  까페, 마블리,  테이블 몇에  손님이 너덧  적당히 흩어져  있다. 혼자
테이블 차지하고  있는 것은 로깡뗑과  뚱뚱한 신사 한  사람 뿐이다. 마들렌느는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고,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부부차림의
남녀에게  가서 음료수를  놓아준다. R은  신문을 보다가  프랑스와즈가 카운타에
나타난  것을  눈치채고는  한손을  뻔쩍들어  오라는  시늉을 한다.  프랑스와즈
쏜살같이 걸어온다.
  [프랑스와즈] 오셨어요? (생글거리며 웃는다)
  [R] (침착하게) 작별인사를 하러왔오.
  [프랑스와즈] (놀라며) 뭐라고요? 앙뜨완느씨?
  [R] 빠리로 거처를 옮길려고------
  [프랑스와즈] 그럼 떠나시나요. 앙뜨완느씨?
  [R] 응
  [프랑스와즈]  (머뭇거리며, 사이)  팔자도 좋은  분이야! (R은  침착하고 약간
우울한 빛으로  그 여자의 아래  위를 훑어 본다.)  섭섭해요! (앉으려다가) 무얼
드시지 않겠어요? 한잔 사겠어요. (R은 대답을 않고 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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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다.  프랑스와즈는 마들렌느에게  가서 몇가지  주문을 시키고  온다. 앉으며,)
당신과  정이  들었었는데. (머뭇거리며)  우린  서로가  잘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렇지 않아요?
  [R] 또  만나러 오겠오  (마들렌느 술잔을  두개 날라와 테이블  위에 놓는다.)
그리고 우린 당신 말처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
  [프랑스와즈] 아니예요.  난 당신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어요. (사이, 둘은
축배를  든다)  또  만나러  오겠다는  건  정말이겠조? 앙뜨완느씨?  부우비르를
지날때면  인사라도  하러 잠깐  들르세요.  당신은  말할테죠.  (기쁜 음성으로)
"쟌느여사에게 인사하러 가야지.  기뻐할테니까"라고 말예요. (잠시 침묵) 빠리에
가도 이곳이 어떻게 변했는지 당신은 알고 싶어질거예요. (사이) 게다가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되돌아 오거든요. 손님들 가운데에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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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들! 그렇잖아요?  아아 대서양기선  회사의 직원들이  많이 있어요.  한 두어해
동안 그런  사람들을 못볼  때가 종종  있거든요. 대뜸  브라질이나 뉴우요오크로
떠나버리거나, 회사의 배를 타고 보르도에서 일하거나 하니까요. 그러다가 어느날
그들이  갑자기 나타나곤  하죠. (굵은  음성을 흉내내며)  "안녕하슈. 잔느여사!
우리는 함께 한잔 하지요. 거짓말이 아니라. 난 그들이 늘 마시던 것을 정말 외고
있어요. 2년동안이나 떨어져 있어도 말예요. 나는 마들렌느에게 말한다오. 손짓을
하며 "삐에르씨에게는 달지 않는 베르뭇을, 레용씨에게는 칼바도스를 드려라"라고
말예요. 그러면 여러분들이 말하죠.  (굵은 음성을 흉내내며) "어떻게 그런 걸 다
기억하고  있우,  마담?"  "직업인걸요"라고  말예요.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던
뚱뚱한 사내가 손을 들어 프랑스와즈에게 오라는 시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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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인다.   프랑스와즈   사내에게   끄덕거리며.)   용서하세요.   앙뜨완느씨.
(프랑스와즈. 일어서서 사내에게로 간다. 마들렌느 R에게로 다가온다.)
  [마들렌느] 앙뜨완느 선생님. 그럼 이렇게 떠나시는 건가요.
  [R] 빠리에 가는 거야.
  [마들렌느] 저도  빠리에 있었어요. (사이) 저는  "시몽"이란 까페에서 2년동안
일했어요.  하지만  실증이 나거든요.  (사이,  머뭇거리며)그럼  안녕히 가세요.
앙뜨완느 선생님. (마들렌느는  앞치마에 손을 닦아서 R에게 내민다.) 가시더라고
이곳은 잊지 마세요.
  [R] 잘 있어. 마들렌느. (그녀는 가버린다. 그러나 곧 카운타 쪽에서 판을 한장
들오 보이며 소리친다.)
  [마들렌느]  선생님,   선생님이  좋아하시던   레코드에요.  마지막으로  한번
들으시겠어요?
  [R] 부탁해!
