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묵상

뒤따라 간다

깜장보석 2016. 5. 5. 21:01

목표, 구심점, 나침반, 정북향.

내게서 이런 낱말들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 20대에 치열하게 찾아 헤매던 것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고보니 그런 것들이 하나도 안 중요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순간의 만족과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 삶을 살고 있다.

먼 미래나 훗날 주어질 것들에 대한 것에 믿음이 없다.

나는 삶 전체를 통해 허상을 잡고 살아왔고

믿음에 속았고 과분하게 매달렸으며 집착으로 삶을 낭비했다.

이만큼 살고 나서 뒤돌아보니 현재를 견디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충분히 누렸어야 했다.

왜냐하면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고 되돌릴 수도 없기 때문에.

또 가장 되찾고 싶은 것은 돈도 명예도 의미도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고

다만 그 매순간에 가질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이 따로 있다는 것.

그것은 그 어떤 것을 주고도 다시 느낄 수도 맛볼 수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

하지만 지나봐야 절실하게 알고 그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것

의미를 가진다면 참고 견디고 바라고 기대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한 것은 어리석었다.

결국 도달하려는 곳에 닿지 않았는데 허무를 말해야 할까?

아니면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오늘의 시간은 또 다시 돌아오지 않고

10년 후 20년 후엔 후회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까?

그래서 어쩌면 지금 현재 여기의 만족과 완성을 구하라고 가르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삶이 흡족치도 만족하지도 않다.

결국 삶은 돌아보면 후회되고 아쉽고

불만족과 불완전을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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