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쪼개진 제물의 사이를 원래는 약속한 두 사람이 지나가는 거란다.
그건 만약 둘 중에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그 제물처럼 반으로 쪼개지는 거라는 뜻이란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면 하느님은 아브라함을 신비경에 빠져들게 하시고
당신이 먼저 아브라함에게 할 약속을 말씀하신 다음
불꽃 모양으로 그 제물 사이를 지나가시는 거야.
하느님과 인간의 약속에서 인간은 그 약속을 지키기에 불완전한 존재인 것을 아시는 하느님이시지.
하지만 하느님은 반으로 쪼개지는 죽음을 걸고
인간인 아브라함이 앞으로 세세대대 번성할 것이라고 약속하신다.
인간을 배려하시고 인간을 이해하시고 인간에게 목숨을 걸고 약속하시는 하느님.
구약의 하느님은 질투하시고 진노하시고 벌하시고 싸우시고...
그런 무서운 하느님으로 여겼던 것이
이 귀절에서 완전 반전을 일으키는 거지.
하느님은 무슨 맘으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걸까?
모든 면에서 우위에 계신 분이 먼저 주신다고 약속하고 그 약속에 대한 계약을 세우고
만약 어길 시에는 댓가가를 달게 받겠다고 보여주시는 하느님은 대체 어떤 하느님일까?
관계에 있어 힘없고 약한 사람은 무얼 주겠냐고 물을 수도 없지.
그저 처분에 따르겠다고 원하는 것 뭐든 다 드리겠다고
해야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상식인데
그 우위를 따질 수도 없이 하느님과는 게임도 안되는 아브라함이
증거를 보여주시라고 하자
내가 목숨 걸고 그 약속을 지켜내겠다고 하신 하느님은 대체 어떤 하느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