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가장 큰 부채는 사랑이다.
명목상 사랑인데 사실은 진실로 사랑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사랑의 연안에서 손 끝으로 물을 찍어보며
발을 담글까 말까 하고 있다.
구명 조끼까지 입고 안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머리 끝까지 쑤욱 들어가지 못하고
푹 들어가면 숨막혀 죽을까봐 둥둥 떠있는 모습
실제로 푸욱 빠지면 죽는지
진짜 느껴보지 못한 생생한 삶을 살게 되는지 모르면서
둥둥 떠서 이도 저도 아니게 살고 있다.
그래서 늘 목마르고 늘 헤맨다. 늘 궁금하다.
그런데 푹 들어갈 방법을 모르겠다.
살고 싶다는 본능 때문에 경험해보지 않은 것은 두려워한다.
뛰어들라. 죽는다 해도.