  [페이지] 048
  (음악,  시작된다.  R은 신문을  펴들고  보려다가  이내  접어서  테이블 위에
놓는다. 프랑스와즈는 사라지고 없다. R의 테이블의 술잔을 비치는 스포트 외에는
무대는 극히 어둡다.)
  [R] 음악  속에서 위안을  찾으려드는 바보들도 있는  모양이다. (사이) 이렇게
노래에 귀라도 기울이고 있으면 괴로움은, 괴로움은 마치 (사이) 벨텔의 슬픔처럼
되어버리는 줄로 아는 모양이다.  병신같은 자식들! (사이) 나도 언제인가 음악을
듣고 앉아 있으면 너그러워지고, 행복될 줄로 믿었었다. (사이) 그러나 난 수없이
음악을 듣고 또 들었지만  실패했을 뿐이다. 나는 괴로웠었다.음악 속에서는 더욱
괴로웠었다.  나는 내  망쳐버린  삶에 대한  생각을 했었고,  그  어느 때보다도
구역질을 더욱 느끼곤  했었다. 그러나 언제인가 한번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내가 너무 괴로와 하고 냉정하
  [페이지] 049
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나는 처음으로 음악에  제법 도취를 하고 있었고,
그러한 점에  곧 소름이 끼쳐졌다.  적당히 괴로와 할 수도  있지 않느냐. 측음기
위에서  돌아가고 있는  저 레코드  처럼 어리둥절하고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
(사이) 그러나  나는 어디에서든  존재하기를 원했었다.  나는 그것  밖에는 원치
않았다.  이것이  내  삶의  결론이다.  (사이)  (갑자기  생각난듯이  맹렬하게)
"부조리"  라는  말이  지금   생각난다.  나는  옛날  무척이나  거북했지만  그
부조리라는 말은  찾아 내지는  못했었다. 사실  음악속에서는 모든  사물은 한결
젊잖아 진다. 이게 바로  부조리의 감정이다 부조리! 역시 이것도 하나의 언어다.
나는 언어와 싸운다. 언어는 늘 사물의 추악함을 감싸주니까 말이다. (사이) 옛날
앙니와 다방에서 만났을 때 앙니가 내 앞에 앉아있다는 사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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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도 거북했었다.  나는 앙니를  사랑 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수도 있는
처지였다. 나는  앙리와 자리를  같이하고 있었지만. 그만  다방을 나와버릴 수도
있는 처지였다. 모든 것이 허용되어 있었다. 나는 미칠지경이었다. <<나는 말했다
이것은 부조리하다라고.  사실 그래도 지금처럼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고. 이렇게
생긴 (유리잔을  집는다) 유리잔이  놓여져 있었다.  나는 그때  갑자기 유리잔을
사랑하고픈  생각이 들었었다.  왜냐하면 (사이)  유리판은  끔찍하리만치 (사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유리잔을 세밀히 훑어 보았다! 그리고 구역질을
느꼈다.  (음악이 꺼진다.  무대는  밝아진다. R은  손을  번쩍들어 마들렌느에게
손짓을 한다. 카운타의 마들렌느 외에 홀은 텅 비어있다.)
  [R] 마들렌느 판을 걸어줄 수 있겠어 한번만 떠나기 전에. (마들렌느 판을 다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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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며 웃기 시작한다. 같은  음악이 시작되고 무대는 다시 어두워진다. 스포트는
유리잔을  비추고 있다.(사이)  >> <<       >> 나는  간다. 45분  후이면 기차에
앉아있을  것이다. 나는  빠리로 가는  것이다. (사이)  [제기랄!   (사이 음악이
커진다.)  나는 이  여자의  음성을 정상화  시킬  수 있을까?  물론  이 여자는,
존재한다.  마치 여기  앉아있는  나처럼 말이다.  이 여자는  이  여자의 존재는
마들렌느가 판을 내려 놓는다면 지워버릴 수도 있지만 언제고 기회를 틈타서 다시
그 존재를  과시하려고 들  것이다. 존재란  그토록 가혹한 것이다]  (사이) 나는
간다 (사이) 몽롱한 느낌이다. 결정을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그
자식은 앙뜨완느 로깡뗑이란  놈이었다. 카페에나 빈들빈들 다니던 빌어먹을 놈이
었다."라고 (사이) 그러나 반시간 후에 기차를 탄다는 길이 이렇게 가슴이 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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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은 몰랐다.  이것  역시 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나는
존재하기를  원했었다. 제기랄!  (음악이 멎는다)  이 여자는  죽었다. 앙뜨완느.
로깡뗑도 죽었다. (일어선다) 앙뜨완느. 로깡뗑은 살아있다. 비러먹을!
  (퇴장한다.)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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